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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말 美 연준, 올해 연내 3회 금리 인하 시사
시장은 오는 6월부터 6차례 인하할 것이란 전망도
올 들어 물가 오름세 이어지면서 연준도 태세전환
블랙록의 창업주인 래리 핑크 회장이 올해 2차례 금리 인하를 예상했다. 올해 들어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을 웃도는 등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목표치인 2% 달성이 어려울 것이란 예상이 나오면서 당초 금리 인하 개시 시점에 대한 전망도 6월에서 9월 이후로 후퇴하는 분위기다.
핑크 회장 "당초 목표 인플레 2% 달성 어려워"
12일(현지시간) 핑크 회장은 CNBC와 인터뷰에서 "올해 초 모두 6번의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당시에도 나는 2번의 금리 인하를 전망했다"며 "지금도 여전히 2차례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블랙록은 현재 관리 중인 자산만 10조5,000억 달러(약 1경4,500조원)에 달하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다.
핑크 회장은 "당초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면서 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연준이 목표하는 2% 수준까지 내려올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며 "2.8%에서 3% 사이의 안정적인 물가상승률을 지속할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고 전망했다. 현 시점에서는 연준이 제시한 2%의 물가상승률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란 지적이다.
지난해 말 연준은 인플레이션 저감 보고와 함께 올해 3차례 금리 인하를 시사한 바 있다. 이후 지난달 20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종료 이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내 3차례 금리 인하 기조를 유지하면서 "아직 인하 폭은 결정되지 않았으며 경제 상황에 따라 줄어들 수도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3월 소비자물가 3.5% 상승, 금리인하 시기상조
하지만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 연속 시장 전망치를 웃돌면서 상황이 바뀌고 있다. 특히 지난 3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5% 상승하면서 최근 6개월 만에 가장 강한 상승세를 보였다. 이는 전월 상승률인 3.2%와 시장 전망치 3.4%를 모두 상회한 수치다.
이같이 1분기 미국 물가가 재상승하는 기조를 보임에 따라 시장에서는 상승억지력 유지를 위해 한동안 고금리를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연준은 그동안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둔화되고 있다는 확신이 들 때까지는 금리를 낮추는 게 적절하지 않다는 입장을 고수해 왔기 때문이다.
지난 10일 공개된 3월 FOMC 회의록에 따르면 거의 모든 연준 위원들이 연내 기준금리를 완화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면서도 인플레이션이 목표치인 2%를 향해 계속 둔화할 것이란 확신을 얻기 전까지는 기준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번 3월 회의에서는 인플레이션 경로를 두고 위원들 간 이견이 포착됐다. 파월 의장은 "1~2월 CPI가 시장 전망치를 상회한 것은 계절적 요인의 영향으로 2%로 향하는 경로가 바뀌진 않았다"고 말했지만 일부 위원들은 "최근 물가 상승은 상대적으로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어 단순히 통계적 오류로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금리인하 개시 시점도 6월에서 9월로 후퇴 전망
3월 물가·고용지표가 강하게 나타남에 따라 금리 인하를 논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연준의 금리 인하 개시 시점도 당초 6월에서 9월 이후로 후퇴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인하 횟수도 3회에서 2회 이하로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블룸버그는 “올해 초 총 150bp, 25bp씩 6차례 금리인하가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와 비교하면 전망이 대폭 후퇴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투자은행(IB)들도 잇따라 금리 인하 전망을 수정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들어 글로벌 투자은행 10곳 중 4곳이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개시 시점에 대한 전망을 뒤로 늦췄다. 은행별로 보면 웰스파고와 TD가 5월에서 6월로, JP모건과 노무라는 6월에서 7월로 각각 금리 인하 개시 시점 전망을 조정했다.
일각에서는 금리인상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로렌스 서머스 전 미 재무장관은 "시장에서는 연준의 다음 금리 행보에 대해 인하가 아니라 인상될 가능성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며 "지난 2021년 연준이 인플레이션 위험을 과소평가하다 2022년 3월부터 가파르게 금리 인상에 나섰던 사례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고금리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에 국채 금리도 5개월 만에 최고치로 올랐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 10일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전날보다 0.19%p 급등한 연 4.55%로 거래를 마쳤다. 달러 강세도 이어져 유로·엔화 등 주요 6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의미하는 ‘달러 인덱스’는 이날 105.3까지 올라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