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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율 역대 최저치, 고용 시장 '한파'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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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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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고용보험 가입자 증가율 1.1%에 그쳐
기업들 "올해도 보수적 채용 기조 유지하겠다"
'일자리 미스매치'에 구직 포기하는 청년들

지난해 고용보험 가입자 수가 1997년 이후 역대 최저 증가율을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침체 장기화, 경제 불확실성 확대 등 악재가 누적되며 고용 시장 전반이 얼어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찬바람 부는 고용 시장

13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4년 12월 고용행정 통계로 본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고용보험 상시 가입자는 1,531만1,000명으로 2023년 12월보다 15만9,000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가입자 수 증가율은 1.1%로 2004년 1월(1.04%) 이후 20년 11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업종별로 살펴보면 제조업 가입자 수는 386만2,000명으로 전년 같은 달 대비 2만6,000명(0.7%) 늘었으며, 서비스업 가입자 수는 1,054만2,000명으로 같은 기간 14만9,000명(1.4%) 증가했다. 반면 건설업 가입자 수는 76만2,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보다 1만7,000명 줄며 1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고용 시장 전반이 위축되며 구직급여 신청자 수도 눈에 띄는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달 중 구직급여 신규 신청자는 10만1,000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같은 달 대비 8,000명(9%)가량 증가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구직급여 지급자는 53만1,000명으로 1만9,000명(3.6%) 늘었으며, 지급 규모는 8,032억원으로 445억원(5.95%) 확대됐다.

올해도 '채용 한파' 지속 전망

시장은 고용 시장의 한파가 올해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한 HR 업계 관계자는 "올해 경영 상황 악화 등으로 인해 구조조정을 단행하는 기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전체 채용 규모는 작년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거나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실제 지난해 말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30인 이상 기업 239개사 최고경영자(CEO)와 임원을 대상으로 최근 실시한 '2025년 기업 경영 전망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채용 계획을 2024년 수준으로 유지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의 비중은 44.6%에 달했다. 채용을 축소하겠다고 응답한 기업은 36.9% 수준이었으며, 채용을 확대하겠다고 답한 기업은 18.4%에 불과했다.

일각에서는 향후 중견·중소기업계에서 채용 축소 기조가 특히 두드러질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고금리와 경기 침체 상황이 장기화하면서 경영상 어려움을 겪는 중견·중소기업이 급증한 만큼, 다수의 기업이 고용을 줄이며 긴축 경영에 돌입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투자 심리 위축으로 자금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스타트업 업계 역시 공격적인 인재 영입보다는 영업이익 확대에 주력할 가능성이 높다.

노동 시장서 밀려나는 청년들

기업들이 속속 채용 빗장을 걸어 잠그는 가운데, 청년층 사이에서는 '구직 포기자'가 속출하고 있다. 지난 12월 한국은행이 발간한 ‘청년층 쉬었음 인구 증가 배경과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쉬었음’ 청년은 2023년 3분기 33만6,000명에서 2024년 3분기 42만2,000명으로 1년 만에 25.4% 증가했다. 쉬었음 인구는 실업자나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15세 이상 인구에서 일할 능력은 있지만 일할 의사가 없는 사람,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 중 ‘중대한 질병이나 장애는 없으나, 막연히 쉬고 싶어 하는 사람’을 일컫는 용어다.

구직 포기 청년이 늘어나는 핵심 원인으로는 '일자리 미스매치'가 꼽힌다. 청년들이 일반적으로 선호하는 대기업 등이 선발 인원을 줄이며 취업 문턱이 높아지자, 무력감과 좌절감을 느낀 청년들이 속속 구직을 포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은행에 따르면 원하는 일자리를 찾기 어려워 쉬는(자발적 쉬었음) 인구의 비중은 핵심 연령층(35~39살, 20.1%)보다 청년층(32.4%)에서 높았으며, 비자발적 사유로 쉬는 청년층 인구도 주로 300인 미만 중소기업, 대면 서비스업 등에 종사했던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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