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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도 30조 세수 결손, 4년 연속 세수 오차에 나라 살림 비상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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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연속 대규모 '세수 오차', 올해 세수 펑크 30조원
법인세 예상치 77조원이었지만 14.5조원 줄어들어
기재부 "기금 활용하고 예산 불용해 부족분 메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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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세 수입이 당초 정부 예상보다 30조원 부족할 것이라는 세수 재추계 결과가 나왔다. 역대 최대인 56조4,000억원의 결손이 발생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펑크’가 현실화한 것이다. 2021년과 2022년 발생한 초과 세수까지 포함하면 4년 연속 대규모 추계 오차가 발생이다.

2년간 '세수 펑크' 86조원, 올해 법인세 결손 14.5조원

26일 기획재정부는 2024년 세수 재추계 결과 및 대응 방향’을 발표하고 올해 세수 전망치를 337조7,000억원으로 재추계했다. 당초 올해 국세 수입 예산은 367조3,000억원으로 예산상 국세 수입과 비교하면 실제 국세 수입이 29조6,000억원 부족해질 것이란 전망이다. 예산은 세수 전망을 토대로 한 세입 예산과 이를 바탕으로 짜는 세출 예산으로 구성된다. 이날 재추계한 전망치는 56조4,000억원의 역대 최대 세수 펑크가 발생한 지난해 국세 수입 344조1,000억원 대비 6조4,000억원 감소했다.

2년 연속 대규모 세수 결손이 발생한 주요인으로는 법인세가 지목된다. 올해 법인세 결손은 14조5,000억원으로 전체 세수 결손분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는 "경기 둔화와 자산시장 위축에 따른 결과"라며 "특히 지난해 반도체 업황 부진 등의 여파로 법인세 감소 폭이 당초 예상보다 컸다"고 설명했다. 법인세는 전년도 사업 실적을 토대로 납부하기 때문에 지난해 실적 부진이 올해 국세 수입에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법인세뿐 아니라 주요 세목 대부분이 당초 예상보다 덜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토지거래량 감소 등 부동산 시장 침체로 양도소득세는 5조8,000억원의 결손이 발생하고 종합소득세는 4조원, 개별소비세는 1조2,000억원, 상속·증여세는 5,000억원이 부족할 것으로 추산된다. 한시적 유류세 인하 연장과 고물가 대응을 위한 할당 관세 확대도 결손 규모를 키웠다. 유류세가 포함되는 교통·에너지·환경세와 관세 수입도 각각 4조1,000억원, 1조9,000억원이 부족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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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세 중간 예납 부진에 세수 추계 오차율 8.8%

만약 기재부 재추계대로 국세 수입이 걷힌다면, 올해 세수 추계 오차율(본예산 대비 결손액)은 8.8%에 이른다. 이는 역대 세수 결손으로 인한 추계 오차율 가운데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수치다. 사상 최대의 세수 결손이 발생한 지난해 추계 오차율은 14.1%였다. 2021년과 2022년에 발생한 초과 세수까지 포함하면 대규모 추계 오차가 4년 연속 발생한 셈이다. 2021년 초과 세수 규모는 61조3,000억원, 2022년은 52조2,000억원으로 4년간 발생한 추계 오류의 규모는 총 199조5,000억원에 이른다.

당초 정부는 세수 오차를 줄이기 위해 기업들을 대상으로 법인세 중간 예납을 독려했다. 지난해 대규모 세수 결손이 발생한 가장 큰 이유를 '법인세 쇼크'로 보고 올해 세수 결손을 줄이기 위해 취한 조치였다. 법인세 중간 예납은 ‘전년 법인세 납부액 절반’이나 ‘올해 상반기 가결산 세금’ 중 적은 금액을 8월에 미리 내는 제도를 말한다. 

정부는 올해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되살아나면서 기업 실적이 흑자로 돌아선 만큼 중간 예납에 기대를 걸었지만, 실제 올해 8월 납부액은 20조1,000억원에 그쳤다. 세수 결손이 올해보다 심각했던 지난해 8월 예납액 22조원보다도 1조9,000억원 줄어든 규모다. 기재부에 따르면 지난해 손실을 봤다가 올해 상반기에 16조원대 이익을 낸 삼성전자와 올해 들어 6조원대 흑자로 전환한 SK하이닉스 등은 적지 않은 법인세를 예납했다. 반면 대부분의 기업은 여전히 경영난에 시달리면서 작년 치 법인세의 절반을 납부하는 데 그쳤다.

세수 구조도 기형적으로 변하고 있다. 올해 법인세가 전년 대비 17조원 덜 걷힐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근로소득세는 3조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기업이 내는 법인세가 직장인이 내는 근로소득세와 비슷해지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근로소득세 세수는 62조1,000억원으로 법인세의 77.2%였지만, 이날 정부 재추계 결과에 따르면 올해 근로소득세 세수 전망치는 61조7,000억원으로 법인세의 97.6%에 육박했다.

지방재정도 삭감 불가피, 경기 부양 '실탄' 고갈 우려

대규모 세수 오차가 4년 연속 현실화되면서 나라 살림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소득세, 법인세 등 내국세 세수는 법에 따라 19.24%는 지방교부세로, 20.79%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으로 이전된다. 지방으로 교부되는 비중이 40%를 넘어서는 만큼 세수 결손이 발생하면 지방재정은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방교부세가 지자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50%, 교육교부금이 지방교육청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70%에 이른다.

지자체는 교부금을 받아 농업생산 지원·어촌 개발 등 지역경제 활성화와 복지에 사용하고 교육교부금은 방과후 돌봄 서비스인 늘봄학교, 친환경 무상 급식·교복 지원 등 무상교육의 재원으로 투입된다. 하지만 세수 결손으로 교부금이 줄면서 전국 17개 지자체가 씀씀이를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 나라살림연구소 등에 따르면 올해 세수 결손의 여파로 지방교부세는 4조2,000억원, 교육교부금은 5조3,000억원, 총 10조원가량이 삭감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에는 56조원의 세수 펑크에 대응해 지방교부세와 지방교육재정교부금 18조6,000억원을 불용 처리해야만 했다.

관건은 30조원에 달하는 결손을 어떻게 메우느냐다. 지난해에는 지속된 달러화 강세로 쌓아 놓은 외국환평형기금 20조원을 총괄계정인 공공자금관리기금에 투입해 대응했다. 하지만 올해는 공자기금 순상환이 계획된 상황이어서 추가적인 외평기금 투입은 어려울 전망이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26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세수 재추계 현안보고'에서 외평기금 활용 가능성에 대해 "현재 단계에서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기금 여윳돈을 활용하고, 연내 집행이 어려운 사업에 돈을 쓰지 않는 '불용'으로 부족분을 메꾼다는 방침인데 어떤 기금을 활용할지, 가용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는 확정하지 못했다. 관계 부처 및 국회 등과 논의해 구체적인 재원 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라지만 세입 추가경정예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검토 대상이 아니다. 경기 침체, 대량 실업 등으로 규정된 국가재정법상 추경 사유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세입 추경을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리면 미래세대 부담이 커지고,신인도가 떨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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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교기업 사업 유사성 떨어져" IPO 앞둔 더본코리아, 몸값 띄우기 논란 휘말려

"비교기업 사업 유사성 떨어져" IPO 앞둔 더본코리아, 몸값 띄우기 논란 휘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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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본코리아 비교기업, 4사 모두 '식품 제조 업체'
비교 기업과 사업 모델·매출 규모 차이 극심해
상장 목전에 두고 대내외 악재 누적, 브랜드 가치 훼손 우려
theborn Jongwon Sanchez Paik FE 20240717

기업공개(IPO)를 통한 증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백종원 대표의 더본코리아가 '몸값 부풀리기' 논란에 휩싸였다.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비교기업(피어 그룹)에 사업 모델이 유사한 기업이 사실상 전무하다는 이유에서다. 비교기업과 더본코리아의 매출 규모 차이, 비교적 낮은 공모가 할인율 역시 기업가치 산정과 관련한 시장의 의구심을 더하고 있다.

외식업체 비교기업서 줄줄이 제외

26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IPO 시 기업가치 산정을 위한 비교기업으로 CJ씨푸드와 대상, 풀무원, 신세계푸드를 선정했다. 이 중 CJ씨푸드, 대상, 풀무원은 식품 제조 회사로, 프랜차이즈 사업에 중점을 두는 더본코리아와는 명백히 다른 사업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신세계푸드는 비교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프랜차이즈업을 영위하고 있지만, 전체 매출 중 노브랜드 버거 등 외식 가맹 사업의 기여도는 30% 수준에 그친다. 더본코리아가 25개의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는 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사업 유사성이 부족한 업체들이 다수 비교기업에 포함된 셈이다.

반면 상장예비심사 신청서에서 경쟁 기업으로 언급됐던 앤하우스와 컴포즈커피는 비상장사라는 이유로 비교기업에서 제외됐다. 이들은 모두 더본코리아의 '빽다방'과 경쟁 관계로, 커피 프랜차이즈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더본코리아와 가장 유사한 사업 모델을 갖춘 상장사 디딤이앤에프 역시 작년과 올해 상반기 기록한 적자를 이유로 비교기업에서 빠졌다. 디딤이앤에프는 '신마포갈매기', '연안식당' 등 프랜차이즈 브랜드를 다수 운영하고 있지만, 계속된 적자와 경영권 분쟁 등으로 현재는 주권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국내 프랜차이즈 기업 중 유일하게 직상장으로 증시에 입성한 교촌에프앤비도 비교기업에서 제외됐다. 교촌에프앤비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예비 비교기업 중 최고치인 29.65배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더본코리아는 PER이 8배 미만, 30배 이상이거나, 선정된 기업 중 PER 최고값 및 최저값을 기록한 기업을 일반 유사성 판별 과정에서 (비교기업에서) 제외했다"고 설명했다.

더본코리아는 비교기업을 기준으로 15.78배의 주가수익비율(PER)을 적용했다. 이에 기반해 상대가치법으로 산정한 주당 평가액은 3만465원이다. 이후 평가액 할인율을 최소 8.09%, 최대 24.50%를 적용해 희망 공모가 밴드를 2만3,000원에서 2만8,000원으로 정했다. 상장 후 예상 시가총액은 최소 3,323억원, 최대 4,050억원이다.

기업가치 산정 과정 적절했나

이에 시장은 더본코리아의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 대한 의문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다. 비교기업에 외식업을 영위하는 기업이 한 곳도 포함되지 않아 외식업체 특유의 '약점'이 기업가치에 반영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한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외식업체들은 유행에 매우 민감하고, 가맹점 유통 마진에 의존하는 수익 구조 탓에 수익성 개선이 어렵다는 특징이 있다"며 "비교기업으로 선정된 식품 제조 업체들과 더본코리아는 처한 상황 자체가 다른 셈"이라고 분석했다.

비교기업들의 매출 규모가 더본코리아에 비해 압도적으로 크다는 점도 문제로 거론된다. 더본코리아의 매출액은 지난해 기준 4,107억원 수준인 데 반해 같은 기간 대상의 매출액은 4조1,098억원, 풀무원 2조9,935억원, 신세계푸드 1조4,889억원으로 확인됐다. 사업 모델뿐만 아니라 매출 규모에서도 비교기업과 큰 차이가 존재하는 셈이다.

비교적 낮은 공모가 할인율 역시 기업가치 산정 관련 논란에 힘을 보태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공모가 할인율은 약 8.09%에서 24.50%로, 코스피 상장 기업 평균 할인율인 22.2%에서 36%를 크게 밑돈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상장 시 주가를 적정한 수준으로 조정하기 위해 공모가를 할인한다. 할인율을 적게 적용하면 그만큼 공모가가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기업의 몸값이 뛰어오르는 효과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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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연돈볼카츠' 사태에 대해 해명하고 있다/사진=유튜브 채널 ‘백종원 PAIK JONG WON’ 영상 캡처

상장 앞두고 누적되는 악재

문제는 몸값 산정과 관련한 잡음이 더본코리아를 둘러싼 논란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상장을 목전에 두고 '연돈볼카츠 사태' 등 거대 악재가 꾸준히 누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공정거래위원회가 연돈볼카츠 사태 해결을 위해 직접 나선 만큼, 차후 (더본코리아에) 브랜드 가치 하락 등 유의미한 타격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연돈볼카츠 일부 점주들은 더본코리아 측이 구두로 밝힌 매출과 수익률이 과장 정보 제공 행위에 해당한다며 더본코리아를 가맹사업법 위반 등으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참여연대도 더본코리아 가맹본부가 연돈볼카츠 가맹 희망자와 상담할 때 일부 가맹점의 매출 급락·폐점 사실을 알리지 않아 가맹사업법이 금지하고 있는 ‘기만적인 정보 제공 행위’를 했다고 판단, 연돈볼카츠 점주들의 뒤를 이어 공정위에 추가 신고를 단행했다.

이에 공정위는 더본코리아 가맹본부 영업사원이 연돈볼카츠 가맹점주를 모집하고 상담하는 과정에서 매출과 수익률을 구두로 설명했는지, 해당 설명 내용이 허위·과장 광고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조사 중이다. 지난 5일에는 연돈볼카츠 점주와 더본코리아 관계자를 불러 가맹점 개설 상담 당시 상황을 두고 대질 신문을 진행했으며, 24일부터는 더본코리아 가맹본부 현장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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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부양책 효과" 경기 낙관론 확산, 美·中 증시 상승 랠리

"중국 부양책 효과" 경기 낙관론 확산, 美·中 증시 상승 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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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인민은행 유동성 공급 확대에 자본시장 '활짝'
알리바바·징둥닷컴·판둬둬 등 뉴욕 상장 주식 상승
韓 화장품주도 강세, 중국 경기 회복 기대감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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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과 미국 증시가 일제히 상승 곡선을 그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빅컷(0.5% 인하)을 발표한 지 일주일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중국 정부의 대규모 부양책까지 가세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감을 높인 결과다. G2(주요 2개국)발 유동성 확대에 따른 수혜가 중국 기업은 물론 국내 업체에까지 호재로 작용하는 가운데, 양국의 통화정책 완화로 글로벌 자산시장이 변곡점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美·中 증시 일제히 상승 마감

2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전날 상하이·선전 상위 300개 종목으로 구성된 CSI 300 지수는 1.48% 상승을 기록했다. 전일 4.33%에 이은 상승 마감이다. CSI 300은 지난 13일(3,159.25) 종가 기준 2019년 초 이후 5년여 만에 최저를 찍은 바 있다. 하지만 이날까지 6거래일 연속 오르면서 지난해 말 종가(3,431.11)에 다시 근접한 상태다. 이와 함께 상하이종합지수(1.16%)와 선전종합지수(1.24%)도 올랐다.

같은 날 뉴욕증시도 들썩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5,732.93로 3거래일 연속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 지수는 올해만 41번 최고치를 기록하며 오름세를 유지하고 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 역시 전장보다 83.57포인트 오른 4만2,208.22에 거래를 마감하면서 한 번 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100.25포인트 상승한 1만8,074.52에 장을 마쳤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들의 주가도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중국 전자상거래업체 징둥닷컴, 핀둬둬, 알리바바는 각각 13.9%, 11.2%, 7.9% 상승했고, 중국 전기차 제조업체 니오와 리오토 역시 각각 11.6%, 11.3% 이상 올랐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요 중국 인터넷 기업에 투자하는 '크레인셰어즈 CSI 차이나 인터넷 상장지수펀드(ETF·KWEB)' 또한 10% 이상 급등했으며, 미국 증시에 상장된 주요 중국 기업의 주가를 추종하는 나스닥골든드래곤차이나지수도 9%가량 상승하며 강세를 보였다.

뿐만 아니라 중국 대형주를 추종하는 '아이셰어즈 중국 대형주 ETF(FXI)'의 콜옵션(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 거래량도 지난 2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 투자자는 FXI가 11월 중순까지 최소 12% 상승한다는 데 675만 달러(약 89억7,000만원)를 베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흥국 주식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스 MSCI 신흥시장 ETF(EEM)' 콜옵션 거래량도 평소의 4배 이상으로 치솟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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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궁성(潘功勝) 중국 인민은행장이 24일 ‘경제 고품질 발전을 위한 금융지원’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경기 부양책을 발표하고 있다/중국 CC-TV 캡처

경제 둔화에 돈 푸는 중국, 지급준비율 0.5%P 인하

이 같은 상승세는 중국 정부가 내놓은 경기 부양책 효과로 분석된다. 24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 판궁성(潘功勝) 행장과 리윈쩌(李雲澤) 국가금융감독관리총국장, 우칭(吴清) 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국무원 신문판공실 주최 금융당국 합동 기자회견에서 은행 지급준비율(RRR·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시장 상황을 보고 추가로 0.25∼0.5%포인트 인하할 가능성도 열어뒀다. 지준율을 인하하면 시장에 곧바로 유동성이 공급되는 만큼 중국 경기 침체가 고착화하는 것을 막기 위해 돈을 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셈이다. 중국 정부는 이번 지준율 인하를 통해서만 시장에 1조 위안(약 190조원)의 자금이 공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정부는 또 기업에 자사주 매수를 위한 대출을 허용하고, M&A(인수합병) 금융 대출도 확대하기로 했다. 아울러 개인의 부동산 거래도 지속적으로 확대시킨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낮추고, 2주택의 대출 최소 계약금(쇼우푸) 비율도 25%에서 15%로 인하하기로 했다. 1주택과 2주택 대출의 쇼우푸 비율을 통일시키는 방식으로 다주택 보유의 문턱을 낮추기 위한 조치다. 중국의 대대적 유동성 공급 여력은 연준이 경제 연착륙을 위해 빅컷을 단행하면서 생겼다. 연준이 지난 18일(현지시간) 금리를 50bp 인하하며 숨통을 틔워줌에 따라 위안화 환율 하락 압력이 완화됐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다음날인 25일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조작 카드도 꺼내 들었다. MLF는 인민은행이 시중은행에 유동성을 제공하기 위해 시행하는 수단으로, 역환매조건부채권(역레포)과 함께 인민은행이 시중 유동성을 조절할 때 사용하는 정책금리다. 그동안 인민은행은 MLF 금리를 꾸준히 내려왔다. 2022년 2월 2.95%에서 2.85%로 낮췄고, 그해 9월엔 0.1%포인트를 추가로 인하했다. 2023년에도 7월과 9월 두 차례 금리를 하향 조정했고, 올해 들어서는 지난달에 2.30%로 0.2%포인트 내렸다.

전날 지준율 인하 발표에 이어 MLF 금리까지 곧바로 내려가자, 시장에서는 사실상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대출우대금리(LPR) 인하도 머지않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 판궁성 중국 인민은행장이 LPR도 0.20~0.25%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발언한 만큼, 시기의 문제일 뿐 연내 추가 인하가 유력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한국 기업도 수혜, LG생건·아모레퍼시픽 9% 급등

한편 중국 정부의 양적 완화 정책에 국내 화장품 업계도 들썩이고 있다. 대규모 유동성 공급에 따라 중국 수출 관련 화장품 기업들의 수혜가 점쳐지면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5일 아모레퍼시픽은 전 거래일보다 9.04%(1만2,500원) 오른 15만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하루 만에 7,000억원 이상 급증해 8조8,149억원이 됐다. LG생활건강 역시 전 거래일보다 5.35%(1만9,000원) 오른 37만4,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 밖에 코스맥스가 5.94%, 애경산업이 3.55%, 한국화장품이 1.91%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국내 화장품 기업 주가는 지난 2분기만 해도 중국발 매출 둔화에 따른 실적 충격 탓에 큰 폭의 조정을 겪었다. 앞서 코로나19 사태로 직격탄을 맞았던 화장품주들은 당시 중국의 방역 완화 및 단체관광 재개 소식 등으로 주가가 단기 상승했으나 이후 실적이 시장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 상승분을 모두 반납했다.

이런 가운데 업계 양대산맥인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올해 3분기에도 시장 예상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87.28% 증가한 497억원으로 시장 전망치를 하회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도 28.17% 뛴 1,647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할 것으로 점쳐진다. 전문가들이 화장품 업종에 대한 중국발 훈풍이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미 중국에 편중된 매출 의존에서 탈피해 유럽과 북미 등으로 사업 다각화를 모색하고 있는 데다, 실적 부진 원인이 중국의 소비력 저하에 따른 것만도 아니기 때문이다. 실제 아모레퍼시픽의 경우 전체 매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작년 3분기 14.6%에서 올 2분기 8.4%로 급감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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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PBR 위주로 구성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 "주주환원은 사실상 뒷전" 혹평 일색

고 PBR 위주로 구성된 코리아 밸류업 지수, "주주환원은 사실상 뒷전" 혹평 일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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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비판 확산, UBS "한국 투자자에 골칫거리로 전락할 것"
적극적 주주환원 이룬 대형 은행주는 선정 불발, '기업가치'에 매몰된 밸류업
한풀 꺾인 밸류업 기대감, 저평가·고배당 ETF 중심으로 시장 재편 수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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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이 24일 서울 사옥에서 코리아 밸류업 지수 종목을 발표하고 있다/사진=한국거래소

한국거래소가 '코리아 밸류업 지수'를 발표하며 "향후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밸류업 지수를 기반으로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한 장밋빛 청사진을 그리겠다고 밝힌 셈이지만, 시장에선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진다. 지수 선정 종목이 고평가 가치주에 편중되면서 '기업가치 제고 및 주주환원 활성화'라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당초 취지가 희석됐다는 이유에서다.

드디어 베일 벗은 '코리아 밸류업 지수'

지난 24일 한국거래소가 서울 사옥에서 코리아 밸류업 지수의 구성 종목과 선정 기준을 발표했다. 기업가치가 우수하거나 기업가치 개선에 노력하는 곳에 대한 투자를 촉진하겠단 취지 아래 새로운 지표를 마련한 것이다.

코리아 밸류업 지수는 총 100개의 종목으로 구성됐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10위 기업 중에선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셀트리온, 기아 등 5개사가 포함됐고, 이외 포스코DX, 한미반도체 등 정보기술주와 HMM, 포스코인터내셔널, 대한항공 등 산업재가 선정됐다. 헬스케어 종목에선 한미약품, 클래시스 등이 포함됐으며 자유소비재에선 F&F, 휠라홀딩스, 소재에선 고려아연과 한솔케미칼 등이 선정됐다.

한국거래소는 질적 요건 및 비중 상한제의 도입을 통해 코스피200, KRX300 등 기존 대표지수와의 차별을 이뤘다고 강조했다. 정은보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밸류업 지수는 기존 대표지수와 달리 다양한 질적 요건을 도입해 시총 상위 기업이라도 배제가 가능하다"며 "개별 종목의 지수 내 비중 상한을 15%로 제한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초대형주의 지수 내 비중을 축소했다"고 설명했다.

밸류업 계획 조기 공시기업과 표창기업에 대한 3단계 우대 방안이 마련된 점도 특징적이다. 한국거래소는 밸류업 계획을 조기 공시한 기업이 수익성·시총·유동성 등 최소 요건을 충족할 경우 최우선적으로 특례편입(2년간 편입 유지)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내년 6월 정기심사부터는 최소 편입 요건을 충족하는 '표창기업'에 대한 특례편입도 실시한다. 밸류업 지수를 활용해 인센티브를 제공함으로써 상장사들의 주주환원 및 기업가치 제고 문화를 확산하겠단 취지다.

한국거래소는 밸류업 지수 도입 이후 국내 기업의 투자 성과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 시뮬레이션 분석 결과 최근 5년 기준 밸류업 지수 수익률이 43.5%로 기존 시장 대표지수인 코스피200 수익률(33.7%)보다 9.8%p, KRX300 수익률(34.3%)보다 9.2%p 높은 것으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또 밸류업 지수의 연평균 종목 교체율이 21.2%, 턴오버 비율은 14.5%로 적정 수준인 만큼 지수 안정성이 확보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정 이사장은 "(밸류업 지수는) 적정 수준의 종목 교체가 이뤄지면서도 상장지수펀드(ETF) 운용상 안정성도 저해하지 않는 균형잡힌 수준"이라며 "질적 지표를 반영한 밸류업 지수를 기초로 선물과 ETF가 출시되면 국내 증시에 대한 투자가 활성화될 수 있을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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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평가 가치주에 편중된 지수 종목, "주주환원 인센티브 거의 없어"

다만 한국거래소의 평가와 달리 전문가들은 밸류업 지수에 회의적인 반응을 쏟아내는 모양새다.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는 "시장 참가자들이 밸류업 지수와 관련해 귀중한 조언을 했지만 시간 낭비에 불과했다"며 "밸류업 지수가 진정한 가치 상승을 반영하지 않아 한국 기관 투자자에게 큰 골칫거리가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한국거래소가 밸류업 지수가 효과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조속히 방법을 바꾸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홍콩계 크레디리요네(CLSA)도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이 논란의 여지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투자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지수 구성 방식의 유의미한 변화가 없다면 (밸류업 지수를 추종하는) ETF로 자금 유입이 제한될 수 있다"고 꼬집었다.

밸류업 지수가 평가절하된 원인은 한국거래소의 구성 종목 선별 과정에 있다. 한국거래소는 '5단계 스크리닝'을 통해 밸류업 지수 종목을 선별했다. ▲시가총액 상위 400위 이내 ▲최근 2년 연속 적자 또는 2년 합산 손익 적자를 내지 않은 기업 ▲최근 2년 연속 배당 또는 자사주 소각 실시 ▲주가순자산비율(PBR·시가총액 ÷ 순자산) 순위가 전체 또는 산업군 내 50% 이내 등의 요건을 충족한 기업 가운데 산업군별 자기자본수익률(ROE) 순위가 높은 100개 기업을 지수 편입 종목으로 선정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5단계 스크리닝 과정의 결과물이 '고(高) PBR, 고 PER'로 단순하게 정리된다고 지적한다. 실제 밸류업 지수의 평균 PBR은 2.6배로 코스피200지수(2배)보다 높은 수준이다. PER 역시 밸류업 지수 평균이 18.4배로 코스피200지수(11.2배)를 웃돈다. 밸류업 지수 자체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 아닌 이미 기업가치가 높은 기업으로 구성됐단 의미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지수의 종목 선정 로직이 단순하게 결정되면서 지배구조 개선이나 주주환원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에 혜택을 주겠다는 밸류업 프로그램의 취지에 맞지 않게 됐다"며 "정책 방향에 부합하고자 한 기업의 노력이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직격했다.

최근 2년 연속 배당이나 자사주 소각을 했는지 여부만을 기준으로 삼은 것이 문제라는 의견도 있다. 총주주환원율(TSR) 관점에서 배당수익률이나 자사주 매입·소각률 수준이 제대로 평가되지 않은 탓에 지수 신설 목적이 왜곡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미 부작용이 가시화하고 있기도 하다. 현재 밸류업 지수에서 배당수익률이 1.5% 미만인 기업은 절반에 달했고, 지난해 기준 배당 성향이 20% 미만인 기업도 49개로 나타났다. 반대로 배당을 비롯한 주주환원에 적극적이었던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 등 대형 은행주는 각각 ROE 조건과 PBR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밸류업 지수에 포함되지 못했다. 밸류업 지수 선정과 기업의 주주가치 제고 노력 간 상관관계가 크지 않다는 방증이다.

밸류업 기대감 동력 삼은 저평가·고배당 ETF, 지수 발표 이후 주가 부진

한편 밸류업 지수 발표 이후 주식 시장에선 저평가·고배당 ETF의 주가 부진 흐름이 부각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5일 기준 KoAct 배당성장액티브 ETF는 전 거래일보다 120원(1.21%) 내린 9,79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외 RISE 고배당 ETF도 3,000원(2.19%) 떨어진 1만,415원에 장을 마감했고, TRUSTON 주주가치액티브,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 ETF, BNK 주주가치액티브, HANARO 주주가치성장액티브, KOSEF 고배당 등도 각각 전 거래일 대비 1.72%, 0.24%, 1.56%, 1.57%, 2.03% 하락했다.

이들 ETF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가 있었던 연초만 해도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으며 주가 급등세를 보였다. 저PBR 종목이 수혜를 입을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 영향이었다. 그러나 막상 밸류업 지수에 저평가 가치주가 사실상 배제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저평가·고배당 ETF의 성장세가 꺾였다. 실제 ETF들의 비중 상위 종목 15개를 살핀 결과 ACE 주주환원가치주액티브나 KODEX 밸류Plus는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과 전혀 겹치는 바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밸류업 지수 구성이 시장의 예상을 빗겨나가면서 밸류업 기대감을 동력으로 삼던 ETF를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되기 시작한 셈이다.

이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시장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KB금융, 하나금융지주 등 밸류업 지수가 발표되기 전부터 일부 종목에서 유사한 매도 물량이 쏟아진 탓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B금융과 하나금융지주 등은 24일 오후 2시경 다량의 매도 물량이 나오면서 순간적으로 낙폭을 키웠다. 이로 인해 KB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3,000원(3.53%) 하락한 8만2,0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하나금융지주는 2,100원(3.40%) 내린 5만9,6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앞서 언급했듯 이들은 모두 밸류업 공시가 이뤄지지 않은 종목들이다. 이외 밸류업 지수에서 탈락한 삼성물산, KT 등도 동시간대에 유사한 패턴을 보인 것이 확인됐다.

이에 투자자들 사이에선 "한국거래소의 밸류업 지수 종목 명단이 발표 전 유출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증권업계 역시 "일부 종목들에 알 수 없는 매도 혹은 매수 물량이 같은 시간 일제히 유입되는 건 흔치 않은 일"이라며 "사전 유출에 대한 강력한 의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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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규제 통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 하락세, 집값·가계대출도 '주춤'

"정부 규제 통했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 하락세, 집값·가계대출도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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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 거래량, 강력한 대출 규제에 하락세 
코픽스 내려가며 미끄러지는 시중은행 금리, 당국 대처 '변수'
"美 피벗에 집값·가계대출 안정까지" 한은 금리 인하 압박 거세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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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지난달보다 크게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정부와 은행권이 가계대출 증가세 억제를 위해 주택 관련 대출 규제를 강화하자, 거래 전반이 위축되며 매물이 본격적으로 적체되는 양상이다. 과열됐던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가라앉으며 집값·가계대출 증가세가 나란히 주춤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에 속도가 붙을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대출 규제 강화로 부동산 거래 위축

24일 서울시 부동산 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날까지 집계된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857건이다. 아직 거래 신고 기한(30일)이 한 달 이상 남아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달 최종 거래량은 2,000건 안팎에 머무를 것으로 보인다.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7월 8,848건으로 2020년 7월(1만1,170건) 후 4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거래량은 이날 기준 5,838건으로 집계됐다.

거래량이 감소함에 따라 매물도 쌓이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서울 아파트 매물은 8만1,709건으로 집계됐다. 매물이 7만6,000여 건까지 감소했던 지난달 초와 비교하면 5,000건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집값 상승세 역시 주춤하는 모습이다. 지난 21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9월 셋째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6% 오르며 전주(0.23%) 대비 상승폭을 크게 줄였다.

업계는 부동산 거래 위축의 원인으로 '대출 규제 강화'를 지목한다. 최근 들어 정부와 은행권은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강도 높은 규제 방안을 내놓고 있다. 우선 정부는 이달 초 스트레스 DSR 2단계 조치를 시행, 차주들의 대출 한도 조이기에 나섰다. 스트레스 DSR은 미래 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해 대출 금리에 ‘스트레스(가산) 금리’를 더하는 제도다. 2단계 스트레스 금리는 0.75%p 수준이며, 은행권의 수도권 주택담보대출에 한해 1.2%p의 스트레스 금리가 적용된다. 이에 시중은행권은 대출 금리를 인상하고 유주택자 주담대 취급을 줄줄이 제한하며 '가계대출 조이기'에 동참하고 있다.

시중은행권 대출 금리 하락

다만 일각에서는 이 같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인상 기조가 장기간 지속될 수는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 흘러나온다. 시중은행 주택대출금리의 바로미터 격인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 금리가 기준금리 인하 기대에 힘입어 3개월 연속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8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36%로 전달 대비 0.06%포인트 하락했다.

지표금리 하락은 은행권 대출금리 인하로 이어졌다. 4대 시중은행의 지난 20일 기준 주담대 금리(주기형·혼합형)는 연 3.850~5.633%로 나타났다. 이는 금리 상단 기준 지난달 말보다 0.103%포인트(p) 낮아진 수치다. 신규 코픽스 기준 변동금리는 연 4.500~6.471%에 머물렀다. 이는 하단 기준 0.09%p, 상단 기준 0.07%p 하락한 수준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수요를 억제하기 위해 은행권에 추가적인 압박을 가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당국이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 억제에 공을 들이고 있는 만큼, 시중은행에 가산금리 조정 등을 주문할 가능성이 있다"며 "실질적인 금리 인하 폭을 줄여 대출 수요를 최소화하는 방식"이라고 말했다. 은행이 자체적으로 정하는 가산금리는 업무원가·법적비용·위험프리미엄·가감조정금리 등으로 구성되며, 그 요건이나 기준이 폭넓어 은행 재량에 따라 조정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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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피벗' 영향은?

금융당국의 적극적인 통제하에 부동산 시장이 하락세를 이어갈 경우, 차후 한국은행의 피벗(통화 정책 전환) 움직임에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크다. 한은은 물가 지표가 안정된 이후로도 들썩이는 집값과 빠르게 불어나는 가계대출을 이유로 긴축 기조를 유지해 왔다. 섣부른 금리 인하가 과열된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이후 “한은의 통화정책은 금융 안정을 위한 것인데, 금융 안정의 중요 요인이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라며 “한은이 이자율을 급하게 낮추거나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금융권에서는 한은의 이 같은 관망세가 조만간 옅어질 것이라는 평이 나온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이달 미국 중앙은행이 기준금리를 0.50%p 인하하며 통화 정책 전환을 본격화했다"며 "당국의 규제에 따라 집값 상승세와 가계대출 증가세도 나란히 주춤하고 있는 만큼, 한은은 강력한 기준금리 인하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신한·하나·우리·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 19일 기준 728조869억원으로 지난달 말(725조3,642억원) 대비 2조7,227억원 늘었다. 영업일당 가계대출 증가액(2,475억원)을 기준으로 단순 계산한 이달 가계대출 증가액은 4조4,600억원 수준으로, 8월 가계대출 증가액(9조6,259억원)의 46.3%에 그친다.

물가상승률이 뚜렷하게 둔화하고 있다는 점 역시 한은의 피벗 결정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24일 한은이 발표한 ‘8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에 따르면 8월 생산자물가는 전월 대비 0.1% 하락했다. 지난 6월(-0.02%) 이후 2개월 만의 하락 전환이다. 통상적으로 생산자물가는 1~3개월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향후 소비자물가 둔화세 역시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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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 공개매수 등 고려아연 측 경영권 방어 전략 구체화, MBK 최후의 변수는 '공개매수가 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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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가 상승세, MBK 공개매수가 66만원 상회하는 수준
우군 확보·대항 공개매수 등 최윤범 회장 측 방어 전략도 본격화
공개매수가 상향 가능성 점쳐지지만, 단가 높이면 차입금 부담도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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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경영권 확보를 위한 주식 공개매수에 나선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 단가를 두고 고심에 빠졌다. 고려아연의 주가가 상승하면서 MBK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가의 매력이 크게 떨어져서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대항 공개매수를 타진하는 등 경영권 방어 전략을 거듭 내놓고 있단 점도 MBK의 부담을 가중하는 모양새다. 결국 공개매수에 성공하기 위해선 공개매수가 상향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단가를 높이면 차입 부담도 덩달아 커지는 만큼 MBK로선 섣불리 결정하기 어렵다는 게 재계의 설명이다.

공개매수 데드라인 눈앞으로, MBK 공개매수 단가 유지하나

24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지분 공개매수를 진행 중인 MBK-영풍 연합이 공개매수 단가를 올릴 수 있는 시간은 사실상 3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현행 자본시장법상 기간 연장 없이 가격을 상향하려면 공개매수 종료일을 10일 이상 남겨야 한다. MBK의 공개매수 종료 시점이 내달 4일임을 고려하면 기본적인 커트라인은 이날인 셈이지만, 실제론 오는 26일까지도 기간 연장 없이 매수 가격 상향이 가능하다. 내달 5일과 6일이 주말이기에 26일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해도 공개매수는 기존과 같은 10월 4일 오후 3시 30분에 진행할 수 있어서다.

MBK 측은 우선 공개매수가를 조정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MBK 관계자는 "기관투자자에겐 지금 가격인 66만원도 충분히 매력적인 수준"이라며 "공개매수가를 올릴 이유는 없다"고 전했다. 다만 고려아연의 주가가 상승 추세인 만큼 전문가들은 공개매수가 상향이 이뤄질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통상 공개매수가 시작되면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보다 낮게 유지되는 게 일반적이다. 투자자가 공개매수에 응하면 장외거래에 해당해 양도소득세 22%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려아연은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주가 상승 기대감이 커진 탓에 23일 종가 기준 주가가 72만3,000원까지 상승했다. MBK가 제안한 66만원 대비 9.5% 높은 수준이다. 24일 종가 기준 69만9,000원으로 70만원 선이 붕괴하긴 했으나 여전히 MBK의 공개매수가보단 높다. MBK 측이 제시한 공개매수가의 매력도가 그만큼 낮아졌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송태원 법무법인 해광 변호사는 "앞서 MBK가 2조원을 투입해 고려아연 지분 최대 14.6%를 공개매수한다고 밝힌 건 총력전을 펼치겠단 의지를 내보인 것"이라며 "이번 공개매수가 성공하려면 매수 가격 상향이 불가피한 만큼 MBK도 결단을 내리지 않겠나"라고 전했다.

우군 확보 나선 최윤범 회장, MBK 측 부담↑

고려아연 측이 사업 파트너 전선을 활용해 우군 확보에 주력하고 있단 점도 MBK의 공개매수가 상향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다. 가장 큰 변수는 최 회장의 '트로이카 드라이브'다. 최 회장이 사업 영역을 신재생에너지 및 수소, 이차전지 소재, 자원순환으로 넓히는 과정에서 협력 관계를 맺어 온 국내외 파트너들이 이번 경영권 분쟁에서 고려아연 측의 직·간접적 원군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일본의 소프트뱅크도 그중 하나다. 고려아연은 2년 전 트로이카 드라이브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소프트뱅크가 점찍은 스위스 에너지 저장시스템 기업 에너지볼트에 600억원을 투자했고, 이를 계기로 소프트뱅크와의 관계성이 생겼다. 최 회장은 이 인연을 바탕으로 지난 추석 연휴 기간 일본을 방문해 소프트뱅크 측과 이번 분쟁 상황과 관련한 논의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최 회장의 재계 인맥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최 회장은 미국 세인트폴 고등학교를 나와 애머스트대와 컬럼비아대 로스쿨을 졸업한 뒤 뉴욕주 변호사로 활동한 바 있는데, 이 기간 재계 오너 2·3세들과 두루 친분을 쌓았단 사실이 공공연히 알려져 있다. 특히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는 세인트폴 고등학교 동문으로 학창 시절부터 막역한 사이로 전해졌다. 지난 추석 서울 모처에서 최 회장과 김 회장이 회동한 배경이다. 김 부회장이 최 회장의 백기사를 자처할지 여부는 아직 미지수지만, 앞서 한화그룹 측이 "이번 공개매수 건을 계기로 고려아연과의 협력 관계가 흔들릴 수 있다"며 우려를 표한 바 있는 만큼 향후 전향적인 입장을 내보일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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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대항 공개매수' 소식에 흔들리는 MBK

재계를 넘어 정치권에서도 고려아연을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고려아연 제련소 소재지인 울산 울주군을 지역구로 둔 서범수 국민의힘 사무총장은 지난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핵심기술 유출과 국가기간산업·공급망 붕괴에 대한 우려가 있다"며 MBK의 공개매수를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정훈 국민의힘 의원도 21일 페이스북에서 MBK의 공개매수를 '공격적 투자'라고 규정하며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협하는 MBK의 경영권 쟁탈을 막아내야 한다"고 역설했다. 정치권 차원에서 MBK의 고려아연 경영권 쟁탈전에 '기업사냥꾼의 단기이익 창출 시도'라는 프레임을 굳히고 있는 셈이다.

고려아연 측도 이 같은 여론에 힘입어 직접적인 반격을 준비 중이다. MBK의 공개매수에 맞불을 놓을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고려아연의 대항 공개매수가 현실화할 경우 MBK는 자금 차입에 난항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MBK가 오는 30일 NH투자증권으로부터 차입할 1조4,905억원의 담보는 고려아연 주식 전체다. NH투자증권 측이 내건 자금 대여의 기본 전제가 '공개매수 성공'이었다는 것이다. 대항 공개매수와 같은 강력한 변수에 MBK가 흔들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현재 MBK와 영풍의 자체 자금(5,092억원)으로 확보 가능한 고려아연 지분은 총발행주식의 3.7%가량에 불과하다. 자금 차입 없이는 최소 매수 예정 수량(전체 지분의 6.96%)조차 확보할 수 없다는 뜻이다. 이렇다 보니 최근 재계에선 MBK의 공개매수가 실패할 수 있다는 전망도 속속 나오는 분위기다.

결국 공개매수가 상향이 최후의 변수로 작용할 것이란 의견이 나오고 있으나, 이 역시 쉽지만은 않다. 기존 공개매수 가격인 66만원을 기준으로 고려아연 지분 6.96%를 매입하는 데 필요한 자금은 총 9,505억원이다. 그런데 여기서 공개매수가를 4만원만 인상해도 필요 자금이 1조원까지 불어난다. 인수금융의 절반가량을 차입으로 조달하고자 하는 MBK-영풍 연합 입장에선 공개매수가를 상향하는 만큼 차입 부담을 키워야만 한다. 공개매수가를 섣불리 상향하는 건 MBK-영풍 양측 모두에 '자충수'가 될 수 있다는 의미다.

통상 공개매수 종료 후 대상 기업의 주가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도 부담이다. 공개매수가 상향으로 공개매수에 성공한다고 하더라도 향후 낙폭이 커지면 큰 손실을 볼 위험이 있다. MBK-영풍 연합 입장에선 고려아연의 강력한 저항 의지에 공개매수 계획이 처음부터 어그러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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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신속하게 인하해야" 추가 빅컷 가능성 시사한 연준 간부들, 한국은행 '초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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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립금리까지는 갈 길 멀어" 일부 연준 인사, 빅컷 지지
베이비컷 주장하는 매파 인사들, 시장 전망도 엇갈려
물가 안정·美 피벗에 한은 금리 인하 압박 가중, 걸림돌은 '금융 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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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간부들이 추가 빅컷(0.5%포인트 금리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연준이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빅컷으로 금리 인하를 시작한 이후 미국의 통화 정책 완화 움직임에 점차 속도가 붙는 양상이다. 이에 시장에서는 3년 이상 긴축 기조를 유지해 온 한국은행 역시 조만간 금리 인하 결정을 내릴 것이라는 평이 흘러나온다.

연준 인사들의 '빅컷' 지지

23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연준의 대표적 '비둘기파(통화 정책 완화 선호)' 인사로 꼽히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이날 미국 주정부 재무관 연합(NAST) 연례 회의에서 "향후 12개월 동안 금리를 중립 수준에 가깝게 낮춰 현재와 같은 상황을 유지하려면 갈 길이 멀다"고 발언했다. 이어 "연준이 이번 달 빅컷으로 금리 인하를 시작한 데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다"며 "현재 기준금리가 경제 성장을 촉진하지도 제한하지도 않는 수준인 중립 금리보다 크게 높다"고 덧붙였다. 연준 관리들이 제시한 중립금리는 2.9%로,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 범위(4.75~5.00%)보다 약 2%포인트 높다.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 역시 연준이 중립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금리를 신속하게 인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날 유럽경제금융센터가 주최한 온라인 포럼에서 “인플레이션 진전과 고용 시장 냉각은 초여름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빨리 나타났다”며 “몇 달 전까지 적절하다고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빨리 통화 정책을 정상화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짚었다.

그는 또 “인플레이션에 대한 (재발) 우려로 지난주 상대적으로 작은 첫 움직임, 즉 25bp 인하에 머물렀을 수도 있었을 것”이라며 “하지만 이는 고용시장 냉각을 무시한 것”이라며 9월 FOMC에서 ‘빅컷’을 지지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한 달쯤 노동 시장이 실질적으로 약화할 것이라는 추가 증거가 나오면 얼마나 공격적인 정책 조정이 필요한지에 대한 내 견해가 확실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연준의 추가적인 빅컷을 지지할 것인지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일부 지지 가능성을 열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일부 인사는 "베이비컷 선호"

반면 빅컷 가능성을 일축하며 베이비컷(0.25%p 인하) 지지 견해를 드러낸 인사도 있다. 연준 내 대표적 ‘매파(통화 긴축 선호)' 인사로 꼽히는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날 C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데이터가 실질적으로 바뀌지 않는 한 균형을 맞춰 더 작은 걸음(smaller steps)을 내디딜 것으로 예상한다”며 밝혔다. 향후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느려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것이다. 이어 그는 “11월과 12월 회의에서 0.5%포인트 인하가 합리적인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카시카리 총재는 연준이 이달 단행한 빅컷에 대해서는 비판적 견해를 내비치지 않았다. 그는 "(9월 연준이 빅컷을 단행한 것은) 이번 달 연준의 정책을 물가 안정에서 고용 중심으로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 때문이었다"며 "50bp(1bp=0.01%포인트) 인하 이후에도 우리는 여전히 긴축적인 위치에 있고, 그래서 큰 첫걸음을 내딛기 편안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연준 인사들의 금리 인하 속도에 대한 의견이 엇갈리는 가운데, 월가 대형 은행들의 전망 역시 첨예하게 대립하는 추세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연준이 올해 11월부터 내년 6월까지 매 회의에서 0.25%p 수준의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라 보고 있다. 연준의 9월 빅컷을 정확하게 맞췄던 JP모간체이스는 연준이 11월 빅컷을 단행할 가능성이 높지만, 노동 시장의 상황에 따라 인하 폭이 달라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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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인하 압박받는 한은

미국의 피벗(통화 정책 전환) 움직임이 본격화한 가운데, 시장의 이목은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시점에 집중되고 있다. 한은은 지난해 1월 기준금리를 연 3.50%까지 올렸고, 지난달 금통위까지 13회 연속 금리를 동결하며 3년 2개월 이상 긴축 정책을 유지 중이다. 이와 관련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소비자물가지수 상승세도 한은의 목표치에 부합하는 정도까지 하락했고, 연준의 피벗으로 대외적 금리 인하 여건도 갖춰졌다"며 "시장에서는 10월~11월 중 한은이 피벗을 단행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는 추세"라고 귀띔했다.

문제는 최근 들썩이는 집값과 빠르게 불어나는 가계대출이 기준금리 인하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19일 기준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대출 잔액은 728조869억원으로 8월 말(725조3,642억원)대비 2조7,227억원 증가했다. 현재 증가 속도가 유지될 경우 이달 전체 가계대출 증가액은 약 4조1,0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서울 아파트값 역시 2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셋째 주(16일 기준) 주간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해당 기간 서울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사이 0.16% 상승했다.

이에 한은은 섣부른 금리 인하가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를 지속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기준금리 동결을 결정한 이후 “한은의 통화정책은 금융 안정을 위한 것인데, 금융 안정의 중요 요인이 부동산 가격과 가계부채”라며 “한은이 이자율을 급하게 낮추거나 유동성을 과잉 공급해 부동산 가격 상승 심리를 자극하는 실수를 범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부동산 시장발(發) 금융 불안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신중하게 통화 정책 전환 시점을 결정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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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블랙먼데이 당시 단기 투기성 '엔 캐리' 자금 대부분 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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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 약세 흐름을 보이던 엔화, 최근 강세로 전환
8월 초 140억 달러 규모 단기성 투자금 대거 청산
대폭락 먹구름 걷혔지만 각종 변수가 환매압력 높일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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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기준금리 0.5% 포인트 인하)’으로 미·일 간 금리 차가 줄어든 가운데, 단기 투기성 엔 캐리 트레이드가 지난달 초 대부분 청산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다만 향후 미국 경제 연착륙, 인공지능(AI) 기술에 대한 회의론 확산 여부 등에 따라 대규모 일본 해외투자 자금의 환매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른다.

140억 달러 수준 엔화 선물 매도포지션, 순매수 전환

23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한은 뉴욕사무소는 16일 엔 캐리 트레이드 동향 및 평가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한은은 보고서를 통해 최근 청산된 엔 캐리 트레이드가 선물시장의 단기 투기성 자금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현재 레버리지를 이용한 투기성 단기 엔 캐리는 아직 재개되지 않고 있다고 봤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상업 엔화 선물 쇼트 포지션은 지난 7월 초 역대 두 번째로 높은 수준(143억 달러·19조원)까지 늘었다가 8월 초 모두 청산됐다. 개인의 레버리지 환투자인 엔화 순매도 포지션도 7월 말 124억 달러까지 높아졌다가 8월 중 대부분 정리됐다. 이에 8월 말 기준 엔화 순매도 포지션은 1억4,000만 달러(약 1,870억원)로 크게 축소된 상태다.

다만 엔화 대출 등 은행 거래와 거주자의 해외증권투자 등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은 여전히 큰 규모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한은은 투기성 외 목적 자금이 포함된 은행 대차대조표상 엔 캐리 트레이드는 최근에도 규모가 크게 축소되지는 않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실제로 외국은행 일본지점이 본국에 송금한 규모는 지난 7월 말 기준 762억 달러, 국제결제은행(BIS)이 집계한 해외 비은행 부문에 대한 글로벌 은행들의 엔화 대출 규모는 올 3월 말 기준 2,767억 달러(약 370조원)로,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증가 추세를 지속하는 모습이다.

해외투자 포지션 역시 최근 특별한 변동이 발생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중장기적인 성격이 강한 영향이다. 일본의 해외투자 포지션을 살펴보면 총 11조 달러 규모(약 1경4,700조원)로, 채권 비중은 줄고 외국인직접투자(FDI)와 주식투자 비중은 증가하는 흐름이다. 한은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채권투자 잔액은 2조3,000억 달러(약 3,074조원), 주식투자 잔액은 2조2,000억 달러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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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화 강세 가속화, 블랙먼데이 촉발

한은이 지목한 엔 캐리 트레이드의 대규모 청산 시점은 지난 8월 5일 발생한 블랙먼데이다. 그동안 엔화는 ‘아베노믹스’로 대표되는 일본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따라 초약세를 보여왔다. 제로 수준인 일본의 낮은 금리로 빌린 엔화는 미국 같은 고금리 국가 자산의 ‘돈줄’ 역할을 담당했지만 지난 7월 말 엔 캐리 트레이드에 균열이 생겼다. 7월 31일 일본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고 국채 매입량을 점진적으로 절반으로 감축하는 ‘양적 긴축’에 나서면서다.

이로 인해 엔화의 투기적 쇼트 포지션이 급격히 축소됐다. 미국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7월 2일 18만4,223계약으로 사상 최고치를 찍었던 엔 쇼트 포지션은 8월 2일 7만3,500계약으로 순식간에 쪼그라들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의 최대 규모 쇼트 스퀴즈(자산 가격 하락을 예상한 공매도 투자자가 가격 상승 때 더 큰 손실을 막기 위해 해당 자산을 사는 행위)였다.

엔화 강세도 가속화했다. 일본은행(BOJ)의 예상치 못한 금리 인상에 더해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까지 맞물리면서 지난 7월 11일만 해도 달러당 161엔을 웃돌았던 엔·달러 환율은 8월 5일 141엔선까지 떨어졌다.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움직임이 본격화한 시점도 엔화 강세가 확인된 직후였다. 엔화값 급등은 엔 캐리 트레이드에서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금리 차를 이용해 이익을 낼 수는 있어도 환차손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결국 투자자들이 엔화를 팔고 고수익 통화나 자산 투자로 자금을 이동시키면서 닛케이225가 12.4% 폭락하는 등 일본 증시는 37년 만에 가장 큰 폭의 하락을 경험했고, 일본 증시와 평소 커플링되는 한국 증시도 폭탄을 맞았다. 미국, 일본은 그동안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오른 것이라도 있지만 한국 증시는 맥을 못 추고 있었기 때문에 충격이 더 컸다.

일본 경제 펀더멘탈 회복 주목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종료 시점을 두고는 아직 의견이 엇갈리지만, 이미 상당 부분 진척됐다는 해석이 우세하다. 다만 변수가 남아 있는 만큼 엔 캐리 자금이 향후 글로벌 금융시장에 미칠 잠재적 영향력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특히 일본이 내수에 기반한 경제 성장이 강화되면, 엔화의 실질실효환율이 반등함에 따라 경제 펀더멘탈적으로 엔화가 강세 모멘텀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향후 엔·달러 환율 변동성이 커질 경우 일본의 해외 채권투자자금 중 미헤지 물량 처분이 우선적으로 나타나면서 글로벌 금리 변동성이 커질 수도 있다. 이는 코스피를 비롯해 글로벌 증시에 하방 압력을 가하는 '회색 코뿔소'(Gray Rhino)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일본 투자자들이 엔화 절상에 따른 환차손에도 불구하고 각 해외 자산의 자본 차익 기대감으로 포지션을 유지해 왔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미국 경제의 경착륙 우려가 현실화하거나 AI 기술에 대한 회의론 등이 강화될 때도 환매 압력이 높아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일본계 투자 자금이 환류되고 엔 캐리 트레이드도 줄어들 경우 엔 캐리 투자 유인이 컸던 국가들은 부정적 영향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튀르키예, 멕시코, 브라질, 러시아, 인도네시아 등 신흥국들은 통화가 고금리라는 점에서 이들 금융시장에 대한 유동성 압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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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달러 피하니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압박, 글로벌 머니 무브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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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J' 20일 금리 결정, 인상 시 엔 캐리 청산 가속화
글로벌 자금 회수로 증시 변동성 확대 불가피
'검은 N요일' 또 올까, BOJ 총재 발언에 이목 쏠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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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빅컷(0.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을 단행한 가운데 시장에서는 엔 캐리 트레이드(낮은 금리로 엔화를 빌려 금리가 높은 다른 나라 자산에 투자하는 것) 청산 우려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일본은행(BOJ)이 연내 한번 더 금리를 올릴 수 있다는 예상이 확실시되면서다. 엔 캐리 트레이드는 확대와 청산을 거듭해 왔고 이는 시장을 요동치게 만들었다. 지난달 블랙먼데이와 같은 금융시장 왜곡의 단면을 드러낸 것도 엔 캐리 트레이드였다. 양호한 펀더멘털과는 별개로 수급 불안이 야기될 가능성이 존재하는 만큼 일본은행의 정책금리 조정과 입장이 청산 여부의 가늠자가 될 전망이다.

美 Fed 빅컷에도 日 BOJ로 쏠리는 눈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지난 18일(현지시간) 연준이 빅컷(0.5%포인트 기준금리 인하)을 단행한 가운데 시장의 눈은 일본은행에 쏠리고 있다. 미국의 금리 인하는 글로벌 금리 차이를 이용해 수익을 추구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의 흐름을 바꾸기 때문이다. 19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시작한 일본은행은 회의 둘째날인 오늘 정책 금리 조정 여부를 발표하는데, 지난 7월에 이어 이번에도 인상을 결정할 경우 엔화의 급격한 강세 현상이 발생할 수 있다.

일본 기준금리는 '아베노믹스'로 대표되는 완화적 통화정책에 따라 제로 금리를 유지해 왔고, 일본의 낮은 금리로 빌린 엔화는 미국 등 고금리 국가 자산의 돈줄을 담당하고 있다. 풍부한 유동성과 거래량을 바탕으로 한 엔화에 그동안 기관과 헤지펀드는 물론 개인투자자까지 손을 댔다.

하지만 올해 일본이 8년 만에 제로 금리를 탈출한 데 이어 미국의 빅컷으로 양국 금리 차가 더욱 좁혀지자, 엔 캐리 트레이드 유인도 떨어지기 시작했다.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엔화 자금의 향방을 가늠해 볼 수 있는 달러 대비 엔화 값은 최근 가파른 상승 추세에 있다. 불과 두 달 전 달러당 160엔대까지 떨어지면서(엔화 환율은 상승) ‘수퍼 엔저’를 기록했던 엔화 값이 최근 들어선 달러당 140엔까지 오른 것이다. 일본의 오랜 저금리 정책으로 세계 외환시장에서 잊혀지는 듯했던 ‘엔 강세’라는 용어가 다시 등장한 것으로, 향후 미국과 일본의 금리 차 축소를 시장이 이미 반영하기 시작했다는 의미다.

세계 시장이 일본은행의 '회의 이후 메시지'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번 회의에서 금리 동결을 결정하더라도 연내 큰 폭의 금리 인상과 관련한 신호를 줄 경우 엔화 강세 압력이 확대돼 엔 캐리 청산 매물 출회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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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캐리 청산’, 규모도 파장도 ‘오리무중’

더욱 우려스러운 점은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정도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실제로 뚜렷한 윤곽이 잡히지 않는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의 특성 탓에 사태 진단과 전망도 안갯속을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이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건은 지난달 8일 “글로벌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 중 현물에 투자된 자금이 75%가량 청산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는데, 아린담 산딜랴(Arindam Sandilya) JP모건 글로벌 외환(FX)전략부문장이 “투기적 캐리 트레이드의 50~60%가 청산된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힌 지 이틀 만에 다른 추정값을 내놓은 것이다.

엔 캐리 트레이드의 투자 규모 추산도 제각각이다. UBS 일본법인은 지난 7월 글로벌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이 5,000억 달러(약 656조원)에 이른다고 봤고, JP모건은 4조 달러(약 5,300조원), 도이체방크는 무려 20조 달러(약 2경7,000조원)로 추산했다. 엔 캐리 자금 규모가 추정 기관에 따라 5,000억 달러에서 20조 달러로 널뛰고 있는 셈이다.

이는 애초에 엔 캐리 트레이드 자금 규모를 정확히 알 수 없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엔화는 30년 넘게 이어진 일본 초저금리 정책의 산물로, 정확한 거래 관련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는다. 가령 엔화를 빌려 미국 기술주에 투자하는 경우 엔화를 달러로 바꿔야 하는데, 이 같은 현물환 거래는 중앙화된 거래소를 통하지 않고 장외에서 이뤄지고 있어 규모 파악이 쉽지 않다. 돈에 꼬리표가 붙어있지도 않은 터라 달러로 탈바꿈한 엔화만을 가려낼 수도 없다. 

그저 일부 데이터가 존재하는 거래를 통해 그 규모와 움직임을 어림할 수 있을 뿐이다. 대표적인 지표가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 집계에 나타나는 엔화 쇼트 포지션 변화다. 지난달 6일 기준 시카고상품거래소(CME)에서 각 통화 파생계약 중 투기적 엔화 선물 쇼트 포지션(수출입 대금 결제 등 상업적 목적 제외)은 1만1,354계약(1계약=1,250만 엔)으로, 엔-달러 환율이 최고 수준(161.41원)이던 7월 2일(약 18만4,223계약) 대비 94% 급감했다. 17년 만에 발생한 최대 규모의 엔화 쇼트스퀴즈(Short queeze, 공매도 강제 상환)로, 엔화 약세를 점쳤던 투자자들이 급격한 엔화 강세로 손실을 보고 포지션을 청산했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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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 캐리 청산이 부른 '블랙 먼데이' 쇼크

이처럼 규모와 자금 흐름이 손에 잡히지 않다 보니,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여부나 그 규모와 무관하게 청산 가능성에 대한 공포가 투매를 불러오기도 한다. 지난달 발생한 블랙먼데이도 이 같은 공포에서 비롯됐다.

지난 8월 5일 오전 코스피·코스닥 시장에 사이드카(프로그램매수호가 일시효력정지)가, 오후에는 양쪽 시장 모두 서킷브레이커(거래 일시 중지)가 발동했다. 코스피 시장의 서킷브레이커는 1998년 도입 이후 6번째며 코스닥은 2001년 10월 이후 역대 10번째다. 양대 시장에서 동시에 매수 사이드카가 걸린 건 2020년 6월 이후 4년 2개월 만이다. 이날 하루 동안 날아간 코스피 시가총액은 192조원, 코스닥은 43조원으로 하루 만에 국내 증시에서 235조원이 증발했다.

아시아 증시도 초토화됐다. 이날 일본 닛케이225와 대만의 가권(자취안)지수는 각각 12.4%, 8.35%씩 급락했다. 두 지수 모두 사상 최대 낙폭이다. 이후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주식 시장 대부분 반등하긴 했지만 여전히 시장 불안감은 상당히 깊다. 게다가 아시아 증시와 달리 미국 증시는 반등하지 못하고 계속 흔들리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 사이에선 일본은행이 엔 캐리 트레이드의 대규모 청산을 ‘노렸다’는 해석이 적지 않다. 캐리 트레이드 방식으로 투자하는 이들은 엔화 가치가 높아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 만큼, 엔저를 극복하기 위해 외환시장 개입을 불사해 온 일본은행으로서는 투기 세력에 ‘한 방’ 먹이고 싶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실제 지난 7월 말 일본은행이 기준 금리 인상을 단행할 당시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꾸준한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는데, 그의 매파적(통화 긴축 선호) 발언은 금융 시장의 혼란을 가져와 블랙먼데이 쇼크로 이어졌다. 결국 우치다 신이치 일본은행 부총재가 “시장이 안정화할 때까지 추가 금리 인상을 하지 않겠다”고 반성문을 쓰면서 놀란 시장을 달랬지만, 일본은행의 전반적인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는 것이 전문가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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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대출·우군 확보로 자금 충당 꾀하는 고려아연, MBK·영풍 '대항마'로 소프트뱅크 부상

대출·우군 확보로 자금 충당 꾀하는 고려아연, MBK·영풍 '대항마'로 소프트뱅크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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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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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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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담대로 자금 마련 타진하는 최 회장, 이론상 1조원 추가 확보 가능
백기사 확보에도 주력, 소프트뱅크가 최 회장 측 우군으로 나서나
자금 여력 충분한 MBK, 최 회장 측 입지는 '다소 불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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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과 MBK파트너스·영풍 간 경영권 분쟁이 심화한 가운데,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복수의 주요 증권사와 주식담보대출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백기사 확보를 위해 일본의 소프트뱅크와 접촉했단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MBK·영풍 측의 지분율 과반 확보를 저지하기 위해 전방위적인 실탄 확보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최윤범 회장 측, 증권사에 주담대 문의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 측은 최근 복수의 주요 국내 증권사에 주식담보대출이 가능한지 문의하고 있다. 추가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대대적인 자금 확보를 타진하겠단 취지로 분석된다.

앞서 지난 12일 MBK와 영풍은 내달 4일까지 고려아연 주식을 7.0~14.6%(9,537억원~1조9,964억원) 공개매수한다고 밝혔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현재 고려아연 지분율은 MBK·영풍 측이 33.13%, 고려아연 측이 33.99%로 박빙인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MBK·영풍 측의 공개매수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이들은 40.1~47.74%까지 지분을 끌어모을 수 있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 등을 제외하면 공개매수 후 MBK·영풍 측 지분율은 52%로 과반을 넘긴다. MBK·영풍 측의 지분율 과반 확보를 견제하기 위해선 최 회장 측이 최소 6.05%(약 6,965억원)은 확보해야 한단 의미다.

이에 최 회장 측이 선택한 방책은 주담대다. 최 회장 측은 현재 고려아연 보유 지분 중 1.61%를 담보로 한국증권금융과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약 948억원의 대출을 받은 상태다. 최씨 일가 측 회사인 유미개발이 고려아연 지분 0.72%을 담보로 585억원을, 최씨 일가 종중인 해주최씨준극경기호종중이 고려아연 지분 0.20% 지분을 담보로 168억원의 대출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 이자율은 4.92~5.9%대다.

이미 주담대를 받은 1.6% 지분을 제외한 최씨 일가 측 지분은 총 14%(약 2조원 수준)이다. 금융회사가 주식을 담보로 자금을 대출할 때 통상 140~150%의 담보유지비율을 적용한단 점을 감안하면, 최 회장 측이 추가로 받을 수 있는 주담대 규모는 이론상 1조원 정도다. 주담대만 활용해도 최 회장 측이 최소 6% 지분을 확보할 여력이 생긴단 의미다. 최 회장이 지난 19일 사내 메일을 통해 "온 힘을 다해 MBK의 공개매수를 저지할 것"이라며 "그들(MBK·영풍)에게 대항해 이기는 방법을 찾아냈다"고 강조한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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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사진=소프트뱅크

외부 지원 절실한 고려아연, 우군 물망에 '소프트뱅크' 올랐다

다만 주담대가 원활히 이뤄질지 여부는 미지수다. 주요 증권사는 내부 컴플라이언스가 있는데, 경영권 분쟁 관련 주담대를 일으키는 것에 대해 여러 논쟁이 산재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BK가 2조원가량의 실탄을 바탕으로 '속도전'을 꾀하고 있단 점도 부담이다. MBK가 설정한 공개매수 기간을 보면 추석 연휴와 개천절 등 공휴일이 다수 포함돼 있다. 때문에 현시점 고려아연 측에 남은 기간은 영업일을 기준으로 단 10일에 불과하다. 최 회장 측이 안정적으로 실탄을 확보하기 위해선 외부 지원이 절실한 상황인 셈이다.

이에 고려아연과 동맹 전선을 구축할 만한 기업 리스트에 업계의 시선이 쏠렸다. 가장 먼저 물망에 오른 건 한국투자증권이었다. 한투증권이 최 회장 측의 우군을 자처했단 소식이 IB 업계를 중심으로 퍼진 영향이다. IB 업계 관계자는 지난 19일 "한투증권 담당자가 복수의 국내외 사모펀드(PEF) 관계자와 만나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컨소시엄 구성을 논의했다"고 상황을 설명했다.

그러나 한투증권 측은 고려아연 백기사 합류설을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투증권 관계자는 "2022년 (한투증권이) 고려아연 자사주 0.8%를 매입한 적 있긴 하나 매우 미미한 수준"이라며 "이를 두고 (한투증권을) 우군이라고 볼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반문했다.

이런 가운데 현재 시장에서 최 회장 측에 합류할 가능성이 가장 높고 평가되는 건 손정의 회장이 이끄는 소프트뱅크다. 최 회장은 지난 추석 연휴 기간 도쿄에 방문해 고려아연과 거래 관계가 있었던 일본 종합상사 및 글로벌 기업 등과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 관계자들은 단시간에 큰 자본금을 끌어와야 하는 만큼 최 회장이 이번 출장에서 소프트뱅크 측과 '물밑 담판'을 진행했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막대한 자금력을 가진 소프트뱅크가 고려아연의 우군으로 나서면 최 회장 측이 MBK·영풍에 대항할 실탄을 단숨에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MBK 자금 여력 약 8조원, "유연한 대응 충분히 가능한 수준"

문제는 최 회장의 각종 노력에도 MBK가 '철옹성'을 유지하고 있단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MBK는 지난해부터 10조원을 목표로 6호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했다. 현재까지 이 펀드에 결집된 자금은 8조원에 달한다. 공개매수에 활용하겠다고 밝힌 자금 2조원을 제외해도 6조원이 남는 수준이다. 고려아연의 반격에도 유연한 대응이 가능할 정도의 여력을 이미 만들어 둔 셈이다.

이에 반해 최 회장 측의 입지는 다소 불안정한 상태다.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대기업(현대차, LG화학, 한화)들이 우군으로서 적극적인 태도를 보여줄지가 미지수로 남아 있어서다. MBK가 내건 실탄 2조원은 대기업 입장에서도 부담되는 액수인 만큼, 기존 대기업 주주들이 직접 분쟁에 뛰어들 가능성은 거의 없다는 게 IB 업계의 대체적인 시선이다.

대형 PEF가 최 회장 측의 동맹 전선에 참여할지 여부도 명확지 않다. 최 회장이 경영권 유지를 바라고 있는 만큼 경영권 확보 가능성이 희미한 고려아연에 선뜻 우군으로 나는 건 PEF 입장에서도 리스크가 크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고려아연은 이미 상장사여서 기업가치를 극적으로 끌어올려 재무적투자자(FI) 측의 자금 회수를 지원하는 데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한 대형 PEF 관계자는 "MBK의 상대편에 서서 경쟁한다고 해도 명분을 만들거나 투자 후 실익을 챙기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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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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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