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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입은 없고 폐업만 쌓인다" 주택건설업 신규 등록 업체, 2009년 이래 최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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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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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건설업 신규 진입 사업자, 15년 만에 최저 수준
폐업·도산 업체 급증, 올해도 업황 부진 이어질 전망
"우리도 안전하지 않다" 허리띠 졸라매는 대형 건설사들 

지난해 주택건설업 신규 등록 업체가 1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건설 경기 침체 상황이 장기화하며 시장에 신규 진입하는 사업자가 급감한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기간 간판을 내린 건설사 수는 20년 만에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확인됐다.

얼어붙는 주택건설업 시장

4일 대한주택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주택건설업 신규 등록 업체는 421곳으로 2009년(363곳)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주택건설업 신규등록 업체는 주택 시장이 과열됐던 2021년 2,191곳까지 급증했으나, 2022년 1,086곳으로 급감한 뒤 2023년 429곳으로 반토막이 났다.

지난해 사업을 영위할 수 없어 주택건설업 등록을 자진 반납한 업체는 796곳으로 2023년(843곳) 대비 다소 줄었으나, 10년 장기 평균(606곳)보다는 200곳 가까이 많았다. 주택건설사업을 포기하는 업체가 그만큼 많았다는 의미다. 요건에 부합하지 못해 주택건설업 등록이 말소된 업체는 192곳으로 전년(246곳)보다 54곳(22%) 줄었다. 이에 지난해 주택건설업 등록업체는 전년보다 567곳(6.0%) 감소한 총 8823곳으로 집계됐다.

종합건설사도 '줄폐업'

업황 침체로 인해 신음하는 것은 주택건설업계뿐만이 아니다. 국토교통부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지난해 간판을 내린 종합건설업체는 641곳에 달한다. 이는 2005년(629건) 이후 최대치이자, 2021년(305건)과 대비 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보유 업종 중 일부만 폐업하거나 업종을 전문건설업으로 바꾼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 폐업 사유는 ‘사업 포기’, ‘회사 도산’이었다. 지난해 부도 처리된 건설사 역시 30곳으로 2019년(49곳) 이후 가장 많았다.

이 같은 흐름은 올해도 이어지고 있다.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 통계상 지난 1월 폐업 신고한 종합건설사는 58곳에 달한다. 이는 1월 기준으로 2011년(60곳) 이후 최대치이며, 전월(40곳)과 비교하면 45% 늘어난 수준이다. 새해 첫 달에 폐업한 종합건설사는 2021년 20곳에서 2022년 31곳, 2023년 31곳, 지난해 40곳 등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전문가들은 올해 폐업·부도 업체가 꾸준히 늘어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을 제기한다. 건설업계가 경기 호전 모멘텀(동력)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박선구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물량 감소, 경쟁 심화, 이익률 저하 등으로 대다수 건설 기업이 상당히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며 “올 하반기 또는 내년 상반기에 회복 국면을 기대하지만 의미 있는 물량 증가는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형 건설사도 '생존'에 초점

한편 위기를 맞닥뜨린 대형 건설사들은 '생존'을 위해 비용 절감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DL이앤씨의 경우 지난해 8월 박상신 대표가 취임한 이후 기존에 수주했던 사업의 사업성을 전면 재검토 중이다. 부동산 경기가 어려워진 만큼 기존 사업의 수익성을 다시 꼼꼼히 따져보겠다는 취지다. 박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올해 사업 추진 시 현금 흐름을 의사 결정 지표로 삼고 위험 관리 역량과 매뉴얼 기반의 차별화한 경쟁력을 확보해 달라"고 임직원에게 당부하기도 했다.

임금 절감 및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활로를 찾는 기업들도 증가하는 추세다. 포스코이앤씨 임원들은 지난해 4월부터 임금의 10~15%를 자진 반납하고 있으며, 직원들도 경영 위기 극복에 동참하는 차원에서 임금 조정을 회사에 위임한 상태다. 코오롱글로벌은 임원 수를 줄이고 건설 부문 직속으로 원가 기획팀을 신설하며 위기 극복 의지를 다졌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올해 대형 건설사들이 사업성이 확실한 사업지를 중심으로 '선별수주' 경향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이와 관련해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지금은 중소형 건설사뿐만 아니라 대형사도 생존 위기에 내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올해 대형 건설사들은 무작정 신규 수주를 따내는 데 집중하기보다는 확실히 돈이 되는 곳을 따지며 까다롭게 사업지를 선별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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