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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자 수요는 줄고, 생산성은 늘고" 변화 맞이한 美 고용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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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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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고용 시장 노동 수요 감소, 실업자 늘어
노동 생산성은 오히려 눈에 띄게 개선
연준 의장 "높은 노동 생산성이 빠른 성장 가능케 했다"

미국 고용 시장의 근로자 수요가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2주 이상 실업수당을 신청하는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3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치솟으면서다. 다만 근로자가 창출하는 부가가치를 측정하는 지표인 노동 생산성은 오히려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美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 급증

2일 관련 시장에 따르면 미국 노동부는 지난달 26일(현지시간) 12월 8~14일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191만 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전주(186만4,000건)보다 4만6,000건 증가한 수준이자,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고용 시장 충격이 발생했던 2021년 11월 이후 최고치다.

계속 실업수당 청구 건수 증가세와 관련해 블룸버그통신은 “실직한 사람이 일자리를 찾는 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신호”라고 설명했다. AP통신 역시 "2주 이상 청구 규모가 늘어났다는 것은 경제가 강세를 보이고 있음에도 근로자에 대한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하며 미국 고용 시장의 약화 조짐에 주목했다.

노동 생산성은 오히려 향상

주목할 만한 부분은 실업자 수가 증가하는 가운데 미국의 노동 생산성은 오히려 개선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노동통계국(BLS)에 따르면 2024년 3분기 미국의 노동 생산성은 2.2% 성장했다. 최근 6분기 평균 증가율은 2.6%로 코로나19 팬데믹 발발 이전 10년간 평균치(1.2%)를 크게 웃돈다.

미국의 생산성 향상을 견인한 주요 요인으로는 △기업의 디지털 전환 가속화 △연방정부의 혁신 지원 정책 △중소기업의 기술 도입 △고숙련 이민자 유입 등이 꼽힌다. 에퍼리시터스 이코노믹스의 조셉 폴리타노는 특히 기업과 공공부문의 주도적인 혁신 정책이 생산성 급증을 이끌었다고 분석했다. 야르데니 리서치의 에드워드 야르데니 회장은 이 같은 변화에 따라 2025년 미국의 생산성 증가율이 2.5~3.0%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이는 1995~2005년 IT 혁명 시기의 평균 증가율(3.1%)에 근접한 수준이다.

인플레이션 부담 완화

일각에서는 높은 노동 생산성이 미국 경제 성장을 이끄는 '열쇠'가 될 수 있다는 평도 나온다. 통상적으로 노동 생산성이 올라가면 기업들은 과잉 고용을 줄이고, 높은 임금을 유지하면서도 수익성을 방어할 수 있게 된다. 실제 노동 생산성이 눈에 띄게 성장한 올해 3분기 미국의 비농업 부문 단위 노동비용(산출물 1단위 생산에 소요되는 노동비용)은 0.8% 상승하는 데 그쳤다. 이처럼 기업의 과잉 고용 리스크가 줄면 인플레이션 부담이 완화되며 국가 재정 건전성이 개선될 수 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역시 이 같은 변화에 주목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이전 연준은 노동 생산성 저하 상황을 고려해 장기 성장 전망을 지속적으로 하향 조정해 왔다. 하지만 최근 미국의 경제 성장은 연준의 예측을 지속적으로 웃돌았다. 이와 관련해 리사 쿡 연준 이사는 “생산성을 장기 추세 이상으로 끌어올리기는 매우 어렵다”며 "최근의 생산성 상승은 통계적으로나 경제적으로 상당히 중요한 변화"라고 말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또한 미국의 노동 생산성 향상 추세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텍사스 댈러스에서 열린 댈러스 연방은행 주최 행사에 참석해 “노동 생산성은 지난 5년간 팬데믹 이전 20년 동안의 속도보다 더 빠르게 성장해 경제의 생산 능력을 높이고, 과열 없는 빠른 성장을 가능하게 했다”고 발언하며 미국의 경제 성장에 노동 생산성이 미친 영향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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