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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테무 '불법상품 방지책' 준수 조사 돌입
위반 결론 시 과징금 최대 3조원 달할 수도
알리익스프레스·틱톡도 DSA 위반 여부 조사
유럽연합(EU)이 중국 온라인쇼핑 플랫폼 테무를 상대로 디지털서비스법(DSA) 위반 조사에 착수했다. 중국산 저가 공산품의 유럽 내 공급과잉을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EU, '테무' DSA 위반 조사 실시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테무를 조사하기 위한 공식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지난 11일 EU가 “불법 상품 판매 정보와 대처 방안을 알려달라”며 테무에 정보 제공을 요청한 지 19일 만이다. 앞서 테무가 관련 정보를 제출했으나 EU 집행위 우려를 해소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EU의 이번 조사는 DSA에 따른 조치다. DSA에는 EU 권역에서 4,500만 명 이상 사용자를 보유한 ‘초대형온라인플랫폼(VLOP)’은 온라인에서 허위 정보와 불법·유해 상품·콘텐츠 확산을 막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플랫폼이 방지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다는 점이 입증되면 연매출 6%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테무는 최대 24억 달러(약 3조3,000억원)를 과징금으로 내야 할 수도 있다. 테무가 올해 상반기에만 매출 200억 달러(약 27조6,000억원)를 거둔 만큼 과징금이 현실화하면 테무의 유럽 시장 전략에도 차질을 빚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발 ‘초저가 공세’ 강경 대응
테무가 주요 무대를 유럽으로 옮긴 건 미국의 대중 규제 강화 때문이다. 특히 틱톡 강제매각법 통과는 테무의 미국 사업에 경종을 울리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테무가 영국(6.8%) 프랑스(5.8%) 독일(5.6%) 등 유럽 국가 비중을 꾸준히 늘리며 시장을 잠식하자 EU에선 C커머스를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EU가 지난 7월 150유로(약 22만원) 미만 수입품에 대한 무관세 규정을 폐지한 것도 C커머스 공세에 따른 견제 조치였다. EU 집행위에 따르면 지난해 EU 지역으로 수입된 무관세 품목은 23억 개에 달해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폭증했다. 올해 4월 한 달에만 35만 개 이상의 무관세 품목이 수입되면서 EU 내 가구당 평균 2개에 가까운 수준을 기록했다.
이와 관련해 당시 에릭 마머 EU 집행위 수석대변인은 “이번 조치는 면세 규정이 사기범에 의해 남용되고 있고 150유로 미만 상품 소포의 65%가 실제 가격보다 저렴하게 거래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밝혔다. 이어 “EU가 그간 시행한 초저가 상품에 대한 무관세 정책으로 쉬인, 테무 등에서 초저가 상품이 밀려오면서 유로존 소매업계가 큰 피해를 입었다”며 “중국산 초저가 상품의 항공편 배송비가 저렴한 것도 유로존 소매업체 경쟁력을 저해했다”고 지적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타깃
이 같은 저가 중국산 상품의 홍수는 C커머스들의 사업모델과 더불어 유엔 산하 만국우편연합(UPU) 협약에 따른 비용상 구조적 이점으로 인해 가능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아마존은 유럽에 본사를 둔 판매업체를 통해 상품을 판매하지만, C커머스 플랫폼은 해외직구 형태로 유럽 소비자들에게 저가 상품을 판매하면서 다른 온라인 소매업체와 마찬가지로 관세 면세 규정을 적용받을 수 있었다. 나아가 만국우편연합 협약에서 개발도상국으로 분류된 중국이 국제우편비 정산 과정에서 선진국보다 낮은 비용을 적용받으면서 C커머스가 초저가 상품을 수출하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
그런가 하면 C커머스는 초저가 상품 공세 외 상품의 안전성 측면에서도 EU 규제 당국의 타깃이 된 상황이다. EU 회원국들이 조사한 소비자 안전을 위협하는 제품의 수는 2022~2023년 동안 50% 이상 급증한 3,400여 개에 달했고 이들 대부분이 화장품, 장난감, 전자제품 등이었다.유럽 산업단체 조사 결과 올해 2월 테무에서 유럽에 판매된 장난감 19개 중 EU 기준을 충족한 제품은 단 하나도 없었고, 이 중 18개는 실제로 아동에게 안전상 위험을 야기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런 가운데 EU는 알리익스프레스와 틱톡에 대해서도 DSA 위반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C커머스뿐 아니라 동영상 플랫폼까지 겨눈 셈이다. 중국 기업이 경제는 물론 국가 안보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심이 깔린 것으로 읽히는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