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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캡스톤 , 21년간 좌초된 노량진 민자역사 개발에 도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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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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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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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노량진 민자역사 개발 SPC 설립
10여 년간 파산·회생 번복하며 부침 거듭
지난해 채권자 P플랜으로 회생절차 개시

21년간 부침을 거듭해 온 노량진 민자역사 개발사업이 재개될 전망이다. 독립계 부동산 운용사 캡스톤자산운용이 해당 사업의 시행사인 노량진역사 주식회사를 인수하고 기업 회생절차를 본격화하면서다. 앞서 서울시가 한강대교 남단의 저이용지 부지 개발을 위한 사업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올해 동작구청도 노량진역 일대 개발을 위한 용역을 추진하고 있어, 캡스톤이 동작구의 숙원사업인 초고층 복합개발사업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캡스톤, 노량진역사 주식회사 최대 주주에 올라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캡스톤은 최근 노량진역사 주식회사의 경영권을 인수하는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캡스톤의 블라인드 펀드를 통해 노량진역사 주식회사에 자금을 투입해 기존 채권을 변제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매각을 추진할 당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회사의 유동부채는 454억원, 자본금은 20억원으로 결손금만 434억원에 달한다. 이번 계약으로 캡스톤은 노량진역사 주식회사의 지분 96%를 보유한 최대 주주로 올라선다. 기존 주주인 제일업플러스(60.5%), 코레일(25%)은 각각 2%, 1% 수준의 지분만 갖게 됐다.

2002년부터 추진된 노량진 민자역사 개발사업은 동작구의 숙원사업으로 지하철 1호선 노량진역 철도용 부지 3만8,650㎡에 첨단 역무 시설과 백화점, 대형 할인점, 복합 영화관 등을 건설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를 위해 2008년 동작구청은 특수목적법인(SPC) 노량진역사 주식회사를 설립하고 해당 사업의 시행자로 지정했다. 하지만 이후 장기간 사업이 지연되면서 부채가 누적됐고, 임원의 횡령·사기 등 비리 의혹과 법적 분쟁 등이 이어지면서 결국 코레일은 사업 착수 8년 만인 2010년 노량진역사 주식회사에 사업 중단을 통보했다.

2011년 이후 법정관리, 지난달 회생절차 돌입

이듬해인 2011년 코레일의 노량진역사 주식회사에 대한 파산 신청을 진행했고 파산 선고가 내려지면서 회사는 법정관리에 돌입했다. 이후 노량진역사 주식회사는 파산과 회생 신청을 반복하며 부침을 거듭해 왔다. 지난 2015년 한 차례 파산절차가 폐지되면서 사업 정상화에 시동을 걸었지만 무산됐고, 지난 2022년 파산 절차가 또다시 폐지되면서 같은 해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당시 동작구청은 "법정관리가 마무리되는 대로 국토교통부와 협의해 신규 투자를 유치하고 63빌딩급의 랜드마크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난해 7월 법원은 노량진역사 주식회사가 제출한 회생계획안에 대해 '수행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폐지 결정을 내렸다. 서울회생법원은 노량진역사 주식회사에 대한 회생절차 중단 결정을 내리면서 "제출된 모든 회생계획안이 관계인집회의 심리 또는 결의에 부칠만한 것이 못 된다"고 판시했다. 동작구청은 법원의 회생인가가 이뤄지는 대로 실시계획 인가 등 후속 절차를 밟아 연내 착공에 돌입할 계획이었지만 회생절차가 중단되며 계획에 차질이 발생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채권자 99명이 지난해 9월 새로운 구조조정 형태인 'P플랜(Pre-packaged Plan·사전회생계획안)' 제도를 통한 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P플랜은 채권단이나 기업이 법원의 회생 개시 결정 전 회생계획안과 채권자 목록 등을 사전 제출해 회생절차의 종결을 앞당기는 기법으로, 채권자 과반의 동의로 개시된다. 하지만 지난 2월 서울회생법원은 "파산폐지 결정 확정으로 법인격이 소멸한 것으로 보이고 노량진역사가 다시 복합개발에 대한 실시계획(변경) 인가를 받는 게 실현 가능성이 희박하다"며 회생절차 신청 개시를 기각했다.

이에 채권자들은 법원 결정에 즉시항고 했고, 서울고법은 올해 9월 "투자계약 내용 등에 비추어 채무자의 법인격이 소멸했다고 단정할 수 없고, 사전계획안을 수행하지 못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는 등의 이유로 1심인 서울회생법원의 기각 결정을 취소하고 사건을 환송했다. 노량진역사 주식회사는 지난 10월 법원의 기업 인수합병(M&A) 추진 허가를 받은 뒤 캡스톤과 투자 계약을 체결했다. 캡스톤은 노량진역사 주식회사의 기업회생 절차 졸업 후 곧바로 실시계획인가 등의 과정을 밟을 계획이다.

한강철교 남단 저이용부지 일대 지구단위계획 조감도/출처=서울시

서울시, 한강대교 남단 노량진역 일대 개발 추진

캡스톤이 노량진역사 주식회사를 인수하고 본격적인 절차에 돌입함에 따라 노량진역 일대 개발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해 7월 노량진역 일대에 대한 '한강철교 남단 저이용부지 일대 지구단위 계획'을 수립했다. 한강대교 남단(동작구 노량진동 2-3번지 일원) 약 17만㎡에 달하는 부지를 개발하는 계획으로 이용이 저조한 노량진역과 대규모 유휴부지인 옛 노량진수산시장 부지, 수도자재센터 등이 대상지에 포함된다.

이 일대는 여의도, 용산과 물리적으로 가까운 입지적인 장점에도 불구하고 철도와 도로로 단절돼 오랜 시간 고립되고 토지 활용도도 낮았다. 서울시는 해당 계획을 통해 옛 노량진수산시장 부지 민간개발과 연계해 노량진 일대를 경제활동과 주거, 문화까지 한 번에 누릴 수 있는 한강변 대표 복합도시로 재편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의도와 용산을 잇는 수변복합거점을 조성하기 위해 용도도 준주거지역으로 올려 상업·업무 기능을 강화했고, 높이 제한도 70m에서 150m로 대폭 완화했다.

특히 노량진역 일대(면적 3만1,289.2㎡)는 철도 상부에 인근 부지와 보행으로 연결되는 인공지반을 조성한다. 노량진역은 지상 철도로 인해 토지 활용도가 떨어지는 만큼 철도 상부에 데크를 깔고 주거, 상업, 여가문화 등 다양한 기능을 복합적으로 조성할 예정이다. 제1종 일반·제3종 일반주거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지역을 상향해 상업·업무 등 기능을 도입하고 높이 150m 이하, 용적률 400% 이하를 적용한다. 직선거리로 1㎞도 되지 않은 여의도~노량진 사이는 직접 차량 통행과 보행을 할 수 있도록 시설을 구상할 방침이다. 

동작구청도 노량진역사 주식회사의 회생 여부가 결정되는 즉시 민자역사 복합개발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후속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수협 부지와 수도자재관리센터 등 개발 가능한 부지가 넓은 만큼 지난 5월 노량진 일대 이용 부지에 대한 개발 계획을 담은 '노량진역 일대 지역 활성화' 용역에 착수했다. 해당 용역은 올해 연말까지 추진되며 동작구청은 연구 결과를 토대로 노량진 일대의 입지, 환경, 관련 계획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노량진 뉴타운의 미래상을 설정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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