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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탄한 美 9월 고용 지표, 연준 '11월 빅컷' 가능성 낮아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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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美 비농업 일자리 25만4,000개 증가, 시장 전망 크게 웃돌아
"11월 FOMC 빅컷 가능성 0%" 뒤집힌 시장 여론
美 금리 인하 속도에 중동 리스크까지, 피벗 변수에 한은 '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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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추가 ‘빅컷(기준금리 0.5%p 인하)’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최근 미국 노동부가 시장 기대를 웃도는 탄탄한 9월 고용 지표를 발표하자 시장 여론이 뒤집힌 것이다. 곳곳에서 연준이 기준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이번 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앞둔 한국은행의 셈법도 한층 복잡해지게 됐다.

탄탄한 美 고용 시장

4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는 9월 비농업 부문에서 25만4,000개의 일자리가 늘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의 예상치(15만 개)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아울러 노동부는 7월과 8월 두 달 동안 이전에 보고된 것 대비 7만2,000개의 일자리가 추가됐다고 덧붙였다. 실업률도 시장의 예상치(4.2%)보다 낮은 4.1%로 집계됐다. 평균 임금은 전년 대비 4.0% 뛰며 4개월 만에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했다.

이 같은 견고한 고용 지표가 발표된 직후 시장에서는 연준이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것이라는 전망이 빠르게 확산하기 시작했다. 6일(현지시간)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빅컷을 단행할 가능성을 0%로 보고 있다. 반면 베이비컷(기준금리 0.25%p 인하) 확률은 97.4%, 동결 확률은 2.6% 수준으로 집계됐다.

파월 "연내 금리인하 0.5%p 수준일 것"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고용 지표 발표 이전부터 '점진적 금리 인하'를 시사하며 추가 빅컷 가능성을 일축한 바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테네시주 내슈빌에서 열린 미국실물경제협회(NABE) 연설과 그에 앞서 배포한 서면 문건을 통해 “전반적으로 경제는 견조한 상태”라며 “우리는 경제 상황을 유지하기 위해 우리의 도구를 사용할 계획”이라고 발언했다. 연준의 9월 빅컷 결정에 대해서는 “적절한 정책 조정을 통해 노동시장 강세와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라며 “실업률의 고통스러운 상승 없이 물가 안정을 향한 좋은 진전을 이뤘다”고 평가했다.

파월 의장은 연설 후 이어진 모건스탠리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엘런 젠트너 NABE 회장과의 대담에서 FOMC의 분위기를 전하며 “FOMC가 금리 인하를 서두르는 것 같지는 않다”며 “경제가 전망(연착륙)대로 흘러간다면 (추가 연내 인하 폭은) 총 0.5%p 수준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연준이 지난달 FOMC에서 공개한 점도표의 내용을 강조한 발언이다. 앞서 연준은 점도표를 통해 연말 금리 전망치 중간값을 연 4.4%로 제시, 연내 0.5%p 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아울러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며 인플레이션이 앞으로도 계속 둔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주택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계속 하락하고 있긴 하지만 속도가 느리다”며 “신규 세입자에게 부과되는 임대료의 증가율은 여전히 낮기 때문에, 이 상태가 유지되는 한 주택 서비스 인플레이션은 계속 하락할 것”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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셈법 복잡해진 한은, 10월 피벗 가능할까

미국의 빅컷 가능성이 눈에 띄게 축소된 가운데, 피벗(통화 정책 전환) 결정을 앞둔 한은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1일 통화정책방향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현재 시장에서는 한은이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하면서 3년 2개월 만에 통화 긴축 기조를 마무리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9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전년 동월 대비 1.6% 상승해 한은 목표치(2%)를 이미 밑도는 상태인 데다, 민간 소비·투자 등 내수 회복세가 더디기 때문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미국이 금리 인하 속도 조절에 나설 가능성이 커진 만큼, 한은도 보다 신중한 태도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근 심화한 중동의 지정학적 리스크 역시 한은의 기준금리 조정에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김웅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 2일 주재한 물가 상황 점검 회의에서 "중동 사태 전개 양상에 따른 유가 불확실성이 크다"는 진단을 내놨다. 실제 지난 1일(현지시간)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규모 미사일 공격을 감행한 이후 중동 지역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양국의 무력 충돌로 인해 원유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다만 피벗의 대표적인 '걸림돌'로 꼽히던 집값·가계부채 급등세는 점차 둔화하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5조6,029억원 증가했다. 8월(9조6,259억원) 대비 증가폭이 눈에 띄게 줄어든 것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수도권 부동산 시장의 열기 역시 점차 가라앉는 모양새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이 국토교통부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매매 중 전월 대비 상승 거래 비중은 48.5%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승 거래 비중은 지난 6월부터 3개월 연속 절반을 넘기다 9월 들어 50% 아래로 하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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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10대 그룹' 투자 줄인 국민연금, 해외 투자 늘리며 수익성 확보에 박차

국내 '10대 그룹' 투자 줄인 국민연금, 해외 투자 늘리며 수익성 확보에 박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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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K 등 국내 주요 종목 투자 비중 나란히 줄인 국민연금
국내 주식 대비 수익률 높은 해외 자산 투자 확대
"연기금 역할 중요한데"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 공회전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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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이 국내 10대 그룹주에 대한 투자를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 투자 비중을 줄이고, 수익률이 높은 해외 자산 투자 규모를 늘리며 수익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양상이다. 시장에서는 이 같은 국민연금의 행보가 국내 증시 수급에 차질을 빚고, 정부 '밸류업 프로그램'의 취지에 역행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국민연금, 국내 10대 그룹 투자 줄였다

3일 재벌닷컴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국내 주식 투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자산군에서 10대 그룹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말 67.51%에서 지난해 말 64.96%까지 줄었다. 평가액은 118조1,890원에서 95조1,660억원으로 감소했다.

국민연금의 투자 비중이 가장 크게 줄어든 곳은 삼성이었다. 국민연금은 이 기간 전체 국내 주식투자 중 삼성그룹 투자 비중을 38.7%에서 33.05%로 낮췄으며, 특히 삼성전자의 비중을 29.52%에서 23.29%로 크게 줄였다. 이에 따라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지분은 10.69%에서 7.28%까지 쪼그라들었다. SK그룹의 투자 비중 역시 지난 3년간 9.41%에서 8.99%로 감소했다. 지주회사인 ㈜SK 지분율을 8.24%에서 7.04%로 낮추고,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등 주요 계열사 지분율을 3%p 이상 줄인 결과다. 이외로도 롯데그룹의 비중은 1.02%에서 0.98%, GS그룹은 0.5%에서 0.43%, 농협그룹은 0.18%에서 0.13%로 하락했다.

반면 계열사를 신규 상장하거나 주가가 오른 그룹의 경우 투자 비중이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국민연금의 현대차그룹 투자 비중은 6.77%에서 7.14%로 올랐다. 핵심 계열사인 현대차, 기아, 현대모비스의 지분율이 3%가량 감소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큰 폭으로 오르며 투자 비중이 확대된 것이다. 포스코그룹에 대한 지분은 1.86%에서 3.3%로 늘었으나, 핵심 회사인 POSCO홀딩스의 국민연금 지분율은 11.75%에서 6.38%로 줄었다. LG그룹 비중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의 영향으로 7.32%에서 7.8%로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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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확대

국내 주요 기업 투자 비중을 줄인 국민연금은 해외로 투자처를 이관했다. 국민연금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국민연금이 주식·채권·대체투자 등 해외 자산에 투자한 규모는 2019년 256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12월 말 기준 534조원으로 277조2,000억원 급증했다. 매년 해외자산 규모가 70조원 불어난 셈이다. 해외 투자 금액이 전체 운용 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34.9%에서 51.6%로 확대됐다.

국민연금이 국내 투자를 축소하고 해외로 눈을 돌리는 것은 해외 자산 수익률이 월등히 높기 때문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에 따르면 국민연금 제도가 도입된 1988년부터 지난해까지 해외주식 평균 수익률은 11.04%로 국내주식 수익률(6.53%) 대비 두 배 가까이 높다. 지난해 국민연금 재정추계전문위원회 발표에 따르면 기금 운용 수익률이 1%포인트 상승할 때 기금 고갈 시점은 5년 뒤로 연기된다. 기금 고갈 방지를 위해 노력해야 하는 국민연금 입장에서는 해외 투자를 늘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 셈이다.

이에 최근 국민연금은 외화 선조달 한도를 늘리며 본격적인 해외 투자 확대를 시사했다. 국민연금기금운용위원회(이하 기금위)는 지난달 2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된 '2024년도 제6차 회의'에서 외화 선조달 한도를 현행 월 한도 10억 달러에서 분기별 60억 달러(월 30억 달러, 일 1억5,000만 달러)로 상향하는 내용을 보고받았다. 외화 선조달은 국민연금이 해외 투자 시 필요한 외화를 분산 매수해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는 제도다. 확대된 선조달 한도는 이달부터 적용된다.

"밸류업은 어쩌나" 시장 우려

다만 시장에서는 국민연금의 해외 투자 확대 행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국민연금은 국내 주요 상장사의 대규모 지분을 보유한 '큰손 투자자'다. 국민연금의 투자 움직임이 한국 자본 시장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국민연금이 한정된 재원에서 해외 투자 비중을 지속적으로 늘릴 경우, 국내 주식 투자 비중이 상대적으로 줄어들며 국내 증시 수급에 차질이 빚어질 위험이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국내 증시 비중 축소로 인해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동력을 잃을 수 있다고도 우려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 전문가는 "밸류업 프로그램 '선배'인 일본의 경우 자국 공적연금(GPIF)의 적극적인 지원을 받았다"며 "우리나라의 밸류업 프로그램이 실제 증시 부양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연기금의 탄탄한 매수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GPIF는 전체 투자 자산군 중 일본 주식 비중을 2010년 말 11.5%에서 2023년 말 24.7%까지 늘리고, 적극적인 의결권 행사 요구와 의결권 행사 내용 공시를 통해 일본 상장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동참했다. 반면 국민연금공단은 현재 15.4%(169조4,000억원, 전체 기금 1,100조원 기준)인 국내 주식 투자 목표 비중을 2029년 13%(143조원)까지 낮추고, 해외 투자(주식+채권) 비중을 지난해 51.6%에서 2028년 60%까지 확대하기로 했다. 자국 증시 내 영향력을 강화하며 밸류업 '지원사격'에 힘썼던 GPIF와는 정반대 행보를 보이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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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 효과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가 두 달 연속 하락세

대출 규제 효과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가 두 달 연속 하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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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에 서울 아파트 평균 거래가 2달 연속 하락세
12억 5천만원에서 11억대로 떨어져
노도강, 금관구 지역 하락세 가파른 편

서울 아파트값 상승세가 최근 주춤해지면서 실거래되는 아파트 가격도 두 달 연속 하락세다. 지난 8월부터 정부가 대출 규제에 나선 탓으로 풀이된다. 실거래된 아파트들의 평균 연령도 최근들어 부쩍 높아진 추세다.

3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8월 한 달간 서울에서 매매거래된 아파트의 평균 거래금액은 11억9,414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6월에는 12억4,677만원, 7월에는 12억2,953만원을 기록한 바 있다. 아파트 거래는 최대 한 달간 신고 유예가 있는 만큼 9월 집계가 끝나지는 않았으나, 4일 까지 집계된 9월 거래 평균 가격은 11억564만원으로 더 가파른 하락세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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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 규제 효과에 서울 아파트 가격 하락세로 돌아서

서울 아파트 가격 상승세가 꺾인 것은 다른 지표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3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9월 다섯째주(9월 30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전주 대비 0.10% 올라 28주 연속 상승했지만 상승폭은 일주일 전(0.12%)보다 0.02%p 줄었다. 서울 아파트값은 8월 둘째주에 0.32% 올라 5년 1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상승폭은 9월 들어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9월 둘째주에 0.23%를 찍은 뒤 셋째주 0.16%, 넷째주 0.12%, 다섯째주 0.10%로 상승폭이 크게 둔화되는 모습이다.

정부가 지난 8월부터 본격적으로 대출 규제에 들어가면서 서울 주요 지역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는 상황이 반영됐다는 것이 부동산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대출 규제로 강남권 등 상급지와 목동 등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상승했지만, 그 외 지역의 아파트 가격이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대출 규제로 대출 비중이 높았던 중저가 및 비인기 지역의 경우 아파트 가격 하락폭이 더욱 컸다. 노원구의 경우 8월 평균 아파트 매매가격이 6억5,978만원을 기록했지만, 대출 규제 시행 이후 호가와 실거래가 하락하면서 1개월 만에 평균 거래가격이 6억131만원으로 8.8%가량 빠졌다. 특히 강북구의 평균 아파트 매매 가격은 같은 기간 6억6,627만원에서 5억8,376만원으로 12% 넘게 하락했다.

대출 규제 강화에 매물 감소가 평균 가격 하락 부채질 한 것

노·도·강 지역 부동산 관계자들은 대출 규제 강화로 전세 및 매매 거래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이 가격 하락을 부채질 했다고 지적한다. 지난 8월 초까지만해도 부동산 구매 수요가 강하게 있었으나, 8월 하순부터는 정책 대출 지원금을 받는 경우를 제외하면 발 길이 끊겼다는 설명이다. 이어 동부간선도로 지하화 사업, 노후 아파트 안전 진단 절차 생략 등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동북권 일대 아파트 가격상승에는 큰 재료가 되지 못한다는 설명도 내놨다. 정책적으로 대출 규제를 강화한 것이 더 부동산 시장에 큰 변수가 됐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9월까지 서울 아파트 매매지수가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재건축이 가시화된 목동과 용산, 강남 일대의 상급지 수요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양천구의 지난달 아파트 매매 가격은 12억5,392만원으로 전월 평균 가격인 11억7,513만원보다 7% 가량 가격이 상승했다. 목동신시가지의 경우, 6단지의 첫 정비사업 구역 지정과 더불어 올해 3월 단지 종상향의 전제조건이었던 기부채납 문제가 개방형 녹지 조성안 채택으로 해결되면서 사업성에 청신호가 켜진 상황이다. 일부 단지의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용산구 역시 지난달 40억원대 규모의 고가 아파트 거래가 이어지며 평균 아파트 가격도 지난 8월 20억3,895만원에서 지난달에는 21억5,893만원으로 5.8%가량 집값이 올랐다.

대출 규제에 상급지, 하급지 격차만 심화될 것 지적도

대출 규제 강화 기조에 대출 비중이 높은 저가 지역 아파트의 거래가 줄면서 속칭 상급지와 하급지 사이의 아파트 가격 격차가 더 벌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상대적으로 교육, 교통, 주변 시설 등이 뛰어난 상급지에만 수요가 몰리고, 그 외 지역은 수요 이탈이 심화될 것이라는 것이다. 4일 KB국민은행의 서울 아파트 시세에 따르면 ㎡당 평균 5분위 아파트 배율은 3.6배를 기록했다. ‘㎡당 5분위 배율’은 주택가격 상위 20%의 ㎡당 평균 가격(5분위 가격)과 주택가격 하위 20%의 ㎡당 평균 가격(1분위 가격)을 나눈 것으로, 배율이 높을수록 가격 격차가 확대되고 있다는 의미다. KB국민은행 담당자는 2016년 1월 관련 집계를 시작 이후 최대치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서울 내 양극화가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가운데, 대출 규제가 수요 쏠림을 더 가시화 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현금 보유액이 많은 일부 계층이 상급지 주거를 대출 없이 구매할 수 있어 가격이 유지될 가능성이 높은 반면, 대출 의존도가 높은 하급지의 경우 정부 대출 정책에 따라 수요가 유동적으로 변하면서 가격의 정책 탄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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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 공개매수'로 경영권 분쟁 반격 나선 고려아연, 영풍정밀 지분이 최대 변수

'대항 공개매수'로 경영권 분쟁 반격 나선 고려아연, 영풍정밀 지분이 최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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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근거리를 비추는 등불은 앞을 향할 때 비로소 제빛을 발하는 법입니다. 과거로 말미암아 나아가야 할 방향성을 비출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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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대항 공개매수 본격화, 영풍·MBK 공개매수 무산 가능성↑
변수는 영풍정밀 지분, "영풍정밀 경영권으로 고려아연 의결권 3.7% 확보 가능"
MBK 바이아웃 펀드로 8조원 확보, 공개매수 실패해도 '재반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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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자사주 공개매수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영풍·MBK파트너스 연합이 실시한 공개매수가 마무리되기 전 회사의 주가를 끌어올려 주주들의 공개매수 참여 동기를 줄이겠단 취지다. 연합 측의 경영권 인수 시도에 대한 고려아연의 반격이 본격화한 가운데 시장에선 영풍정밀 지분의 향방에 관심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공개매수 성공 여부가 미지수에 빠진 만큼 영풍정밀이 보유한 고려아연 지분 1.85%의 중요도가 커졌기 때문이다.

고려아연, 자사주 공개매수 안건 의결

2일 고려아연은 서울 종로구 본사에서 열린 이사회를 통해 공개매수를 통한 자사주 취득 및 취득한 자사주에 대한 전량 소각 내용을 담은 안건을 의결했다. 공개매수가는 영풍·MBK 측 가격(75만원)보다 높은 주당 83만원으로 결정됐다. 매수 기간은 4~23일이며, 취득 예정 주식 수는 고려아연 전체 발행 주식 수의 15.5%(320만9,009주)가량이다. 사모펀드(PEF) 베인캐피탈도 공동 매수자로 참여한다. 베인캐피탈은 약 4,300억원을 투입해 고려아연 발행 주식 수의 2.5%인 51만7,582주를 취득할 계획이다.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18%의 지분을 추가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최 회장이 대항 공개매수에 나선 건 매수세를 끌어올려 회사의 주가를 80만원 이상으로 높이기 위함이다. 주가가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가인 75만원을 상회하면 주주들이 연합 측 공개매수에 응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주주 참여율이 저조해 오는 4일까지 매수 수량이 최소치(6.98%)에 미달하면 공개매수는 최종 무산된다.

대항 공개매수가 본격화하자 MBK는 법원에 고려아연의 자사주 공개매수에 대한 추가 가처분을 신청하고 나섰다. 장기적인 주가 하락을 예견할 수 있음에도 공개매수를 단행한 것은 배임, 시세조종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MBK 관계자는 "고려아연 주주 입장에서 소각 목적의 자사주 매입은 주가가 원래 수준(지난달 12일 종가 55만6,000원)으로 돌아간 뒤 발표해도 된다"며 "경영권을 지키기 위해 수조원의 회삿돈을 쓰는 건 명백한 배임이자 시세조종"이라고 지적했다.

경영권 분쟁 '키'로 떠오른 영풍정밀

고려아연 지분에 대한 공개매수가 난전 양상에 접어든 가운데,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 경쟁도 심화하는 모양새다. 영풍·MBK는 지난달 13일부터 오는 6일까지 영풍정밀 지분 43.43%에 대한 공개매수를 진행 중이다. 매수 가격은 당초 2만원대였으나 경영권 분쟁이 심화하면서 회사 주가가 오르자 가격이 2만5,000원까지 올랐다. 2일 종가 기준 영풍정밀의 주가는 2만5,450원이다.

이에 최 회장 등 일가는 1일 사재 총 1,181억원을 투입해 영풍정밀 지분 25%를 추가 확보하겠다고 나섰다. 공개매수 가격은 연합이 제시한 주당 2만5,000원보다 20%(5,000원) 높은 3만원이며, 공개매수 기간은 2일부터 21일까지 총 20일이다. 공개매수에 성공하면 최 회장 측의 영풍정밀 지분은 35.45%에서 60.45%까지 늘어난다.

양측이 영풍정밀 경영권 확보에 사활을 거는 건 영풍정밀 지분을 가진 곳이 경영권 분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서다. 영풍정밀은 고려아연 지분 1.85%를 보유하고 있는 회사다. 만일 영풍·MBK 연합이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하면 단순히 고려아연 지분 1.85%를 가져오는 것을 넘어서 최 회장 측 지분을 그만큼 감소시킬 수 있게 된다. 업계는 영풍정밀 경영권이 고려아연 의결권 3.7%와 같은 가치를 지닌 것으로 보고 있다.

반대로 영풍정밀이 최 회장 측 우호 지분으로 남을 경우 영풍·MBK는 고려아연 지분 최소 목표 수량인 6.9% 공개매수에 성공하더라도 과반의 지분율을 갖지 못하게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영풍정밀이 고려아연에 남으면 영풍·MBK가 주주총회에서 출석 주주의 과반수 찬성을 받아내기 위해 설득해야 할 기타주주 비율이 크게 늘어날 것"이라며 "전체 지분에서 자사주 2.4% 의결권을 제외하고 국민연금이 기권한다는 가정하에 영풍·MBK는 기타주주의 최소 66%의 동의를 얻어야 할 것으로 추산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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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금 충분한 고려아연-MBK, 향후 '2차전' 발발하나

치열한 경영권 분쟁의 분수령은 오는 4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 성공 여부에 경영권 분쟁의 승패가 갈릴 수 있단 얘기다.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가 성공적으로 끝나면 최씨 일가는 경영권 방어 전략의 상당수를 잃을 가능성이 높다. 반면 공개매수가 무위로 돌아갈 경우 최 회장 측은 영풍정밀 등 변수만 제거하면 승기를 잡을 수 있다. 사실상 4일날 경영권 분쟁의 '1차전'이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 것이란 의미다.

이에 업계에선 향후 '2차전' 발발 여부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우선 양측의 자금은 충분하다. MBK의 경우 지난해 8월부터 회사의 바이아웃(경영권 인수) 펀드로 'MBK파트너스 6호 펀드'를 조성해 출자금을 유치하고 있다. 해당 펀드는 조성 6개월 만인 지난 2월 목표액 10조원의 절반을 확보했으며, 최근까지 8조~9조원의 투자금 유치를 확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NH투자증권을 통한 인수금융으로 1조5,000억원의 자금도 조달했다. 공개매수에 실패해도 매수 가격을 90만원까지 높여 재차 공개매수에 나서는 등 '재반격'에 나설 수 있단 뜻이다.

최 회장의 경우 주식담보대출을 받을 수 있다. 2일 종가 기준 고려아연 주가는 71만3,000원으로, 최씨 일가가 보유한 지분 15.6%의 가치는 2조3,000억원가량이다. 여기서 통상 상장사의 주담대 담보인정비율(LTV)이 40% 수준임을 고려하면, 고려아연 지분을 통해 마련할 수 있는 자금은 최대 9,000억원 안팎이다. 물론 경영권 분쟁 이슈로 주가가 단기에 급등한 만큼 주식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될 가능성이 있긴 하나, 대출 가능 자금 변동 폭이 과도하진 않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시선이다.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의 장기화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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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권 부실 막아라" 칼 빼든 금융당국, 저축은행 3곳 ‘자산건전성 취약’ 등급 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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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금융감독원, 저축은행 3곳에 자산건전성 '취약' 평가
악화하는 저축은행 업권 자산건전성 지표, 금융당국 압박 본격화
"부동산 PF 싹 정리하라" 당국 주문에 부실채권 매각·상각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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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리스크를 떠안은 저축은행 3곳의 자산 건전성이 취약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올해 들어 연체율·자기자본비율 등 저축은행 업권의 주요 건전성 지표가 빠르게 악화하는 가운데, 엄격한 경영실태평가를 통해 업권 전반에 시정 압박을 가하는 양상이다. 금융당국의 압박에 직면한 저축은행 업권은 부동산 PF 등 부실채권 매각·상각을 통한 건전성 제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저축은행 자산건전성 들여다보는 금융당국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날 금감원은 6월부터 저축은행 3곳에 대해 실시한 경영실태평가 최종 평가 등급을 확정해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금감원이 경영실태평가를 실시한 것은 2011년 저축은행 사태 이후 13년 만이다. 특히 자본비율 문제가 아니라 연체율 등 자산 건전성에 초점을 맞춰 평가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금감원은 평가 대상이 된 저축은행 3곳 모두 1분기 기준 자산건전성 등급이 4등급(취약)이라고 판단했다. 상호저축은행업감독규정에 따르면 자산건전성 평가등급이 4등급 이하일 경우 해당 은행은 적기시정조치 '권고' 대상이 된다. 적기시정조치는 금융당국이 금융회사의 경영 실태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일정 기준에 미달할 경우 부과하는 일종의 구조조정 절차다. 

적기시정조치 경영 개선 권고는 '요구'나 '명령'보다는 낮은 등급이지만, 권고를 받은 은행은 △인력·조직 운영 개선 △경비 절감 △부실 자산 처분 △이익 배당 제한 등 상당한 강도의 구조조정을 실시해야 한다. 다만 이번 평가 대상이 된 3개사가 모두 곧바로 적기시정조치를 받는 것은 아니다. 금융위는 적기시정조치 대상이 된 저축은행이 경영을 정상화하기 위한 계획을 제출할 시 최대 3개월간 조치를 유예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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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업권의 위기

금융당국이 저축은행의 자산 건전성에 초점을 맞춰 엄격한 평가를 진행한 것은 최근 저축은행 업권의 건전성 지표가 빠르게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 79곳의 2분기 경영 공시를 살펴보면, 75개 은행의 연체율의 전년 동기 대비 상승한 것으로 확인됐다. 연체율이 두 자릿수를 넘어가는 곳도 31곳에 달했다. 자산이 1조원 이상인 저축은행 중 연체율이 10%를 웃도는 곳은 상상인(13.58%), 페퍼(13.07%), 바로(12.38%) 등 7곳이었다. 저축은행업계 평균 연체율은 2분기 중 부실자산 매·상각으로 1분기에 견줘서는 소폭 하락했지만 여전히 8.36%로 높은 수준이다.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악화 조짐도 관측됐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의 자기자본비율이 일정 수준(자산 1조원 이상 저축은행의 경우 8%, 1조원 미만 저축은행의 경우 7%) 이하로 떨어졌을 때 경영개선 권고 등에 나설 수 있다. 당국은 이 기준에 3%p의 여유를 두고 자기자본비율이 각각 11%, 10% 미만으로 떨어진 경우부터 비상시 자본 확충 방안을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2분기 기준 자기자본비율이 이 같은 기준에 부합하는 저축은행은 라온(9.01%), 상상인플러스(9.72%), 상상인(10.45%), 바로(10.67%) 등 4곳이었다.

저축은행 업권의 낮은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 역시 문제로 지목된다. 금감원 공시에 따르면 올 상반기 자산 기준 상위 5개 저축은행(SBI·OK·한국투자·웰컴·애큐온)의 고정이하여신(NPL) 대비 대손충당금 적립 비율은 모두 100% 미만이었다. 고정이하여신은 일종의 부실채권으로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여신을 합산해 계산한다. 비교적 자산 규모가 큰 대형 저축은행들조차 불어나는 부실채권에 온전히 대비하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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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국 주도하에 PF 구조조정 '속도'

저축은행 업권의 부실 리스크가 가시화하자, 금융당국은 부동산 PF 부실 사업장 정리에 초점을 맞춰 강력한 구조조정 압박을 가하고 나섰다. PF 사업성 평가 기준을 4단계로 세분화하고, 이 중 '유의'와 '부실우려' 단계로 분류된 사업장은 구조조정을 통해 매각·상각을 신속히 추진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특히 고정이하로 분류되던 악화 우려 사업장 중 사업 추진이 곤란한 사업장을 부실우려로 분류하고 충당금을 회수 의문(75%) 수준으로 적립하도록 했다.

저축은행의 부동산 PF 규모는 16조6,000억원 수준이다. 이 가운데 부실 우려로 분류된 사업장 규모는 3조2,000억원, 유의 사업장 규모는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저축은행 전체 PF 중 27.7%가 구조조정 대상에 포함된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13년 만에 경영실태평가를 진행한 것도, PF 구조조정에 힘을 싣는 것도 결국 (은행권의) 자산 건전성을 제고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실제로 금융당국 주도하에 PF 사업장 정리 움직임이 본격화한 이후 저축은행 업계의 적자 폭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실제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79개 저축은행의 지난 7~8월 기록한 적자 규모는 200억원대에 그친 것으로 전해진다(손익 가집계). 한 달에 평균 100억원대 손실을 낸 셈이다. 올 상반기 저축은행 업권의 순손실이 총 3,804억원(월평균 634억원)에 달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감소세다. 부동산 PF를 중심으로 한 적극적인 부실채권 매각·상각, 선제적인 대손충당금 적립 노력 등이 실적 개선세를 견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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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금융그룹' 도약 꿈꾸는 OK금융, 한양증권 우회 인수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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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양증권 인수전 실세 최윤 OK금융 회장
9년간 증권사 인수 시도했지만 번번이 좌절
종합금융의 꿈 이루기 위해 우회 전술 택했나
okfngroup_FE_20240930

OK금융그룹의 출자를 받은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자산운용이 한양증권을 인수한 가운데, 금융 시장에서는 OK금융이 한양증권의 경영권 취득에도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사 인수전에 여러 번 참전해 온 OK금융이 이를 뒤로하고 KCGI가 한양증권을 인수하는 데 출자자로 참여한 만큼 사실상 우회 인수가 아니냐는 분석이다. 다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OK금융, KCGI의 '한양증권' 인수에 대규모 자금 출자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자산운용은 최근 한양증권의 최대주주인 한양학원 등과 한양증권 지분 29.59%(보통주 376만6,973주)를 2,204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KCGI가 한양증권 인수를 위해 조성한 프로젝트 펀드에는 OK금융과 메리츠증권이 유한책임투자자(LP)로 참여했다.

이 중 OK금융은 자기자본으로 전체 인수 자금의 절반에 가까운 1,000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OK금융에서 전면에 나설 계열사로는 OK넥스트가 선정됐다. OK넥스트 몫은 200만 주 정도다. 메리츠증권 역시 비슷한 규모인 1,000억원가량의 자금을 출자하지만, 여기에는 자기자본과 인수금융이 절반씩 배분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자기자본으로 출자한 금액대로 인수한 지분을 나눌 경우 OK금융이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하게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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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업 청산했지만 '꼬리표' 여전

이에 IB업계에서는 OK금융이 KCGI의 프로젝트 펀드에 자금을 지원해 우회적인 방식으로 한양증권의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인수가 금융 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통과할 경우 OK금융이 한양증권의 경영권을 취득할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일단은 운용사인 KCGI가 한양증권을 경영하지만, 통상 PEF가 인수 후 5년 안팎으로 엑시트(투자금 회수) 전략을 짜는 점을 고려할 때 엑시트 시점에 OK금융이 KCGI의 보유 지분을 사들여 경영권을 얻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간 OK금융은 종합금융사로의 도약을 위해 여러 차례 증권사 인수를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다. 2015년부터 LIG투자증권(현 케이프투자증권), 2016년 리딩투자증권의 인수전에 참여했지만 모두 실패를 맛봤고, 2017년 이베스트투자증권(현 LS증권) 인수에 3,500억원을 제시하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으나 대부업 위주의 사업 구조라는 이유로 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이후 OK금융은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저축은행 건전 경영 및 이해상충 방지 계획’에 따라 대부업에서 철수 작업을 진행, 2018년과 2019년 원캐싱과 미즈사랑 등의 대부 라이선스를 잇달아 반납했다. 이어 지난해 10월 그룹 산하 대부업체인 아프로파이낸셜대부(러시앤캐시)가 보유한 금전대부업 라이선스를 반납하는 것으로 대부업 철수를 마무리했다.

다만 아직 최윤 OK금융 회장 동생이 소유한 대부 업체가 존재한다. 최 회장의 동생은 에이치앤에이치파이낸셜대부와 옐로우캐피탈대부를 소유한 채권추심 업체 비콜렉트대부의 최대주주(100%)다. 최 회장은 동생의 대부업체와 지분관계는 없지만 공정거래법상 동생이 가진 회사 3곳이 OK금융과 동일기업집단에 속한다. 이에 시장의 반응도 좋지 않은 상황이다. 계열사를 포함한 이익잉여금이 3조원을 넘는 등 자금 여력도 충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음에도, OK금융이 한양증권 인수전에 직접 나서지 못하고 펀드 투자자로 참여한 배경이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난항' 예상

한양증권 인수 주체로 OK금융 계열사 가운데 저축은행이 아닌 OK넥스트가 선정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전면에 서는 것은 OK넥스트지만 뒷배에는 OK저축은행이 있다는 게 중론이다. 실제 OK저축은행은 올해 7월부터 JB금융지주의 주식을 매도하면서 인수 자금 마련에 나선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산 바 있다. OK저축은행은 이달 들어서만 JB금융지주 주식을 여섯 차례 매도했는데, 한 달간 매도 규모만 34만8,805주로 53억8,948만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그런데 OK저축은행은 지난 2분기 76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7년 6개월 만에 적자 전환한 데 이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악재가 겹친 상태다. 더욱이 저축은행의 경우 상호저축은행법에 따라 유가증권투자 한도(자기자본 100%)가 정해져 있는 데다 이미 JB금융지주와 DGB금융지주 등에 투자하고 있는 만큼 주체로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로 인해 최 회장이 우회 인수를 택했다 하더라도 대주주 적격성 심사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대주주 적격성 심사 범위에는 프로젝트 펀드 투자자들도 모두 포함되기 때문이다. 현재 예상된 출자 규모만 보면 OK금융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만큼 출자 구조를 두고 까다로운 심사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심사에 통과할 지는 미지수다. 먼저 OK금융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심사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공정위는 OK금융이 대부자산을 처분하는 과정에서 계열사에 ‘일감 몰아주기’를 했다는 의혹이 일자 지난해 OK금융 계열사의 부당 지원 혐의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고, 올해 5월에는 OK캐피탈, 아프로파이낸셜대부 등 6곳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였다. 공정위는 최 회장의 동생이 운영하는 회사를 부당 지원하면서 총수 일가가 사익을 편취했다고 보고 있다.

일부 계열사가 부동산 PF 부실로 휘청이는 점도 변수다. OK캐피탈이 이달까지 공시한 부실채권 규모만 957억원에 이른다. 한국신용평가에 따르면 OK캐피탈의 3월 기준 부동산금융 자산은 1조3,000억원이다. 이 중 위험이 큰 브릿지론은 1조원에 달하며, 중·후순위 비중도 77%에 육박한다. OK금융이 iM증권을 자회사로 둔 DGB금융지주의 최대주주로도 있다는 사실도 걸림돌로 지목된다. 향후 OK금융이 한양증권의 최대주주와 같은 지위를 얻게 된다면 증권사 두 곳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어 금융 당국이 이를 문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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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볼트온 실패 '이중고'에 프레시지 실적 악화일로, 최대주주 앵커 PE 500억원 자금 지원 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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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데믹에 밀키트 업계 성장성 하락세, 프레시지 매출액도 37.7% 급락
'볼트온 전략' 위해 닥터키친·허닭 등 품었지만, 인수기업 적자경영에 손실만 확대
사실상 '디폴트 위기' 몰린 프레시지, 앵커 PE "500억원 추가 자금 투입 나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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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밀키트 업계 1위 업체인 프레시지의 재무구조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프레시지의 최대주주 홍콩계 사모펀드(PEF) 운용사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 PE)가 추가 자금 투입을 추진한다. 자금 조달을 통해 현금 유동성을 채우고 나아가 수익성 개선까지 꾀하겠단 취지다. 다만 프레시지에 대한 시장 전망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매출원가율이 높은 밀키트 제조업 특성상 흑자 전환이 어려운 데다, 무리한 인수합병(M&A)의 부작용으로 실적 기반이 무너진 상태라서다.

앵커 PE, 프레시지에 추가 지원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앵커 PE는 최근 실적 악화를 겪는 프레시지에 추가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021년 결성한 4호 펀드(펀드 Ⅳ)를 활용해 500억원 내외 수준을 지원하겠단 것이다. 자금을 수혈해 유동성 우려를 불식함으로써 엑시트(투자금 회수) 기반을 세우겠단 취지로 풀이된다.

앵커 PE는 지난 2021년 프레시지의 구주 일부를 인수한 뒤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지분을 확보해 최대 주주(총지분 64.43%) 지위를 획득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투입된 자금은 3,000억원가량이다.

수익성 저조한 프레시지, 재무 상황도 악화

이전까지만 해도 프레시지는 성장성이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집밥 트렌드'와 함께 고속 성장을 이루며 국내 밀키트 시장 점유율 70%를 확보하는 등 명확한 성과를 보인 바 있어서다. 문제는 수익성이 지나치게 저조했단 점이다. 재료비가 많이 들어가는 밀키트 제조업은 기본적으로 매출원가율이 높다. 프레시지 역시 지난해 매출원가율(연결 기준)이 83.6%에 달했다. 매출의 대부분이 원가 충당에 사용됐단 의미로, 프레시지가 지난해 기준 순손실 2,239억원을 기록한 배경이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채소 등 재료를 손질하고 포장하는 과정은 자동화가 쉽지 않아 아직 대부분 수작업으로 진행한다"며 "매출이 늘어난 만큼 인건비와 물류비 등이 추가 투입되는 구조다 보니, 밀키트 사업은 흑자 전환이 쉽지 않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안정화하고 엔데믹에 접어들자 밀키트 시장의 성장세가 예상을 크게 밑돌기 시작한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밀키트 시장 성장이 한창이던 2021년, 업계에선 2025년 시장 규모가 7,000억원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에 따라 프레시지의 매출액 또한 2020년 1,000억원, 2021년 2,000억원, 2022년 5,300억원으로 꾸준한 상승세를 이뤘다. 그러나 현재 업계의 2025년 시장 전망치는 기존의 절반가량인 4,000억원까지 줄었고, 프레시지의 매출액도 지난해 기준 3,306억원으로 전년 대비 37.7% 급감했다.

이렇다 보니 회사의 재무 상황도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올해 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프레시지의 단기차입금과 유동성장기부채는 412억원에 달한다. 당장 현금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프레시지가 보유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지난해 말 기준 576억원에 불과하다. 2022년과 지난해 프레시지의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출이 각각 774억원, 408억원이었음을 고려하면, 영업 활동을 유지할 시 그나마 남은 현금 잔고도 올해 말께 모두 소진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내몰린 상태로, 앵커 PE가 추가 투자에 나선 이유도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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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트온 전략 사실상 실패, 앵커 PE 엑시트 어려울 듯

다만 자금 투입 이후로도 프레시지의 실적 개선은 요원할 것으로 보인다. 앵커 PE가 주도한 볼트온(bolt-on) 전략이 제대로 먹히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볼트온이란 인수한 기업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사업적으로 연관이 있는 다른 기업을 M&A함으로써 시너지를 내는 것을 뜻한다. 주로 PEF가 운용 중인 기업에서 활용되는 전략으로, 재매각을 염두하고 기업가치를 빠르게 높이는 것이 주목적이다.

프레시지는 볼트온 전략에 따라 지난 2021년 중소 물류회사인 라인물류시스템(지분율 72.48%)을 시작으로 2022년 ▲닥터키친(100%) ▲허닭(100%) ▲테이스티나인(100%)를 사들였다. 이들 회사 매입에 들인 자금은 총 2,471억원(현금+자사 주식)에 달한다. 이후엔 냉동 볶음밥 업계 1위인 한우물 영농조합도 인수했다. M&A를 통해 프레시지를 건강·특수식, 밀키트, 물류 등 사업 전반에 대한 인프라를 갖춘 상위 사업자로 도약시킨 뒤 하나의 회사로 '규모의 경제'를 이룸으로써 폭발적인 성장성을 확보하겠다는 게 앵커 PE의 최종 목표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기대와 달리 인수 기업들이 영업손실을 겪으면서 기업 인수에 따른 이점을 크게 누리지 못했다. M&A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2022년 기준 인수 기업들의 손실 규모는 ▲라인물류시스템 92억원 ▲닥터키친 50억원 ▲허닭 42억원 ▲테이스티나인 131억원에 달했다. 그나마 선방한 한우물의 경우도 약 30억원가량의 영업 이익을 기록하는 데 그치며 손실을 메꾸진 못했다. 이에 프레시지는 2022년 711억원의 영업권을 손상차손으로 처리했고, 같은 해 305억원의 영업권도 상각 처리했다.

지난해에도 손실은 이어졌다. 자회사 실적이 거듭 하락하자 프레시지 차원에서 잔여 영엽권 1,072억원을 손상차손 820억원, PPA 상각 252억원으로 모두 처리했고, 그 결과 지난해 말 프레시지의 영업권은 '0원'으로 계상됐다. 통상 인수 기업이 적자경영으로 현금흐름이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면 그만큼 영업권에 손상차손을 반영한다. 결국 본사에서 자회사들의 사업 경쟁력이 낮다는 판단이 나왔단 의미다. 결과적으로 인수 기업들이 프레시지의 성장 및 앵커 PE의 엑시트 계획에 오히려 방해가 되고 있는 셈이다.

이에 시장 일각에선 앵커 PE의 추가 투자가 현실화하지 못할 수 있단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실적 개선 가능성이 크지 않은 프레시지로의 추가 투자에 출자자들이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IB 업계 관계자는 "앵커 PE는 2021년 투썸플레이스 이후 엑시트가 중단된 만큼 출자자들의 불만이 큰 상황"이라며 "더군다나 최근엔 PEF가 지배하는 기업에 대한 상장 심사가 엄격해지면서 기업공개(IPO)를 통한 엑시트로 방향을 선회하는 게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매각과 IPO 등 엑시트 수단이 모두 막힌 프레시지에 대한 자금 투입을 선뜻 동의하는 출자자가 있을지 의문"이라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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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입성 목전 ‘더본코리아’, 공모자금 M&A 실탄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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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

공모자금 대부분 기업 인수자금으로 집행 확정
식품기업·푸드테크 인수로 추가 성장 노려
가맹점 공급능력 확대로 경쟁력 확보 및 해외 진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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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주들과의 갈등으로 홍역을 치렀던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더본코리아가 IPO를 본격화한 가운데,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예고했다. 식품 및 푸드테크 기업 M&A와 지분 투자를 통해 밸류체인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간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 역량을 강화한 데 이어 또 한번 지속적인 영토 확장을 시사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본코리아, 전량 신주로 공모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더본코리아는 구주 매각 없이 전량 신주로 300만 주를 공모한다. 주당 공모가 희망밴드는 2만3,000~2만8,000원으로 확정했다. 희망밴드 내에서 상장에 성공하면 공모자금은 690억~840억원이 모이며 상장 후 시가총액은 3,327억~4,050억원이 된다.

상장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이 맡았다. 더본코리아는 내달 15~21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거쳐 같은 달 24~25일 양일간 일반청약을 진행한다. 공모일정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11월 중 유가증권시장(코스피)에 입성할 계획이다.

이달 초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IPO 절차에 본격적으로 돌입한 더본코리아는 공모자금 중 대부분을 성장 재원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이다. 올해 6월 말 기준 더본코리아의 차입금은 4억원으로, 이는 신한은행으로부터 운영자금 명목으로 빌린 것이다. 최장만기일이 이달 2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현재 시점에서는 무차입 상태로 추정된다. 갚을 돈이 없기 때문에 공모로 모은 자금 대부분을 투자 자금으로 활용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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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자금 95% M&A에 사용, 가맹정 운영 효율화 등 상생 목적

더본코리아는 공모가가 희망밴드 최하단으로 결정되는 것을 가정한 공모자금 690억원 중 28억원은 인수수수료 등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나머지 662억원 중 34억원은 기존 브랜드 강화 및 신규 브랜드 개발에 사용할 방침이며 628억원은 M&A 및 지분 투자에 사용한다. 연도별로 M&A 및 지분 투자에 사용하는 금액을 살펴보면 2025년 100억원, 2026년 200억원, 2027년 328억원이 배정돼 있다.

더본코리아의 M&A 우선순위는 도·소매 전문 식품기업이다. 지분 100% 인수 구조로 추진할 예정이며 600억원을 들여 가맹점에 대한 공급 능력 확대와 가격 경쟁력 확보를 최우선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가맹점의 원가 부담을 최소화하고 회사의 유통 능력을 향상시켜 기업가치를 제고하는 그림까지 그리고 있다.

푸드테크 관련 회사(자동화 주방기기, 서빙 로봇 등)에 대한 지분투자도 계획하고 있다. 푸드테크에 대한 투자와 협업을 기반으로 가맹점의 주방 및 홀에 대한 업무적 부담을 줄이고 가맹점의 인건비 감소 등 비용 구조 개선을 통한 수익성 극대화를 위한 방안을 지속 고안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공모자금 외 올해 6월 말 연결 기준 보유하고 있는 현금 및 현금성자산 411억원과 단기금융상품 697억원도 M&A 및 지분 투자에 활용할 계획이다. 만약 공모자금과 유보금 전부를 사용하면 더본코리아는 상장 후 M&A와 지분 투자에만 최대 1,736억원을 쏟는 셈이다.

더본코리아 측은 “본사와 가맹점 간의 상생을 끊임없이 모색하고 있다”며 “자동화기기 도입, 푸드테크 협업 등을 바탕으로 각 가맹점의 운영 효율화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상장 후에도 가맹점과의 상생은 물론 지역 개발, 해외 시장 확대 등에 힘써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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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더본코리아

신사업 추진으로 매출 다변화 및 성장동력 확보도

업계에서는 더본코리아가 그간 공격적인 사세 확장을 진행한 데 이어 추가적인 외연 확대에 나서는 것으로 보고 있다. 1994년 설립된 더본코리아는 빽다방, 홍콩반점 등 25개 외식 프랜차이즈 기반의 '외식사업'과 HMR(Home Meal Replacement, 가정간편식), 가공식품 등을 제공하는 '유통사업', 제주도 더본호텔을 통한 '호텔사업'을 영위 중이다.

더본코리아의 최근 10년간 M&A 및 투자행보를 보더라도 2015년 육류도매업체인 성림쓰리에이통상(100%)을 인수한 데 이어 현재는 청산된 상태지만 인도네시아 내 프랜차이즈 사업 영위를 위해 'PT.The Born Indonesia' (49%)를 합작투자로 설립했다. 아울러 2019년 조미김 판매거점 확보를 위해 더본국제무역유한공사(40%)를 세웠으며 2020년에는 기타 엔지니어링 서비스업체인 디에스아이시스템(100%)을 인수했다. 2022년 들어서는 전통주 제조업을 영위하는 농업회사법인 시트러스 지분 21.96%를 확보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더본코리아가 우선적으로 F&B 업종에 대한 M&A 의지를 밝히긴 했지만 호텔과 같은 다른 업종으로의 진출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더본코리아 측에서 직접 사업적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는 다양한 업종에 대한 투자 가능성까지 열어놓은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사업 다각화 차원에서 B2B(기업 간 거래) 유통시장 진출과 온라인 자사몰 등을 신규 사업분야로 계획 중에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신사업을 추진함으로써 매출 다변화 및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복안이다. 또한 상장을 추진하고 있는 현상황과 맞물려 외부 변수가 많은 가맹사업의 위험성 등을 고려함과 동시에 해당 리스크를 다른 사업으로 헷지(위험회피)하겠단 의지로도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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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 다각화로 재무상태 '안정적', 상장 청신호

그동안 F&B 프랜차이즈 기업 가운데 상장했지만 상장폐지되거나 좌초된 사례가 많았다는 점에서 더본코리아 상장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았으나, 이번 M&A 계획안에 담긴 상생 노력과 더불어 안정적인 재무 상태 등에 힘입어 무리 없이 상장할 수 있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실제로 더본코리아의 전체 매출액은 2021년 1,941억원에서 지난해 4,107억원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가맹사업 매출액이 대부분으로, 지난해 기준 3,302억4,800만원을 올렸다. 올해 상반기 매출 역시 2,213억원으로 지난해 전체 매출 절반을 이미 넘어 실적 전망도 긍정적인 상황이다.

재무지표도 안정적이다. 상반기 더본코리아의 유동비율은 187.2%로 지난 2021년 말 109.4%에서 대폭 개선됐다. 수익성 상승으로 이익잉여금이 증가한 덕분이다. 이뿐만 아니라 단기 금융상품 투자도 꾸준히 늘었다. 단기 상품투자 규모는 2022년 말 228억원에 불과했으나 6월 말 697억원까지 확대됐고, 이에 같은 기간 유동자산도 1,395억원으로 증가했다. 아울러 대표적인 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도 양호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더본코리아의 6월 말 부채비율은 54.2%로, 지난 2022년 업종 평균인 116.4를 크게 밑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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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계 조작·배임 등 혐의로 소송 리스크 직면한 SMCI, 3월 고점 대비 주가 60% 이상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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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 마이크로 컴퓨터 직격하고 나선 힌덴버그, "회계 조작 증거 확인했다"
AI 훈풍 아래 상승세 이어왔지만, 미 법무부 조사에 주가 그래프 '우하향 곡선'
10-K 공시 지연으로 투명성 부족 이슈 재차 부각, 분식회계 의혹 가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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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훈풍을 타고 상승세를 이어가던 슈퍼 마이크로 컴퓨터(SMCI)의 주가 그래프가 우하향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미국 법무부가 SMCI를 겨냥하고 나서면서 소송 리스크가 부각된 탓이다. SMCI는 현재 회계 조작, 배임, 정부 제재 우회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상태로, 지난 2020년 한 차례 회계 조작으로 홍역을 치른 바 있는 만큼 이번 회계 조작 혐의가 사실로 드러날 경우 회사의 신뢰도 추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 법무부, SMCI 조사 착수

26일(현지 시각)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최근 미국 법무부는 SMCI 조사에 착수했다. 공매도 리서치 기관 힌덴버그 리서치가 SMCI 관련 공매도 보고서에서 "회계 조작의 새로운 증거를 확인했다"고 지적한 데 따른 것이다.

SMCI는 이미 과거 회계 부정 관련 이슈를 경험한 바 있다. 2018년엔 재무 보고서를 제때 제출하지 않아 나스닥에서 일시적으로 상장 폐지됐고, 2020년엔 3년간 기업의 수익을 조기 인식하고 비용을 축소한 혐의로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기소를 당하기도 했다. 2020년 당시 SEC의 통지서를 보면 SMCI는 고객에게 배송되지 않은 제품이나 고객의 승인 없이 발송된 제품, 조립이 잘못된 제품 등을 재무제표상의 수익으로 기록하는 등 공시에 허위 정보를 표기했다. 아울러 협력 마케팅 프로그램을 활용해 부채를 인위적으로 감소시키는 회계 조작도 자행했다. 이로 인해 잘못 인식된 매출 및 비용의 규모만 2억 달러를 수준이었다.

이 사건 이후 SMCI는 1,750만 달러(약 231억원)의 벌금을 지불했고, 하워드 히데시마 CFO(최고재무책임자) 등 경영진도 부당하게 얻은 이익금 240만 달러(약 32억원)가량을 반환했다. 회계 부정에 연루된 주요 임원들은 히데시마 CFO를 포함해 모두 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제는 SMCI가 위 사건이 발생한 지 불과 3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에 해고된 임원들을 재고용하기 시작했단 점이다. 회계 부정 논란의 핵심이던 히데시마 CFO 역시 에이블컴(Ablecom)에 컨설턴트로 채용되는 방식으로 재고용됐다. 에이블컴은 찰스 리앙 SMCI CEO의 형제인 스티브 리앙이 운영하는 회사다.

이와 관련해 힌덴버그는 "2020년 회계 문제로 퇴출당했던 이들이 대부분 돌아왔다"며 "이와 함께 부정 회계 관행도 재차 반복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힌덴버그에 따르면 지난 4월 SMCI의 전 글로벌 서비스 책임자였던 밥 루엉은 찰스 리앙 CEO 및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SMCI가 배송 미완료 제품에 대한 매출을 조기 인식하는 방식으로 실적을 부풀렸다는 내용으로 내부고발을 진행한 뒤 회사로부터 해고를 통보받았다는 이유에서다. 밥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SMCI는 2020년 이후로도 같은 방식의 회계 부정을 반복한 셈이 된다.

배임 혐의도 제기됐다. SMCI와 에이블컴, 그리고 형제 기업인 컴퓨웨어(Compuware)까지 삼자 간의 순환거래 내역이 포착되면서다. 힌덴버그에 따르면 2020년이후 에이블컴 미국 수출의 99.8%, 그리고 컴퓨웨어 미국 수출의 99.7%가 SMCI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소위 '서로 해 먹는' 그림이 그려진 것이다. 이를 두고 힌덴버그는 "수상하리만치 순환적인 관계"라고 표현했다. 이 같은 순환거래 관행으로 회사가 손해를 보거나 리앙 형제의 개인적 이익이 발생했다는 판단이 나오면 배임으로 판정될 수 있다는 게 힌덴버그의 설명이다.

이외 SMCI가 정부 제재를 우회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지난 2022년 러시아발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하자 미국 정부는 러시아에 대한 고성능 컴퓨터(HPC) 및 부속품의 수출을 금지했는데, 제재 품목엔 SMCI의 제품도 일부 포함됐다. 하지만 SMCI의 러시아발 매출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3배나 늘었다. 미국의 수출 규제를 위반한 수출입 항목은 총합 4만5,000건에 달한다고 힌덴버그는 전했다. SMCI에 대한 리스크가 여러 방면에서 가중되고 있다는 의미다.

AI·엔비디아 최대 수혜주, 1년 만에 주가 14배 상승하기도

SMCI는 데이터센터용 서버 제조업체로, AI 강세에 따른 엔비디아 최대 수혜주 중 하나로 꼽혔다. 엔비디아가 설계한 칩을 장착해 서버를 제작하는 등 엔비디아와의 관계성이 부각됐기 때문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쏟아졌다. 글로벌 금융 서비스 기업 바클리즈는 "SMCI는 AI 투자 추세를 배경으로 AI 서버 기회를 포착하기 좋은 위치에 있다"며 "뛰어난 설계 역량과 강력한 AI 파트너십 덕분에 SMCI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023년 기준 SMCI의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7% 남짓"이라며 "앞으로 더 많은 점유율 상승도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기대를 드러내기도 했다.

이 덕에 SMCI의 주가는 2018년 말 13.80달러에서 매년 상승세를 이었다. 2023년 초 대비 지난 3월 회사의 주가가 14배 넘게 상승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올해 초 역시 시장 예상치를 훌쩍 웃도는 실적을 내놓으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SMCI의 올 2분기 매출은 최대 36억5,000만 달러(약 4조8,820억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기존 예상치 29억 달러(약 3조8,790억원)는 물론 시장조사기관 LSEG가 집계한 월가 평균 전망치 30억6,000만 달러(약 4조927억원)을 20% 웃도는 수준이다. SMCI의 성장성이 단적으로 드러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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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리스크에 주가 '폭락'

그러나 최근 사법 리스크가 본격화하면서 SMCI의 주가도 하락세에 접어들었다. 힌덴버그가 회계 조작 혐의를 지적한 지난달 28일(현지 시각)에는 장 초반부터 전일 대비 20% 이상 폭락한 434달러대를 기록했고, 미 법무부가 조사에 착수한 이달 26일엔 전일 대비 12.17% 급락한 402.40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지난 3월 주가 고점 대비 60% 이상 하락한 수준이다.

금융투자 업계는 SMCI의 주가 하락세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2020년에 이어 연달아 회계 조작 문제가 발생하면서 내부 통제에 대한 신뢰도가 급격히 낮아졌기 때문이다. 바클리즈도 이와 같은 이유로 SMCI의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SMCI의 이미지 추락이 가속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회사의 투명성 부족 이슈가 거듭 부각되고 있단 점도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앞서 지난달 말 SMCI는 "정해진 기간 내에 연례 보고서를 제출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10-K(SEC에 매년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하는 사업 보고서)' 공시를 지연했다. 2018년 공시 지연 문제로 일시적인 나스닥 상장 폐지 조치를 받았던 SMCI의 전력을 고려하면 투자 리스크만 키운 선택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사실상 주가 상방 요인이 전무한 상황에서 하방 압력만 커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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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개매수가 밑도는 고려아연 주가, 최윤범 회장 ‘백기사 확보’ 총력전

공개매수가 밑도는 고려아연 주가, 최윤범 회장 ‘백기사 확보’ 총력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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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가, 공개매수가 75만원 하회한 71만3,000원
경영권 분쟁의 승부처 '영풍정밀' 주가도 공개매수가 아래
2차전 돌입한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 누가 이겨도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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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파트너스와 영풍이 고려아연 공개매수가를 인상했음에도, 이전과 달리 고려아연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 아래를 밑돌고 있다.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 측이 짧은 시간 내 대응책을 마련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인식이 반영된 결과다. 이에 최 회장 측이 대항 공개매수 등 반격 카드를 고심하며 팽팽히 맞서고 있지만, 이번 분쟁이 누군가의 일방 승리로 일단락되더라도 ‘승자의 저주’를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우려도 뒤따른다.

고려아연 주가, 상향 공개매수가 하회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MBK와 영풍이 공개매수 중인 고려아연 주가는 전일 대비 1.28% 오른 71만3,000원에 거래를 마감했고 영풍정밀 주가는 9.67% 오른 2만4,950원에 장을 마쳤다. 두 종목 모두 MBK와 영풍이 상향 조정한 공개매수 가격을 밑돌았다. 주가가 공개매수 가격 아래로 형성될 경우 공개매수의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다.

MBK와 영풍은 고려아연의 공개매수 가격을 주당 66만원에서 주당 75만원으로 인상한다는 정정 신고서를 이날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바 있다. 투자자들에게 이전 할증 가격에 추가로 13.6%라는 프리미엄을 더 제시한 것으로, 최 회장의 경영권 방어용 자금부담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MBK는 이와 함께 단독으로 진행하고 있는 영풍정밀에 대한 공개매수 가격도 주당 2만원에서 주당 2만5,000원으로 25% 상향 조정했다.

공개매수가 시작된 지난 13일 고려아연, 영풍정밀 두 종목 모두 공개매수가를 넘어선 것과 달리 아래로 주가가 형성된 것은 최 회장 측의 반격에 대한 신중론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최 회장 측의 반격이 기대에 못 미칠 경우 투자자들의 심리가 공개매수에 응하는 방향으로 몰릴 수 있어서다. 섣불리 높은 가격에 매수하게 되면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실제 MBK는 기타 주주 구성원 대부분이 기관투자자인 만큼, 확실하게 이익을 실현할 수 있는 이번 공개매수 청약에 참여할 공산이 높다고 자신하고 있다. 특히 고려아연의 인상된 공개매수 가격(75만원)은 상장 이래 역대 최고가 67만2,000원보다도 11.6% 높은 수준이다. MBK는 “지난 13일부터 25일까지 6거래일 동안 고려아연 주식 매수거래의 60% 이상이 개인이었을 정도로 보수적인 기관투자자들은 최초 공개매수가 이상에서 매수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캐스팅보트 '영풍정밀', 경영권 확보 시 고려아연 지분 3.7% 우위 효과

MBK·영풍 연합이 고려아연과 함께 영풍정밀 주식까지 매수하는 것은 의결권 행사를 위한 경영권 확보의 영장선이다. 영풍정밀은 최 회장의 특수관계자로 분류돼 있는데, 이는 최 회장 우호 지분에 영풍정밀이 포함돼 있다는 얘기다. 현재 영풍정밀이 보유한 고려아연의 주식은 38만2,508주(지분율 1.85%)로, 최 회장 측의 지분율과 맞먹는 수준이다. 이렇다 보니 영풍정밀의 가치도 높아졌다. 영풍정밀은 전날까지 최근 10거래일 동안 3번의 상한가를 포함해 266%의 주가 상승을 기록하며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영풍 측도 장형진 고문을 포함한 장씨 일가의 영풍정밀 보유 지분이 21.25%에 달하는 등 상당 규모를 확보하고 있다. 더욱이 시가총액 3,200억원에 이르는 영풍정밀은 소액주주 지분율이 40%에 육박하는 만큼 지분 매집이 쉬운 구조다. 이에 MBK는 공개매수를 통해 기존 장 고문 지분(5.71%)을 더해 최 회장 측보다 무조건 앞선다는 계획이다. 장 고문이 MBK와 지분 공동 보유 약정을 맺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결과적으로 MBK가 공개매수로 영풍정밀 경영권을 확보해 고려아연 지분 1.85%를 차지하는 데 성공할 경우, 기존 고려아연의 지분을 빼앗는 것으로 실제 지분 격차는 3.7%까지 늘어나게 된다. 고려아연 지분을 직접 매입하는 방식보다 자본을 적게 투입하면서도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공개매수 성공 시 현재 장씨 일가가 보유한 영풍정밀 지분(21.25%)까지 포함하면 MBK·영풍 측의 영풍정밀 지분은 최대 65%까지 늘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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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K, 가격 상향으로 엑시트 부담

관건은 공개매수를 둘러싼 양측 대응이다. 우선 머니게임 측면에선 MBK 우위를 점치는 시각이 우세하다. MBK는 영풍에 3,000억원을 빌려 공개매수 가격을 올렸는데, 이는 MBK가 파악한 기관투자자 평균 취득단가를 50% 이상 웃돈다. MBK 입장에선 이들 보유 지분 가운데 7%만 가져와도 승기를 굳힌다고 본다.

다만 공개매수 가격 상향으로 MBK 또한 큰 부담을 안게 됐다. 대규모 레버리지가 투입되는 사모펀드 속성을 고려할 때 MBK 입장에서는 공개매수 가격을 올려 경영권을 확보에 성공하더라도 엑시트(투자금 회수)를 낙관하긴 힘들기 때문이다. MBK는 공개매수 예상 소요 자금 2조3,000억원 가운데 1조5,000억원을 내년 6월 만기, 고정금리 5.7%에 차입한다. 만기까지 이자만 630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이에 따라 MBK가 펀드 출자자(LP)에 보장해야 할 IRR(내부수익률)도 10% 중반 수준을 웃돌 게 됐다. 공개매수에 성공해도 최소 5~7년 뒤 이 정도 수준의 IRR에 맞춰 투자금 회수하긴 사실상 어렵단 의미다. 게다가 MBK는 중국 자본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해외 매각은 없다”고 못 박은 상태다. 이는 잠재적 매수자 범위를 대폭 줄인 것으로 훗날 매각 과정에서 가격 협상력 열위에 놓일 가능성이 크다.

고려아연, 대항 공개매수 난항

최 회장 측 역시 MBK보다 높은 가격으로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는 것은 현실적 난관이 상당하다. 공정거래법상 고려아연은 직접 대항 공개매수에 나서는 것이 원천 차단된다. 단, 최 회장 개인 차원에서 우호 세력 중심으로 대항 공개매수에 나설 수는 있다. 이에 최 회장 측은 글로벌 사모펀드와 같이 자금력이 뒷받침되는 백기사를 확보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확실한 회수 방안이 제시되지 않는 한 투자심의위원회 통과를 낙관하기 힘들다.

실제로 그간 고려아연 측 백기사로 유력시된 미국계 사모펀드 베인캐피탈은 홍콩오피스 투자심의원회를 통과하지 못했다. 경영권 분쟁이 격화할수록 높아진 가격에 참전한 백기사들의 출구전략이 희미해지고 있어서다. 통상 공개매수로 높아진 가격에 지분을 인수하는 경우, 주가가 회귀함에 따라 주식 시장에서 매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최 회장 측도 주가 하락 후 베인캐피탈 손실을 보전할 재력은 없는 만큼, 결국 최씨 일가 지분까지 합해 경영권 매각 방식으로 투자 회수를 꾀할 수밖에 없게 된다.

대신 이미 고려아연의 지분 일부를 갖고 있는 트라피규라(Trafigura)나 글렌코어(Glencore), 스미토모(Sumitomo)와 같은 고려아연 협력업체들이 높은 가격으로 지분을 매수해 주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해당 거래는 최 회장 개인의 경영권 방어를 위해 고려아연의 장기적 이익을 희생시킬 가능성이 있어 배임 문제가 불거질 확률이 높다. 협력업체 입장에선 자신들이 비싼 가격으로 지분을 취득한 만큼 반대급부를 고려아연과의 거래에서 높은 마진으로 찾거나, 동맹이라는 명목으로 배타적 거래 관계를 형성해 추가 이윤을 확보하려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업 전개 과정에서 어떤 형태로든 지분 투자 대가가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시장 일각에서는 고려아연이 후순위 출자자로 공동 투자자인 FI(재무적투자자)를 떠받치는 구조의 특수목적법인(SPC) 설립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FI 측 엑시트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데다 현행법을 우회해 고려아연 자기자본을 공개매수에 투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향후 콜옵션(주식매수청구권)을 통해 선순위 투자자 지분을 가져올 수도 있다. 다만 어느 쪽을 택하든 미래 성장 재원의 상당 부분을 경영권 방어에 소진한다는 점은 부담 요인이다. 경영권 방어에 성공하더라도 향후 현금흐름에 병목이 생겨 사업 추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고려아연과 영풍 중 누가 이겨도 진 것과 다름없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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