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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면허 안 따요" 지하철에 몸 싣는 청년들, 운전학원은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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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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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특수 끝났다' 지난해 신규 면허 취득 10만 명 줄어
연말에도 한산한 운전학원, 지방에서는 '줄폐업'까지
"돈도 없고, 대중교통이 편해요" 핸들에서 손 뗀 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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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운전면허 취득 수요가 급감하고 있다. 수능이 끝난 후 붐벼야 할 운전학원은 한산하기만 하다. 인구 감소에 속도가 붙으며 학생들의 발길이 끊긴 것이다. 인구 감소가 두드러지는 지방의 경우 운전학원 '줄폐업'이 발생하기도 한다. 청년층의 절대적인 수가 감소하는 가운데, 운전면허 취득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청년마저 증가하며 상황은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운전학원이 텅 비었다, 면허 신규 취득 급감

경찰청에 따르면 2017년 108만 명이던 운전면허 신규 취득자는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19~2021년까지만 해도 107만 명대를 유지해 왔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96만8,143명으로 그 수가 급감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배달업 성황 등 특수로 유지되던 수요가 순식간에 무너진 것이다. 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원동기 면허(2종 소형) 시험 응시 건수는 13만9,344건으로 전년(11만9,772건) 대비 16.3% 증가한 바 있다.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 여력 위축 역시 운전면허 취득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역 자동차운전학원업계가 2018년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일반적으로 도로 연수 비용은 시간당 4만4,000원에서 4만9,500원 선에서 책정된다. 연수 프로그램이 기본 2시간 단위로 운영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학생들은 1회에 8만8,000원에서 9만9,000원을 부담해야 하는 셈이다.

올해 신규 면허 취득자는 전년 대비 약 10%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운전학원들은 순식간에 '생사'의 기로에 놓였다. 미래 전망 역시 상당히 비관적이다. 2020년 데드크로스(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넘어서는 현상) 이후 우리나라 인구가 꾸준히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운전면허 신규 취득 수요 역시 인구 변화에 비례해 자연히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차 안 타요" 차량 구매·운전 기피하는 2030

가장 큰 문제는 ‘내 차 마련’을 포기하는 청년이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11년 말 62만8,603대에 달했던 서울시 20·30대 보유 차량 대수는 지난해 33만6,212대로 약 46.5% 급감했다. 운전면허 신규 취득 수요 대부분을 차지하는 청년층이 차량 소유 및 운전을 마다하고 있는 것이다.

근본적인 이유는 '가격 부담'에 있다. 시장에는 차량을 구매할 때 '수입원의 6개월 치'에 해당하는 가격대의 차종을 고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2020년 기준 20~39세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소득은 약 280만원 수준이며, 청년층 수입원의 6개월 치는 약 1,680만원이다. 청년층의 구매력으로는 만족스러울 만한 차량을 구매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설령 구매한다고 해도 유지비 부담에 시달릴 가능성이 크다.

대중교통의 편의성 역시 젊은 층의 운전 수요 감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중교통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 서울은 출퇴근길 교통 체증과 부족한 주차 공간으로 인해 오히려 자차 이동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다. 청년층 사이에서 '사실상 큰돈을 들여 운전면허를 취득할 필요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는 이유다. 결국 전국의 운전학원은 절대적인 청년 인구와 운전 수요가 동시에 감소하는 '겹악재'를 견디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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