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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 질 X 게시글에 게임스톱 주가 폭등, 주가조작 의혹↑
등락 폭 큰 밈 주식, 480달러 주가 10달러대까지 떨어지기도
월가 우려에 모건스탠리도 긴장, "자칫하단 신뢰도 하락할 수 있어"
모건스탠리의 주식거래 플랫폼 E*트레이드(E*TRADE)가 '밈(meme) 주식' 열풍의 중심에 선 '월가의 대왕 개미' 키스 질(일명 로어링 키티)의 퇴출을 검토하고 있다. 월가에서 밈 주식에 대한 우려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하자 자칫 불거질 수 있는 불똥을 피하겠단 취지로 보인다.
E*트레이드, '밈 주식' 대표주자 키스 질 퇴출 검토
월스트리트저널은 3일(현지 시각) "E*트레이드가 자사 플랫폼에서 키스 질이 더 이상 활동하지 못하도록 퇴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내용을 보도했다. 밈 주식의 대표주자 질이 미국의 비디오 게임 소매업체 게임스톱의 주가를 조작했단 의혹에 따른 조치다.
앞서 질은 E*트레이드 계정 스크린샷을 통해 그가 1억4,000만 달러(약 1,930억원) 가치의 게임스톱 주식을 보유하고 있음을 공개했다. 이후 2일 기준 계정에 남아있는 주식 가치가 8,550만 달러(약 1,170억원)에 이른다고 재차 공개했다. 해당 게시글이 확산하자 게임스톱의 주식은 급등했다.
3일 기준 하루에 무려 21%의 상승률을 보였다. 이는 질이 지난달 주식 공개 활동을 시작하기 전과 비교하면 60% 이상 오른 수준이다. 이에 E*트레이드와 모건스탠리는 질의 행동이 주식 조작에 해당하는지, 그리고 회사가 그를 퇴출할 경우 발생할 논란을 감내할 것인지 등을 두고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정 인물 따라가는 밈 주식, 등락 폭도 커
밈 주식이란 온라인상에서 소문을 타고 개인 투자자들이 몰려 주가가 급등하는 주식을 뜻한다. 이번 사태의 중심인 게임스톱은 밈 주식의 효시로 꼽힌다. 앞서 지난 2021년 질은 "공매도 세력에 맞선다"며 게임스톱 집중 매수를 이끈 바 있다. 당시 질은 X(옛 트위터)를 통해 의자에 몸을 기대고 비디오 게임을 하고 있는 남성 사진을 올렸다. 그러면서 "앞으로 바쁜 몇 주가 될 것"이라는 대사가 담긴 영상도 함께 게재했다. 질의 사진과 영상이 게재된 후 게임스톱 주가는 폭등하기 시작했고, 시장에도 밈 주식의 등장이 알려졌다.
문제는 밈 주식은 등락 폭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 게임스톱 주가는 2021년 당시 18달러였다가 3주 만에 480달러대로 치솟더니 다시 폭락해 10달러대에 머물렀다. 이는 최근 추세도 마찬가지다. 게임스톱은 지난달 13일과 14일 월가 증시에서 각각 74.3%, 60.1% 폭등했으나 15일 18.9% 폭락했다. 또 다른 밈 주식인 AMC도 13일, 14일 각각 78.3%, 32.6% 폭등하다 15일 20.3% 폭락했다. 블랙베리 주가 역시 13일, 14일 7%, 11.4% 연이어 오르다 15일 6.9%가 빠졌다. 밈 주식에 주가 조작 의혹이 거듭 따라붙는 이유다.
월가서도 우려↑, "사전 차단 못 하면 신뢰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최근엔 밈 주식의 롤러코스터 주가에 월가 차원의 우려도 쏟아진다. 보아즈 와인스타인 사바 캐피털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지난달 14일 "밈 주식에 대한 관심이 투자가 아닌 투기로밖에 보이지 않는다"면서 "성실한 자세로 투자에 임하는 사람들을 조롱하는 행위와 비슷하다"고 지적했다. 한순간의 유행을 따르는 주가 흐름은 정상적이지 않음을 꼬집은 것이다.
이렇다 보니 시장에선 이번 기회에 밈 주식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E*트레이드의 신뢰도에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사실상 모건스탠리가 E*트레이드를 인수한 명분이 사라진단 의미다. 모건스탠리는 지난 2020년 E*트레이드를 총 130억 달러(약 18조원)에 인수한 바 있다. 자산관리 부문에서 전략적 도약을 이루고 지속 가능한 수입원을 찾겠단 취지였지만, 주식거래 플랫폼으로서의 신뢰가 하락하면 수입원 추가란 모건스탠리의 장기 계획은 틀어질 수밖에 없을 것으로 시장은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