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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 맴도는 기업 체감경기에 경제 전망 ‘암울’, 끝없는 내수부진 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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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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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꼭 알아야 할 소식을 전합니다. 빠르게 전하되, 그 전에 천천히 읽겠습니다. 핵심만을 파고들되, 그 전에 넓게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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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심리지수 팬데믹 이후 최저
비제조업 업황·자금 사정 악화
내수 회복 주장하던 정부, 입장 선회

기업들이 체감하는 국내 경기가 코로나19 팬데믹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부동산 경기 침체에 소비자들의 수요 심리 위축이 겹치면서 건설·도소매 관련 기업들의 업황이 부진했던 탓이다. 여기에 미국 정부의 관세 정책과 탄핵 정국 등 대내외적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기업의 체감 경기를 한층 얼어붙게 만드는 모습이다.

제조업 생산·업황 개선에도 전 산업은 뒷걸음질

2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국내 전 산업 기업심리지수(CBSI)는 85.3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월보다 0.6포인트(p) 내린 수준이자, 코로나19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9월(83.4) 이후 최저치다. CBSI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가운데 주요 지수(제조업 5개·비제조업 4개)를 바탕으로 산출한 심리 지표를 말한다. 장기평균치(100)를 기준으로 이보다 지수가 높으면 낙관적, 낮으면 비관적임을 뜻한다.

산업별 CBSI에서는 제조업이 전월 대비 1.1p 상승한 90.1을 기록했다. 제조업 CBSI를 구성하는 5대 지수 중 생산(+0.6p)과 업황(+0.4p)이 개선된 데 따른 결과다. 그러나 건설·서비스업 등 비제조업(81.7)은 업황(-1.1p)·자금 사정(-1.0p) 등이 악화하면서 같은 기간 1.9p 떨어진 81.7을 나타냈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제조업의 경우 영업일 수가 늘었다”면서 “특히 자동차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시행 전 선발주가 증가했고, 전자·영상은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로 각각 업황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건설경기 둔화와 내수부진 등으로 비제조업 업황이 나빠져 전 산업 CBSI는 1월보다 떨어졌다”고 부연했다.

기업들은 다음 달 체감경기는 제조업·비제조업 모두 상승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3월 CBSI 전망치는 전 산업 88.0, 제조업 91.1, 비제조업 85.8로 이달과 비교해 각각 2.6p, 2.0p, 3.2p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이번 조사는 지난 6일부터 13일까지 전국 3,312개 법인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 가운데 제조업은 1,867개, 비제조업은 1,445개다.

경제 전망치 줄줄이 하락, 금리인하 속도 높이나

기업의 체감 경기가 좀처럼 회복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영국 캐피털 이코노믹스(CE)는 지난 19일(현지시각) 발간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1%에서 1.0%로 내려 잡았다. CE는 “정치적 위기와 부동산 섹터의 침체로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1.0%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는 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수치”라고 설명했다.

해외 주요 투자은행(IB)이 제시한 한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평균은 1.6% 수준이다. 이번 CE의 전망치는 IB 중 최저치를 제시한 JP모건의 1.2%와 비교해도 0.2%p 더 낮은 수치다. CE는 나아가 한은의 기준금리 인하도 시장 전망치보다 훨씬 큰 폭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CE는 “한국은행은 경기 부양을 위해 현재 연 3.00% 수준인 금리를 2.00%로 대폭 낮출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한 번에 0.25%p씩 네 차례의 인하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내외 불확실성’ 탓 그만

정부는 뒤늦게 경기 침체의 원인을 심각한 내수부진에서 찾았다. 지난 14일 기획재정부는 ‘2월 최근 경제 동향’을 발표하고 “소비·건설투자 등 내수 회복이 지연되고 취약 부문 중심으로 고용 애로가 지속 중”이라며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에 따른 경제심리 위축 등으로 경기 하방 압력이 증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같은 발언은 그간 고집스럽게 ‘완만한 내수 회복세’를 주장해 온 행보와는 상반된 태도다. 기재부는 지난해 5월 발표한 경제 동향에서 “제조업·수출 호조세에 내수 회복 조짐이 가세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놨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하고, 그에 힘입어 소비 등 내수도 살아날 것이란 판단에서다. 그러나 실제로는 건설업 경기 침체와 누적된 고금리·고물가 등으로 내수는 더 깊은 부진의 늪에 빠졌다.

그럼에도 기재부는 같은 해 9월 “내수 회복 조짐 속에 부문별로 다른 속도를 보일 수 있다”며 내수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직전 주장을 되풀이했다. 이후 11월에도 “내수가 완만한 회복세를 그리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비상계엄 사태가 불거진 지난해 12월에야 내수 회복세라는 표현을 제거했지만, 여전히 대내외 불확실성만 강조했다.

이달 들어서야 내수 부진에 대한 공식적인 언급이 나왔지만, 이미 한국개발연구원(KDI) 등 다수 기관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수 부진을 우려했던 것과 비교하면 반년가량 늦은 셈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1분기 민생·경제 대응 플랜을 통해 가용 수단을 총동원하고, 분야별 민생·경제 개선 조치를 신속히 마련·추진할 계획”이라면서 “미국 관세 부과에 따른 우리 기업 피해 지원, 첨단전략산업기금 설치 등 통상 환경 불확실성에 적극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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