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美 국채 보유량 줄인 中, 대신 금 매입 늘렸다
Picture

Member for

7 months 3 week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

수정

中, 美 국채 보유량 순위 3위로 내려앉아
中 인민은행 금 보유량은 꾸준히 확대
증권가 "中 금 매수 주체, 정부 아닌 개인"

중국이 미국 국채 보유량을 꾸준히 줄여 나가고 있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고 미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자, 미국 국채를 팔고 금 등 여타 안전자산 보유량을 확대하며 외화자산을 다변화하는 양상이다.

中, 美 국채 외면했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중국은 보유하고 있던 미국 국채를 대거 처분했다. 미국 재무부 통계상 3월 외국인의 미국 국채 보유 규모는 9조500억 달러(약 1경2,680조원)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으나, 같은 기간 중국의 국채 보유량은 2월보다 189억 달러(약 26조원) 줄어든 7,654억 달러(약 1,072조원)에 그쳤다. 3월 한 달 동안 미 국채를 290억 달러(약 40조원) 늘린 영국에 보유량 2위 자리를 내주고 3위로 물러난 것이다. 1위는 1조1,300억 달러(약 1천583조원)를 보유한 일본이었다.

중국의 미국 국채 보유량은 2013년 11월 1조3,160억 달러(약 1,844조원)로 정점을 찍은 뒤 2017년 말 1조1,840억 달러(약 1,659조원), 2018년 말 1조1,240억 달러(약 1,575조원), 2022년 말 8,670억 달러(약 1,127조원), 2023년 말 8,160억 달러(약 1,143조원) 등으로 꾸준히 감소해 왔다. 지난해 말 기준 보유량은 7,590억 달러(약 1,063조원) 수준이다.

시장은 중국이 미 국채 보유량을 줄인 배경으로 미·중 무역 갈등을 지목한다. 통상 부문을 중심으로 양국 갈등이 심화하자, 미국 경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달러 자산을 처분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국채 처분 움직임이 미국 경제 자체의 불확실성에서 기인했다는 분석도 있다. 프랑스 투자은행 니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중국은 느리지만 꾸준히 미 국채를 매도해 왔다"며 "이는 미국에 대한 경고”라고 말했다.

금 사들이는 中

중국은 미국 국채를 매도하는 동시에 금 매입에 힘을 쏟고 있다. 중국 인민은행은 지난달 금 6만 트로이온스(1트로이온스=31.1034768g)를 추가 매입했다. 이에 따라 인민은행의 금 총보유량은 4월 말 7,377만 파인트로이온스에서 5월 말 7,383만 파인트로이온스까지 늘었다. ‘파인’이란 순도 999.9를 의미하며, 트로이온스는 금, 은, 백금 등 귀금속에만 쓰이는 단위다.

앞서 인민은행은 2022년 11월부터 2023년 5월까지 18개월간 지속적으로 금을 사들였으나, 2024년 5월 돌연 매입을 중단한 바 있다. 구매가 재개된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거에서 승리한 지난해 11월부터였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미·중 갈등이 심화하며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강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자, 달러 자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금을 통해 외환보유액의 다변화를 도모하기 시작한 것이다.

일각에서는 중국의 '금 사랑'이 단순히 안전자산 선호를 넘어선 전략적 포석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최근 금 가격이 역사적 고점 부근에 머물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4월 금값은 중앙은행들의 동시다발적인 금 매입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전 세계 중앙은행은 매달 약 80톤(t) 규모, 약 85억 달러 상당의 금을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中 개인의 금 매입 움직임

최근 중국의 금 매수 확대 움직임이 정부가 아닌 개인에 의한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정부의 더 큰 유동성을 유발할 중국 개인들의 금 사랑' 보고서에서 "금 매수의 주체는 중국 정부가 아닌 중국 개인들"이라고 짚었다. 그는 "중국 인민은행(PBOC)은 1분기 12.8톤의 금을 매입하는 등 5개월 연속 (금 보유량을) 늘리고 있으며,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달러 기축통화에 대한 도전이라고 주장한다"며 "중국 정부도 아닌 개인들의 금 매수를 달러 기축통화에 대한 도전 논리와 엮는 것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지난 4월 중국의 금 상장지수펀드(ETF)로 유입된 자금은 74억 달러(약 10조610억원)로, 같은 기간 전 세계 금 ETF에 유입된 자금 중 5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한다. 이는 PBOC가 매입한 것의 25배에 달하는 규모다.

최 연구원은 "중국 개인들이 금을 사는 이유는 정부와 위안화 표시 자산에 대한 불신"이라고 짚었다. 그는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관세 전쟁에서 이길 수 있다고 주장하지만, CSI3000·위안화 표시 금 가격의 상대 성과가 말해주는 것처럼 시장의 평가는 냉혹하다"며 "이들은 수출 물동량 악화와 잉여 재고를 더 걱정하며 위안화를 헤지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또한 "내수 부양에 대한 신뢰성 역시 결여된다"며 "지난 12월 공산당 경제공작회의에서 당 지도부는 내수 활성화를 위해 부동산 가격을 적극적으로 방어할 것이라 약속했지만 거래량은 여전히 답보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개인들의 자금이 금에 집중된다는 것은 상장 기업들의 자금 조달과 주택 관련 내구재 소비(전체 소비의 35%)가 회복되기 어려울 수 있음을 의미한다"면서 "중국 정부가 결코 용인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 연구원은 "더 큰 부양을 기대할 수 있다"면서 현지에서 제기되는 50~100bp의 지준율 인하설, 10~20bp의 대출우대금리(LPR) 인하설 등을 언급했다. 그는 "(지준율과 LPR 인하는) 약 3조 위안(약 567조원)의 유동성 효과로, 이는 올해 중국 정부의 신규 부채(중앙정부 특별채와 지방정부 특수채) 발행 한도의 53%에 해당한다"며 "분명 강력한 부양"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확대될 유동성, 이는 구리와 같은 원자재 가격을 후행적으로 반등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Picture

Member for

7 months 3 weeks
Real name
김서지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매일같이 달라지는 세상과 발을 맞춰 걸어가고 있습니다. 익숙함보다는 새로움에, 관성보다는 호기심에 마음을 쏟는 기자가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