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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러에 속절없는 위안화 약세, 中 인민은행 기준금리 3개월 연속 '동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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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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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민은행, 1월 기준금리 LPR 동결 결정
연준 금리 인하 속도 조절, 위안화 약세 두드러져
中 국채금리 사상 최저 수준, 통화 완화에도 제동

중국이 올해 더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예고했음에도 새해 첫 대출우대금리(LPR) 발표에서 동결을 유지했다. 미국의 새 행정부 출범과 위안화 약세 지속에 따른 불확실성 속에서 신중한 통화 정책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1년 만기 LPR 3.1%, 5년 만기 LPR 3.6% 유지

20일 중국인민은행은 1년 만기와 5년 만기 LPR을 각각 3.10%, 3.60%로 전월과 같은 수준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LPR는 매월 20개 주요 상업은행의 금리를 취합해 산출한다. 5년물은 통상 주택담보대출, 1년물은 신용대출 등 일반대출 금리 산정의 기준이 돼 사실상 기준금리로 불린다.

인민은행은 지난해 10월 1년 만기와 5년 만기 LPR을 전월 대비 각각 25bp(1bp=0.01%포인트)씩 인하한 바 있으나, 이후 3개월 연속 동결 기조다. 전 세계가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 상승)에 대응해 금리를 높이던 시기에도 중국은 경제 회복을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했다. 지난해에도 1년물과 5년물 LPR은 연초 각각 3.45%, 3.95%였는데 1년 새 35bp씩 낮아졌다.

작년 11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하하자 중국의 통화정책도 여유를 갖는 듯했다. 지난해 10월 LPR을 비교적 큰 폭으로 내린 것도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를 예상한 조치였다. 특히 중국은 지난해 12월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통화정책 기조를 14년 만에 ‘더 완화적’으로 바꾸면서 금리 인하를 예고했지만 새해 첫 LPR을 동결한 것이다.

강달러 등 외부 요인 고려한 신중 행보

이는 미국의 고금리·강달러가 이어지는 현재 상황을 감안한 조치로 풀이된다. 연준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올해 기준금리 인하 속도를 조절하겠다는 입장을 여러번 시사했다. 미국이 당분간 높은 금리 수준을 유지하게 되면 달러 수요가 이어지고 이는 달러화 강세로 이어지게 된다.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면 상대적으로 위안화는 약세가 불가피해진다.

실제 역내 달러·위안화 환율은 17일 기준 7.3249위안으로 7.3위안대를 넘어섰다.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 예측이 컸던 지난해 9월 7.0위안대까지 내려갔던 점을 감안하면 위안화 약세가 두드러지고 있는 모양새다.

중국의 경기 침체 우려와 금리 인하 예상이 더해지면서 국채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점도 이번 금리 동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중국의 10년 만기 국채금리는 올 초 1.6% 초반까지 하락하며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20일도 1.656%에 그친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2%대를 유지했었지만 중국 국채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수익률이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이 LPR을 추가로 낮추게 되면 미국과 금리 차이가 벌어지면서 위안화 추가 약세 압력이 커진다. 이에 이번에 LPR을 일단 동결하면서 사태를 지켜보려는 의도로 보인다.

월가 은행들 "인민은행, 10년 만에 가장 큰 폭 금리 인하 나설 것"

다만 월가에서는 중국의 금리 동결 기조가 길어지진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최근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는 올해 인민은행이 주요 정책금리를 40bp 인하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인민은행이 실제로 올해 40bp 금리 인하에 나선다면 2015년 이후 10년 만에 가장 큰 폭의 금리 인하를 단행하게 된다. 이 경우 중국의 7일물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금리는 1.50%에서 1.10%로 낮아지게 된다.

이는 다른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인하 규모와 비교해서는 그리 크지 않은 수준이지만, 이미 기록적으로 낮은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으로 인한 압박에 부동산 침체가 지속되고 있는 중국으로서는 어느 정도 부담을 진 선택을 하게 되는 셈이다.

그럼에도 중국 당국은 경기 침체에서 탈피하기 위해 광범위한 노력을 펼쳐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달 판궁성 인민은행 총재도 올해 다양한 수단을 통해 경기대응적 조정을 강화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판 총재는 지난 9월에도 7일물 역레포 금리를 종전 1.70%에서 1.50%로 20bp 낮추며 그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인 바 있다. 2022년 이후 매번 10bp씩만 인하하던 관행에서 벗어나 경기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더 과감한 조처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후이 샨 수석 중국 이코노미스트는 "올해는 재정 부양책이 수요를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금리 인하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당국은 내수 부진과 미국의 관세 인상 가능성으로 인한 강력한 성장 역풍에 대응하기 위해 통화 완화 정책을 포함해 상당한 완화책을 펼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맥쿼리 그룹의 래리 후 중국 경제 책임자도 "중국은 이전보다 더 큰 디플레이션 위험에 직면해 있으며, 인민은행은 이에 대응해야 한다"며 내년 40bp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그는 내년 인민은행의 금리 인하 결정이 미국의 대중국 관세 인상으로 인한 중국의 경제성장률 0.5%포인트 하락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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