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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갯속 US스틸" 美 철강사 클리프스, 합병 불발 틈타 US스틸 '헐값 인수' 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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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며 공정하고 균형 있는 시각을 최우선으로 합니다. 꾸준한 추적과 철저한 리서치를 바탕으로 사실만을 전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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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S스틸 인수 놓고 美·日 철강사 신경전
US스틸에 인수 퇴짜 맞았던 클리프스
주당 30달러대 인수 의사 다시 밝혀
US스틸, 기존 일본제철과의 합병안 전념 입장
로렌코 곤칼베스 클리블랜드-클리프스 CEO/사진=클리블랜드-클리프스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일본제철의 US스틸 매수안을 불허한 가운데, 미국에서 두 번째로 큰 철강사인 클리블랜드-클리프스(이하 클리프스)가 US스틸을 인수하는 방안을 타진하고 있다. 일본제철이 난항을 겪자 그 틈을 미국 철강기업이 꿰차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US스틸은 철강노조의 지지 예상과 투자자들의 기대에도 일본제철과 합병을 끝까지 완료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한켠에서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성사되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美 철강 "US스틸 인수하고 싶다, 일본은 악"

14일(현지시간) 미국 CNBC 등에 따르면 이날 클리프스는 US스틸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루렌코 곤칼베스(Lourenco Goncalves) 클리프스 최고경영자(CEO)는 기자회견을 열고 바이든 대통령이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 계획을 저지한 것에 대해 “환영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국가 안보를 지키기 위해서는 미국 우선주의가 필요하다”며 바이든 대통령의 인수 저지 명령에 정당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본제철이 인수 계획을 철회하면 US스틸을 인수하겠다는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그는 “US스틸이 일본제철과의 합병 포기를 결정할 때까지 우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서도 “US스틸을 인수할 계획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는 ‘전미적인 해결책(all-American solution)’을 갖고 있다”며 클리프스가 US스틸을 인수하는 것은 “만약이 아니라 언제의 문제” 라고 강조했다.

일본과 일본제철에 대한 비판 수위도 높였다. 곤칼베스 CEO는 “일본은 중국보다 더 나쁘고 사악(evil)하다”고 주장하며 과거 일본제철이 중국 국영 바오산강철과 합작사를 통해 중국에 철강 과잉생산과 덤핑(불공정 저가판매) 방법을 가르쳤다고 비난했다. 이어 “노동자가 중심이 되고 제조업으로 중산층을 회복해야 한다”며 “클리프스와 같은 미국인이 경영하는 기업이 선두에 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을 향해 “조심하라. 당신들은 자신이 누구인지 모르고 있다. 1945년 이후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 며“ 당신들은 우리(미국)가 얼마나 훌륭하고 은혜로우며 관대한지 배우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6일 일본제철이 US스틸과 함께 클리프스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낸 데 대해서는 “US스틸과 일본제철이 자초한 재앙에 대해 다른 사람들을 희생양으로 삼으려는 파렴치한 시도”라고 일축했다.

클리프스, 주당 30달러대 제안

클리프스는 지난 2023년에도 US스틸을 72억 달러(약 10조5,000억원)에 인수하려 한 적 있지만 일본제철이 더 높은 입찰가를 제시해 좌초된 바 있다. 그러다 이달 3일 바이든 정부가 ‘국가 안보를 약화시킨다’는 이유로 US스틸의 일본제철 인수를 불허하자마자 US스틸 인수에 재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곤칼베스 CEO는 2023년 일본제철이 인수자로 결정된 이후에도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었다. 주로 일본제철이 인수하는 게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논리였다. 그는 일본이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 중 하나임에도 “일본은 미국의 친구가 아니다”라는 다소 놀라운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에 클리프스가 제시한 인수가격은 주당 30달러대로, 앞서 일본제철이 제시한 주당 55달러의 인수가격(총 141억 달러, 약 20조5,800억원)보다 대폭 낮은 금액이자 2023년 제시했던 입찰가와 비슷한 수준이다. 미 철강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곤칼베스 CEO는 주당 20달러 거래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제철이 제시한 인수가격의 약 절반으로 후려칠 수 있을 것이란 계산이 깔려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CNBC는 클리프스가 경쟁사인 뉴코어(Nucor)와 협력해 US스틸을 인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 봤다. 클리프스가 US스틸을 인수하면 미국 고로 및 자동차용 강판 점유율이 100%에 육박하게 되는데, 이는 반독점법에 저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CNBC 소식통에 따르면 클리프스는 US스틸을 현금으로 인수한 뒤 US스틸의 자회사인 빅리버스틸(Big River Steel)을 경쟁사인 뉴코어에 분리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US스틸, 일본제철과 합병 완료 입장 고수

이에 일본제철은 즉각 반박했다. 14일 성명에서 “일본제철은 경쟁력을 가져올 기술과 투자를 제공할 수 있는 유일한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곤칼베스 CEO의 주장에 대해선 “편향된 고정관념에 집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15일에는 차기 행정부와 협력해 거래를 성사시키고 싶다는 뜻을 밝기기도 했다. 모리 타카히로 일본제철 부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 기고를 통해 “우리는 미국 노동자, 고객 및 국가 안보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미국 철강에 투자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새로운 행정부와 파트너십을 모색하는 데 관심이 있다”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와 협력해 US스틸 인수를 성사시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모리 부회장은 이어 “소송을 하기로 한 결정은 결코 가볍게 내려진 것이 아니며 일본은 미국의 가장 가까운 동맹국 중 하나로 기업 인수가 국가 안보를 약화시킨다는 우려에 동의할수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동맹국의 주요 기업들은 미국에 투자하고 미국인을 고용하길 원하는데, 이번 사태로 그들이 미국의 파트너로 대우받을지, 정치적 하수인으로 취급받을지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US스틸도 일본제철과 합병을 끝까지 완료하겠다는 입장이다. US스틸은 성명에서 "일본제철과의 합병을 완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일본제철과의 파트너십만이 우리 주주들에게 주당 55달러를 제공하고, 다음 세대를 위한 강력한 US스틸와 일자리를 보장하는 데 필요한 자본 투자와 기술 공유를 보장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곤칼베스 CEO를 향해 "미국과 동맹 관계에 있는 일본에 대한 공격적인 발언에 매우 실망했다"고 일갈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일본제철의 US스틸 인수가 사실상 물 건너갔다는 분석도 적지 않다. US스틸은 수십년째 쇠락 중인 만큼 동맹국 기업의 투자를 받아 살리는 게 더 낫다는 데는 이견이 없으나,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논리가 아닌 미국 국민들의 감정 문제가 자리하고 있어서다. 미국 제조업의 호시절을 기억하는 이들에겐 US스틸은 단순한 기업이 아닌 남다른 상징이다. 합리적으로 보이진 않지만, 실제로 미국인들은 US스틸이 더 이상 미국 기업이 아닌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분위기다. 이는 곤칼베스 CEO가 인수 성사를 위해 반일 감정을 자극하는 이유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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