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수정
트럼프 "공무원의 재택근무, 끔찍하고 터무니없어" 공화당, 'SHOW UP' 법안 등으로 이전부터 압박 가했다 공공기관 사무실 복귀, 산업계에도 영향 미칠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연방 공무원들의 재택근무를 비판하며 이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당선인의 이 같은 방침이 공공 기관을 넘어 미국 산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트럼프의 '재택근무 때리기'
17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전날 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연방 공무원 수만 명이 일주일에도 며칠씩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일은 끔찍하고 터무니없는 일”이라며 바이든 행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사람들이 직장에 복귀하지 않고 사무실로 돌아오지 않으면 해고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미국공무원연맹과 미 사회보장국(SSA) 간에 체결된 계약에는 공무원들이 각 직무에 따라 일주일에 2∼5일간 사무실에 있어야 한다는 규정이 포함돼 있다. 주말을 제외하고 주중 최대 사흘간 재택근무를 할 수 있는 셈이다. 트럼프 당선인은 "바이든 행정부의 누군가가 (공무원들이) 사무실로 돌아오지 않아도 되도록 5년간의 면제 혜택을 줬다"며 "그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고, 노조에 준 선물 같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해당 조항을 없애기 위해 필요하면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공화당, 꾸준히 사무실 복귀 요구
트럼프 당선인을 후보로 배출한 미국 공화당은 이전부터 꾸준히 공무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주장해 왔다. 앞서 지난 2023년 공화당 제임스 코머 의원이 '출근하라'(Stopping Home Office Work's Unproductive Problems, SHOW UP) 법안을 발의한 것이 대표적이다. 해당 법안에는 각 정부 기관이 2019년 방역 차원에서 도입한 원격 근무를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줄이고, 원격 근무를 다시 확대할 경우 영향 평가 보고서를 제출하고 인사관리처(OPM) 승인을 받도록 하는 내용이 담겼다.
SHOW UP 법안은 지난해 2월 하원에서 가결됐으나 아직 상원을 통과하지 못한 상태다. 하원에서 법안이 가결됐을 당시 민주당이 상원 다수당이었기 때문이다. 해당 법안은 하원을 통과할 때도 민주당 의원 대부분의 반대에 부딪혀 찬성 221 대 반대 206의 근소한 차이로 가결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공화당이 최근 4년 만에 상원 다수당 자리를 탈환한 만큼, 차후 관련 상황이 변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美 산업계 영향은?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공무원들의 사무실 복귀가 본격화할 경우, 미국 산업계에서도 재택근무 축소 흐름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현재 다수의 미국 기업은 직원들의 사무실 복귀를 적극적으로 요구하고 있기도 하다. 일례로 월마트는 지난 5월 아칸소주 벤턴빌 본사와 뉴저지주 호보켄, 캘리포니아 북부에 있는 외곽 오피스 직원들에게 본사 전근 및 오피스 출근을 주문하고, 전근을 할 수 없는 직원들은 조직 개편 대상이라고 통보했다.
빅테크 업계에서도 사무실 출근을 독려하는 기업이 증가하는 추세다. 구글은 지난 2022년부터 단계적으로 사무실 복귀를 시작했으며, 지난해부터는 대부분의 직원에게 주 3회 사무실 출근을 요구하고 있다. 애플도 2022년 4월부터 점진적으로 하이브리드 근무를 시작해 현재 주 3회 출근(월요일, 화요일, 목요일) 정책을 시행 중이다. 지난 2021년 6월 전 직원을 대상으로 재택근무를 시행했던 메타는 지난해 9월부터 직원들에게 주 3회 대면 업무 수행을 요구하고 있으며, 재택근무 시대를 열었던 화상회의 솔루션 기업 줌도 지난해부터 직원들의 사무실 출근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최근 아마존도 이 같은 흐름에 동참했다. 지난 9월 앤디 재시 아마존 최고경영자(CEO)는 전체 직원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내년 1월 2일부터 주 5일 사무실에서 근무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마존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직원들에게 재택근무를 허용했으며, 지난해 5월부터는 최소 주 3일 이상의 사무실 출근을 원칙으로 하는 하이브리드 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재시 CEO는 “팬데믹 이전에는 일주일에 이틀 동안 원격으로 일할 수 있는 것이 당연한 일이 아니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며 “특별한 상황이 아니라면 사무실에 출근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