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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승세 탄 미국 인플레이션, 파월 연준 의장 금리 동결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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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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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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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경제국 중 미국 성장 단연 최고”
생산자물가지수↑, 금리 인하 늦추나
10월 ‘고용 쇼크’에 경기 침체 우려도

미국 금융 시장 내 12월 금리 동결설이 힘을 얻는 모습이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기준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밝히면서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가 생각보다 탄탄하다는 평가와 함께 이같이 발언했다.

“각종 경제 지표, 느리게 가라고 해”

15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다수의 현지 매체에 따르면 파월 의장은 전날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주최 행사에 참석해 “미국 경제는 우리가 금리 인하를 서두를 필요가 있다는 그 어떤 신호도 보내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연준이 이달 초 기준금리를 내린 데 이어 12월에도 내릴 것으로 예상한 당초 시장의 전망과는 상반된 발언이다.

그는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 덕분에 정책 입안자들이 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할 여유가 생겼다”며 “이같은 성장은 전 세계 주요 경제국 중 단연 최고”라고 평가했다. 실제로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0.4% 오른 7,189억 달러(약 1,003조원)를 기록해 여전히 탄탄한 소비 동향을 보였다. 또 상무부는 9월 소매판매 증가율을 기존 0.4%에서 0.8%로 상향하기도 했다.

파월 의장은 “각종 경제 지표가 우리에게 느리게 가도록 한다면 그렇게 하는 게 옳다고 본다” 며 “현재 통화정책은 다소 제약적이지만, 얼마나 제약적인지는 확실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가 약화하면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신중하게 인내심을 갖고 중립적인 통화정책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PPI 등 각종 경제 지표도 상승세

파월 의장의 이번 발언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이후 인플레이션이 재발하면서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추는 것 아니냐는 시장의 관측이 커진 가운데서 나왔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취임 후 10~20%의 보편관세와 60% 이상의 대중국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미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 또한 시장의 전망치를 상회하면서 인플레이션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0월 미국의 PPI는 전월 대비 0.2% 상승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2.3%를 크게 웃돈 수준으로, 전년 대비로는 2.4% 상승한 수치다. 특히 변동성이 심한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PPI는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이는 전월의 0.1% 상승보다 가팔라진 상승률이다.

PPI는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선행지표로, 기업 간 대량 거래에서 형성되는 모든 상품의 가격 변동을 측정해 산출한다. 이같은 PPI는 CPI, 개인소비지출(PCE) 등과 함께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각종 통화 정책을 결정할 때 가장 중요하게 참고하는 경제지표다. 통상 이들 물가지수가 높을수록 연준의 금리인하는 그만큼 늦어진다.

금리 인하 앞당기는 고용 둔화세 포착

변수는 고용 지표다. 고용 지표는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 여부 등을 결정할 때 각종 물가지수와 함께 중요하게 참고하는 지표로, 고용이 위축될 조짐이 있으면 FOMC는 기준 금리를 하향 조정해 시장 내 거래되는 통화량을 늘려 경기를 부양한다. 반대로 고용이 과열 양상을 띠면 기준금리를 올리는 방식으로 통화량을 줄인다.

문제는 고용 증가가 둔화하며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시장을 떠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미국 내 비농업 일자리는 전월 대비 1만2,000명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고용이 대폭 감소했던 2020년 12월 이후 3년 10개월 만에 가장 적은 증가 폭이자, 다우존스가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1만 명)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동남부를 휩쓴 허리케인 여파와 보잉사의 파업 등 일시적 요인이 이번 고용 둔화의 원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대해 미 노동부는 “허리케인에 의해 일부 업종의 고용이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고용 설문은 극단적인 기상 이벤트의 효과를 제외할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았기 때문에 전국적인 고용과 급여 추정치에 미친 순영향을 측정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부연했다.

파월 의장 역시 “지난달 비농업 부문 신규 고용이 시장의 전망치에 한참 미치지 못했지만, 이는 동남부 지역이 허리케인 헐린으로 피해를 본 데다 보잉 노조가 파업하는 등 일시적 요인 때문”이라고 일축하며 금리 동결을 시사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의하면 파월 의장의 이날 발언 직후 금리 선물시장은 12월 FOMC 회의에서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확률을 38%로 조정했다. 이는 전날 17%에서 급상승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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