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올해 아파트 분양 물량 25년 만에 최저치, 가라앉는 건설업계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

수정

2025년 아파트 분양 예정 물량, 약 15만7,000가구에 그쳐
건설사 수익성 줄줄이 악화하며 시장 냉각
"일단 살고 보자" 건설사, 자산 매각·경영 전략 수정 속도

올해 국내 아파트 분양 물량이 관련 통계 집계 이래 최저치를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공사비 상승 등 악재로 건설사의 수익성이 악화하며 전반적인 공급 물량이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내 건설업계 업황에 짙은 '먹구름'이 낀 가운데, 건설사들은 자산을 매각하고 경영 전략을 수정하는 등 생존 기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분양 시장 물량 급감

14일 부동산R114가 국내 25개 주요 시공사의 분양 물량을 전수조사(지난해 12월 24일 기준)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전국 158개 사업장에서 총 14만6,130가구(민간 아파트 분양 기준·임대 포함)가 분양될 예정이다. 해당 조사에 포함되지 않은 3개 건설사(GS건설·롯데건설·HDC현대산업개발)의 분양 예정 물량(1만1,000가구)을 포함한 분양 예정 물량은 약 15만7,100가구에 그친다. 이는 관련 통계가 집계된 2000년 이후 역대 최저치이자, 분양 물량이 가장 적었던 2017년(17만2,670가구)보다도 적은 수준이다.

올해 전국 계획 물량 대비 미정 물량 비중은 33%로 전년(32.7%·부동산R114) 대비 0.3%p 증가했다. 현재 분양이 계획돼 있는 물량 중 3분의 1은 정확한 분양 시점이 불분명하다는 의미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시장 침체의 골이 깊은 지방의 불확실성이 수도권보다 더 컸다. 수도권의 미정 물량 비중은 32.8%로 전년 대비 1.4%p 감소한 반면, 지방은 2.4%p 급증했다.

시장 공급이 얼어붙으며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도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이달 전국 아파트 분양전망지수는 71.4로 전달 대비 10.6p 미끄러졌다. 전국 모든 시도의 아파트 분양전망지수가 기준치(100.0)를 밑돈 결과다. 해당 지수는 지난해 10월 99.3을 기록한 이후 3달 연속 하락했다.

급등하는 공사비가 발목 잡아

이처럼 분양 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친 것은 공사비 상승세가 지속되며 건설사들의 전반적인 수익성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산출한 건설 공사비 지수 추이를 살펴보면 지난해 11월 기준 건설공사비 지수는 130.26으로, 공사비 상승세가 본격화한 2020년 11월(100.97) 대비 29.0% 상승했다. 해당 지수는 지난해 2월(130.05) 처음 130대로 진입한 이후 7월(129.96), 8월(129.72)을 제외하고 줄곧 130을 웃돌았다.

공사비 부담이 확대되며 건설사들의 실적은 눈에 띄게 흔들리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상위 20대 건설사의 영업이익 총액은 3조2,821억원으로 전년 동기(4조4,677억원) 대비 26.5% 감소했다. △SK에코플랜트(-110억원) △한화 건설 부문(-34억원) △코오롱글로벌(-210억원) △금호건설(-1,574억원) 등 4곳은 분기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하기도 했다. 같은 기간 이들 건설사의 누적 기준 평균 매출 원가율은 2023년 말 91.6%보다 0.8%포인트(p) 상승한 92.4%로 집계됐다.

자금 여력이 부족한 지역 중소 건설 기업은 줄줄이 부도·폐업 위기에 직면했다. 건설산업통계(KISCON)에 따르면 지난해 부도 처리된 건설업체(당좌거래 정지 당시 폐업 또는 등록 말소된 업체 제외)는 29곳에 달했다. 이는 2019년(49곳) 이후 최대치다. 올해 들어서는 지난해 시공 능력 평가 58위를 차지한 중견 기업이자 ‘파밀리에’ 브랜드로 알려진 신동아건설이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하기도 했다.

건설사들의 '살길 찾기'

건설업계 업황이 눈에 띄게 악화한 가운데, 건설사들은 '생존'에 방점을 찍고 유동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해 6월 SK에코플랜트, 현대건설, 롯데건설 등은 뉴스테이 리츠 지분을 유동화해 각각 338억원, 894억원, 2,710억원을 확보했다. 같은 해 9월에는 한화 건설 부문(4,000억원)이 리츠 지분을 매각했으며, 11월에는 대우건설이 '동탄2대우코크렙뉴스테이기업형임대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의 주식 180만 주를 1,800억원에 처분했다.

GS건설은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GS엘리베이터의 지분을 66억원에 매각했으며, 현재 수처리 자회사 GS이니마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달 서울 서초구 소재 '서초 스포렉스' 복합 스포츠시설 토지 및 건물을 그룹 계열사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약 4,301억원에 양도했다. DL이앤씨의 지주회사인 DL은 지난해 11월 본사로 사용 중인 서울 서대문구 '디타워 돈의문'을 매각해 전체 대금 약 8,953억원 중 1,300억원의 현금을 확보했으며, 현재 호텔 부문 글래드호텔앤리조트를 매물로 내놓은 상태다.

건설사 경영 전략의 초점 역시 '위기 극복'에 맞춰지고 있다. 김보현 대우건설 대표는 신년사에서 "전사적 역량을 결집해 리스크를 해소하고 철저한 수행 관리를 통해 재무 안전성을 확보해 나가자"면서 "불필요하거나 긴급하지 않은 비용은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해 지금의 위기부터 극복하자"고 주문했다. 윤진오 동부건설 대표도 "건설업계가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며 "기본에 충실한 내실 경영을 실천하고, 핵심 역량을 재점검해 수익성 확보 방안을 마련해 나가자"고 발언했다.

SK에코플랜트 장동현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형근 대표이사 사장 역시 "올해도 녹록지 않은 경영이 예상된다"며 "재무 안정성 확보, 변동성 최소화, 리스크 관리 등을 통해 대외 환경 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건전한 재무 구조를 완성해 안정적인 사업 구조를 확보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의 기틀을 닦겠다"고 밝혔다. 포스코홀딩스는 조직 슬림화를 위해 기존 '총괄제(총괄-팀-담당)' 조직을 '본부제(본부-실)'로 재편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Picture

Member for

2 months 3 weeks
Real name
전수빈
Position
연구원
Bio
[email protected]
독자 여러분과 '정보의 홍수'를 함께 헤쳐 나갈 수 있는 뗏목이 되고 싶습니다. 여행 중 길을 잃지 않도록 정확하고 친절하게 안내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