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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脫달러] ⑤ 중국의 금 보유량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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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중국 외환당국은 지난 4월간 금 보유량을 8.09톤 늘려 합계 2,076톤의 금을 보유하게 됐다고 밝혔다. 6개월 연속 증가세다.

2022년간 이어진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인해 미 국채 가격이 떨어지는 것과 급격한 인플레이션에 대한 위험 분산 포트폴리오라는 것이 중국의 주장이었으나, 금리 인상과 인플레이션이 종결되는 상황에도 여전히 금 보유량이 증가했다는 것이 안젤라 한리(Angela Hanlee) 블룸버그 분석가의 설명이다.

중국, 지난해 4분기부터 금 보유량 빠르게 늘리는 추세

세계금협회(World Gold Council)에 따르면 2021년 말 기준 중국의 금 보유량은 1,948톤이었다. 같은 보유량이 2022년 3분기까지 이어졌으나, 4분기 들어 금 보유량을 빠르게 늘리기 시작했고, 2022년 12월 말 기준으로 2,010톤을 보유하게 됐다. 올 들어서도 매월 금 보유량을 늘렸고, 1분기에만 58톤에 이어 4월에 8톤을 추가하면서 2,076톤에 이르게 된 것이다.

같은 기간 금 보유량이 늘어난 국가는 러시아로 2021년 4분기 기준 2,302톤이었던 것이 2022년 3분기까지 차이가 없다가, 2022년 4분기에는 2,333톤으로 늘어났다.

반면 같은 기간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중국은 지난 1월 말 기준 8,594억 달러의 미 국채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22년 12월 말 기준 8,671억 달러였던 것에 비해 77억 달러 감소한 수치다. 최고치였던 2013년 11월의 1조3,167억 달러에 비교할 경우 약 3분의 1 정도 규모가 감소했다.

금융권 전문가들은 미국 금리 인상으로 국채 가격이 감소한 점,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는 점 등으로 인해 미국 국채 보유대신 자산 포트폴리오 다양화 측면에서 금 보유량을 늘릴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러나 영국왕립은행(RBC)의 재스민 듀안(Jasmine Duan) 투자 전략가는 단순한 포트폴리오 분산으로 보기에는 최근 중국의 탈(脫)달러 행보와 무관하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지적한다.

2023년 1분기 기준 금 보유고 트리맵 그래프/출처=세계금협회(WGC)

탈(脫)달러, 금 보유고 늘린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니야

금융권 전문가들은 중국의 위안화 굴기와 금 보유고 증가 현상이 무관하지 않다는 점에는 공감대를 보이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금 보유고 격차가 지나치게 큰 탓에 중국의 목적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현재 미국과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의 주요 서방 선진국들이 보유한 금 보유고 합계는 전 세계 보유고의 60%를 넘는다. 반면 위안화 독립을 시도하고 있는 '브릭스(BRICS)' 및 일부 산유국의 금 보유고는 세계 전체 금 보유량의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러시아와 중국의 보유고 합계는 약 4,400톤이고, 인도 795톤, 브라질 130톤, 남아프리카공화국 125톤 합계액은 5,450톤에 불과하다.

금 보유고를 늘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싶어도 시장에 풀린 금액이 많지 않다는 점도 관건이다. 지난 2009년 국제통화기금(IMF)가 약 400톤의 금을 매각하기로 하자, 인도 중앙은행이 220톤, 스리랑카 중앙은행이 5.3톤을 구매했다. 당시 거래로 전 세계 중앙은행이 12년 만에 처음으로 금을 순매수했던 만큼, 대규모 금 거래가 시장에서 이뤄지지 않는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중국도 탈달러를 위해 금 보유고를 늘리는 것이 아니라, 최근 달러화의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외환보유고 포트폴리오 분산이 목표라는 것에 설득력이 실리는 부분이다. WGC에 따르면 지난 1분기 동안 싱가포르는 68.7톤, 튀르키예는 30.2톤의 금을 구매했다. 양국 모두 미 채권에 대한 의존성을 피하기 위한 것이라는 설명에 의구심을 달지 않으면서, 중국의 외환보유고 규모 대비 1%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금 보유고 증가분에만 정치적인 해석을 할 필요는 없다는 설명이다.

석유 및 기타 지하자원 등의 다른 기초 자산 있어야

금융권 전문가들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금 보유고를 늘리는 것은 중국의 위안화 굴기에 도움이 될 수 있으나, 단기적으로는 석유 및 기타 지하자원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3월 사우디아라비아 빈 살만 왕세자가 석유 거래에 달러 결제 대신 위안화 결제를 긍정적으로 고려한다는 소식이 나오자 탈달러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가시화되었던 점을 들며, 금은 화폐 가치를 담보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일 뿐 궁극적으로는 시장 수요가 있는 지하자원에 대한 접근성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영구자석에 쓰는 희토류를 무기화해 위안화 굴기에 활용하려 했으나, 일본은 올해부터 탈(脫)중국화에 나서며 대응했다. 이뿐만 아니라 지난 2월에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희귀 광물 사업에 3,500만 달러 투자가 이어지는 등 중국의 희토류 산업 석권을 방해하기 위한 미-일의 공조 탓에 지하자원 기반의 기축 통화 성장이 쉽지 않은 상태다.

이어 유럽연합(EU)도 '광물 구매클럽'에 참가하면서 오히려 탈중국 현상이 확산되는 추세도 나타난다. 지난 3월 EU는 친환경산업 육성의 일환으로 '핵심원자재법'을 공개하며 미국과 함께 핵심 광물 확보를 위한 구매자 클럽을 구축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전략 원자재에 해당하는 광물에 대해 연간 수요 10%를 역내에서 채굴하고, 주요 7개국(G7)을 중심으로 아프리카·아시아·남미 등지의 광물자원국과 공동 협정을 맺는다는 것을 골자로 한다. 아울러 네덜란드 정부는 중국에 심자외선(DUV) 노광장비 수출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곧 광물 채취, 처리, 재활용 등에 유럽의 기술이 활용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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