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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포럼] 공식 발표보다 훨씬 낮은 중국공산당 지지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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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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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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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공산당 지지율, 실제 수치보다 20% 이상 낮아
높은 지지율은 ‘자기 검열’과 ‘두려움’의 결과
경기 침체, 글로벌 견제 속에서 ‘인민 정서’가 공산당 미래 ‘좌우할 것’

[동아시아포럼] 섹션은 EAST ASIA FORUM에서 전하는 동아시아 정책 동향을 담았습니다. EAST ASIA FORUM은 오스트레일리아 국립대학교(Australia National University) 크로퍼드 공공정책대학(Crawford School of Public Policy) 산하의 공공정책과 관련된 정치, 경제, 비즈니스, 법률, 안보, 국제관계에 대한 연구·분석 플랫폼입니다. 저희 폴리시 이코노미(Policy Economy)와 영어 원문 공개 조건으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최근 도입된 신규 설문 조사는 중국공산당과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대중의 실제 지지율이 공식 통계와 국영 미디어들의 보도보다 훨씬 낮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민감한 의견을 측정하기 위해 고안된 새로운 조사 방식을 통해 실제 인민들의 정서와 체제 자체가 주장하는 지지율 사이에 상당한 차이가 존재함이 드러난 것이다. 이러한 ‘선호도 왜곡’(preference falsification)은 굳건한 것으로 여겨졌던 공산당의 체제 정당성과 여론 장악력에도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사진=동아시아포럼

중국 ‘백지 항의’, 공산당에 대한 불만과 ‘체제 정당성 균열’ 드러내

지난 2022년 11월 중국 정부의 엄격한 코로나19 봉쇄 조치로 우루무치에서 10명의 화재 희생자가 발생하자, 중국 전역에서 ‘백지 항의’(White Paper protests)가 촉발됐다. 주로 지방 정부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던 이전과 다르게 해당 시위는 중국 정부와 공산당 통치 방식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것이었다. 이를 통해 공산당의 코로나 사태 대응에 대한 불만과 함께 체제 정당성의 균열 양상이 한꺼번에 드러났다.

역사적으로 공산당은 경제 성장과 빈곤 구제 및 검열과 억압을 통한 사회 안정을 통해 자신의 성과를 선전하는 한편, 최근에는 민족주의 정서를 자극해 이미지 개선에 활용해 왔다. 하지만 백지 항의는 경기 침체와 시 주석의 독재 공고화 상황 속에서 전통적 수단들이 광범위한 대중적 지지를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입증했다.

직접 질문 배제한 조사에서 공산당 지지율 '20% 이상↓'

대중 여론조사는 전통적으로 공산당에 대한 지지도를 보여주는 핵심 지표로 활용돼 왔다. 특히 2003년 이후 하버드대학교 애쉬 센터(Ash Center)가 내놓는 90%가 넘는 한결같은 지지율은 중국중앙TV(China Central Television, CCTV), 신화(Xinhua)통신, 중국 글로벌 텔레비전 네트워크(China Global Television Network, CGTN), 차이나 데일리(China Daily) 등 공산당 선전 매체에 의해 당에 대한 견고한 신뢰의 증거로 국내외에 걸쳐 확대 보도돼 왔다.

그러나 많은 학자들은 이러한 숫자들이 자기 검열이나 부정적 의견 표출에 대한 두려움 등에 영향받았을 것으로 보고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해 왔다. 이에 연구자들은 직접적인 질문을 배제한 ‘목록 실험’(list experiments)을 도입했는데, 해당 방식에서 응답자들은 구체적인 항목을 제시할 필요 없이 주어진 목록 중 몇 개에 동의하는지만 밝히면 된다. 단, 일상적인 내용을 담은 목록에 민감한 내용을 포함함으로써 조사자들은 시 주석 및 공산당에 대한 지지 의사 등에 대한 솔직한 의견을 파악할 수 있었다.

중국 저널(China Quarterly)에 게재된 해당 방식 조사 결과도 중국 인민들의 정서에 대한 그간의 인식과 크나큰 차이를 보여줬다. 전통적 조사 방식에 의한 공산당과 시 주석 지지율이 90%를 넘는 반면, 신규 조사는 50%에서 70% 사이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 무시 못 할 차이는 응답자들이 두려움으로 인해 솔직한 의견을 드러내지 못함에 따른 선호도 왜곡을 그대로 입증한다. 게다가 온라인으로 실시된 목록 실험 자체도 두려움을 완전히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해당 지지율은 최대치라고 판단해도 무리가 없다.

해당 연구는 또 한족에 해당하는 응답자들의 시 주석 지지율이 소수 민족 집단에 비해 20%p, 대졸 학력 응답자들이 중졸 수준 응답자들에 비해 10~20%p 더 높다는 사실도 보여주고 있다. 이는 공산당의 체제 옹호 교육과 대학을 졸업한 한족들의 더 나은 사회경제적 위치에 대한 증거일 수 있다. 한편 당 소속에 따른 혜택을 누리는 공산당원들도 일반 대중들보다 강한 체제 지지 성향을 나타냈다.

러시아 내 푸틴 비판이 중국 내 시진핑 비판보다 “훨씬 쉬워”

직접 설문 조사와 목록 실험 결과의 차이로 정의되는 ‘선호도 왜곡’은 중국의 경우 25%p로 집계되고 있는데 이는 전 세계 독재 정권 평균인 14%p보다 매우 높은 수치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중국에서 시 주석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것보다 3배는 더 쉽다고 해석할 수 있다.

중국인들 사이에 만연한 자기 검열은 설문 조사 결과만 왜곡하는 것이 아니다. 공산당의 정당성에 대한 인식 결과 역시 크게 부풀리고 있다. 역사적으로 중국 정부는 경제 성과와 정교한 선전 도구를 활용해 체제 정당성을 유지해 왔지만 새로운 조사 결과는 대중의 공산당에 대한 불만이 알려진 수준보다 훨씬 폭넓게 확산됐음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해당 결과는 중국 내 ‘국가-사회 역학’(state-society dynamics)을 이해하는 새로운 틀을 제시하기도 한다. 공산당의 최근 증가한 통제 조치와 대만에 대한 공격적 입장은 대중의 불만족을 해결하려는 수단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이렇게 변화한 정세를 이해하는 것은 정책 결정자들과 학자들이 중국 내부의 안정성을 평가하고 현재 통치 방식의 지속 가능성을 판단하는 데 필수적일 것으로 보인다.

또한 새롭게 드러난 결과는 감시와 공포가 대중의 표현을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독재 체제하에서 통계 조사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하기도 한다. 공식 통계는 중앙집권화 독재 정권과 체제 정당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대중 사이의 증폭하는 갈등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이 경기 침체와 전 세계적 견제에 직면한 현 상황에서 수면에 드러나지 않은 인민의 정서는 공산당과 통치 체제의 미래를 좌우할 핵심 요소로 판단된다.

원문의 저자는 에린 배갓 카터(Erin Baggott Carter)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 조교수 외 2명입니다. 영어 원문은 Data shows the Chinese government is less popular than state media makes it seem | EAST ASIA FORUM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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