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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속절삭기계부문 세계 3위 기업 내년 초 상장 예정, 시총 5~6조 '대어' 전망 증권가선 3조원대가 합리적이라는 분석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추진 중인 공작기계 업체 DN솔루션즈(옛 두산공작기계)가 한국거래소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했다. DN솔루션즈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와 중동 분쟁 등의 지정학적 갈등이 심화하면서 지난해 글로벌 공작기계 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도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높이며 IPO 시장에 대어급으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DN솔루션즈, 상장예비심사 통과
12일 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는 전날 상장위원회를 열고 DN솔루션즈의 주권 신규상장 예비심사 통과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10월 8일 상장 예심을 청구한 지 45영업일 만으로 공모 물량의 절반은 구주매출로 이뤄진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UBS증권이다. 한국투자증권,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공동 주관사다. 시장에서 예상하는 기업가치는 5조~6조원 수준으로 시장에서는 내년 초 기업공개(IPO) 시장의 대어로 평가한다.
지난 2022년 1월 DTR오토모티브(현 DN오토모티브)는 MBK파트너스가 보유했던 두산공작기계(현 DN솔루션즈) 지분을 2조950억원에 인수했다. 당시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와 KB인베스트먼트 등을 대상으로 2,2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발행했는데, 이때 3년 내 IPO를 완료해야 한다는 조건이 포함됐다. 대규모 인수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투자자들에게 투자금 회수의 기회를 보장하기 위한 조치로 IPO 기한은 내년 1월이다.
지정학적 이슈 속에서도 실적 성장
DN솔루션즈는 국내 공작기계 시장 점유율 1위 업체로 금속절삭기계 부문에서는 세계 3위권에 든다. 특히 지난 2022년 두산공장기계에서 사명을 바꾼 이후 실적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이 2조1,023억원,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20% 증가한 4,362억원이었다. 매출은 2020년 1조2,211억원, 2021년 1조9,132억원, 2022년 2조1,763억 원으로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다 지난해 지정학적 이슈로 소폭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2020년 1,425억원, 2021년 2,564억원, 2022년 3,919억원으로 지난해까지 증가세를 이어왔다.
DN그룹은 방진 사업과 배터리 사업을 영위하는 DN오토모티브와 DN솔루션즈로 구성돼 있다. DN그룹는 최근 사업 확장 전략을 추진하면서 DN오토모티브는 동아타이어공업을 합병했다. DN솔루션즈는 IPO도 이같은 맥락에서 추진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DN솔루션즈와 DN오토모티브의 특수목적법인 GMT홀딩스가 산업은행과 스틱인베스트먼트(STIC)의 투자 컨소시엄인 KS덱스터로부터 프리IPO 투자 유치를 받았는데 당시 DN솔루션즈의 기업 가치를 약 2조6,000억원으로 평가했다.
해당 프리IPO는 상장을 앞두고 2022년 DN솔루션즈 인수로 발생한 부채를 상환하기 위한 자금 확보 목적으로 DN솔루션즈는 이 거래로 833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당시 유상증자로 발행되는 신주는 우선주 179만2,269주으로 주당 가격은 4만6.496원으로 책정됐는데 DN솔루션즈는 해당 자금 전액을 채무 상환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DN솔루션즈 모회사인 DN오토모티브는 구주 지분 일부(1.666억원)를 KS덱스터에 매각했고 KS덱스터는 DN솔루션즈 지분 9.68%를 보유하게 됐다.
희망 몸값 7조원, 비인기업종 한계 지적
금융투자업계에서는 DN솔루션즈가 최대 7조 원의 몸값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에서는 3조 원대가 합리적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DN솔루션즈와 같은 공작기계 기업은 증권가에서 인기가 많지 않다. 단순 비교할 수 있는 경쟁사도 없다. 그나마 현대위아가 경쟁사로 거론되지만 현대위아에서 공작기계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도 안 된다. 현대위아 시가총액 1조 5000억 원의 대부분은 열관리 사업 등 신사업에 대한 기대감이라고 볼 수 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위아가 최근 공작기계 사업부문을 4,000억 원에 매각한다는 소문도 돌고 있다. 현대위아의 국내 공작기계 시장 점유율은 25% 수준이고, DN솔루션즈의 시장 점유율은 약 50%다. 현대위아의 공작기계 사업부문 가치가 4000억 원이면 DN솔루션즈의 가치도 1조 원 미만으로 평가받는 셈이다.
DN솔루션즈는 IPO 흥행을 위해 협동로봇, 자동화 로봇, 인공지능(AI) 자율제조 등을 적극적으로 홍보하고 있다. 특히 자동화 솔루션 ‘코보솔’은 국내 여러 박람회에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이익은 아직 미미하지만 5조 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는 HD현대마린솔루션, 두산로보틱스가 DN솔루션즈의 목표”라며 “공작기계를 넘어서는 흥행 포인트를 잡기 위해 주관사단과 논의 중인 것으로 안다”고 귀띔했다.
DN솔루션즈가 원하는 몸값을 인정받지 못하면 IPO를 연기하는 방안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 경우 FI들과 재협상에 나서야만 한다. 일정대로 IPO에 돌입하면 구주 매출로 지분 일부를 처분해 빚을 상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DN그룹은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