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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짧고, 겨울은 길다" 이어지는 노원·도봉·강북 '부동산 혹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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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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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만에 집값 절반 됐다? 먹구름 낀 노원·도봉·강북구 부동산 시장
집값 제일 늦게 오르고 제일 빨리 하락, 무리하게 매수한 청년층 어쩌나
고금리 기조 이어지는 이상 가격 회복 어려워, 관망세 이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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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이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부의 갖은 부동산 시장 부양 노력에도 불구, 고금리 기조 및 주택 경기 불확실성의 영향으로 매매 수요가 얼어붙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 당시 청년층의 '영끌(저금리 시절 무리하게 대출을 받고 집을 사는 행위)' 수요가 몰렸던 노원구·도봉구·강북구를 중심으로 침체 기조가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서울 외곽지 가격 하락세 이어져

1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월 둘째 주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04% 하락하며 지난주(-0.06%) 대비 낙폭을 줄였다. 단 올해로 범위를 넓히면 하락폭은 0.35%까지 커지게 된다. 부동산 매매 시장 전반에 찬바람이 불어닥친 가운데, 시장은 노원구·도봉구·강북구의 하락세에 주목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비교적 집값이 저렴한 서울 외곽지로, 청년층이 대출을 끼고 주택을 매수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정부의 부동산 정책과 금리에 민감한 지역이라는 의미다.

실제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며 노원구·도봉구·강북구의 집값은 가파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달 강남 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85.0)가 제자리를 지킨 반면, 노원구·도봉구·강북구가 속한 강북지역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81.0에서 80.8까지 미끄러졌다(29일 기준). 매매수급지수는 한국부동산원이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점수화한 수치로, 기준선인 100 이하일 경우 공급이 수요보다 많다는 의미로 풀이한다.

실거래가 역시 눈에 띄는 하락세를 거듭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5단지아파트’ 전용면적 31㎡는 지난 2일 4억6,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지하철 7호선 노원역 역세권에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아파트지만, 가격이 지난 2021년 8월 최고가(8억원) 대비 절반 수준까지 미끄러진 것이다. 도봉구 방학동 ‘벽산1차아파트’ 전용 52㎡는 최근 3억300만원에 거래되며 지난 2021년 12월 최고가(5억2,000만원) 대비 2억원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잠깐 오르고 또 내려간다, 하락세 장기화 조짐

업계는 이들 지역에 대해 '가장 늦게 오르고, 가장 빨리 떨어지는 곳'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실제 강남 3구(서초구·강남구·송파구)를 중심으로 서울 집값 전반이 상승곡선을 그리던 지난해 상반기, 노원구·도봉구·강북구 지역 집값은 좀처럼 회복세를 보이지 못했다. 이들 지역이 빛을 본 것은 서울 집값 반등세가 시작된 지 3개월 후, 즉 지난해 7월부터였다. 하지만 겨우 찾아온 상승기류 역시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7월 중순부터 시작된 노원구·도봉구·강북구의 상승세는 약 4개월 만에 멈춰 섰다. 고금리 및 경기 침체 기조로 시장 전반이 가라앉자마자 서울 집값 하락의 '신호탄'을 쏘아올린 것이다. 하락세 역시 서울 내 여타 지역보다 가팔랐다. 실제 지난해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이 전년 대비 2.95% 하락하는 동안 도봉(-8.95%), 강북(-7.58%), 노원(-6.98%)은 두 배를 웃도는 하락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한동안 이들 지역의 하락세가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다. 일반적으로 대출 의존도가 높은 지역은 고금리 상황 속 매물이 급증하는 경향이 있다. 치솟는 대출 이자 부담을 견디지 못한 집주인들이 줄줄이 집을 내놓으면서다. 반면 신규 대출 장벽이 높아진 만큼 매수세는 오히려 위축될 가능성이 크다. 공급과 수요의 균형이 무너지며 자연히 가격이 하락할 수밖에 없는 시장 구조가 형성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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