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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CXMT, 마이크론 추월 임박, 'D램 3강 체제'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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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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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MT, 올해 D램 생산능력, 점유율 12%까지 올라
내년 점유율 15% 넘어서며 글로벌 3위 자리 위협
中 반도체 저가 물량 공세에 삼성·SK도 전략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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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D램 1위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생산량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체 3위 미국 마이크론의 턱밑까지 추격했다.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 2020년 이후 구형 공정 반도체를 중심으로 빠르게 급성장한 CXMT는 공격적으로 물량을 늘리면서 D램 시장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국내 메모리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발 물량 공세로 촉발된 메모리 반도체 가격 하락이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침에 따라 선단 공정 중심으로 전략을 수정할 계획이다.

中 보조금과 자국산 부품 이용 전략으로 빠르게 성장

4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CXMT의 글로벌 생산능력(CAPA) 비중이 올해 말 12%로 확대되고 내년에는 15%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D램 시장의 1~3위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생산 비중은 각각 37%, 25%, 17%로 4위 CXMT가 3위 마이크론을 바짝 추격하는 모양새다. CXMT는 2016년 설립된 신생 D램 업체로 미국의 대중국 제재가 시작된 2020년 이후 공격적으로 생산능력을 확장해 왔다. 실제로 2020년 월 4만 장(웨이퍼 기준) 수준이던 D램 생산능력이 올해 16만 장까지 오르며 점유율에서 4위였던 대만의 난야를 제쳤다.

CXMT의 생산능력 확장은 현재진행형이다. 노무라증권에 따르면 CXMT의 D램 생산능력은 올해 말 월 20만 장으로 늘어나고, 내년 말에는 30만 장 수준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월평균 투입량은 올해 17만5,000장에서 내년에는 42.9% 증가한 25만 장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투입량은 각각 60만1,000장, 42만1,000장, 31만1,000장으로 예상되는데, 내년 이들 기업의 웨이퍼 투입량은 올해 대비 10% 안팎 증가에 그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CXMT의 증가세가 메모리 '빅3'를 위협하고 있다는 뜻이다.

CXMT가 빠른 속도로 몸집을 불린 배경에는 중국 정부의 보조금과 자국산 부품 이용 전략이 자리 잡고 있다. 과거 중국 IT 제조사 대부분은 한국산 D램을 제품에 탑재해 왔는데 CXMT가 이 자국 수요를 빠르게 흡수한 것이다. 샤오미·트랜션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도 지난해부터 CXMT의 저전력 모바일 D램 ‘저전력(LP) DDR5’를 장착하기 시작했다. 공정 안정도와 수율도 빠르게 끌어올렸다. 지난해 1분기에는 19나노미터 공정 제품의 비중이 91.9%였다가 올해 2분기 17나노 비중이 48.1%까지 확대됐고 내년에는 16나노 비중이 35.7%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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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MT의 LP DDR5/출처=CXMT

삼성·SK "中 레거시 제품 물량 공세로 부정적 영향"

CXMT가 주력하는 제품은 2012년 상용화된 레거시(범용) D램 DDR4다. 현재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주력하는 고성능 DDR5의 상용화 시점이 2020년임을 감안하면 기술력 면에서는 7~8년 정도 뒤처진 제품이지만 여전히 PC·스마트폰·가전 등 소비자용 IT 제품을 비롯해 자동차, 방위산업 분야에 두루 쓰이고 있다. 더욱이 첨단 반도체로 분류되지 않아 미국의 제재 대상에도 포함되지 않으면서 물량 공세가 가능했다. 실제로 CXMT가 물량을 쏟아내면서 16Gb DDR4의 현물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평균 3.5달러에서 올해 상반기 3.3달러로 5.7% 떨어졌다.

CXMT가 구공정 제품을 중심으로 영향력을 확대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점유율 하락과 가격 하락이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중국 메모리 업체의 레거시 제품 공급 영향으로 실적이 하락했다"는 별도 설명자료를 내기도 했다. 이에 대응해 삼성전자는 DDR4 D램 등 구공정 분야 생산라인과 인력을 최소화하고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 선단 공정으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최근에는 3분기 실적 부진을 계기로 DDR4 D램을 생산하는 경기 화성 13라인과 15라인의 가동률을 낮추고 인력을 재배치했다.

레거시 제품의 비중이 삼성전자보다 낮은 SK하이닉스도 지난달 말 골드만삭스와의 미팅에서 DDR4와 LP DDR4의 생산 비중을 올해 2분기 40%에서 3분기 30%, 4분기 20%까지 감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4일 3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도 "중국 공급사의 레거시 진출 가속화로 D램 가격 변동성이 높아지는 등 수급에 부정적 영향이 증가했다"며 "레거시 제품 생산 규모 줄이고 선단 공정 전환을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LP DDR5 D램 첨단 제품 시장은 부문별로 양상이 달라 아직은 후발 업체에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YMTC·SMIC 등 中 메모리 반도체 회사 영향력 확대

반도체 시장의 중국 바람은 비단 CXMT만이 아니다. 중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회사인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는 지난해 10월 독자 기술로 232단 3D 낸드플래시 양산에 성공하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낸드 양산 최대 단수는 각각 238단, 236단으로 YMTC와의 격차가 크지 않다. 올해 1분기에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 기업 중신국제(SMIC)가 8인치 웨이퍼 생산량을 확대하며 대만 UMC를 제치고 세계 3위(점유율 5.7%)에 올랐다. SMIC는 이어진 2분기에도 매출 19억 달러를 달성하며 17억6,000만 달러를 기록한 UMC와의 격차를 넓혔다.

이러한 중국 반도체 산업의 급성장은 미국의 전방위 제재 속에서 이뤄진 것이라 더욱 예사롭지 않다. 미국은 2022년 최첨단 반도체 장비와 AI 칩에 대한 대중국 수출을 제한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이를 저사양 칩까지 확대했다. 네덜란드와 일본 등 우방국에도 동참을 요구하며 강도를 더했다. 그럼에도 중국은 연구개발과 자체 생산 반도체를 자체 소비하는 방식으로 이를 극복하고 있다. 특히 광반도체 기술은 극자외선 노광 장비도 필요하지 않아 미국의 규제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 제재가 오히려 중국 반도체 경쟁력만 키워준 꼴이다.

전문가들은 한때 세계 최대 반도체 수입국이었던 중국의 반도체 굴기로 인해 앞으로 시장의 판도가 바뀔 것으로 전망한다. 다만 중국 메모리의 파급력을 고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반론도 있다. 아직은 자국 수요에 대응하는 게 대부분이라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란 예상이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2년간 CXMT의 생산량 증가로 중국 내 저사양 스마트폰·PC용 D램 시장은 이미 자국 기업에 잠식됐을 가능성이 높다"며 "향후 국내 메모리 업계 입장에서는 추가적인 리스크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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