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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와 손잡는 카카오, '소버린 AI' 네이버와 경쟁 본격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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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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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방한 계기로 카카오와 AI 협력 본격화 전망
'대형 호재'에 치솟는 카카오 주가, 증권가 반응도 낙관적
'AI 주권' 중시하는 네이버와 상반된 전략, 승기는 누구에게

카카오가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 인공지능(AI) 분야 협력에 나선다. AI 시장 후발 주자로 꼽히는 카카오가 외부 협력을 등에 업고 경쟁력 확보에 속도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양 사 협력 소식을 접한 시장은 ‘소버린(sovereign, 주권이 있는) AI’를 앞세우는 네이버와 정반대 전략을 채택한 카카오가 국내 AI 시장 주도권을 거머쥘 수 있을지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카카오, 오픈AI와 MOU 체결 예정

4일 테크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이날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국내 기업 및 스타트업 개발자 100명을 대상으로 비공개 워크숍 '빌더 랩'을 개최한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열리는 이 행사에는 샘 올트먼 오픈AI CEO를 비롯해 회사 고위 관계자들이 대거 참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올트먼 CEO는 행사 자리에서 정신아 카카오 대표와 양사 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맺을 예정이며, 카카오는 별도 장소에서 오픈AI와의 AI 사업 전략을 공개한다.

이번 제휴는 AI 분야 경쟁력 확보를 위한 카카오의 '승부수'로 풀이된다. 카카오는 지난해 자체 AI 서비스인 '카나나'를 최초 공개하고 올해 본격 출시를 준비 중이다. 이와 관련해 한 AI 업계 관계자는 “시장 후발 주자인 카카오에는 AI 기술력을 보완하고 카나나의 이름을 알릴 수 있는 ‘결정타’가 필요했을 것"이라며 "챗GPT 개발사인 오픈AI와의 협력은 부족한 기술 역량을 보충하고, 카카오의 AI 사업에 대한 주목도를 단기간 내에 높일 수 있는 매력적인 방안”이라고 진단했다.

시장 반응은 '긍정적'

오픈AI와의 협력 소식은 카카오 주가에 강력한 호재로 작용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3일 카카오 주가는 3,450원(9%) 오른 4만1,800원에 마감했다. 카카오가 4만원대에 거래를 마친 것은 지난해 12월 20일 이후 약 6주 만이다. 같은 날 카카오 주식 거래량은 1,472만792주로, 설 연휴 전인 지난달 24일(107만6,274주) 대비 10배 이상 불어났다.

증권가에서도 속속 카카오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이승훈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네이버에 비해 카카오는 독자적인 대규모언어모델(LLM)이 없어 기술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있었다"며 "오픈AI와 밀접한 협력 관계를 유지하면 이런 우려가 해소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평가했다. 이어 "카카오톡에 챗GPT의 기능을 일부 탑재하는 등 카카오는 기존 AI 모델을 최적화해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서비스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짚었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AI 산업에서 후발주자인 카카오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커지고 있다"며 "대규모 그래픽처리장치(GPU) 투자와 데이터 학습을 위해 거대 자본이 필수적이었던 AI 개발 패러다임이 라마(Llama)와 딥시크 등 오픈소스 진영의 부상으로 비용 효율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산업적으로도 경량화된 고성능 모델 개발이 더욱 용이해지면서 AI의 상용화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며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기존 대비 8.9% 상향한 4만9,000원으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자제 LLM 하이퍼클로바 소개 이미지/사진=네이버

네이버와 '정반대 노선' 택한 카카오

한편 시장은 카카오의 AI 사업 육성 전략이 토종 플랫폼 경쟁사인 네이버와 상반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네이버는 일명 ‘소버린 AI’를 앞세워 자사 LLM ‘하이퍼클로바X’ 등을 고도화하고 있다. ‘국가대표 AI’가 없으면 미·중 AI 빅테크에 국내 시장을 잠식당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소버린 AI는 특정 국가나 기업이 빅테크 기술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적인 인프라와 데이터를 활용해 AI 역량을 구축하는 것을 말한다. 어디에도 종속되지 않은 자국만의 '독립적 AI'인 셈이다.

업계는 카카오가 네이버보다 현실적인 전략을 채택했다고 분석한다. 이와 관련해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들은 자체 기술력만으로는 미국, 중국 기업과 경쟁하기 버거운 경우가 대다수”라며 "KT, SK텔레콤 등도 한국형 특화 AI 모델을 개발하면서 마이크로소프트, 구글·아마존 등과 기술 협의를 논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글로벌 기업과의 기술 협력이 보편화하는 국내 AI 시장 흐름을 고려하면, 단기적으로는 카카오가 경쟁에서 우위에 설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네이버와 달리 외부 기술 의존도를 높인 카카오의 판단이 '악재'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한 시장 관계자는 "외부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카카오에는 AI 사업을 견인할 자체적 역량이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당장은 시장 경쟁력을 확보하는 묘수가 될 수도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글로벌 시장에 한국의 AI 역량 부진 문제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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