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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N솔루션즈, 금속절삭기계 부문 세계 3위 기업 내년 초 상장 목표, 시총 5조원대 '대어'로 평가 증권가에서는 합리적 인수가격 3조원대로 분석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추진 중인 공작기계 업체 DN솔루션즈(옛 두산공작기계)가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DN솔루션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분쟁 등 지정학적 갈등으로 인해 지난해 글로벌 공작기계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실적 성장세를 이어온 알짜 기업으로, 내년 기업공개(IPO) 시장에 대어급으로 부상했다. 업계에서는 DN솔루션즈의 기업가치가 5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DN솔루션즈, 내년 1월 기한으로 IPO 추진
11일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상장위원회를 열고 DN솔루션즈의 주권 신규상장 예비심사 통과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8일 DN솔루션즈가 거래서에 상장 예심을 청구한 지 45영업일 만이다. 공모 구조는 구주매출 50%, 신주 모집 50%로 계획했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UBS증권이며 한국투자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공동 주관사로 참여한다.
DN솔루션즈는 공작기계, 자동화 솔루션 등 특수 목적용 기계 제조사로 1976년 대우중공업 사업부로 출범했다. 이후 두산그룹,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에 매각됐다가 2022년 1월 DTR오토모티브(현 DN오토모티브)가 MBK의 보유 지분 100%를 2조95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DTR오토모티브는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 KB인베스트먼트 등을 대상으로 2,2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하고 한국투자증권으로부터 1조원 수준의 대출을 받았는데, 해당 계약에는 3년 내 IPO를 완료해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돼 있었다.
이는 대규모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엑시트(투자금 회수)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로, 재무적 투자자(FI)와의 약정 조항에 따르면 IPO 기한은 내년 1월 27일까지다. 이 기간 안에 IPO를 하지 못할 경우 일정수익률을 가산해 신종자본증권 전부를 사들여야(콜옵션) 한다. DN오토모티브가 콜옵션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FI들은 DN오토모티브가 보유한 DN솔루션즈 보통주 전량에 대해 동반매각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DN솔루션즈는 조만간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본격적인 IPO 절차에 돌입할 계획이다.
프리IPO에선 기업가치 2조6,000억원 평가
이 같은 상황에서도 DN솔루션즈의 IPO가 주목받는 배경에는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 DN솔루션즈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조1,023억원, 영업이익 전년 대비 20% 증가한 4,362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2020년 1조2,211억원, 2021년 1조9,132억원, 2022년 2조1,763억 원으로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다 지난해 지정학적 이슈로 소폭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20년 1,425억원, 2021년 2,564억원, 2022년 3,919억원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DN그룹은 방진 사업과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DN오토모티브와 DN오토모티브의 자회사인 DN솔루션즈로 구성돼 있다. DN그룹이 최근 사업 확장 전략을 추진하면서 DN오토모티브는 동아타이어공업을 합병했다. 이번 DN솔루션즈의 IPO도 같은 맥락에서 추진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DN솔루션즈와 DN오토모티브의 특수목적법인(SPC) GMT홀딩스가 산업은행과 스틱인베스트먼트(STIC)의 투자 컨소시엄인 KS덱스터로부터 프리IPO 투자 유치를 받았는데 당시 DN솔루션즈의 기업 가치는 2조6,000억원으로 평가됐다.
해당 프리IPO는 상장을 앞두고 2022년 DN솔루션즈 인수로 발생한 부채를 상환하기 위한 자금 확보 목적으로 시행됐으며 DN솔루션즈는 이 거래로 833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당시 유상증자로 발행된 신주는 우선주 179만2,269주로 주당 가격은 4만6.496원으로 책정됐는데, DN솔루션즈는 해당 자금 전액을 채무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명시했다. 이와 함께 모회사인 DN오토모티브는 구주 지분 일부(1.666억원)를 KS덱스터에 매각했다. 이 거래로 KS덱스터는 DN솔루션즈 지분 9.68%를 보유하게 됐다.
희망 몸값은 7조원, 비인기업종 한계 지적도
현재 DN솔루션즈가 원하는 몸값은 최대 7조원이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지난 4월 프리IPO보다 소폭 상향한 3조원대가 합리적일 것으로 분석한다. DN솔루션즈와 같은 공작기계 기업은 증권가에서 인기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현재로썬 단순 비교할 수 있는 경쟁사도 없다. 그나마 현대위아가 경쟁사로 거론되지만 현대위아에서 공작기계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도 채 되지 않는다. 현대위아 시가총액 1조5,000억원의 대부분은 열관리 사업 등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라고 볼 수 있다.
더욱이 최근 현대위아는 공작기계 사업을 김해시에 소재한 공작기계 업체 스맥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데, 계약가격이 3,400억원대로 당초 예상한 4,000억원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작기계 산업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도 등을 고려할 때 DN솔루션즈의 기업가치도 저평가받을 수 있음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증권가에서는 국내 공작기계 시장에서 현대위아의 점유율은 25%로 DN솔루션즈의 절반 수준임을 감안하면, 최악의 경우 DN솔루션즈의 기업가치가 1조원 미만으로 평가받을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이에 DN솔루션즈는 IPO 흥행을 위해 협동로봇, 자동화 로봇, 인공지능(AI) 자율 제조 등을 신기술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특히 자동화 솔루션 '코보솔'은 국내 여러 박람회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5조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HD현대마린솔루션, 두산로보틱스가 DN솔루션즈의 목표가 될 것"이라며 "공작기계를 넘어서는 흥행 포인트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고 제언했다. 한편 DN솔루션즈는 원하는 몸값을 인정받지 못할 경우 IPO를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 경우 콜옵션 행사 등과 관련해 FI와 재협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