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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급성장하는 온라인 유통업계 지난해 오프라인 시장 추월했다, 쿠팡-네이버 필두로 '질주' 오프라인 전통 강자 실적 줄줄이 악화, 시장 변화 적응해야
국내 오프라인 유통업계에 '적신호'가 켜졌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쿠팡을 비롯한 온라인 유통 플랫폼이 시장의 주축으로 자리 잡은 가운데, 롯데·신세계(이마트)·현대백화점·홈플러스 등 기존 시장 강자들이 줄줄이 생존 위기에 내몰린 것이다. 업계에서는 온라인 경쟁력 강화에 실패한 전통적인 오프라인 업체들이 잇따라 낭떠러지 끝에 몰릴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 흘러나온다.
한국 유통업계, 쿠팡-네이버가 이끌어
현재 유통업계의 선두 주자는 온라인 시장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유통업계 내 온라인 유통업체의 비중(매출액 기준)은 50.5%다. 근소한 차이를 기록하며 오프라인 시장을 최초로 추월, 우세한 시장 입지를 점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특히 '계획된 적자'로 덩치를 불리며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확보한 쿠팡, 자체 포털 사이트를 발판 삼아 소비자 이목을 사로잡은 네이버(스마트스토어) 등 대형 이커머스 업체들은 유통업계 내에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실제 이커머스 시장은 쿠팡과 네이버의 '2강 구도'다. 대형 업체들이 소비자 수요를 독식하며 꾸준히 덩치를 불려나가는 가운데, 지마켓, 11번가, 쓱(SSG)닷컴 등 시장 영향력이 크지 않은 업체들의 시장 점유율이 점차 감소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이커머스 업계 1위인 쿠팡은 전국 30개 지역에 100여 개의 자체 물류 센터를 구축, 주문 다음 날 바로 상품을 배송해주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고도화하며 충성 소비자를 대거 확보했다.
쿠팡의 경쟁 주자인 네이버 역시 배송 서비스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달부터 빠른 배송을 찾는 사용자들이 특히 많은 상품군을 중심으로 빠른배송 상품 스마트 블록(맞춤형 정보) 제공을 시작한 것이 대표적인 예다. 소비자는 스마트 블록을 통해 △당일 배송이 시작되는 오늘출발 상품 △약속한 날짜에 도착이 보장되는 도착보장 상품 △제휴사의 빠른배송 상품 등 배송 특화 서비스가 적용된 상품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배송 속도를 필두로 한 2강 업체의 '1위 쟁탈전'이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과거의 영광 어디에" 오프라인 유통업계의 비애
온라인 유통업계가 경쟁의 열기로 달아오르는 사이, 오프라인 유통업계에는 찬바람이 몰아쳤다. 2022년 엔데믹 전환과 함께 ‘반짝 성장세’를 보였던 오프라인 업계가 다시금 하락세에 접어든 것이다. 2022년 8.9%에 달했던 오프라인 유통업계 매출 증가율은 지난해 3.7%까지 하락했다. 팬데믹 당시 대면 활동 증가의 영향으로 좁아졌던 온라인-오프라인 시장 성장 격차가 엔데믹 이후 재차 벌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실적 역시 미끄러지기 시작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쇼핑·신세계(이마트 포함)·현대백화점으로 대표되는 유통 3사의 지난해 매출액 합계는 54조5,927억원(약 410억 달러)으로 전년 대비 5.3% 감소했다. 유통 3사의 연간 매출액이 나란히 감소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유통 3사의 지난해 영업이익 역시 1조4,048억원(약 10억5,000만 달러)으로 5년 전인 2018년(1조8,139억원) 대비 22.6%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온라인 경쟁력 강화 및 차별화에 선제적으로 투자하지 않은 오프라인 업체들이 차례차례 몰락할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 제기된다. 이전과 같은 전통적인 판매 방식으로는 더 이상 소비자의 수요를 붙들어둘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시장 내 온오프라인 구분이 희미해지며 유통업계에 거대한 '지각변동'이 찾아온 가운데, 낭떠러지에 몰린 오프라인 업체들은 무사히 활로를 찾아 살아남을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