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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밀어낸 'K-로드숍', 외국인 관광객 쇼핑 수요 흡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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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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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소·올리브영, 방한 관광객 사이에서 '대인기'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수년 연속 줄어
일본 백화점 업계에서도 유사한 흐름 나타나

방한 관광객들의 쇼핑 행태가 변화하고 있다. 올리브영, 다이소 등 가격 경쟁력을 갖춘 로드숍(길거리를 따라 쇼윈도를 갖춘 매장)이 외국인 관광객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기 시작한 것이다. 반면 비교적 높은 가격대의 상품이 많은 면세점의 매출액은 나날이 감소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로드숍에 몰리는 관광객들

2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면세점에서 고가의 명품과 화장품을 주로 구매하던 외국인 관광객들의 쇼핑 수요가 로드숍으로 이동하고 있다. 특히 올리브영, 다이소 등 저렴한 가격대와 높은 접근성을 자랑하는 매장에 관광객들의 발길이 몰리는 추세다.

이들 매장의 인기는 각종 통계치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하나카드가 올해 1~4월 외국인들이 국내에서 결제한 카드 이용 내역을 분석한 결과, 유통업종 이용 건수 상위권에 올리브영의 각 지점이 대거 포함됐다. 특히 2위를 기록한 올리브영 명동타운점의 카드 이용 건수는 인근에 있는 롯데백화점 본점 대비 10%, 신세계백화점 본점 대비 2배 높았다. 같은 명동 지역에 위치한 주요 백화점들보다 올리브영에서 쇼핑한 외국인 관광객이 더 많았다는 의미다. 명동타운점 외에도 성수점·홍대타운점·명동점 등 4곳의 올리브영 매장이 외국인 이용 건수 상위 1~10위 매장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서울 명동·홍대·동대문 등의 다이소 매장은 방문객 중 외국인 비중이 50%에 달한다. 명동본점, 홍대 2호점은 지난해 해외 카드 결제액이 전년 대비 각각 90%와 115% 급증하기도 했다. 관광객들 사이에서는 500원짜리 마스크팩, 3,000원짜리 립스틱 등 ‘가성비’ 화장품이 특히 인기를 끄는 것으로 전해진다. 저렴한 인테리어 소품도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는 품목으로 꼽힌다.

면세점 업황 '빨간불'

로드숍에 쇼핑 수요를 빼앗긴 면세점 업계에는 먹구름이 꼈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의 전체 매출액은 지난 2021년 155억7,300만 달러(약 21조4,331억원)를 기록한 이후 2022년 137억8,000만 달러(약18조9,650억원), 2023년 105억2,307만 달러(약 14조4,830억원) 등으로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지난해 면세점 매출액은 104억4,500만 달러(약 14조3,750억원)로, 코로나19 팬데믹 이전이었던 2019년(213억1,800만 달러)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다. 면세점 방문객 수는 2,844만 명으로 같은 기간 58.7% 감소했다.

업계는 방한 관광객들의 소비 행태가 변화한 배경에 글로벌 경기 침체가 있다고 분석한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는 “고환율 상황이 이어지고, 경기 침체가 심화함에 따라 여행 트렌드가 변하고 있다”며 "관광 비용을 아끼려는 관광객들이 상대적으로 지출 부담이 큰 면세점에서 소비를 줄이고, 로드숍 쇼핑을 늘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다이궁 송객 수수료를 줄이면서 관련 매출이 감소한 것도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업황이 악화하며 주요 면세점들의 실적 역시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현대면세점은 올해 1분기 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신세계면세점 역시 같은 기간 23억원의 적자를 떠안았다. 신라면세점도 5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전년 동기 대비 적자 전환했다. 단 수익성이 낮은 다이궁 거래를 중단한 롯데면세점은 1분기 153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2023년 2분기 이후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방일 관광객도 돈 안 쓴다

이 같은 관광객 소비 위축 흐름은 한국과 리테일 산업 성장 구조가 비슷한 일본에서도 관측되고 있다. 일본백화점협회에 따르면, 지난달 일본의 전국 백화점 매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4.5% 감소한 4,232억 엔(약 4조원)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면세 매출액은 26.7% 감소한 439억 엔(약 4,150억원)이었다.

방일 외국인의 구매 객수는 52만1,000명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이는 월별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4월 중순에 개막한 오사카·간사이 만국박람회, 구미·중동 고객 증가세 등이 구매 객수를 끌어올린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방일 외국인의 1인당 구매 단가는 같은 기간 28.9% 감소했다.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관광객의 고액품 소비가 줄어들며 전반적인 매출 규모가 위축되는 양상이다.

방일 관광객들의 소비 행태 변화는 품목별 매출액 증감률을 통해 보다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다. 지난달 일본 백화점의 식료품 매출액은 1.0% 늘어나며 10개월 만에 증가 전환했다. 화장품 매출은 3.8% 늘어 38개월 연속 전년 실적을 웃돌았다. 부담 없이 선물용으로 구입할 수 있는 품목들이 매출 성장세를 보인 것이다. 반면 고급 브랜드를 포함한 신변 잡화 물품(14.1% 감소)과 의류(5.8% 감소) 매출은 3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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