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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러시아 경제, 과연 “잘나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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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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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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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자국 경제 ‘서방 국가 압도’ 주장
실제 인플레이션, 발표 수치의 ‘2배 이상’ 추정
실질 GDP는 ‘역성장’ 확실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러시아는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에 흔들리지 않을 만큼 자국 경제가 건재하며 오히려 서구를 압도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러시아의 주장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지원하는 우방국들의 단결과 의지를 와해시키려는 거짓임이 연구를 통해 드러났다. 무리한 재정 부양책(fiscal stimulus)이 경제 성장이 아닌 인플레이션을 부추기는 상황에서 러시아 중앙은행(Central Bank of Russia, CBR)은 막대한 전쟁 피해 복구를 위해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여기서 주목할 사항은 우크라이나의 승리를 뒷받침할 만큼 우방국들의 경제력이 러시아를 압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사진=CEPR

러시아, 서방 제재에도 전시 경제 ‘건재 주장’

러시아의 선전전은 서방 국가들의 우크라이나 원조와 대러시아 경제 제재가 자국 경제와 전쟁 수행력에 영향을 미치지 못함을 강조하는 것에 집중돼 있다. 하지만 전쟁이 교전국 간 상대적 전력 차이에 의해 판가름 난다는 관점에서 볼 때 러시아의 경제 규모는 상대국인 우크라이나보다 10배가 더 크지만, 우크라이나 편에 선 우방국들의 규모를 모두 합친 경제 규모는 러시아의 25배에 해당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여기에 러시아 경제는 에너지 수출 의존도가 매우 높고 전쟁 수행 물자 공급을 위해 첨단 기술 부품들을 다량 수입해야 한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이를 간파한 전 세계가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금지와 대러시아 수출 규제로 대응하고 있음에도 러시아는 여전히 자국 경제가 서구를 능가하는 것은 물론 경제 제재 조치도 아무런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대내외에 강조하고 있다.

인플레이션, 공식 발표 수치의 ‘두 배 이상’

스톡홀름 경제대학원(Stockholm School of Economics)의 스톡홀름 전환경제연구소(Stockholm Institute of Transition Economics, SITE)가 펴낸 보고서는 러시아가 자국 경제 관련 통상적인 수치들을 내놓지 않는 가운데 유일하게 발표하는 인플레이션과 실질 국내총생산(GDP) 수치가 현실을 호도하고 있다고 역설한다. 인플레이션은 축소하고 실질 GDP 성장률은 과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러시아의 실질 GDP 성장은 최근 30년간 원유 수출 가격 등락에 좌우돼 왔다. GDP 성장률의 60~90%가 유가 변동이라는 단일 변수로 움직인다는 연구까지 발표된 바 있다.

러시아 GDP 및 유가 변동 추이
주: 연도(X축), 미국 달러 표시 GDP(Y축, USD GDP), 브렌트유 배럴당 가격(미국 달러 기준)(Brent oil)/출처=CEPR
러시아 GDP 및 유가 변동 추이
주: 연도(X축), 러시아 루블화 표시 GDP(Y축), 브렌트유 배럴당 가격(미국 달러 기준)(Brent oil), 실질 GDP(Real GDP)/출처=CEPR

또한 러시아 내 독립 시장 조사 업체 ROMIR 리서치가 집계한 실제 인플레이션 예상은 러시아 당국 자료의 두 배를 넘어, 공식 발표 수치가 심각하게 축소 왜곡됐음을 드러내고 있다. 여기에 공식 발표한 인플레이션이 지난 9월까지 8.6%에 머물고 있음에도 러시아 중앙은행이 최근 정책 금리를 21%로 인상한 것은 적어도 실질 인플레이션이 12% 수준을 넘어섰음을 보여주고 있다.

러시아 인플레이션 및 관련 수치 추이
주: 기간(연월)(X축), 연간 인플레이션(%)(Y축), 공식 발표 수치(Inflation), 식품 소비자 물가지수(CPI food), ROMIR 리서치 집계(ROMIR), 2020년 실질 인플레이션 대비(Real=avg 2020), *해당 월은 전년 동월 대비 인플레이션 수치를 나타냄/출처=CEPR

실질 GDP 성장률은 실제 ‘마이너스 수준’

이에 따라 러시아의 실제 인플레이션이 적어도 공식 발표 수치의 두 배 이상이라는 합리적 추론이 충분히 가능하다. 여기에 러시아 중앙은행의 온갖 조치에도 불구하고 최근 2년간 러시아 루블(ruble)화가 눈에 띄게 평가절하된 것도 이 같은 추정을 뒷받침한다. 또한 보고서가 인플레이션율 조정을 거쳐 2023년 달러화 표시 기준으로 추정한 실질 GDP 성장률도 -2~-10%로 작년 공식 성장률인 3.6%와 크게 대비된다.

2023년 러시아 GDP 성장률 추정
GDP 성장률(Y축), 러시아 통계청(Rosstat), 유가 기준 루블화 표시(Oil model RUB), 유가 기준 달러화 표시(Oil model USD), ROMIR 추정 인플레이션 기준(ROMIR inflation), 달러화 표시 기준(USD GDP)/출처=CEPR

전쟁 수행 위한 무리한 재정 지출이 인플레이션 불러

러시아의 공식 발표 GDP는 전쟁 수행을 위한 엄청난 정부 지출 및 재정 부양의 결과인 것이 확실하다. 하지만 관련 수치가 작년 GDP 발표 자료에 포함돼 있지 않을뿐더러, 공급 차질 상황에서의 재정 부양은 경제 성장이 아닌 인플레이션으로 직결된다는 것이 거시경제 원칙이다.

결론적으로 러시아 경제는 전혀 건재하지 않다. 경기 부양책은 성장이 아닌 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중앙은행은 전쟁으로 인한 민간 경제 피해 복구에 노력하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보다 더 중요한 사실은 우방국들이 우크라이나가 전쟁에서 승리하는 데 필요한 경제력에서 러시아를 압도한다는 것이다. 러시아의 선전전에 속지 않고 정치적 의지를 유지한다면 우크라이나의 승리에 필요한 모든 자원을 충분히 공급할 수 있다. 이는 우선적으로 우크라이나를 위한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전 세계 모든 민주 국가와 국민들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원문의 저자는 토르비욘 베커(Torbjörn Becker) 스톡홀름 전환경제연구소(Stockholm Institute of Transition Economics) 소장입니다. 영어 원문은 Russia’s economic war propaganda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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