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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러·우크라 3국 이스탄불 정상회담 무산, ‘정상급’서 ‘실무급’ 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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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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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우크라 협상단 단장에 메딘스키 보좌관
푸틴, 젤렌스키 '임기종료' 주장, 적법성 문제 제기
푸틴 불참에 트럼프도 "이스탄불 안 간다"

3년 넘게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협상하기로 한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러시아 대표단에 포함되지 않아 기대를 모았던 정상회담은 불발됐다. 러시아 당국의 발표가 나온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협상이 열리는 이스탄불에 가지 않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 파견 대표단 발표, 푸틴은 불참

14일(이하 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크렘린궁은 홈페이지에 러시아 대표단을 이스탄불 협상에 파견한다는 명령을 게재했다. 푸틴 대통령이 서명한 이 명령은 블라디미르 메딘스키 보좌관을 대표단 단장으로 한다. 메딘스키 보좌관 외에도 미하일 갈루진 외무차관, 알렉산드르 포민 국방차관, 이고르 코스튜코프 러시아군 참모총장 등이 포함됐다. 메딘스키 보좌관과 포민 차관은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진행됐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협상에 러시아 대표단으로 참석했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푸틴 대통령 본인은 대표단에서 제외됐다. 이스탄불 평화협상은 푸틴 대통령이 지난 11일 직접 제안한 회담이다. 이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자신과 직접 대면하자며 정상회담을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협상 참석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3국 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정작 현장에는 푸틴 대통령 본인이 아닌 고위급 대표단을 보내기로 한 것이다.

이스탄불 협상 참석 가능성을 시사했던 트럼프 대통령 또한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로이터는 미 당국자를 인용해 푸틴 대통령이 러시아 대표단 명단을 발표한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탄불에 가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협상 참석은 불발됐으나, 미국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과 스티브 위트코프·키스 켈로그 특사를 이스탄불로 파견해 양국 간 종전을 위한 협상을 중재할 방침이다.

푸틴, 젤렌스키 ‘적법성’ 근거로 직접 면담 거부

푸틴 대통령이 직접 협상장에 나서지 않는 것은 그간 줄곧 언급해 온 젤렌스키 대통령의 '적법성' 때문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적법한 우크라이나 지도자가 아닌 만큼 자신과 협상할 수준이 아니라고 보는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임기가 지난해 종료됐는데도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며 정당성이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는 지난해 3월 대통령 선거를 치렀어야 했지만, 러시아의 '특별군사작전'으로 계엄령이 발령됐다는 이유로 헌법을 근거로 대선을 취소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정당성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을 해야 한다면서 "예비 평가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헌법은 의회의 권한 연장은 규정하지만 대통령 임기 연장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며 계엄령 중 선거를 치르지 않았다고 해서 대통령 임기가 연장되는 건 아니라고 지적했다. 이어 "그들이 정말로 대선을 치르려고 했다면 계엄령을 해제했어야 했지만 그들은 그러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권 연장을 위해 계엄령을 유지했다는 것이다.

아울러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2022년 푸틴 대통령과 협상을 금지하는 법령을 제정했는데, 푸틴 대통령은 이 법령에 따라 자신이 젤렌스키 대통령과 협상을 진행하는 건 법에 저촉된다는 주장을 펼치며 직접 협상을 거부해 왔다.

전쟁의 마지막 마지노선, 이스탄불 협상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2022년 2월 말 벨라루스 고멜에서 만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3월 말 이스탄불에서의 마지막 고위급 회담까지 총 5차례 만났다. 마지막 회담 당시 '평화 협정(Peace treaty)'이란 단어가 처음으로 등장했다. 그리고 평화협정의 주요 내용도 이스탄불에서의 협상이 끝난 뒤 별도로 가진 양국 대표의 기자 회견을 통해 전해졌다. 당초 협상은 1박 2일로 예정돼 있었으나 하루 만에 종결되면서 양국이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은 것으로 보여졌다.

외신들이 추측한 합의 조건은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철회하는 것 △우크라이나의 비무장화 △우크라이나에 대한 국제적 안보 보장 △우크라이나 내에서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는 조건이다. 물론 타결되지 않고 있는 나머지 두 가지는 돈바스의 독립과 더불어 2014년 러시아에 합병된 크림반도의 러시아 영유권을 인정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군의 부차 학살 사건 이후 강경 입장으로 선회하면서 협상은 결렬됐다. 당시에도 메딘스키가 러시아 측 대표단을 이끌었으며, 러시아 외무·국방 부처 및 의회 인사들이 포함된 바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협상 테이블에 나타나지 않더라도 직접 협상에 나선다는 입장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의 발표 전에 한 일일 브리핑에서 "우리는 러시아에서 누가 올지 기다리고 있고, 그 이후에 우크라이나가 취해야 할 조치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우크라이나는 모든 형태의 협상에 준비가 돼 있으며 회담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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