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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장 이론에 반론을 제기한 ‘끈 이론’
끈 이론에 따르면 가능한 우주 무수히 많아 그 중 인간 세계는?
최근 인간 세계를 찾아갈 해결책으로 ‘AI’ 제시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글로벌AI협회 연구소(GIAI R&D)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끈 이론은 우주의 비밀을 찾아낼 수 있는 이론으로 현대 물리학에서 뜨거운 주제다. 하지만 끈 이론이 보여주는 우주는 $10^{500}$개로 그야말로 우주에서 우주를 찾는 격이다. 또한 끈 이론은 10차원 공간에서 작동하는 이론으로 10차원은 인간이 인지하는 4차원과 인지하지 못하는 6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6차원의 구조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끈 이론의 핵심이다. 최근 물리학자들은 무수히 많은 우주 중 인간 세계를 찾아낼 도구로 ‘AI’를 도입했다. 2024년 초에 연구원들은 AI를 이용하여 유의한 결과를 얻었으며 이를 논문 사전 공개 사이트인 아카이브(arXiv)에 게시했다.
미지의 세계 6차원,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끈 이론은 ‘통일장 이론’에 반론을 제기하며 등장했다. 아인슈타인이 주장한 통일장 이론이란 중력, 전자기력, 강한 핵력, 약한 핵력 등 4가지 기본 힘을 하나로 통합하려는 이론이다. 1970년대 4가지 기본 힘 중 전자기력, 강한 핵력, 약한 핵력 등 3가지 힘은 하나의 이론으로 설명할 수 있게 되었으나, 중력을 여기에 포함하는데 실패했다. 따라서 "세상의 모든 것은 입자로 이루어져 있다"는 기존 믿음에 반론이 제기됐으며 기본 입자를 '끈'으로 한 이론이 등장했다.
통일장 이론이 가진 문제점을 극복하며 끈 이론으로 대세가 기우는 듯 했으나, 끈 이론 또한 난관에 부딪혔다. 끈 이론으로 관측할 수 있는 우주가 무수히 많아 인간 세계를 특정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끈 이론에 따르면 $10^{500}$개 이상의 우주가 가능하고 그 중에서 동일한 기본 입자와 힘을 설명하는 가운데 인간 세계와 일치하는 우주를 찾아야 한다. 심지어 인간 세계에 딱 맞는 우주를 찾아냈다고 하더라도 끝이 아니다. 수학적 관점에서 볼 때 특정 해에서 관측 가능한 입자와 힘을 추론하는 것은 또 다른 어려운 작업이다.
게다가 1980년대 무렵 물리학자들은 끈 이론이 작동하기에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4차원 시공간은 역부족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끈 이론이 작동하려면 시간 1차원과 공간 9차원의 총 10차원 시공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인간은 3개의 공간 차원만 인지하고 나머지 6개는 너무 작아 전혀 알아차리지 못하는 한계를 갖는다. 6차원의 아주 작은 개체가 공간의 모든 지점에 위치하나, 현미경으로도 관측할 수 없을 만큼 작을 것이라는 의견이다.
미지의 세계를 탐험하기 위해서는 6차원 공간을 제대로 정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하학 구조에 따라 끈이 진동하는 방식과 기본 입자와 힘이 생성되는 방식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우주를 정확히 설명하는 공간의 6차원 기하학을 찾는 것이다. 끈 이론가들은 기하학이 충족하는 몇 가지 조건을 찾아냈지만, 6차원 기하학을 정의하기란 우주에 존재하는 입자 수보다 많은 경우의 수 중 하나를 특정해야 하는 작업으로 난이도가 높다.
첩첩산중으로 6차원 공간의 기하학 세부 사항을 계산하는 것도 만만치 않은 작업이다. 복잡한 6차원 도형을 수학적으로 정확하게 설명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깝다. 게다가 끈 이론의 기본 입자인 작은 실이 6차원 공간과 어떻게 상호 작용하는지를 밝혀내는 것도 숙제다. 따라서 끈 이론은 미궁에 빠져있는 상태다.
끈 이론의 작은 실마리 ‘AI’
끈 이론의 미궁을 풀 해결책으로 'AI'가 제시됐다. 인공 지능의 발전은 전 세계가 관심을 가졌던 만큼 일부 끈 이론가들의 관심을 끌었다. 인공지능이 이전에는 불가능했던 계산을 가능하게 했기 때문이다. 끈 이론가들은 인공 신경망에 주목하여 인공지능을 문제에 맞게 적절히 활용했다. 6차원 공간의 대략적인 모양을 입력하여 인공지능이 6차원 공간의 세부 기하학 구조를 찾아내도록 설계했고, 과학자들은 수천, 수만 개의 데이터로 신경망을 훈련시킴으로써 패턴을 발견하도록 유도했다.
2017년 연구자들은 신경망을 사용하여 6차원 도형을 나타내는 가장 간단한 6가지 형상을 발견하는 성과를 이뤄냈다. 그 후 옥스퍼드 대학교의 안드레이 콘스탄틴 팀은 2024년 초에 논문 사전 인쇄본을 발표했는데, 그 내용은 신경망을 활용하여 끈이 가진 기하학 구조와 입자 간의 상호 작용 방식 그리고 어떤 기본 입자가 생성되는지 조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종적으로 세 가지 쿼크의 질량을 도출하여 구체적인 예측을 내놓았으나, 예측치는 우주에서 관측한 쿼크 질량과 달랐다. 과학자들은 이에 낙담하지 않고 오히려 인공지능을 활용하여 우주의 비밀을 한 꺼풀 벗겨냈다는 긍정적인 반응이다. 인공지능을 통해 자동으로 기하학 구조를 밝혀낼 수 있음을 입증했기 때문이다. 앞으로 물리학자들은 가능한 우주의 경우의 수를 줄이는 것을 목표로 삼고, 그 이후 인공지능을 통해 끈 이론의 기하학 구조를 풀어갈 계획임을 밝혔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