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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GPS를 통한 자녀 위치추적, 진정 자녀를 위한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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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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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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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데이터 사이언스 이야기를 정확한 분석과 함께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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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위치추적, 부모와 자녀 간의 ‘벽’ 세워
위치추적 실용성 의문 “실제 위험은 스마트폰 안에 있어”
자녀와 진실한 대화를 통해 적절한 타협책 찾아야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부모 중 절반이 스마트폰을 통해 자녀의 위치를 추적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자녀가 위험에 처하거나 나쁜 길로 빠지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명분에서다. 하지만 이러한 부모의 행동은 자칫하면 자녀의 자율성 발달에 악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그 정도가 심하면 부모와 자녀 간의 관계가 완전히 틀어져 버릴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부모의 마음은 이해하나, 위치추적을 통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더 많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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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Scientific American

지나친 간섭은 자녀의 성장을 망치는 ‘독’

스마트폰은 이제 중학생은 물론 초등학생도 심심찮게 가지고 있을 만큼 보편화됐다. 부모는 스마트폰을 사주는 게 자녀를 나쁜 길로 인도한다는 생각에 찝찝한 마음이 든다. 하지만 한편으로 다른 아이들이 모두 가지고 있는 것을 못 가져 소외감을 느끼게 하고 싶지 않은 게 부모의 마음이다. 게다가 스마트폰은 부모가 자녀와 멀리 떨어져 있어도 연락할 수 있어 안도감을 준다. 최근에는 연락을 넘어 위치추적 앱을 통해 자녀의 위치를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위치추적으로 부모의 마음은 한층 편해질지 몰라도 자녀는 지나친 간섭을 받는다는다고 느낄 수 있음을 항상 조심해야 한다.

그러나 범죄가 난무한 나라에서는 위치추적이 과민 반응이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학교 총기 사고, 펜타닐 복용 등 각종 범죄가 일어나는 상황에서 부모가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게 오히려 무책임하다는 이유에서다.

그럼에도 소피아 슈카스 브래들리(Sophia Choukas-Bradley) 피츠버그대(University of Pittsburgh) 심리학 부교수는 “청소년기는 부모에게서 벗어나 자율성과 독립성을 추구하는 단계”라며 청소년기에 지나친 간섭은 독이 될 수 있음을 강조했다. 청소년기에 독립적으로 생활하면서 책임감을 키우고 스스로 결정하는 법을 배워 자신만의 가치 체계를 확립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더군다나 심한 간섭은 반항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청소년기는 부모의 말 한마디에도 감정 변화가 클 만큼 예민한 시기다. 이러한 시기에 위치추적을 통한 간섭은 자녀에게 반항심을 심어주고 감시당하는 것에 지친 자녀는 휴대폰을 끄거나 문자 메시지를 무시하는 등 부모와의 관계를 회피하게 될 수 있다. 한 번 틀어진 관계는 되돌리기 어려운 만큼 부모의 섬세한 행동이 중요하다.

더 많은 위협은 스마트폰 안에

무엇보다 위치추적이 자녀를 위험에서 구해낼 수 있는지 의문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사이버 괴롭힘, 소셜 미디어 중독 등 자녀에게 노출된 위험은 물리적 환경보다 스마트폰 안에서 자주 발생한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에 따르면 지난 몇 년간 우울증 같은 정신 질환을 겪는 청소년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소셜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타인의 생활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됐고 자연스럽게 타인과 자신을 비교하면서 생긴 결과로 해석된다. 특히 청소년들은 소셜 미디어에 등장하는 인플루언서를 선망의 대상으로 삼아 비정상적인 미의 기준을 가지기도 한다. 실제로 소셜 미디어가 발달한 이후 많은 청소년들이 섭식 장애를 앓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소셜 미디어는 새로운 범죄의 창구로 이용되기도 한다. 최근 화두에 오른 청소년 딥페이크 문제를 비롯해 마약 유통, 범죄 과시 등이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스마트폰 시대에 자녀에게 도사리는 위험은 물리적 환경보다 스마트폰 안에 자리 잡고 있다. 이를 두고 슈카스 브래들리 교수는 “온라인 활동에는 적절한 제한을 두지 않으면서 위치추적을 통해 자녀의 행동반경을 제한하는 것은 무의미하다”라며 위치추적의 실효성을 두고 고개를 갸우뚱했다.

위치추적, 꼭 필요한 상황에서만 쓰여야

그럼에도 부모가 자녀를 혼자 내버려 둘 수 없어 위치추적을 사용하기로 했다면, 자녀와 숨김없는 대화를 통해 적절한 타협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 파멜라 위스니에브스키(Pamela Wisniewski) 청소년 온라인 안전 연구원이자 밴더빌트대 사회기술 상호작용 연구소(Socio-Technical Interaction Research Lab at Vanderbilt University) 책임자는 자녀와 위치추적 수준에 대해 정기적으로 열린 대화를 나눌 것을 강조했다. 부모와 자녀 간의 합의된 위치추적 수준이 생기면, 자녀도 부모에게 마냥 간섭당하는 기분을 느끼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또한 슈카스 브래들리 교수는 위치추적은 꼭 필요한 상황에서만 사용할 것을 권장했다. 예를 들어 자연재해나 학교 총격 사건과 같은 긴급 상황이 발생했거나 자녀가 약속 장소에 없을 때만 제한적으로 사용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마지막으로 위치추적이 자녀의 안전과 성장을 위해서라기보다는 부모가 스스로 안도감을 느끼기 위해 사용되고 있는 게 아닐까?

원문의 저자는 시라 노박(Sara Novak) 설리번스 아일랜드에서 일하는 과학 작가입니다. 영어 원문은 How GPS Tracking of Teens 24/7 Impacts Parent-Child Relationships | Scientific American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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