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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제재가 성장 자극제 됐나” 中 반도체기업 나우라, 글로벌 반도체 장비 시장서 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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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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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나우라, 세계 반도체 장비 업계 상위 10위 안에 진입
2022년 대비 매출 50.3% 늘어난 220억7,945만 위안 기록
AMEC 작년 매출액도 전년 대비 32.1% 증가, 미국 제재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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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나우라

중국 반도체기업 나우라가 세계 반도체 장비 업계 상위 10위 안에 진입했다. 미국의 첨단 반도체 장비 규제 속 중국이 자체적으로 반도체 공급망을 구축하면서 성장한 결과다. 미국 규제가 풍선효과로 중국 반도체 장비 산업 발전을 촉진시키는 모습이다.

나우라, 매출 50% 급증 '역대 최고치 달성'

19일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나우라는 지난해 세계 반도체 장비 업계에서 매출액 기준 8위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14위에서 무려 6단계나 상승한 것이다. 나우라는 지난해 매출이 큰 폭으로 성장했다. 2022년 대비 50.3% 늘어난 220억7,945만 위안(약 4조1,372억원)을 기록, 역대 최고치를 달성했다. 순이익도 전년 대비 65.7% 급증한 38억9,906만 위안(약 7,306억원)으로 집계됐다. 나우라는 지난달 낸 사업보고서를 통해 “300억 위안(약 5조6,214억원) 이상의 신규 계약을 체결했으며 계약 건수가 증가한 반면에 비용은 절감하고 효율성을 향상시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설명했다.

지난 2022년 미국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로 대중국 반도체 장비 수출을 통제했다. 18nm(나노미터·10억분의 1m) 이하 D램, 128단 이상 낸드 플래시, 14nm 이하 로직 칩을 생산하는 중국 기업에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하는 내용이 골자다. 같은 해 12월에는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등 중국 기업 36개를 수출통제 명단에 올렸다. 이에 중국 반도체 제조사들은 선단 공정 장비 도입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범용(레거시) 장비를 입도선매하는 등 대안 찾기에 나섰는데, 그 반사이익이 나우라에 집중된 것으로 풀이된다.

나우라는 유도결합플라즈마(ICP), 축전결합플라즈마(CCP) 식각장비뿐만 아니라 고대역폭메모리(HBM) 제조에 사용하는 실리콘관통전극(TSV) 장비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물리기상증착(PVD), 화학기상증착(CVD), 에피택셜(EPI), 원자층박막증착(ALD), 저압화학증착(LPCVD), 배치·매엽 세정장비 등도 판매 중이다. 자국 반도체 제조사와 장비 국산화를 적극 추진한 효과로, 나우라는 지난해 기준 매출의 98.1%가 중국에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나우라가 중국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체인 SMIC와 협력 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SMIC가 생산한 7나노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는 나우라와 협업했을 때 구형 장비들을 가지고 제조할 수 있는 제품이기 때문이다. SMIC는 지난해 9월 화웨이의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에 모바일용 7나노 반도체를 납품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반도체 제재에 반사이익 얻은 中 기업들

미국의 강력한 반도체 제재에 반사 이익을 얻은 중국 반도체 장비 업체는 나우라만이 아니다. 중국 최대 반도체 식각 공정용 장비 회사인 AMEC도 수혜를 입었다. AMEC의 작년 매출액은 전년 대비 32.1% 증가한 약 63억 위안(약 1조1,600억원), 순이익은 45.3~58.2% 늘어난 17억~18억5,000만 위안(약 3,140억~3,42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AMEC의 신규 수주 금액도 32.3% 늘어난 83억6,000만 위안(약 1조5,500억원)에 달했다. 노광공정(Photolithography)을 지원하는 코터(coater), 디벨로퍼(developer)를 생산하는 ACM리서치도 지난해 매출액이 37억~43억 위안(약 6 840억~7 960억원)으로 27.0~47.9%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국 장비 업체들은 현지 낸드 대표 회사인 YMTC, D램 제조사 CXMT 등 중국 대표 칩 제조 회사에 장비 영업을 속개하면서 기술 협력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익명을 요구한 반도체 업계의 한 고위 관계자는 “중국 반도체 제조사 생산라인 한편에는 다수 중국 장비로 꾸려진 라인을 가동하는 등 장비 수준을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노광 장비의 내재화도 공격적으로 진행되는 모습이다. 중국 화웨이는 7㎚ 이하 반도체 제조에 필요한 EUV 노광 기술에 관한 특허를 출원했고, 화웨이는 물론 중국 명문 칭화대 연구소, 중국과학기술원 등 각지에서 EUV 기술을 확보하기 위한 연구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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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2027년 中 레거시 반도체 점유율 39%로 확대 전망, 과잉 공급 우려도

이에 시장에서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레거시 분야에서 31%였던 중국의 세계 점유율이 2027년 39%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반면 세계 최대 파운드리 업체인 TSMC를 보유한 대만의 점유율은 같은 기간 44%에서 40%로 줄어들고 한국도 6%에서 4%까지 낮아지는 등 중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는 모두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 같은 현상은 중국의 과잉 생산 이슈가 기존 태양광·2차전지·전기차 등에서 범용 반도체 분야로 확장될 수 있다는 점을 강하게 시사한다.

실제로 중국은 레거시 반도체 공정에서 쌓은 노하우 등을 바탕으로 첨단 반도체 역량을 키워가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대량생산으로 노하우가 쌓이고 수익이 불어나면서 대대적으로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첨단 공정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게 되는 수순이다. 7나노 이하 공정에 EUV 장비가 필수로 알려졌으나 지난해 구형 장비인 DUV로 7나노 칩 개발에 성공해 신형 스마트폰에 장착한 것이 대표적인 예로 꼽힌다.

중국은 기술장벽이 높은 전자설계자동화(EDA) 분야에서도 해외 라이선스에 의존하는 한국과 달리 투자를 대거 늘리며 반도체 생태계 자생력을 갖추고 있다. 이는 중국 정부의 막대한 지원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했다. 중국은 2014년 1,390억 위안(약 26조4,460억원), 2019년 2,000억 위안(약 38조520억원)에 이어 올해 3차로 이전 금액을 훨씬 뛰어넘는 규모의 반도체 산업 육성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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