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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기금 끌어다 30조원 '세수 펑크' 메우는 정부, 내년 세수 전망은 낙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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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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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종 기금에서 세수 결손 충당용 자금 확보하는 정부
내년이면 세수 40조원 확대된다? 전문가들 "비현실적"
내년도 정부 예산안, 증세 없이 '지출 구조조정'에만 초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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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세수 결손을 메우기 위해 각종 기금과 특별회계 여유 재원을 투입한다. 공공자금관리기금, 외평기금 등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지방교부세·교부금을 줄여 국채 추가 발행 없이 자금 공백을 메우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암울한 올해 세수 전망에도 불구하고 내년도 세수가 법인세수를 중심으로 10% 이상 증가할 것이라는 낙관적 시각을 드러냈으나, 시장은 좀처럼 의구심을 지우지 못하고 있다.

정부, 세수 결손 대응책 발표

28일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수 결손 대응책을 발표, 재정의 지속 가능성 등을 고려해 국채 추가 발행 없이 국가재정법 등에 따라 정부 내 가용 재원을 활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국채 추가 발행은 미래 세대 부담으로 이어지는 데다 대외 신신도, 물가 및 금리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앞서 기재부는 세수 재추계 결과 올해 국세 수입이 337조7,000억원으로 세입 예산(367조3,000억원) 대비 29조6,000억원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부는 부족분을 채우기 위해 공공자금관리기금, 외평기금 등에서 14조~16조원을 충당하기로 했다. 당초 정부는 ‘외환 방파제’ 역할을 하는 외평기금 활용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지만, 결국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외평기금에서 4조~6조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정부 비상금으로 불리는 공공자금관리기금에서는 4조원, 국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조성된 주택도시기금에서는 2조~3조원이 동원된다. 이외로도 정부는 국유재산관리기금 등을 통해 3조원 내외의 재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지방교부세·교부금의 경우 6조5,000억원이 감액된다. 올해 세수 재추계에 따라 예산 대비 삭감해야 할 지방교부세·교부금 규모는 9조7,000억원에 달한다. 다만 정부는 지방재정이 급속도로 악화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 6조5,000억원만 집행을 보류하고, 3조2,000억원은 예정대로 교부하기로 했다. 재정 여력이 부족한 일부 지자체 대상으로는 지방채 인수 등의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다.

"내년엔 세수 늘어날 것" 장밋빛 전망

각종 기금을 끌어다 써야 할 만큼 올해 세수 전망이 악화했음에도 불구, 정부는 내년에 걷을 세금이 올해 대비 10% 이상 확대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고수하고 있다. 기업 실적 개선과 수출·민간 소비 증가에 따라 전반적인 세입 확대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기재부가 제시한 내년 국세수입 예산은 382조4,000억원 규모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정부는 우선 올해 급감한 법인세수(재추계치·63조2,000억원)가 내년 88조5,000억원으로 대폭 확대될 것이라 예측했다. 당초 지난해 하반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기대했던 기업 실적 개선 흐름이 올해 들어서야 본격화한 탓이다. 법인세는 전년도 실적을 기초로 당해연도에 납부한다. 내년 소득세는 재추계한 올해 예상치(117조4,000억원) 대비 10조6,000억원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부가가치세는 올해 재추계치(83조7,000억원)보다 내년 전망치(88조원)가 4조3,000억원 많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정부의 이 같은 예측이 현실과 동떨어진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정부의 전망이 현실화하기 위해서는 내년에 올해보다 최소 40조원 이상 많은 국세가 걷혀야 하는데, 현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이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 전문가는 "기업 실적 개선세가 가시화하고 있지만, 글로별 경기의 변동성 등을 고려하면 법인세수 회복세는 재차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우리나라 수출을 이끄는 반도체의 업황 악화, 내수 시장 부진 등도 내년도 세수 규모를 좌우하는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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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허리띠 조이기'

내년도 세수 확대 여부가 사실상 불투명함에도 정부는 재정 적자 타개책으로 증세 대신 '지출 구조조정'을 택했다. 정부의 2025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정부가 계획한 내년 총지출은 677조4,000억원이다. 이는 2024년 본예산 총지출(656조6,000억원) 대비 20조8,000억원(3.2%) 증가한 수준이다. 총수입은 39조6,000억원(6.5%) 늘어난 651조8,000억원이다. 내년도 정부 예산안과 관련해 최상목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관행적·비효율적 사업을 과감히 축소함으로써 총 24조원 규모의 지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내년도 전체 예산 순증액(20조8,000억원)의 절반 이상은 법적의무지출 증가 및 물가 상승에서 기인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는 △국민연금운영(급여지급) 5조원 △지방교육재정교부금 3조4,000억원 △공무원연금급여지급 2조원 △노인생활안정 1조8,000억원 등의 프로그램에서 예산 증가 추세가 두드러졌다. 상기 4개 프로그램의 예산 증가액이 전체 예산 순증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8.65%에 달한다. 2025년도 예산 지출은 정부의 정책적 의도가 아닌 노인 인구 증가와 물가 상승에 따라 어쩔 수 없이 늘었다는 의미다.

다만 이 같은 정부의 구상은 국회의 예산 심사 결과에 따라 방향이 바뀔 가능성이 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는 오는 31일 2025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 관련 공청회를 시작으로 예산 심사 일정을 시작한다. 예산결산특위는 11월 7일과 8일 진행되는 전체회의에서 2025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을 심의하고, 심사 대상 국무위원 등이 출석한 가운데 종합정책질의를 실시할 예정이다. 또 내달 11일부터 12일까지 경제부처 대상, 13일부터 14일까지 비경제부처 대상 부별 심사를 진행하며, 12일과 14일 부처별 서면질의 접수도 각각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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