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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K금융, 페퍼·상상인저축은행 동시 인수 추진 “딜 성사 시 업계 1위 등극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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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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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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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M&A, 규제 완화에도 '지지부진'
OK금융, 두 저축은행 동시 인수 '구원투수' 자처
금융당국 추진 구조조정에 선제적 대응 의지

저축은행업계 구조조정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OK금융그룹이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의 동시 인수를 추진하며 구원투수로 나설 전망이다. 현재 OK금융은 두 저축은행 모두를 인수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고 협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금융당국이 인수합병(M&A) 규제를 한시적으로 완화한 상황에서 두 저축은행이 정리대상으로 언급되는 만큼 구조조정에 선제적으로 나서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상상인·페퍼저축은행 인수가 이뤄지면 지난 2014년에 이어 두 번째로 부실 저축은행 해결사로 나서며 업계 리더로서 역할하게 된다.

상상인·페퍼 실사 완료

17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OK금융은 지난해 말 상상인 실사를 마친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페퍼에 대한 실사도 진행했다. 이후 양사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채권 재평가, 자산의 감가상각 인식 등 시장 상황을 객관적으로 반영한 적정가격을 제시한 상태다.

그간 일각에서는 OK저축은행이 이미 서울·충청·전라 3개 권역의 영업권을 확보하고 있는 만큼 인천·경기도 권역의 영업권을 가진 상상인과 페퍼 모두에 대한 실사를 진행한 뒤 한 곳만 인수하려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존재했다. 더욱이 녹록치 않은 대내외 금융 환경 지속으로 저축은행업계에 대한 M&A 관심도가 현저히 떨어진 상황에서 OK금융만이 인수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보니, OK금융이 유리한 조건을 이용해 헐값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우려섞인 해석이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M&A 규제 완화 기조에도 업황 부진이 이어지며 시장의 외면을 받고 있는 만큼, OK금융 내부에서는 금융당국의 부실 저축은행 정리 기조에 적극 협조해 시장 안정화에 기여하자는 방향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지난 3월 금융당국은 적자를 면치 못하는 저축은행의 구조조정을 위해 M&A 규제를 2년간(필요시 연장) 완화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M&A 허용 대상 저축은행의 범위가 확대됐다. 기존에는 적기시정조치 대상 저축은행만 M&A 대상이었으나, 최근 2년 이내 자산건전성 계량지표 4등급 이하 저축은행까지 범위가 넓어졌다.

인수價 놓고 줄다리기

실제 시장의 우려와는 달리 OK금융은 2개 저축은행 인수를 위한 협상에 적극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OK금융은 지난해 말 상상인의 실사가 끝난 직후에 곧바로 상상인 측에 가격을 제시했다. 다만 이후 3~4개월가량 딜과 관련한 협상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면서 두 저축은행의 딜 클로징이 늦어지고 있다는 것이 업계 전언이다.

IB업계에 따르면 페퍼의 경우 대주주인 사모펀드(PEF)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가 매각에 소극적인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페퍼그룹이 올해 초 두 차례에 걸쳐 3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는 점에서 본사가 매각 의사가 없는 것 아니냐는 시선이 적지 않다. 통상 증자를 했다는 것은 회사의 재무구조를 개선해 경영을 이어가겠다는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KKR이 매각 과정에서 적극 나서지 않고 있는 점은 매각 의사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에 무게를 더한다.

페퍼의 매각이 뒤로 밀린 것은 KKR의 평판 회복 전략과도 관련이 있다. KKR은 2017년 페퍼그룹 지분을 인수하며 국내 시장에 진출했고, 통상적인 PEF의 엑시트 사이클(4~5년)을 넘긴 상황이다. 하지만 에코비트, 악셀그룹 등 일부 매각 과정에서의 무리한 딜 구조가 시장 신뢰를 떨어뜨렸다는 비판이 나오면서 이번에는 무리한 매각보다는 재무지표 개선을 통한 체질 개선에 무게를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업황 부진에 따른 낮은 몸값 책정도 페퍼와의 딜 클로징을 늦추는 요소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페퍼의 매각가는 자기자본(3,795억원)에 주가순자산비율(PBR) 0.9배를 적용한 3,400억원 수준이다. 하지만 실제 매각가가 3,400억원으로 책정될 가능성은 적다. 페퍼의 자산 총액은 전년도 4조7,188억원에서 지난해 2조8,913억원으로 38.7% 감소했고, 연체율도 9.82%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PBR 0.4~0.5배 수준에서 가격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비등하다.

상상인의 역시 매각 가격 협상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OK금융은 상상인의 인수가로 1,000억원 이하를, 상상 측은 약 2,000억원을 바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OK금융 측은 금리 상승과 부동산 PF 우려 등 대외 리스크를 반영해 가격 인하를 요구하고 있는 반면, 상상인 측은 수익성과 자산 건전성 개선을 근거로 기존 희망가를 고수하고 있는 상태다.

복수 인수 통해 리스크 분산, 순위 역전도 가능

현재 OK금융 내부에서는 단기 수익성보다 저축은행업계의 중장기적 시장 신뢰 회복과 건전성 제고에 무게를 두고 두 저축은행을 동시에 인수하는 방향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능한 복수 인수를 통해 저축은행업계 내 부실 리스크를 더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금융당국의 구조조정 정책에도 적극 부응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OK금융 관계자는 “외부 회계법인과 함께 시장 상황을 충분히 반영해 부동산 PF 등 고위험 자산에 대해 보수적 재평가를 마쳤고, 실사 결과에 따른 적정 인수가격을 제시했다”며 “서민금융 대표기업으로서 업계 구조 조정에 책임감 있게 동참하겠다는 방침 아래, 솔선수범하는 모습을 보이고자 앞으로도 저축은행 인수에 있어 적극적인 협상을 이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M&A가 성사될 경우 부실 저축은행의 질서있는 정리와 저축은행업계 전반의 신뢰 회복, 건전성 제고에 긍정적인 효과를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더욱이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직격탄을 맞은 저축은행들의 부실이 지속됨에 따라 저축은행 인수에 대한 PEF나 컨소시엄 관심이 전무한 상황 속에서 저축은행업에 정통한 금융사들이 M&A에 앞장선다면 저축은행업계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이번 인수전은 업계 판도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OK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OK저축은행은 지난해 3분기 기준 총자산이 13조7,843억원으로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14조8,211억원)을 바짝 뒤쫓고 있다. 상상인(2조7,577억원)이나 페퍼(3조1,943억원)를 품게 될 경우 순위 역전도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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