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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도 기업도 美 서비스 쓴다" 디지털 적자에 허덕이는 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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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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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올해 디지털 무역적자 6조원 기록 전망
OTT·SNS·클라우드 등 외산 디지털 서비스 의존도 높아
日 정부 "콘텐츠 산업으로 디지털 무역적자 만회하겠다"

일본의 디지털 무역적자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경제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디지털화 국면에서 국민 및 기업의 해외 디지털 서비스 의존도가 높아지며 적자 폭이 확대되는 양상이다.

급증하는 日 디지털 무역적자

12일 일본의 경제신문 닛케이아시아는 일본 재무성 자료를 인용, 올해 일본의 디지털 무역적자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것이라고 전했다. 일본 재무성은 2024년 일본의 디지털 관련 서비스 무역적자가 6조 엔(약 56조1,930억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2014년 약 2조 엔(약 18조7,330억원)에서 10년 만에 3배 가까이 증가한 수치이자, 지난 2023년 기록한 적자(5조5,000억 엔)를 훌쩍 웃도는 수준이다. 경제산업성은 2030년 디지털 무역적자가 10조 엔(약 936조7,530억원)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이는 지난해 일본의 원유 수입액을 넘어서는 규모다.

전문가들은 디지털 무역적자가 국가의 서비스 무역 수지 전반을 악화시키며 일본 경제에 유의미한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시장 전문가는 "디지털 무역수지는 계절적 요인 등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는 지표로, 사실상 일본 전체 경상수지에 꾸준히 하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누적되는 디지털 무역적자가 장기적으로 달러 대비 엔화값 하락을 부추길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외산 플랫폼 의존도 높아

디지털 무역적자 확대의 주된 원인으로는 높은 외산 플랫폼 의존도가 꼽힌다. 아마존프라임비디오·유튜브·X(옛 트위터)·인스타그램 등 일본 국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플랫폼은 대부분 미국 등 외산 플랫폼이다. 디지털 무역 수지에는 디지털 광고에 내는 수수료, 해외 동영상 스트리밍 구독료, 지식재산권(IP) 관련 로열티 등이 포함된다. 외산 플랫폼 의존도가 높아질수록 적자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디지털화를 위한 일본의 구조 개혁도 디지털 무역적자 확대를 부추기는 요소다. 다수의 일본 기업이 디지털 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해외 서비스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0 회계연도(2020년 4월~2021년 3월) 기준 일본 클라우드 컴퓨팅 인프라·플랫폼 시장에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 등 미국 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50~75%에 달했다.

일본의 디지털 인프라 수준은 여타 주요국 대비 여전히 낮다. 차후 디지털 전환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외산 클라우드 인프라 의존도가 한층 높아질 위험이 있는 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23년 ‘디지털정부지수’ 집계에 따르면 일본은 조사 대상 33개국 중 31위를 기록했다. 디지털정부지수는 △디지털 정책 설계 △데이터 등의 개방성 △이용자 주도 등 6개 항목으로 각국 정부의 디지털화 수준을 평가한 지표다. 1위는 한국이고 덴마크, 영국, 노르웨이 등이 뒤를 이었다.  

일본의 인기 애니메이션 '귀멸의 칼날' 홍보 이미지/사진=애니플러스

'콘텐츠'로 적자 이겨낸다?

일본 정부는 차후 콘텐츠 산업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디지털 무역 적자를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앞서 일본 경제산업성 관계자는 닛케이에 콘텐츠 산업의 미래성을 강조하면서 "디지털 무역적자를 만회할 수 있는 카드가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일본 내각부가 작성한 올해 경제재정백서에도 "디지털 무역적자가 반드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며 "콘텐츠 산업 등 우리나라(일본)의 잠재적 성장 분야에서 벌어들일 수 있는 힘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이처럼 일본 정부가 콘텐츠 부문에서 자신감을 드러내는 배경에는 강력한 콘텐츠 수출 경쟁력이 있다. 일본 정부 자료에 따르면 일본 콘텐츠 수출 규모는 연간 4조7,000억 엔(약 43조원)에 달한다. 이는 반도체(5조7,000억 엔), 철강(5조1,000억 엔) 등 주요 수출 품목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수준이다. 일본 정부는 차후 콘텐츠 산업 발전을 위한 시책들이 성공할 경우 콘텐츠 산업이 자동차(수출액 약 13조 엔)를 능가하는 '수출 효자'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일본의 콘텐츠 수출 경쟁력을 견인하는 것은 애니메이션이다. 지난해 전 세계 시청자 동향을 조사하는 미국 패럿 애널리틱스(Parrot Analytics)의 '글로벌 TV 디맨드 어워즈(Global TV Demand Awards)'에서는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를 얻은 TV 프로그램으로 일본 애니메이션 '주술회전'이 선정됐다. 같은 해 '최애의 아이', '귀멸의 칼날' 등 기타 애니메이션도 해외에 진출해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 일본영상협회에 따르면 해외 수요를 포함한 2022년 기준 일본의 애니메이션 산업 시장 규모는 2조9,277억 엔(약 27조원)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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