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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융자금, 아프리카 사회기반시설 확충에 기여 아프리카 국가들 ‘글로벌 공급망 참여’ 촉진 산업화와 고용 증대에도 긍정적 영향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지난 15년간 중국의 아프리카 국가들에 대한 융자는 대규모 사회기반시설 투자에 집중해 증가해 왔다. 대부분 ‘일대일로 이니셔티브’(Belt and Road Initiative,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을 잇는 중국의 인프라 개발 프로젝트)에 의해 성립된 해당 투자는 무역 비용을 줄이고 무역 시스템으로의 통합을 촉진해 아프리카 국가들의 글로벌 공급망 참여를 앞당기고 있다. 또한 수출 성장에 그치지 않고 아프리카 대륙 전반의 생산성까지 높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아프리카 중심 ‘글로벌 융자 기관’
중국이 아프리카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대표적 글로벌 융자 기관으로 부상하고 있다. 2007~2020년 중국의 개발은행들은 미국, 독일, 프랑스, 일본의 개발은행을 모두 합친 규모의 2.5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사하라 사막 이남(sub-Saharan Africa)의 공공-민간 인프라 프로젝트(public–private infrastructure projects)에 쏟아부어, 해당 분야 다국적 개발은행들의 융자 규모를 넘어선 바 있다.
중국의 융자는 2017년부터 주춤했다 작년에 다시 상승했는데 대부분 교통, 에너지를 포함한 대규모 사회기반시설 건설에 투자돼 일대일로 이니셔티브의 우선순위를 짐작하게 한다. 비교하자면 세계은행의 아프리카 융자는 교육, 의료, 식량 안보 등 사회복지 분야에 집중돼 교통이나 통신 등 인프라 투자 비중은 작다.
인프라 투자는 무역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고 글로벌 가치 사슬(global value chain, 이하 GVC)로의 통합을 촉진하는데. 중국의 융자금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최종 생산단계에 가까운 GVC에 참여하도록 하는 데 지대한 역할을 해 왔다. 이는 물류비용을 줄이고 무역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교통과 통신 분야에 투자가 집중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교통, 통신 등 인프라 투자에 집중
케냐의 나이로비와 몸바사를 잇는 표준궤 철도(Standard Gauge Railway)는 융자 방식에 대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큰 투자 효과를 기대하게 만드는 대표적인 프로젝트다. 몸바사 항구 이용권 담보 조항이 우려를 자아냈지만 중국 융자가 모두 그렇게 약탈적인 것은 아니고 나이로비 고속도로 건설과 같은 최근 프로젝트들은 보다 지속 가능한 공공-민간 협력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아프리카 연구 이니셔티브(China-Africa Research Initiative, CARI) 자료를 보면 중국의 융자금 중 1/3을 넘는 금액이 교통과 통신 인프라 분야에 투자된 반면 세계은행 융자의 해당 분야 투자는 10%에 그쳤다. 이는 두 융자금의 확연한 성격 차이를 보여주는 것으로 중국의 유형 기반 시설에 대한 강조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GVC 참여를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인프라 투자가 ‘글로벌 가치 사슬’ 참여 촉진
구체적으로 중국의 사회기반시설 융자가 1 표준편차만큼 늘면 아프리카의 GVC 참여는 이후 4년 동안 0.11 표준편차 증가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GVC 참여가 수입 원료를 이용해 부가가치가 포함된 수출품을 생산하는 최종 단계 영역에 집중됐다는 것이다. 자원은 풍부하지만 생산 기술이 모자라는 국가들이 보다 정교한 제품들을 만들도록 촉진함으로써 산업 경쟁력 강화와 글로벌 시장 통합을 앞당기고 있는 것이다.
물론 중국의 대규모 융자는 그 동기와 장기적 영향에 대한 논란을 일으켜 왔고, 이기심으로 뭉친 ‘악당 원조’(rogue aid)라는 비판까지 있었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중국의 아프리카 인프라 투자 방식의 다양성과 기대 효과를 강조하며 기존 비판들을 반박한다. 지나친 비밀 유지 조항이나 담보 계약이 눈살을 찌푸리게도 하지만 모든 융자가 획일적이고 약탈적인 것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글로벌 공급망 참여가 산업화와 고용 증대로 이어져
확실히 융자금의 인프라 투자 집중은 아프리카 국가들의 무역 네트워크 개선에 대한 긴급한 필요성과 맞닿아 있다. 기반 시설 개발을 통한 GVC 참여 감화가 대륙 전체에 걸쳐 산업화와 고용 증대를 촉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생산 단계 가치 사슬 참여는 아프리카 국가들이 원자재 수출 단계를 넘어 고급 상품 생산이 가능한 산업을 일으키는 토대가 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 융자금의 효과 극대화를 위해서는 아프리카 국가들의 세심한 관리가 요구된다. 정책 입안자들은 우선 인프라 투자가 제공하는 이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엄격한 재정 관리와 목표에 기반한 경제 정책도 확장된 무역 시스템 통합으로 인한 장점이 장기적 성장과 경제 개발로 이어지게 하는 데 필수적이다.
중국의 인프라 융자는 무역 비용을 줄이고 GVC 참여를 촉진해 아프리카 국가들이 글로벌 무역에 보다 능동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원문의 저자는 비토 아멘돌라진(Vito Amendolagine) 이탈리아 포자 대학교(University of Foggia) 부교수 외 2명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Chinese infrastructure lending and Africa's global value chain participation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