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새 먹거리 찾았다" 금융권의 외국인 고객 유치 경쟁
Picture

Member for

7 months 1 week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수정

외국인 대상 서비스 확대하는 시중은행들
'지방 소멸' 위기 맞닥뜨린 지방은행까지 참전
 카드사들도 외국인 특화 상품 줄줄이 선보여

외국인 고객 대상 서비스가 금융권의 새로운 먹거리로 떠올랐다. 국내 체류 외국인이 꾸준히 증가하면서 이들의 금융 서비스 수요가 확대되자, 시중은행권은 물론 지방은행, 카드사까지 외국인 고객 유치에 사활을 거는 양상이다.

시중은행, 외국인 금융 수요 '정조준'

30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시중은행들은 외국인 대상 서비스를 공격적으로 확대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활 기반을 다지는 외국인들이 점차 늘어나는 가운데, 이들을 고객으로 흡수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한 것이다.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 통계를 살펴보면 국내 등록 외국인 수는 2020년 134만8,626명에서 2024년 말 148만8,353명으로 증가했다. 등록 외국인은 대한민국에 90일 이상 체류하며 관할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외국인등록증을 발급받은 외국인을 일컫는 용어다.

시중은행 중 가장 적극적으로 외국인 고객을 모집하고 있는 것은 하나은행이다. 하나은행은 16개에 달하는 외국인 특화 점포를 운영 중이며, 지난해 말 기준 316만2,763명에 달하는 외국인 고객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은행권 전체 외국인 고객의 42.9% 수준이다. 하나은행은 올해 중에 인천 남동공단에 외국인 전용 컬처뱅크(복합 문화시설)를 신설해 외국인 특화 점포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외국인 전용 브랜드 '하나더이지'를 종합 생활금융 플랫폼으로 육성하기 위해 하나카드 등 계열사와의 협력도 확대한다.

신한은행은 올해 1월 김해에 첫 외국인 특화 점포를 선보였으며, 이달 서울 금천구 독산동에 추가 점포를 개설했다. 오는 7월부터는 핀테크 기업인 이나인페이(E9페이)와 공동 개발한 외국인 대상 비대면 계좌 개설 서비스를 앞세워 본격적으로 외국인 고객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국내 발급 신분증을 보유한 장기 체류 외국인은 해당 서비스를 활용해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에서 입출금계좌와 체크카드를 동시에 만들 수 있게 된다.

우리은행은 외국인 고객 전담 창구인 '글로벌 데스크' 설치 지점을 12개까지 확대하고, 원티드랩·사람인 등 구직 사이트와 협력해 우리WON글로벌 앱을 활용한 외국인 대상 일자리 연계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외국 기업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지난 22일 외국인 직접투자(FDI) 서비스 설명회를 열고, 한국 진출 전략 및 지원 제도 등을 소개했다.

지방은행도 경쟁 뛰어들어

지방 인구 감소로 성장 동력을 잃은 지방은행들 역시 외국인 고객들을 주목하고 있다. 전북은행은 지난해 9월 외국인 고객 전담 ‘브라보 코리아(BRAVO KOREA) 고객센터’를 오픈했다. 브라보 코리아 고객센터는 국내 최다 외국인 거주 지역인 경기도의 거점 수원에 자리 잡았으며, 고객 편의성을 제고하기 위해 연중무휴(법정 공휴일 제외)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운영한다.

전북은행의 외국인 고객을 위한 이동 라운지 ‘브라보 코리아 무빙 라운지 1호’도 지난 3월 문을 열었다. 브라보 코리아 무빙 라운지는 영업점 방문이나 은행 앱 사용이 어려운 고객들의 접근성 및 이용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시설로, 현재는 JB브라보 코리아 부산 라운지가 위치한 부산 및 경상도 지역을 중심으로 운행하고 있다.

광주은행은 지난 2월 광주·전남 금융권 최초로 외국인금융센터를 개점했다. 외국인 근로자 집중 거주 지역인 광산구 흑석동에 설립된 이 센터는 외국인 전용 영업점으로, 단순 환전 및 송금을 넘어 수신·대출 서비스까지 제공한다.

부산은행은 지난해 8월 전문 상담 직원과 화상으로 소통하는 창구인 ‘디지털 데스크’의 외국인 금융 서비스를 확대했다. 기존 4개(영어, 중국어, 일본어, 베트남어)였던 디지털 데스크 지원 언어에 우즈베크어, 네팔어, 벵골어를 추가한 것이다. 이에 더해 외국인 유학생이 많이 찾는 부산 대연동금융센터, 반송동지점, 부평동지점의 디지털 데스크를 '외국인 유학생 상담 창구'로 지정하고, 외국인 고객 금융 업무에 특화된 화상 상담 직원을 배치했다.

'외국인 전용' 카드 대거 출시

카드업계에서도 외국인 고객을 유치하기 위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신한카드는 22일 외국인 근로자 대상 소액해외송금 사업 제휴를 맺은 E9페이와 함께 'E9페이 신용카드'를 출시했다. 이 카드는 상품 안내 시 총 16개국 언어를 지원하며, 'GS25 편의점 카드수령 서비스'를 통해 전국 GS25 편의점에서 24시간 어느 때나 자유롭게 수령이 가능하다. 까다롭던 심사 기준도 대폭 완화했다. 기존에는 본인 소유 부동산 공시지가 일정 금액 이상인 경우에만 신용카드 발급이 허용됐다면, E9페이 신용카드 발급 시에는 본인 소유 부동산 소유 여부만 판단하는 식이다.

국민카드의 외국인 전용 신용카드인 'KB국민 탄탄대로 웰컴카드'는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5% 청구 할인, GS25·CU 등 편의점 할인, 버스·지하철 교통비 10% 할인 등 일상생활에 밀접한 혜택을 제공한다. 또 다른 외국인 전용 상품인 'KB국민 WELCOME PLUS 체크카드'는 외국인 전용 서비스 지원 기능을 강화해 국내 금융 환경에 익숙하지 않은 외국인의 접근성을 높였다. 이 외에도 국민카드는 지난달 말 외국인 전용 해외송금 서비스 'KB Quick Send'를 출시해 외국인의 송금 편의성을 제고했다.

하나카드는 지난 14일 국내 외국인을 대상으로 '하나 더 이지'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해당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은 OTT 구독 서비스, 배달, 커피, 통신 요금 등 다양한 영역에서 할인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 비씨카드는 지난달 말 외국인 선불카드를 출시하기 위해 통합 결제 비즈니스 전문 기업 '다날'과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오는 3분기 내로 관련 상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카드도 외국인 전용 카드 제작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Picture

Member for

7 months 1 week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