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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망 대체 노리는 리플, 기업 통합으로 확장되는 유틸리티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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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months 1 wee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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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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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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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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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RP 유틸리티 강조 첫 사례 등장
본게임은 ‘국제 결제망 대체’
팽팽한 가치 논쟁 속 회의론도

미국 의료 장비 업체 웰지스틱스 헬스(Wellgistics Health)가 암호화폐 리플을 경영 전반에 도입하겠다고 선언하며 리플의 유틸리티가 실제 산업 현장에서 활용되는 첫 사례가 등장했다. 이는 리플의 특허 출원과 유동성 허브 구상을 통한 기존 은행 결제망 대체 시도와 맞물리면서 시장 참여자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다만 이 같은 호재들 속에서도 리플의 시장 가치는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면서 유틸리티와 시가 간 괴리를 해소하는 과제가 핵심 이슈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보유’에서 ‘활용’으로 파격적 시도

27일(이하 현지시각) 외신에 따르면 나스닥 상장 의료 기업 웰지스틱스는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증권신고서(S-1)를 통해 리플(XRP)과 XRP 원장(XRPL)을 자사의 핵심 사업 운영에 긴밀하게 통합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XRP를 단순히 결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넘어 전략적 금융 자산으로 활용하겠다는 비전이다. 웰지스틱스는 이를 위해 LDA캐피털(LDA Capital)로부터 5,000만 달러(약 685억원) 규모의 펀드를 유치하기도 했다.

웰지스틱스는 XRP가 단순 유휴 자산을 넘어 실질적인 유용성을 가진 자산임을 입증하겠단 구상이다. 결제 수단은 물론 기업 간 거래, 회사 재무 보유 자산, 대출 담보 등 기업 활동 전반에 XRP를 활용한다는 설명이다. 심지어 확보한 XRP를 담보로 활용해 자금을 조달하고, XRP 기반 활동에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계획 또한 밝혔다. 이 같은 계획은 가상자산 보유 수준을 넘어선 전사적 활용이라는 점에서 매우 파격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업계는 물론 법조계에서도 웰지스틱스의 사례를 눈여겨보는 모양새다. XRP를 재무 운용의 핵심 자산으로 편입한 만큼 암호화폐가 실제 경제 활동에 편입될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분석이다. 가상자산 법률 전문가 빌 모건은 “XRP가 실제 비즈니스 문제를 해결하는 실용적 도구임을 입증하는 가장 강력한 사례”라며 “빠르고 저렴한 XRPL의 장점을 활용해 헬스케어 공급망의 비효율을 개선하려는 움직임으로 읽힌다”고 평했다.

시장에서도 XRP의 확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이번 소식이 전해진 직후 리플 가격이 여타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모든 암호화폐)을 압도하는 상승률을 보인 것이다. 이는 리플의 스테이블코인 RLUSD 출시 계획 등 핀테크 분야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대한 기대감과 맞물리면서 더 가팔라지는 양상이다. 27일 기준 XRP 시세는 3.7달러(4,984원)까지 치솟는 등 불과 사흘 전인 24일 저가(2.98달러·4,010원) 대비 20% 이상 뛰었다.

“기술 실험 단계 지났다” 글로벌 확장성에 자신감

XRP의 유틸리티 입증이 기업 단위 실사용에서 출발했다면, 발행사인 리플랩스는 더 큰 목표를 향해 움직이고 있다. 최근 리플랩스는 XRP 관련 ‘임시 합의 하위 네트워크(Provisional Consensus Sub network)’에 대한 특허 출원을 마치는 등 기존 금융 네트워크를 대체할 시스템 구축에 드라이브를 걸었다. 전통적 은행 간 자금 이체 시스템보다 빠르고 저렴한 유동성 공급을 실현하기 위해 고안된 해당 네트워크는 XRP를 핵심 매개로 활용한다. 이는 XRP가 글로벌 결제 인프라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유동성 허브(Liquidity Hub)’ 구상 역시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리플은 XRP를 중심으로 각국 법정통화와 암호화폐 간 환전 및 송금 기능을 통합하는 유동성 플랫폼을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는 외환 거래의 실시간 처리를 가능하게 하고, 기존의 국제은행간결제망(SWIFT) 체계를 대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향후 금융기관이나 핀테크 기업들이 이 플랫폼을 통해 다양한 자산을 신속히 교환할 수 있게 되면, XRP는 글로벌 유동성 공급 체계의 중심축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다.

그간 리플은 중앙집중형 금융 구조를 대체하는 기술적 대안에 집중해 왔지만, 이번 특허 공개와 유동성 허브 출시를 통해 실체를 갖춘 시스템으로써 시장 신뢰를 구축하겠다는 야심을 숨기지 않고 있다. 이는 블록체인 기반 분산 원장이 기술 실험 단계를 지나 실사용 가능한 금융 인프라로 진화하는 것과 같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재로선 소수의 은행과 기업 고객이 파일럿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지만, 이 같은 흐름이 확산된다면 XRP의 글로벌 확장성은 무한대에 가까워질 것이란 게 리플랩스의 주장이다.

다만 리플의 전략이 기존 금융 시스템과의 정면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긴장감도 감지된다. SWIFT를 비롯한 전통 결제망은 글로벌 금융안정성 및 법적 규제 체계와 긴밀히 연결돼 있어 이를 대체하겠다는 리플의 시도는 각국의 규제 당국과 갈등을 유발할 공산이 크다. 나아가 암호화폐에 대한 불신이 여전히 높은 금융 시장에서 XRP가 제시하는 시스템이 실제로 주류 금융권의 신뢰를 얻고 안착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리플이 제시하는 청사진은 매우 선명하지만, 이를 둘러싼 제도적 벽은 여전히 높은 셈이다.

“기업 활용과 시장 가격은 별개” 인식 확산

이런 가운데 투자자 사이에서는 XRP 가격 정당성을 둘러싼 논쟁이 격렬해지는 양상이다.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XRP의 가치 평가를 두고 3달러에서 30달러까지 극단적으로 갈리는 전망이 쏟아지면서다. 일부 분석가는 “기업이 XRP를 실제 비즈니스에 활용하는 것과 시장에서 정해지는 코인 가격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지적하며 실사용 확대가 시장이 평가하는 가치의 상승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놨다.

실제 XRP 가격은 이달 초부터 급등세를 그렸지만, 지난 23일 하루 동안에만 9.65% 하락하며 투자자들에게 혼란을 안겼다. 이는 기술 도입과 가격 상승 사이에 시간 차가 존재하는 가상자산 시장의 특성에서 기인한 현상으로, XRP를 장기 보유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일종의 심리적 장벽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단기적 수익을 중시하는 투자자들에게 리플이 제시한 중장기적 확장 가능성은 아무런 매력을 어필하지 못한 셈이다.

결과적으로 XRP는 기술적 완성도와 실사용 확대를 넘어 시장 신뢰라는 과제를 마주한 상태다. 산업 현장에서 채택 사례가 늘어나고 있지만, 투자자들이 가격과 가치의 연결 고리에 여전히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다. 이에 XRP의 유틸리티와 시가 간 괴리가 얼마나 효과적으로 해소되는지가 향후 시장 평가를 이끌 전망이다. 이는 곧 XRP 생태계가 기술이 아닌 신뢰 구축을 중심으로 전략을 재정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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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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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범람의 시대를 함께 헤쳐 나갈 동반자로서 꼭 필요한 정보, 거짓 없는 정보만을 전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오늘을 사는 모든 분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