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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떨어지는데 강남권만 뛰네" 서울 부동산 시장의 희비교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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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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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외곽 지역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 냉각
서울 평균 아파트 거래량·매매 가격도 '하락세'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된 강남권, 나 홀로 '봄날'

서울 부동산 시장에 드리운 '침체'의 그림자가 좀처럼 걷히지 않고 있다. 상대적으로 매수 수요가 적은 노·도·강(노원·도봉·강북구) 등 서울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하락 거래가 급증하면서다. 다만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해제되며 가격 상승 기대가 커진 강남권 일부 지역은 나 홀로 '신고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노·도·강 하락 거래 속출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노원구 하계동에 있는 '하계1청구'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6일 6억8,000만원에 손바뀜했다. 이는 같은 달 6일 거래가(8억8,000만원) 대비 2억원가량 낮은 수준이다. 노원구 상계동 소재 '보람아파트' 전용 84㎡도 지난달 20일 6억6,000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해당 평형 매물은 지난해 3월까지만 해도 7억2,000만원 선에서 거래됐다.

도봉구 창동에 있는 '북한산아이파크5차' 전용 84㎡는 지난달 8억4,700만원에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지난해 12월 거래가(9억5,000만원)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도봉구 방학동 소재 '신동아아파트1' 전용 70㎡ 역시 지난달 4억200만원에 거래되며 작년 12월(4억4,500만원) 대비 4,000만원 넘게 내렸다.

서울 외곽 지역 부동산 시장 상황과 관련해 한 중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노·도·강 지역의 매수 심리가 완전히 얼어붙었다"며 "시세보다 가격을 크게 조정한 급매물이 아니면 문의조차 들어오지 않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어 "집값이 회복되는 기미가 보이기는커녕 점점 분위기가 가라앉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침체하는 서울 부동산 시장

외곽 지역을 중심으로 시장이 냉각되면서 전반적인 부동산 거래량 역시 급감하는 추세다. 직방이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량은 2,343건(2월 12일 기준)에 그쳤다. 이는 2023년 12월(1,789건) 이후 가장 적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 역시 3.3㎡당 3,996만원으로 전월 대비 5.2% 하락했다. 직방은 "지난해 4분기부터 조여진 대출 여파와 연초 탄핵 국정 이슈 및 대외적 리스크 압박으로 최근 국내 주택시장 분위기는 급속도로 냉각됐다"며 "매수 심리가 얼어붙고 거래량이 줄자 저가 매물 위주의 거래, 고가 거래 비중 감소로 평균 매매 가격이 낮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자치구별로 보면 △서초구(-12.6%) △강북구(-5.9%) △관악구(-5.6%) △은평구(-4.3%) △강서구(-3.7%) 순으로 내림폭이 컸다. 서초구의 1월 평균 매매가격은 3.3㎡당 7,639만원으로 지난해 12월(8,742만원) 대비 12.6% 하락했으며, 매매 거래량도 146건에서 87건으로 40% 가까이 감소했다. 래미안원베일리 등 랜드마크 단지의 고가 거래 비중이 감소하며 평균 매매가가 급락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1월 서초구의 15억 원 초과 거래 비중은 74.7%로 지난해 12월(83.6%) 대비 8.9%p 감소했다.

강북구의 경우 전용 85㎡ 이하의 소규모 단지에서 저가 매물 거래가 늘며 평균 매매 가격이 하락했다. 관악구에서도 신림동 삼성산주공(전용 113㎡, 6억7,000만원), 관악산휴먼시아2단지(전용 82㎡, 5억7,500만원) 등 저가 단지 거래가 증가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남권 일부 지역 집값만 강세

반면 강남권 부동산 시장에는 '봄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시가 강남구 삼성동, 대치동, 청담동과 송파구 잠실동 등 강남권 일부 지역의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을 해제하면서다.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이 해제되면 매매 거래 시 갭투자(전세를 끼고 집을 사는 것)가 가능해지고, 매물과 매수 수요가 나란히 증가하며 집값이 뛰게 된다.

실제 최근 대치동, 잠실동 등 강남권 일부 지역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 기대감으로 인한 가격 상승세가 관측되고 있다. 2월 첫째 주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84㎡ 매매 호가는 33억2,000만원 선에서 형성됐다. 이는 이달 초 대비 약 3억2,000만원 상승한 수준이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105㎡는 최근 50억원에 손바뀜하며 신고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송파구 잠실동의 대표 아파트 단지인 잠실 엘스와 리센츠 84㎡도 매매 호가가 5,000만원가량 상승했고, 잠실주공 5단지 76㎡ 역시 최근 31억7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경신했다.

강남권 집값이 줄줄이 상승하는 가운데, 시장에서는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해제를 기점으로 서울 부동산 시장의 '양극화' 기조가 한층 심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은 일부 핵심지에서만 집값이 오르고, 이외 지역의 부동산 가격은 전반적으로 하락하는 양극화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규제 완화로 강남권의 가격 상승 기대가 커지면 거래가 말라붙은 외곽 지역과의 격차는 한층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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