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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차 충전 인프라 ‘태부족’, 국내 수소차 시장 또 역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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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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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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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소차 등록 5년來 최소, 보조금 예산불용액도↑
충전소 전국 177곳뿐, 충전소 1곳당 203대 책임
미·중·일 등 경쟁국은 수소충전소 지원에 적극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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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2030년까지 수소차를 30만 대 보급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올해 수소차 보급 실적은 최근 5년래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간 국내에 신차가 공급되지 않고 있는 데다 제조업체들이 수소 승용차 대신 상용차에 힘을 쏟는 전략으로 전환하고 있어서다. 고질적인 인프라 부족 문제도 수소 경제를 향한 여정에 장벽으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수소차 신규 등록, 지난해부터 급감 추세

14일 환경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의 수소차 신규등록 차량은 2,805대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환경부는 이 같은 추세라면 올해 신규등록 차량이 약 3,500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수소차 신규 등록은 2020년 5,843대에서 2021년 8,532대, 2022년 1만256대로 급증했으나 지난해 4,673대로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

이렇다 보니 기간 정부의 수소차 구매 지원 예산이 계속 증가했음에도 집행 금액은 이에 미치지 못했다. 2020년만 해도 2,392억원의 관련 예산이 편성돼 대부분인 2,177억원이 집행됐다. 그러나 이후 2021년에는 3,655억원의 예산 중 2,290억원만이 집행됐고, 2022년에도 4,545억원의 예산 중 2,888억원만이 쓰였다. 지난해에도 관련 예산이 6,334억원 편성된 가운데 절반 가량인 3,223억원만이 실제 집행됐다. 당초 예상만큼 수소차가 보급되지 않으면서 예산 불용액도 함께 늘어난 것이다.

산업계는 수소차 보급이 주춤한 이유로 기업의 전략 선회를 지목한다. 기업들이 수소시장 전략을 바꾸면서 정부의 수소차 보급 정책도 탄력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넥쏘 등 승용차 분야에 국한됐던 전략을 수소 생산부터 재처리까지 전 과정을 종합하는 '수소 공급망 전체 확장'으로 전환하고 있으며, 완성차 분야에서도 승용차보다는 상용차 분야에 힘을 싣고 있다.

수소연료 가격도 구매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정부는 올해까지 수소연료 가격을 ㎏당 3,000원으로 단계적 인하하겠다고 했지만, 서울시가 운영하는 수소충전소의 요금은 ㎏당 8,800원이다. 민간 충전소의 경우 ㎏당 9,900~1만2,000원 사이로 형성돼 있다. 6.33㎏의 연료 탱크를 가진 넥쏘를 완충하려면 5만~6만원이 소요돼 가솔린차와 큰 차이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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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수소충전소 177곳 불과, 주유소 대비 100배 부족

수요에 맞춘 충전 인프라 공급이 지지부진한 점도 걸림돌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상업 운영 중인 전국 수소충전소는 177곳이다. 같은 시기 보급된 수소차의 수가 3만 대가 넘는 점을 고려하면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지방자치단체별로 살펴보면 경기도가 30곳으로 가장 많았고 충북 18곳, 경남 17곳, 강원 13곳, 인천·충남 12곳, 전북·울산 11곳, 서울 10곳 등이었다. 제주의 경우 유일한 수소충전소인 제주함덕충전소가 실증운전 단계에 있어 공식 통계상 충전소 수가 0곳으로 집계됐다.

충전소와 수소차 수를 비교하면 1곳의 충전소가 수소차 203대를 책임지고 있다. 공공부문이 보조금을 통해 충전 인프라를 확충하지 않는 이상 수소차량 보급이 사실상 불가능한 구조다. 충전소 1곳당 수소차 등록 대수가 어려움을 겪는 지역은 부산(421), 서울(327), 울산(263), 경기(260), 전북(225) 등 순으로 파악됐다. 이는 주유소나 전기차 충전소 수와 비교하면 크게 뒤떨어진다.

가뜩이나 충전소가 부족한 상황에 잦은 고장으로 운영이 중단되는 경우도 허다하다. 한국가스공사가 지난 3년간 1만4,391회에 걸쳐 수소충전소를 특별점검한 결과 2022년 667건, 2023년 67건, 2024년(8월 기준) 21건 등 154건의 고장이 발생했고 이로 인한 수소충전소 운영 중단일수는 1,179일에 달했다. 고장 사유로는 압축기 고장 97건, 냉동설비 고장 34건, 충전기 고장 16건이었다. 특히 하이넷 에너랜드 수소청전소가 압축기 고장으로 66일동안 운영이 중단됐으며 하이넷 김포 결포 수소충전소의 경우 충전기 고장과 압축기 고장으로 올해만 94일간 운영을 중단했다.

세액공제부터 운영지원비까지, 글로벌 수소시장 각축전

수소 충전 인프라 부족에 대해 업계는 충전소 보조금의 세분화를 넘어 규모 자체가 늘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한국의 수소충전소 보조금은 일반형을 기준으로 30억원이 최대다. 2021년 15억원에서 30억원으로 한 차례 상향된 이후 4년째 제자리걸음이다. 국비 지원비율이 다소 상향되기는 했지만, 충전소를 구축하는 비용도 함께 올라 지원 수준이 부족하다는 것이 사업자들의 주장이다.

실제 이는 경쟁국들이 수소차 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는 것과는 상반된다. 먼저 미국은 지난해 6월 ‘국가 청정수소 전략 및 로드맵’을 수립해 연도별 청정수소 생산량을 2030년 1,000만 톤에서 2050년 5,000만 톤까지 늘리기로 했다. 수소충전소에는 청정수소 1kg당 최대 3달러의 세액공제를 주고, 수소 연료전지 인프라에 투자하는 기업에도 비용의 최대 30%를 세액공제한다.

일본은 수소충전소 보조금이 최대 4억5,000만 엔(약 41억8,000만원)에 달한다. 보조금 최대지급액이 1기당 30억원을 넘지 않는 한국보다 많다. 보조금 유형도 선진화돼 있다. 우리나라에 없는 이동식·소규모 수소충전소에도 1억~1억3,000만 엔(약 9억~11억8,000만원)에 이르는 보조금이 지급된다. 수소충전소 설치뿐 아니라 현장에서 수소를 만드는 장치, 액화수소 설비, 레인 증설, 원격감시장비에도 보조금을 준다.

중국은 국가 차원의 보조금은 없지만 지자체가 민간기업의 충전소 운영비까지 지급하며 노골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중국수소산업협회에 따르면 베이징시는 1,000kg 이상 수소충전소에 500만 위안(약 9억6,000만원), 500kg 이상급에 200만 위안을 준다. 수소를 30위안 아래로 판매하면 kg당 10위안의 운영보조금을 추가로 준다. 수소를 싸게 많이 팔수록 더 많은 보조금을 받는 구조다. 후베이성도 150만 위안(약 2억9,000만원)의 지원금이 있지만, 판매가가 35위안 아래면 8위안씩 운영보조금이 추가된다.

경쟁국들의 수소차 보급 목표도 한국을 훌쩍 뛰어넘는다. 한국의 수소전기차 보급 목표는 차종에 관계없이 2030년 기준 누적 30만 대인 반면, 일본은 승용차만 80만 대까지 보급할 계획이며 미국은 120만 대, 중국은 100만 대다. 보조금 지급 규모가 비교적 작은 네덜란드도 승용차와 버스, 화물을 통틀어 30만3,800대를 보급할 방침이다. 한국의 내수시장 규모가 작은 것을 고려하면 불가피한 차이지만, 향후 경쟁에서 완전히 밀릴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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