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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콘 넘어 데카콘? 무신사, IPO 본격화 “10조 몸값 현실성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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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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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증시 상장 시동
주관사 선정 본격 착수
몸값 10조 도전, 회의론도
사진=무신사

국내 선두 패션 플랫폼 기업 무신사가 국내외 주요 증권사에 기업공개(IPO)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배포했다. 조만간 주관사 선정에 나설 예정이지만 발행사의 무리한 몸값 주장에 증권사 상당수가 거래를 포기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적지 않다. 특히 무신사의 성장에 자본을 댄 재무적투자자(FI)들이 원하는 1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 평가방식은 시장에서 받아들여지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 우세한 분위기다.

국내외 증권사 10곳에 입찰제안서 발송

19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전날 국내 주요 증권사 5~6곳과 외국계 증권사 다수에 RFP를 발송했다. RFP에는 IPO 때 공모 구조와 및 상장 후 주가 안정화 방안 등 일반적인 요청 사항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무신사는 증권사 제안을 접수한 후 내부 평가를 거쳐 주관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앞서 무신사는 이달 초 국내 증권사 다수와 기업 설명회(IR) 성격의 만남을 가진 바 있다. 각 증권사 IPO 입찰 제안서의 완성도를 높이려는 목적으로 업력이 긴 대형 증권사를 개별적으로 만나 무신사 사업의 강점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본격적으로 글로벌 확장에 나선 무신사는 자금 조달을 위해 IPO를 택했다. 무신사는 현재 중국엔 직접 오프라인 매장을 열 예정이고 해외 진출 국가에는 빠른 배송을 위한 인프라를 만들 예정이기 때문에 투자금이 많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에 지난 6월부터 주요 FI들과 목표 기업가치에 대한 협의를 마치고 IPO에 본격 시동을 걸고 있다.

무신사는 현재 목표 기업가치를 10조원 이상으로 정하고 한국 유가증권시장(코스피)나 미국 나스닥 등 국내외 시장에 입성하는 방안을 모두 열어뒀다. 최근 해외 사업 확장세를 고려하면 2~3년 뒤 목표 가치로 증시에 오르는 것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무신사의 해외 전용 플랫폼 ‘글로벌 스토어’ 거래 금액은 일본을 중심으로 연평균 260%씩 증가하면서 글로벌 시장으로의 본격적인 확장이 가시권에 들어왔다.

현 실적으로는 1조 중반 기업가치가 한계

다만 10조원을 과도한 밸류에이션(기업가치 산정)이라고 보는 시각도 없진 않다. 물론 최근 고공행진 중인 실적은 긍정 요인이다. 무신사 매출은 2023년 9,931억원에서 지난해 1조2,427억원으로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23년 86억원 적자에서 지난해 1,028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올 1분기에도 2,929억원의 매출액과 1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실적 개선세가 견조하게 이어지는 추세다. 올 4~5월 거래액 역시 전년비 약 20% 성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무신사 IPO는 조단위 대형 거래로 다양한 동종비교군이 거론된다. 실리콘투(22.08)와 신세계인터내셔날(17.15), F&F(7.76), LF(7.17), 에이유브랜즈(26.89), 젝시믹스(9.50), 한섬(9.68), 달바글로벌(140.50), 에이피알(47.65), 아모레퍼시픽(14.45), 한국콜마(22.56) 등이다. 이들 기업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약 28.96배로, 무신사 밸류에이션 산정 기준으로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인 157억원을 연환산해 630억원으로 반영할 경우, 28.96배를 곱한 기업가치는 2조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박준모 무신사 대표는 앞서 "2030년까지 글로벌 거래액 3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이 매출 목표가 실현되고 현재와 유사한 이익률을 유지한다고 가정해야 기업가치 5조원 이상을 꿈꿔볼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사업성이 뛰어나고 성장세가 가파르다해도 공모가 산정을 위한 멀티플(PER 배수)로 30배 이상을 적용한 사례는 사실상 드물다. 현재 PER이 150배를 웃도는 달바글로벌도 상장예비심사 신청 당시 적용한 PER 배수는 19.93배였다. 이후 증권신고서 제출 시에는 20.99배로 소폭 조정됐지만 그마저도 고밸류 논란을 불러일으킬 뻔했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해 무신사가 공모가 산정에서 20배 안팎의 멀티플을 적용한다면 최대 가치는 1조원 중반 수준에 머물 것으로 보인다.

사진=무신사

밸류 하락에 따른 지분 희석 불가피, 공모자금 조달도 난관

그런데 앞선 시리즈 C 투자 당시 책정된 기업가치보다 낮은 1조원에 상장이 이뤄질 경우 대주주들의 지분 희석은 불가피하다. 무신사는 지난 2023년 몸값 3조5,000억원을 인정받으며 신규 투자금을 유치했다. 당시 글로벌 사모펀드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를 비롯해 웰링턴매니지먼트, 산업은행, IMM인베스트먼트 등이 FI로 이름을 올렸다.

무신사의 기업가치는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었다. 2021년 3월 무신사는 세콰이어캐피탈과 IMM인베스트먼트가 참여한 1,300억원 규모의 시리즈 B에서 2조5,000억원의 밸류로 투자 유치를 받았다. 그보다 앞선 2020년 미래에셋캐피탈 등이 무신사 투자를 검토할 당시 기업가치는 1조5,000억원 수준이었다. 당시에도 시장에선 현재 벤처투자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에서 무신사가 상당히 긍정적인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는 평이 많았다.

성공적인 IPO를 위해선 넘어야 할 산도 많다. 먼저 공모 자금을 모으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무신사가 만약 10조원 이상의 기업가치로 상장에 도전할 경우, 공모 자금만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기업가치 5,000억원 수준의 롯데글로벌로지스는 수요 예측 부진으로 IPO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해외 주요 기관으로부터 자금을 받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장기 투자 전략을 취하는 소위 ‘큰손’들이 변동성이 큰 국내 공모주 투자를 꺼리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자회사의 실적 부진이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현재 무신사의 자회사는 모두 16곳인데 이 중 무신사로지스틱스, 무신사트레이딩, 에스티디씨를 제외한 13곳의 자회사들이 1분기 말 기준 적자를 기록했다. 특히 한정판 리셀 플랫폼 ‘솔드아웃’을 운영하던 SLDT는 2021년부터 2024년 1분기까지 누적 영업 손실만 1,054억원에 달한다. 이에 무신사는 지난해 SLDT를 흡수 합병하고 지난 4월 비상경영 체제를 선포하며 내부 효율성 제고에 나선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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