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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수익률 낮아도 안정적인 유로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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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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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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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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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러 대신 ‘유로 매력도’ 증가
성장률 낮지만 ‘예측 가능성’ 부각
신뢰 바탕으로 ‘2등 역할’ 충실

본 기사는 The Economy의 연구팀의 The Economy Research 기고를 번역한 기사입니다. 본 기고 시리즈는 글로벌 유수 연구 기관의 최근 연구 결과, 경제 분석, 정책 제안 등을 평범한 언어로 풀어내 일반 독자들에게 친근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기고자의 해석과 논평이 추가된 만큼, 본 기사에 제시된 견해는 원문의 견해와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지난 9일 IMF(국제통화기금)가 글로벌 외화 보유고 현황을 발표했을 때 대부분의 관심은 여전한 달러의 영향력에 집중됐다. 하지만 달러화 비중이 57.7%로 살짝 낮아진 반면 유로는 20.1%로 소폭 상승했다. 표면적으로는 별것 아니지만 유럽 교육의 미래를 생각하면 매우 긍정적인 변화로 보인다.

사진=ChatGPT

글로벌 외환 비중, 유로 늘고 달러 줄어

글로벌 외화 보유고 총액이 11조 5,000억 유로(약 1경8,546조원)에 달하니 점유율이 4%P 상승한 것은 유로 표시 자산에 대한 수요가 4,600억 유로(약 742조원)만큼 증가했다는 얘기다. 그리고 영향은 중앙은행에서 그치지 않고 단계를 타고 내려와 유럽 전역의 대학교와 학교 당국, 연구소에까지 미친다. 여기에 채권 이자율이 소폭이라도 내린다면 연간 수백만 유로가 STEM(과학, 기술, 공학, 수학) 장학금이나 노후한 대학 건물 개조에 쓰일 수 있다. 유로가 조만간 달러화를 끌어내릴 가능성은 없지만 믿을 만한 두 번째 안전자산을 향해 가고 있다는 사실은 유럽연합(EU)의 교육에 다행스러운 일이다.

달러와 유로 간 경쟁을 부각하려는 미디어와 비교해 중앙은행과 외환 담당자들의 의견은 조금 다르다. 달러 패권이 쉽게 사그라지지는 않겠지만 유로도 가치 있는 역할을 담당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다. 세계 외환 보유고의 1%밖에 안되는 스위스 프랑이 법과 금융 분야에서 명성을 떨치고 있는 것과 같이 유로도 굳이 최고의 자리를 차지할 필요는 없다.

유로화 강점은 ‘안정성과 신뢰성’

유로화의 강점은 예측 가능성에 있기 때문이다. 올해 유로존 경제 성장률이 0.9%에 머물 것으로 전망되고 유로가 폭발적인 확장을 보일 가능성도 크지 않지만 꾸준하고 신뢰성 있는 자금조달 수단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유로화의 높아진 선호도는 채권 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 2023년 초부터 올해까지 EU 집행 위원회(European Commission)는 ‘차세대 EU 프로그램’(NextGenerationEU, 팬데믹 피해 복구를 위한 EU 금융 상품)에 따라 6,000억 유로(약 968조원)의 채권을 발행했으며, 이달에는 모집 규모를 한참 초과하는 90억 유로(약 4조5,000억원)가 입찰에 참여했다. 유동성도 매수-매도 호가 차이(bid-ask spread)가 미국 국채 수준에 근접하는 등 상당한 개선을 보였다. 지난 분기에만 유로 자산 보유액이 2.6% 증가해 글로벌 투자 자산 구성에 변화가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EU 채권 신용등급 및 유동성 변화 추이
주: 신용등급(X축), 유동성(Y축), 코로나로 인한 고용 지원 실시 전(Pre-SURE), 차세대 EU 프로그램 시행 전(Pre-NGEU) / 이탈리아, 스페인, 프랑스, 독일, 네덜란드(좌측부터)

확실히 EU 채권을 미국 국채의 대안으로 보는 분위기다. 이는 견고한 신용등급에 더해 투명성과 일관성, 통합된 법적 체계 덕분으로 판단된다. EU 채권의 스프레드도 독일의 준 국채라고 할 수 있는 KfW 개발은행(독일 국영 투자 개발은행)과 비슷한 수준을 보여 가정을 뒷받침한다.

EU 채권 및 독일 KfW 채권 스프레드(%) 비교
주: KfW 채권(하늘색), EU 채권(청색) / 코로나로 인한 고용 지원 실시(First SURE issuance), 차세대 EU 프로그램 시행(First NGEU issuance)

‘대학 차입 비용’에도 도움

이러한 변화는 교육 분야에 이미 실질적인 혜택을 가져오고 있다. 2023년 130만 명의 교환학생을 지원한 에라스무스 플러스(Erasmus+, 교육, 훈련, 청소년 및 스포츠를 지원하는 EU 프로그램)를 예로 들겠다. 현재 담당자들은 달러화 스와프(swap)를 통해 2,800만 유로(약 451억원)의 비용을 들여가며 환 위험을 헤지하고 있는데, 유로의 유동성이 개선된 만큼 해당 비용의 40%를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본 조달 비용을 아낄 가능성도 충분하다. 7억 5,000만 유로(약 1조2,000억원) 규모의 지속 가능성 채권(sustainability bond)을 발행한 유럽의 대학은 스프레드가 0.25%만 줄어도 향후 25년간 3,500만 유로(약 564억원)의 이자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일부 네덜란드 대학들은 이미 달러에서 EU 채권으로 담보를 교체해 외환 위험을 1/3이나 줄이기도 했다.

유학생도 증가하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작년 비EU권 학생들의 등록이 4% 증가했는데 이는 안정된 등록금과 넉넉한 장학금 제도가 환율 변동보다 진학 결정에 더 큰 영향을 미침을 보여준다.

달러 패권 넘보기보다 ‘보완 역할에 충실’

당국은 기회를 살리기 위해 다음과 같은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유럽중앙은행에 교육 목적의 환매조건부채권 거래를 개설해 대학이 EU 채권을 담보로 활용하게 하면 단기 자금 조달을 위한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 올해 160억 유로(약 25조8,000억원)로 예상되는 EU 채권 판매액의 10%만 친환경 캠퍼스 조성과 국가 간 연구개발에 할애한다면 개별 국가를 뛰어넘는 승수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이러한 교육 효과를 잘 추적해 보여준다면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여 차입 비용을 더 줄일 수도 있을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투명성 하나만으로 채권 발행 시마다 이자율을 0.0016% 낮출 수 있다고 한다.

채권의 과다 발행과 유럽의 경제 침체, 유로화 절상으로 인한 학생 등록률 감소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다. 하지만 최근 채권 경매에서 모집 규모를 넘는 금액이 몰린 것은 유로화에 대한 변화한 선호도를 입증한다. 성장률로 따지면 스위스가 낮은 GDP 성장에도 안정적인 재정 관리를 통해 스위스 프랑의 점유율을 높이고 있는 점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학생 등록률도 지나친 걱정이다. 비자나 주거 문제, 교육의 질이 환율보다 더 중요하다.

달러를 대체할 욕심보다 안정성과 신뢰성을 바탕으로 보완적인 역할만 확실히 한다면 유럽의 교육 시스템을 글로벌 금융 충격에서 보호하면서 스스로의 힘으로 미래를 개척하도록 도울 수 있을 것이다.

본 연구 기사의 원문은 Steady, Not Supreme: How a Credible Euro Safe‑Asset Could Rewire Global Education Finance | The Economy를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2차 저작물의 저작권은 The Economy Research를 운영 중인 The Gordon Institute of Artificial Intelligence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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