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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지분 추가 확보에 소극적? 최윤범 회장의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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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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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풍·MBK 의결권 지분율 43.85% 달해
들어오는 문 ‘활짝’, 나가는 문 ‘잠금’
외부 차입 늘면서 재무 건전성 급속 악화

고려아연 임시 주주총회가 다음 달 23일로 예정된 가운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 계열사들이 지분 추가 확보를 이어가는 모습이다. 다만 경원문화재단 등 일부 주주는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어 그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회사는 법적·도의적 문제의 소지를 만들지 않겠다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최 회장 측이 우군 이탈 방지에 방점을 둔 행보로 보고 있다.

지분 0.32% 증가에도 여전히 열세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 회장 측 계열사 및 베인캐피탈은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4일까지 고려아연 주식 6만6,623주를 추가로 장내 매수했다. 이 과정에서 투입된 자금은 약 816억원으로 추산된다. 이번 장내 매수를 통해 최 회장 측 지분은 종전 대비 0.32% 늘어난 17.5%가 됐으며, 최 회장 측과 우호 세력의 합산 지분은 약 34%로 늘었다.

영풍과 MBK파트너스 측 지분은 지난달 11일 기준 39.83%로, 이후 장내 매수를 계속하고 있는 만큼 소폭의 증가가 전망된다. 양측 의결권 지분율은 영풍·MBK가 43.85%, 최 회장 측은 39% 수준이다. 현재 지분율에서 열세인 최 회장 측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한 주라도 더 확보해야 하는 처지다. 내년 1월 23일 임시 주주총회에 앞서 이달 20일 주주명부를 폐쇄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주식 매매일과 결제일 간 2영업일의 시차까지 고려하면 오는 18일까지는 주식을 매수해야 의결권 지분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영풍정밀과 유미개발 등 계열사가 고려아연 주식 매수를 이어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풍정밀은 이달 2~4일 고려아연 주식 7,670주를 매수했다. 이는 전체 지분 기준 0.037% 수준으로, 투입 금액은 116억원 상당이다. 영풍정밀은 이번 지분 매입을 위해 차입 없이 사업 소득과 배당 소득 등을 활용했다고 밝혔다.

유미개발은 지난달 21~22일 약 70억원을 들여 고려아연 주식 7,213주(0.034%)를 매입한 데 이어 이번에도 1만7,665주(0.085%) 매수에 226억원을 투입했다. 지난해 기준 3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유미개발은 유동자산 또한 16억원대에 그치지만, 막대한 자금을 들여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에 참여하고 있다.

경원문화재단은 현재 고려아연 주식 7,450주를 보유한 주주다. 그러나 의결권이 없는 탓에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는 지분 매입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현행 공정거래법은 공익법인이 상호출자제한집단에 속한 회사를 지배하는 자의 특수관계인에 속한다면 의결권 행사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물론 경원문화재단이 최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려 한다면 계열사를 통한 우회적 지원도 가능하다. 유미개발의 최대 주주(지분 25.73%)가 경원재단이기 때문이다. 자금력 또한 충분하다. 국세청 공익법인 결산서류에 따르면 경원재단의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가액은 130억원, 순자산은 122억원으로 금융자산은 20억원 수준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경원재단은 이번 경영권 분쟁에 간접적으로도 참여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회사 관계자는 “(경원재단은) 공익재단이어서 재단 자금으로 주식을 인수하면 문제 소지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고려아연이 2조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가 철회하는 과정에 시장 참여자들의 비판을 받은 만큼, 법적·도의적으로 비난을 받을 수 있는 움직임은 가급적 지양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현실적 대응책 ‘문단속 강화’

이를 두고 시장에서는 최 회장 측이 지분 확대를 위해 투입할 수 있는 자금에 한계가 있는 만큼 우군 이탈 방지에 주력하는 것으로 풀이했다. 앞서 우호 세력으로 분류되던 주주들이 줄줄이 이탈하면서 최 회장의 입지 또한 줄어든 바 있기 때문이다. 먼저 최 회장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회장이 이끄는 한국투자증권은 보유 중이던 지분 일부를 지난 10월 진행된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주당 89만원)에 응해 정리했고, 나머지는 공개매수가 끝난 뒤 주가 급상승에 맞춰 전량 매각했다. 한국투자증권이 보유하고 있던 고려아연 지분은 약 0.8%다.

같은 달 고(故)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맏사위인 윤관 블루런벤처스(BRV) 대표도 투자전문회사인 에이알티코퍼레이션을 통해 보유 중이던 고려아연 주식 4만1,044주(약 0.21%) 대부분을 매각했다. 윤 대표와 최 회장은 경기초등학교 동기로 깊은 인연을 맺어온 것으로 알려졌지만, 막대한 시세 차익 앞에서는 인연의 끈이 느슨해졌다. 시장에서는 윤 대표가 고려아연 주식을 매각하는 과정에서 약 314억원의 차익을 얻었을 것으로 추산했다.

고려아연 지분 0.7%를 보유하고 있던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도 보유 주식 일부를 처분해 차익을 실현했다. 한국타이어의 모회사인 한국앤컴퍼니그룹 조현범 회장과 최 회장은 재계에 소문난 절친이었지만, 고려아연 주가가 단기간 급등한 만큼 조 회장이 실리 택했다는 게 시장 참여자들의 판단이다. 특히 한국타이어의 자회사 한국프리시전웍스는 고려아연 주식 1만 주를 장내에서 사고팔면서 나흘 만에 약 8억원의 수익을 거두기도 했다.

차입금의존도 급등, 재무 건전성 ‘빨간불’

경영권 분쟁과 주가 등락으로 인한 이해관계가 얽히고설키는 가운데 고려아연의 재무 건전성은 급속도로 악화했다. 자사주를 취득 과정에서 차입금 부담이 확대된 탓이다. 고려아연의 올 3분기 누적 매출은 8조6,402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7조2,900억원)보다 18.5%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지난해 3분기 4,619억원에서 올해 3분기 6,032억원으로 30.60% 증가했다. 올해 런던금속거래소(LME) 내 아연과 은 등 주요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면서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차입금 규모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9,259억원으로 1조원을 넘지 않았지만, 올해 3분기에는 2조4,646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말 24.9%에서 올해 3분기 말 44.6%로 2배 가까이 뛰었다. 통상 차입금의존도가 30%를 초과하면 안정적인 수준을 벗어났다고 평가한다. 고려아연은 자사주 취득을 위해 1조8,000억원가량의 현금을 외부 차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자본적투자(CAPEX)가 지속될 예정된 상황에서 잉여현금흐름(FCF)까지 적자 전환하면서 현금창출력에도 제동이 걸렸다. 고려아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지난해 3분기 5,480억원에서 올해 3분기 3,830억원으로 줄었다. 반면 같은 기간 CAPEX는 2,932억원에서 9,034억원으로 증가했고, FCF는 2,548억원에서 –5,204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고려아연은 올해 호주법인을 통해 풍력발전소 지분 30%를 사들이는 등 공격적 투자를 이어가고 있어 이처럼 부진한 현금흐름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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