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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미래산업 중심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신(新)성장 4.0 전략’을 수립하기로 했다. 이 밖에도 글로벌 경기 둔화로 인한 수출 부진을 극복하기 위해 과감한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규제 혁신을 추진한다.
정부는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장관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추 부총리는 "과거 농업성장 1.0, 제조업 2.0, IT산업 3.0 중심의 성장전략을 업그레이드해 신성장 4.0 전략을 수립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미래 첨단 분야와 디지털 전환, 전략산업 초격차 확보 등 분야에서 핵심 프로젝트를 발굴·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미래산업을 조기에 발굴해 국가 경제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취지다. 이를 위해 정부는 연구·개발(R&D), 금융, 글로벌 협력, 인재 양성, 규제 혁신 등 지원 체계를 개선할 예정이다.
한편, 추 부총리는 "우리 경제가 마주한 대내외 여건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세계 경제 성장률 하락, 반도체 경기 둔화 등의 영향으로 수출을 중심으로 실물 경제 둔화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물가는 정점을 지나 상방 압력이 다소 완화됐지만, 당분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취업자 증가도 기저효과 등으로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추 부총리는 경제여건 변화 및 리스크에 선제·적극적으로 대응해 거시 경제를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물가와 생계비 부담은 낮추는 등 민생 경제의 빠른 회복을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제위기를 극복할 방안으로는 과감한 인센티브 및 규제 혁신을 통한 수출 지원이 언급됐다.
이 밖에도 추 부총리는 "공공·노동·교육·금융·서비스 등 5대 부문 구조 개혁을 가속화하는 한편 인구·기후 위기, 공급망 재편 등 미래에 대한 대비도 강화하겠다"고 내년도 경제정책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정부는 '위기 극복과 재도약'에 2023년 경제정책의 중점을 두고, 2023년 경제정책방향 및 신성장 4.0 전략 추진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국가 경제발전 도모하는 '신성장 전략'
추 부총리가 언급한 신성장 4.0 전략은 빈곤 극복을 위한 농업 중심의 '성장 1.0', 중진국 진입을 위한 제조업 중심 '2.0', 선진국 진입을 향한 IT산업 중심 '3.0'에 이은 새로운 성장전략이다. 신성장 4.0 전략의 이해를 위해서는 2009년 발표된 3.0 전략에 대해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3.0 전략은 21세기 전 세계적 자원․환경 위기 및 초고령 사회에 대비한 미래 준비 및 녹색 성장의 본격적인 추진을 위해 수립됐다. 이전의 추격형 수익창출 모델을 선도형으로 개선하고 미개척 분야인 녹색 성장 분야를 선도하는 것이 주요 목표였으며, 제조업, 서비스업 등 전통적 산업 구분이 불분명해진 만큼 업종 간 융합에 의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에도 주목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신성장동력을 발굴하고, 녹색 성장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경제성장 비전을 제시했다. 당시 정부가 제시한 신성장동력은 녹색기술산업, 첨단융합산업, 고부가서비스산업 3개 분야 총 17개로, 신재생에너지, 로봇 응용, 신소재·나노 융합, 바이오제약(자원)·의료기기, 글로벌 헬스케어, 콘텐츠·소프트웨어 등 현재 우리나라 산업이 강점을 보이는 분야가 다수 포함되어있다.
이처럼, 당시의 신성장 전략을 살펴보면 우리나라가 효율적인 성장을 위해 중점을 두어야 했던 분야를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경제발전을 위해 특정 분야의 산업을 발전시키는 것이 신성장 전략의 주된 목적인 셈이다.
3.0 신성장 전략의 현실화 방안은?
3.0은 신성장동력 성장 및 시장 창출을 위한 제도적 여건 조성 및 기술 확보에 방점을 찍었다. 먼저 새로운 시장 환경 조성을 위한 관련 법규를 마련하고, 세제 개선을 통해 인센티브를 신설·확대했다. 세계 시장 선점을 위해 국제 표준화 및 인증 체계를 조기 구축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 밖에도 공공 수요 활용, 시범사업 추진, 의무사용제 활용 등 신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부 차원의 지원책이 다수 마련됐다.
기술을 통한 경쟁력 강화에도 공을 들였다. 3.0은 추격형 전략에서 선도형 전략으로의 전환을 위해 핵심 응용기술을 확보하고, 해외 의존도가 높은 부품·소재 등의 자체 기술개발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성과 중심으로 정부 R&D 투자를 효율화했으며, 신성장동력 분야의 R&D 투자 비중을 늘렸다. 산업 발전을 위한 신성장동력 맞춤형 우수인력 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신성장동력 분야 선도 대학(원)을 육성하고, 융복합 분야 전문인력 양성 프로그램을 추진하는 등 인재 양성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한 것이다.
3.0을 거치며 우리나라는 IT 및 녹색 기술 발전을 중심으로 선진국 진입에 성공했다. 이보다 한 단계 나아간 신성장 4.0은 차후 세계 경제의 주축이 될 첨단 분야 미래산업을 선도하고, 국가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하나의 정책적 기반이 될 것으로 보인다.
신성장 4.0 시동 거는 정부
신성장 4.0 전략의 성공적인 실행을 위해 정부는 각 분야에서 선제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는 미래 신산업 육성을 위한 혁신 분야 창업패키지 지원 사업인 '빅3(BIG3)'를 '신성장 스타트업'으로 리브랜딩하고, 지원 분야를 확대했다. 사업 자체에 투입되는 예산도 크게 늘었다. 정부는 2023년 혁신 분야 창업패키지 예산으로 총 1,014억원을 편성했다. 2020년 빅3 신설 당시 450억원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빅3는 시스템반도체, 바이오·헬스,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도할 벤처·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2020년부터 진행된 사업으로, 이번 리브랜딩은 중기부가 발표한 '첨단 미래산업 스타트업 육성전략'의 일환이다. 중기부는 내년부터 빅3의 이름을 신성장 스타트업으로 변경하고, 기존 빅3에 중기부가 정한 10대 초격차 신산업 분야를 매년 순차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이달 초 중기부는 빅3를 비롯해 △친환경·에너지 △로봇 △빅데이터·AI △사이버 보안·네트워크 △우주항공·해양 △차세대 원전 △양자 기술을 10대 중점 지원 초격차 신산업으로 지정한 바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 중 '신성장전문인력 양성'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은 지역경제와 청년이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지역 특화 일자리와 임금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원 기간은 최대 2년이며, 3년 차에 해당 사업장 정규직을 유지하거나 지역 내 취·창업(3개월 내)을 통해 정착할 경우 1년 동안 추가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시 단위로도 신성장 4.0 대비를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서울연구원은 지난 11월 29일 서울연구원 대회의실에서 ‘신산업의 현 위치와 서울시의 역할’을 주제로 ‘2022년 연구성과확산 세미나(1차)’를 개최했다. 세미나에서는 ‘미래 신산업’과 관련한 과제별 연구성과 발표, 유관기관과 확대ㆍ논의 등이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