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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휴전 대화 제안에 젤렌스키 화답 “러·우 전쟁 종지부 찍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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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차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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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휴전 먼저” 고수했지만
트럼프 만남 압박에 입장 선회
15일 튀르키예서 협상 재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평화 회담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즉각 회담 요구에 따른 것이다.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직접 대화를 전격 제안하고 우크라이나도 이에 일단 응하기로 하면서 교착 상태이던 평화 협상 진전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젤렌스키 "튀르키예서 푸틴 기다리겠다"

12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전날 저녁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나는 목요일(15일) 튀르키예에서 푸틴을 기다리겠다. 직접”이라고 밝혔다. 앞서 푸틴 대통령은 같은 날 새벽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당국에 오는 15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협상을 재개할 것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단기간 휴전을 일방적으로 선언하고도 공습을 이어 나가던 푸틴 대통령이 돌연 협상에 전향적 태도를 보인 것이다. 이런 푸틴 대통령의 깜짝 제안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협상의 급을 ‘정상’으로 높여 다시 기습 제안을 한 셈이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크렘린 대외정책 보좌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와의 평화협상은 2022년에 논의됐으나 폐기됐던 평화안과 현재 상황을 고려할 예정이다. 지난 2022년의 이스탄불 공동성명에 담겼던 내용과 함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영토 상당 부분을 점령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것이라는 얘기다.

이는 러시아가 2022년의 이스탄불 공동성명에서 합의된 우크라이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포기 및 우크라이나 중립국화 등에 더해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러시아 땅으로 인정하라고 요구할 것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러시아는 2022년 이스탄불 회담 실패 뒤에도 공동성명 내용에 따라 합의가 이뤄질 수 있다고 지속적으로 주장해 왔다. 또 우크라이나 종전을 중재하는 스티브 윗코프 미국 특사도 이스탄불 공동성명을 향후 평화의 지침으로 언급해 왔다.

유럽 주요국 "러, 휴전 의지 없어, 제재 강화"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 주고받기식 협상 제안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11일 젤렌스키 대통령을 향해 당장 푸틴 대통령과 회담을 할 것을 촉구하는 소셜미디어(SNS) 메시지를 올리고 나서 젤렌스키 대통령의 바뀐 입장문이 나왔다.

영국과 프랑스, 독일, 폴란드, 이탈리아, 스페인, 유럽연합(EU) 등 이른바 '바이마르+(플러스) 그룹'이 러시아 측에 전면 휴전을 촉구한 움직임도 주효했다. 유럽 주요국은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 안보 강화 방안도 논의했다. 이들은 공동 성명에서 "러시아가 진전을 이루려는 어떠한 진지한 의도도 보여주지 않았다며 지체 없이 휴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크렘린궁의 수입 제한, 그림자 선단 단속, 유가 상한제 강화, 러시아산 에너지 수입 감축을 통해 러시아의 전쟁 수행 능력을 낮추는 강도 높은 조처를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키이우가 지속적인 평화 정착을 위한 어려운 협상의 출발점에 도달하기 위해 여러 차례 양보의 뜻을 보여왔다고 밝혔다. 마크롱 대통령은 기자들과의 자리에서 푸틴 대통령이 진정으로 평화를 원한다면 우리는 그에 맞춰 나설 준비가 돼 있다. 그러나 진지하지 않다면 더 강력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래미 영국 외무장관 역시 런던에서 기자들에게 "지금이야말로 푸틴 대통령이 유럽의 평화, 휴전, 그리고 진정한 협상에 대해 진지해져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푸틴-젤렌스키 만난다면 2019년 이후 5년 5개월만

3자 간 긴박한 수싸움 속에 15일 협상 여건이 조성되면서 국제사회의 관심은 성공적인 개최 여부에 쏠리고 있다. 회담 자리를 제공하게 된 튀르키예도 적극 협조할 것임을 밝혔다. 하지만 실제 회담 성사 여부와 협상장에 누가 들어설지를 두고 추측만 있을 뿐이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실무진부터 고위급에 이르기까지 세부 논의를 거치는 일반적인 외교 관행에 비춰봤을 때, 적국 정상이 15일에 한 테이블에 앉는 것은 시간상 무리라는 평가도 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 임기가 끝나 정통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어 이번 회담 성사 전망을 어둡게 한다. 푸틴 대통령이 회담에 직접 나오지 않을 경우 이를 이유로 우크라이나 측이 회담에 참여하지 않을 가능성도 커진다.

알자지라는 “푸틴 대통령이 협상장에 나오지 않으면, 러시아가 전쟁을 멈추려는 의지가 전혀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젤렌스키 대통령이 정치적 체스게임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BBC는 “양측 모두 원칙적으로는 협상 재개에 동의했으나, 협상과 실제 합의는 전혀 별개”라면서 “서로 양보할 수 없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그 간극은 여전히 크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이 이스탄불에서 대면할 경우 두 사람의 만남은 2019년 12월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분쟁을 중재하기 위해 독일·프랑스 정상과 함께 4자가 파리에서 ‘노르망디 형식’의 회담을 한 이후 5년 5개월 만이다. 노르망디 형식 회담이란 러시아와 국경을 접한 우크라이나 돈바스 지역의 정부군과 친러 분리주의 반군 간 분쟁 해결 방안을 논의하는 러시아·우크라이나·독일·프랑스 4개국의 협상 틀을 일컫는다.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 회담이 열릴 가능성이 제기된 15일은 공교롭게도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에 협상 장소인 튀르키예에 머물고 있을 때다. 루비오 장관은 14~16일 튀르키예에서 나토 회원국 외무장관들과 비공식 회의를 한다. 양국 정상 회담이 최종 성사되면 루비오 장관이 튀르키예 현지에서 직접적인 중재 역할에 나설 가능성이 있는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 시기 중동으로 이동하는 움직임도 함께 지켜볼 대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부터 나흘 일정으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 3개국을 순방한다. 재집권 뒤 나서는 첫 국외 순방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정학적 사안보다는 비즈니스 합의를 타결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워싱턴포스트(WP)는 예상했다. 11일부터 14일까지 중동에 머물 루비오 장관은 15일 튀르키예로 가기 전 푸틴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간 회담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보를 공유하고, 적극적인 중재 역할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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