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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 털어내도 계속 치솟는 카드 연체율, 2% 육박하자 카드사 대출문 '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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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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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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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사 1분기 대환대출 잔액 23% 감소
연체율 2% 육박에 건전성 강화 집중
DSR 3단계에 주요 수익원 카드론도 위축 예상

카드업계가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을 줄이며 건전성 회복에 주력하고 있다. 주요 신용카드사의 실질 연체율이 2%에 육박하자 연체 위험이 큰 대환대출 규모를 축소하는 방식으로 리스크 관리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대환대출은 만기를 조정해 단기적으로 연체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신용 등급이 떨어지고 이전 대출보다 더 높은 금리가 적용되기에 결국 이자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 연체자를 대상으로 하는 상품인 만큼 금융 소비자의 상환 능력이 약할 가능성이 커 카드사의 건전성도 떨어질 확률이 높다.

카드론 대환대출 줄이는 카드사들

16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8개 전업 신용카드사(신한·현대·삼성·KB국민·롯데·우리·하나·BC카드)의 카드론 자체 대환대출 잔액은 1조4,36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3% 줄었다. 현대카드는 전년 대비 대환대출 잔액을 39.9% 줄여 감소 폭이 가장 컸고, KB국민카드(38.4%), 신한카드(31.1%) 등도 대환대출 잔액을 줄였다.

증가세를 보인 곳은 비씨카드와 우리카드, 삼성카드 세 곳이었다. 비씨카드는 대환대출 잔액이 0원에서 18억4,000만원으로 소폭 늘었고, 우리카드와 삼성카드는 10% 안팎으로 증가했다. 우리카드는 일부 부실 채권을 대환대출로 전환해 관리하면서 잔액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삼성카드는 신용카드 사용 빈도가 늘면서, 카드론 대환대출도 함께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카드론 연체자를 대상으로 상환할 자금을 다시 빌려주는 상품이다. 다른 카드사에서 받은 대출을 대신 상환해 주고 만기를 조정하는 상품과, 한 카드사가 동일 금융 소비자에게 카드론을 한 번 더 제공하는 자체 상품으로 구분된다.

1분기 카드사 실질 연체율 1.93%

카드사들이 대환대출 잔액을 줄인 건 연체율 상승에 대응한 건전성 관리의 일환이다. 전업 카드사 8곳의 올해 1분기 평균 실질 연체율은 1.93%로, 전년 동기(1.85%) 대비 0.08%포인트 상승하며 1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 분기(1.80%)와 비교하면 0.13%포인트 오른 수치다. KB국민·하나·우리·BC카드는 이미 실질 연체율이 2%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업계는 연체율이 2%를 넘으면 위험 신호로 본다.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상승세를 거듭하는 것은 지난 한 해 1·2금융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카드론으로 급전을 대출한 차주들의 경제 사정이 나빠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9개 카드사(롯데·BC·삼성·신한·우리·하나·현대·KB국민·NH농협카드)사에서 불어난 카드론은 3조6,260억원으로 2023년 2조4,423억원, 2022년 8,303억원에 비해 증가 폭이 크게 늘었다. 올해 상황도 다르지 않다. 9개 카드사의 지난 5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은 42조6,571억원으로 두 달 연속 상승세를 시현하고 있다.

카드론 의존도 높은 카드업계, 수익성 악화 우려

이런 가운데 이번 달부터 시행된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따라 카드론도 신용대출에 포함되면서, 카드업계의 수익성 감소가 예상돼 건전성 관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달 초 금융당국은 ‘영끌족’이 주택담보대출과 은행 신용대출에 카드론을 더해 주택 매매에 활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카드론도 신용대출로 분류하기로 했다. 이 때문에 카드사 실적 타격도 불가피해졌다.

카드사는 본업인 결제 수수료가 13년째 인하되면서 카드론이나 현금서비스 등을 수익원으로 활용해 왔다. 특히 지난해 카드사들은 카드론 취급을 대폭 늘리며 수익성 제고에 나섰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말 8개 전업 카드사의 카드론 수익은 5조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4조5,327억원) 대비 10.3% 증가한 규모다.

카드론 수익이 늘어나면서 카드론에 대한 수익 의존도도 높아졌다. 8개 전업 카드사가 지난해 벌어들인 카드론 수익이 전체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17.7%로 전년(16.9%) 대비 0.8%포인트 확대됐다. 특히 우리카드의 경우 카드론 수익이 2023년 말 3,840억원에서 지난해 말 4,707억원으로 22.5% 늘어나며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전체 수익에서 카드론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22.1%로 8개 카드사 중 카드론 수익 의존도가 가장 높았다. 우리카드는 지난 4월 말 기준 카드론 잔액이 4조388억원으로 1년 새 20.2% 증가하는 등 여타 카드사들에 비해 카드론 잔액을 공격적으로 확대해 온 바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아직 세부 적용 방식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금융당국이 지난해부터 카드론 증가세에 우려를 보여온 만큼, 이를 겨냥한 규제가 적용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며 “구체적인 영향은 더 지켜봐야겠지만 카드론 취급에 일정 부분 제약이 생긴다면 업계 전반에 수익성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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