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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저·고물가에 국민 돌아서" 日 이시바 내각 지지율 '퇴진 위기' 수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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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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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시게루 내각 지지율, 전월 대비 15%p 하락
아베노믹스에서 기인한 엔저·고물가, 일본 경제 병들어
가계 생계 부담 막심, 사회 병리 현상 급증해 

이시바 시게루 일본 내각의 지지율이 정권 퇴진 위기 수준에 근접한 30%대로 급락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엔화 약세 및 고물가로 일본 경제가 휘청이며 내각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확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시바 내각 지지율 급락

25일 마이니치신문은 사회조사연구센터와 함께 지난 23∼24일 실시한 여론조사(18세 이상 1,919명 대상)에서 이시바 내각 지지율이 지난달 3일 조사(46%)와 비교해 15%포인트(P) 하락한 31%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에서는 내각 지지율이 30%에 미치지 못하면 ‘퇴진 위기’로 평가된다. 이시바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견해는 전달 조사보다 13%P 상승한 50%였다. 마이니치는 “내각 지지율이 출범 다음 달에 내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비율을 밑돈 것은 2008년 아소 다로 내각 이후 처음”이라고 전했다.

집권 자민당과 연립 여당 공명당은 지난달 27일 치러진 중의원 선거(총선)에서 과반 의석 달성에 실패했고, 이에 의석수를 4배로 늘린 제3야당 국민민주당과 정책별로 협력하는 방식으로 정권을 운영하기로 했다. 자민당 지지율은 29%에서 21%로 하락했고,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지지율은 10%에서 12%로 소폭 상승했다. 세금 감면·축소 등으로 실수령액 확대를 주장해 온 국민민주당 지지율은 3%에서 13%로 크게 올랐다.

휘청이는 일본 경제

이시바 내각 지지율 하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경제 위기'가 꼽힌다. 일본 경제는 최근 고물가와 엔화 약세라는 복합적인 악재에 휘말리며 둔화 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전문가들은 현재의 기록적인 엔저 현상이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의 경제 부흥 정책인 '아베노믹스'에서 기인했다고 평가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 전문가는 "아베노믹스는 완화적 통화정책, 재정지출 확대, 구조 개혁 등을 앞세워 디플레이션에서 탈출하고, 경제 성장을 이룩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정책"이라며 "아베 정부가 양적 완화에 나서며 의도대로 엔화 가치가 하락했지만, 이후로도 일본의 실물 경기는 쉽게 살아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엔화 가치 하락세가 좀처럼 진정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일본 경제 성장에 대한 전망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올해 일본 경제 성장률을 -0.1%로 예상했다. 이는 4월 전망치보다 0.6%p 낮은 수준이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일본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7%에서 0.3%로 낮췄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도 올해 일본 경제가 0.4% 성장하는 데 그칠 것이라 내다봤다.

가난이 '범죄' 불렀다

엔화 약세와 고물가는 일본의 가계에도 심각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가계의 엥겔계수(총지출에서 식료품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을 계산한 수치)가 28.0%로 198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식품 가격 상승이 가계 소비를 크게 압박하고 있다는 의미다. 특히 저소득층의 경우 엥겔계수가 33.7%에 달해 막중한 생활비 부담에 시달리는 실정이다.

가계 경제의 위기는 사회적 병리 현상을 낳았다. 최근 일본에서는 ‘야미바이토’라 불리는 신종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이는 ‘어둠’을 뜻하는 ‘야미’와 아르바이트를 의미하는 ‘바이토’의 합성어로, 경제적 어려움에 부닥친 젊은이들이 범죄 조직에 고용돼 강도, 절도, 사기 등의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현상을 가리킨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 야미바이토 범죄에 연루된 인원은 1,640명에 달했다.

성매매 문제도 악화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급격하게 증가한 일본 여성들의 성매매는 엔화 약세와 생활고가 겹치며 더욱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일본이 외국인의 성 관광지로 전락했다고 보도하며, 빈곤과 엔저를 주요 원인으로 꼽기도 했다.

전반적인 범죄율 역시 증가하는 추세다. 일본 경찰청에 따르면 형사범 인지건수는 지난 2022년 20년 만에 증가 전환했으며, 2023년에도 자전거 도난, 주거 침입 등 생계형 범죄를 중심으로 17.0% 늘어 2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다만 작년 형사범 인지건수는 70만3,000여 건으로 코로나19 확산 전인 2019년(75만 건)을 밑도는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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