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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도 마주한 프랜차이즈 상장 잔혹사, M&A로 활로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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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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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불패 신화 '흔들' 빽햄 논란 더본코리아
주가 급락 속 인수합병 본격 착수
F&B 업체 인수해 밸류에이션 조정 의도
사진=백종원 유튜브 채널 캡처

몸값 고평가 논란 속에 상장했다가 주가 급락을 면치 못하고 있는 더본코리아가 기업 인수합병(M&A)에 본격 착수했다. 실제로 이익을 내는 식음료(F&B) 업체들을 사들여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대비 주가)을 합리적인 수준으로 조정하겠다는 의도다. 시장에서는 지난해부터 매물로 나와 주인을 못 찾고 있는 F&B 기업들을 더본코리아의 잠재적 인수 후보로 보고 있다.

더본코리아, M&A 인력 영입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인수할 만한 F&B 업체를 물색 중이다. 이를 위해 최근 대형 회계법인 출신 인력을 M&A팀에 영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더본코리아가 인수하려는 회사는 의미 있는 수준의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나오는 F&B 업체”라며 “여러 주관사들을 통해 매물을 열심히 소개받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본코리아의 최대 강점은 백종원 대표 자체가 가진 브랜드파워”라며 “기존 프랜차이즈 네트워크에 백 대표의 브랜드파워를 결합해, 마케팅을 조금 해주면 뜰 수 있는 회사를 인수하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작년 상반기 말 기준 더본코리아의 연결 기준 유동자산(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은 1,395억원이다. 지난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상장하면서 회사로 총 1,020억원이 추가 유입됐다. 수익성도 견조한 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지난해 매출액 4,643억원, 영업이익 36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 각각 전년 대비 13.0%, 40.8% 증가한 수치다. 동 기간 당기순이익도 3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1.1% 증가했다. 더본코리아 측은 지난해 신사업 실적 개선과 가맹·유통사업부 운영 효율화로 수익성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이익 내는 F&B 물색 중

앞서 더본코리아는 상장 과정에서 “공모 자금 일부를 F&B 관련 업종 등의 M&A 및 지분 투자에 사용할 것”이라며 총 935억원을 M&A 예산으로 할당한 바 있다. 올해 200억원, 내년 300억원, 2027년 435억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작게는 수백억원, 크게는 1,000억~2,000억원 수준의 매물이 인수 대상으로 적당할 것이라고 분석한다.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F&B 내에서 어떤 종류의 회사를 인수할지 정해둔 바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보다는 이익을 낼 수 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고 한다.

현재 시장에는 새 주인을 못 찾고 표류 중인 F&B 매물이 꽤 있다. ‘피자나라치킨공주’를 운영하는 리치빔의 경우 지난해 SG프라이빗에쿼티(PE)가 2,000억원에 인수하려다 딜이 무산된 바 있다. 큐캐피탈과 코스톤아시아는 노랑통닭의 매각을 추진 중인데 시장에서 거론되는 매각가가 2,000억원 안팎이다.

오케스트라PE가 보유한 KFC코리아, 반올림피자 역시 더본코리아가 인수할 만한 F&B 업체로 거론된다. KFC코리아의 경우 지난 2023년 KG그룹이 오케스트라PE에 550억원에 매각했으며, 반올림피자는 2021년 550억원에 오케스트라PE의 품에 안겼다. 반올림피자는 특히 지난해 말 오구쌀피자를 100억원에 인수하며 외형을 확장하기도 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오케스트라PE는 특히 김재욱 전 대표와 LP들 간 갈등으로 인해 비전홀딩스 위탁운용사(GP) 지위를 박탈당하는 등 내부적으로 시끄러운 상황”이라며 “국내 포트폴리오사들을 빨리 정리하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이사가 지난해 10월 28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업설명회(IPO)에 참석해 기업설명을 하고 있다/사진=더본코리아

고평가·빽햄 논란에 주가 곤두박질

더본코리아가 ‘이익을 내는’ F&B 기업을 인수하려는 이유는 상장 전부터 불거졌던 몸값 고평가 논란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코스피에 상장한 더본코리아는 공모가를 3만4,000원으로 정하며 기업가치를 4,900억원으로 산정한 바 있다. 주가수익비율(PER)이 17.6배에 달했다. 당시 더본코리아는 CJ씨푸드·대상·풀무원·신세계푸드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는데, 프랜차이즈 사업을 영위하는 회사가 종합 식품 기업들과 비교했다는 점 때문에 부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풀무원의 경우 PER이 23.79배에 육박해, 더본코리아가 높은 몸값을 정당화하기 위해 관련성이 떨어지는 기업들을 의도적으로 비교기업에 넣었다는 지적이 팽배했다.

고평가 논란에 더해 최근 불거진 ‘빽햄 선물세트’ 논란도 더본코리아가 M&A를 결정지은 배경으로 꼽힌다. 백 대표는 지난달 17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백종원’을 통해 더본코리아가 설 명절을 앞두고 출시한 ‘빽햄’ 선물세트를 정가 5만1,900원에서 45% 할인한 2만8,500원에 판매한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이후 정가를 과도하게 높게 산정하고 이를 할인해 파는 일종의 상술이라는 논란이 일어났다. 특히 일부 소비자들은 캔햄 시장 점유율 1위인 스팸과 빽햄을 비교하면서 빽햄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비싼데 제품의 돼지고기 함량은 오히려 떨어진다며 의구심을 드러냈다. 실제로 스팸 200g 통조림 10개로 구성된 1박스는 지난달 31일 기준 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 1만8,500~2만4,000원선으로, 백 대표가 홍보한 빽햄의 할인가격 2만8,500원(200g 9개들이 1박스 기준)보다 최대 1만원 저렴하다.

논란이 지속되자 백 대표는 지난달 26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상술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그는 “후발주자라 생산비가 그만큼 더 들어간다”, 부대찌개에 가깝게 만들어 국물에 끓이기 위해 양념이 더 들어갔다”, “한돈 비선호 부위를 활용해 농가에 도움을 주자는 취지로 만들었다” 등의 부연을 했다. 하지만 여론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해당 영상은 50만 회 이상 조회됐는데 댓글이 대부분 백 대표의 해명을 비판하는 내용이다. 소비자들은 “단순히 가격이 비싼 게 문제가 아니라 할인율이 높은 것처럼 소비자를 기만한 게 문제”라고 비판했다.

논란과 함께 더본코리아의 주가도 고꾸라졌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더본코리아 주가는 14일 종가 기준 3만300원으로, 이는 백 대표가 출연한 넷플릭스 예능 ‘흑백요리사’의 흥행으로 지난해 11월 8일 기록한 최고가(6만4,500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것은 물론, 상장 당시 공모가 3만4,000원도 크게 밑도는 수치다. NH투자증권에 의하면 NH투자증권을 통해 더본코리아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 1만8,115명 중 손실을 본 투자자 비율은 99.99%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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