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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세권 뉴:홈 제도, 용적률 1.2배까지 완화
조합장 vs. 은소협(비대위) 갈등 일단락
11월 신고가 경신, 저층도 거래 활발
서울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기존 종상향 재건축이 아닌 ‘역세권 뉴:홈’ 제도를 활용해 용적률을 높이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공공분양을 통해 조합원들의 분담금을 줄일 것으로 기대되는 가운데, 오랜 시간 지체돼 온 사업이 속도를 내면서 해당 단지의 실거래가 또한 급등하는 모습이다.
용적률 500% 포기 대신 공공분양 늘린다
5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은마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전날 서울시와 함께 역세권 뉴:홈 적용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역세권 뉴:홈은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용적률을 완화해 주고, 이 과정에서 완화된 용적률 일부를 공공분양하는 제도다. 실수요자들의 내집 마련을 앞당기고, 수도권 청약 대기수요를 해소하려는 목적에서 지난 1월 도입됐다.
기존 은마아파트 용적률은 204%로 용도지역(3종 일반주거지역) 상한 용적률인 300%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그간 조합은 사업성을 최대화하기 위해 용도지역 변경(종상향)을 검토해 왔다. 당초 정비계획에 의하면 해당 단지는 최고 35층·용적률 250%로 재건축되는데, 종상향을 하면 용적률을 최대 500%까지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최고 층수는 49층까지 높아진다.
하지만 종상향의 경우 필지 분할 가능성이 높은 데다, 추가된 용적률의 상당 비중을 임대주택으로 공급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다. 나아가 별도의 기부채납 가능성과 분담금 부담 확대 등 여러 문제가 조합의 발목을 잡았다.
이에 조합 집행부는 공공분양 뉴:홈 제도를 활용해 추가 기부채납 없이 조합원 분담금을 줄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해당 제도에서는 정비 면적의 50% 이상이 지하철역 승강장 경계 기준 250m 이내에 있으면 종상향 없이 용적률을 높일 수 있다. 3종 일반주거지역 상한 용적률이 300%인 점을 고려하면 360%까지 늘어나는 셈이다. 은마아파트는 정비 면적의 54%가 지하철역 승강장 경계(250m 이내)에 있어 위와 같은 조건을 충족한다.
조합 관계자는 “준주거지역은 용적률 상향분의 절반 정도를 공공기여로 내놔야 하지만, 뉴:홈 제도는 40%를 일반분양하고 30%는 임대주택, 30%는 공공분양으로 내놓을 수 있다”며 “특히 공공분양은 같은 소유주가 된다는 조합원들의 선호도도 있어 이런 결정을 내리게 됐다”고 밝혔다.
조합장 부정 선거 의혹→결격사유 발생
1979년 지어진 은마아파트는 1996년 재건축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우여곡절 끝에 지난해 조합을 설립했지만, 조합장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며 또 한 번 암초에 부딪힌 바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격인 은마소유자협의회(은소협)이 조합장을 상대로 직무집행정지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1월 법원이 가처분 신청을 인용하면서 조합 업무는 전면 중단됐다.
이후 조합장의 이의신청을 통해 8월 가처분 인용 결정이 취소됐지만, 해당 조합장을 둘러싼 법적 문제가 계속 이어졌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도정법)’ 위반으로 지난 7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약식명령으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은 게 문제가 됐다. 조합 정관에 따르면 ‘도정법을 위반해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을 선고받고 10년이 지나지 아니한 경우’는 조합장 결격 사유에 해당한다. 이 때문에 은소협 측에서는 현 조합장을 해임하고 재건축 사업을 서둘러 추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조합장이 약식명령에 대한 정식재판을 청구하면서 이 또한 무기한 연기됐다.
조합 기능 정상화로 거래가 ‘들썩’
사업 추진을 가로막고 있던 조합의 내분은 지난달 은소협 측 조합원 3명에 대한 제명안을 통과시키며 전환점을 맞았다. 당시 조합 총회에서는 서면 참석을 포함해 총 3,413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명안 3건에 대해 각각 찬성 3,000여 표와 반대 200여 표의 압도적인 찬성률이 기록됐다. 거듭된 소송전과 사업 지연에 대한 높은 불만이 반영된 결과다.
조합 집행부는 “비대위(은소협)의 무의미한 소송전으로 조합원들이 막대한 재산상 피해를 봤다”고 비판하며 현 조합 임원에 대한 재신임 안건을 함께 상정했다. 해당 안건은 찬성 3,214표와 반대 83표로 통과됐고, 집행부는 정비계획 변경 등 사업의 신속한 추진을 약속했다.
이런 분위기를 틈타 매수자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올해 8월 현 조합장의 직무가 재개된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여 온 실거래가가 최근 다시 한번 들썩일 조짐을 보이는 것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84㎡(5층)는 29억5,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직전 신고가인 28억8,000만원(14층)을 8주 만에 갈아치운 기록이다.
저층 거래도 활발하다. 지난 9월 19일 전용 84㎡ 2층 물건이 28억원에 거래됐고, 9월 26일엔 1층이 2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올해 초 24억~25억원 선에서 거래되던 것과 비교하면 2억원가량 뛴 수준이다. 전용 76㎡ 역시 올해 초 22억~23억원대에서 거래되다가 9월 이후 25억5,000만원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다. 특히 지난달 9일엔 13층 물건이 27억2,000만원에 거래되면서 부동산 활황기 때(2021년 11월) 쓴 최고가 거래액인 26억3,500만원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