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ip to main content
트럼프 관세 전쟁 후폭풍, DHL 800달러 이상 화물 배송 일시 중단
Picture

Member for

6 months 3 weeks
Real name
남윤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

수정

지난 5일부터 소액 수입품 관세 면제 조항 폐지
세관 규제 강화로 통관 절차 길어지며 배송 지연
직배송 모델로 성장한 中 이커머스 타격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촉발한 관세 전쟁의 여파로 세관 검사가 까다로워지면서 외국에서 미국으로 화물을 보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미국으로 반입되는 저가 물품의 배송이 지연되거나 일시 중단됨에 따라 해외 온라인 쇼핑몰을 통해 직접 구매하던 소비 흐름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저렴한 가격을 앞세워 미국 시장을 빠르게 확장해 온 중국 전자상거래 업체들은 이번 조치로 물류비용 상승과 판매 감소 등 적지 않은 타격을 입을 전망이다.

DHL, 800달러 이하 B2C 국제 배송 일시 중단

20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국제 특송기업 DHL 익스프레스는 21일부터 800달러(약 113만원)가 넘는기업·개인 간(B2C) 국제 배송 서비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DHL은 " 단기간 내 발생한 통관 업무 폭주를 관리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일시적이고 임시적인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기업 간(B2B) 배송은 중단되지 않지만, 이 역시 지연 가능성이 있다"며 "800달러 이하 물품의 경우, 개인과 기업 모두 기존과 동일한 배송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DHL의 결정은 이달 5일부터 시행된 새로운 세관 규정에 따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소액 면세 제도를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동안 최대 2,500달러(약 356만원) 물품까지는 간단한 서류만으로 통관이 가능했지만, 5일부터는 비과세 한도가 800달러로 크게 낮아졌다. 이로 인해 미국에 반입되는 전체 화물 중 정식 통관절차를 거쳐야 하는 물품의 비중이 크게 증가했고, 결국 통관 절차가 늦어지면서 배송 지연 등의 문제가 초래되고 있다는 게 DHL 측의 설명이다.

트럼프, 테무·쉬인 키운 드 미니미스 폐지 나서

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드 미니미스(de minimis)’로 불리는 소액 면세 제도가 자리하고 있다. 1938년 시작된 이 제도는 거둬들이는 세금보다 과세 비용이 높아 행정적 부담을 줄이기 위한 조치로 도입됐다. 초기에는 비과세 한도 5달러로 시작해 1994년 200달러로 상향 조정됐고, 2015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이를 800달러로 대폭 인상했다. 해당 규정으로 하루 평균 300만 개의 소포가 최소한의 세관 검사만으로 미국에 반입됐으며, 관세 역시 부과되지 않았다. 이러한 혜택을 가장 크게 누린 곳은 중국의 전자 상거래 기업이었다.

이에 문제의식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규제 강화에 나섰다. 지난 2월 1일 그는 중국·홍콩발 수입품에 대한 소액 면세 적용을 전면 폐지했다. 이 조치는 2월 4일부터 적용될 예정이었지만, 미국 소비자들의 강한 반발에 직면하자 일단 철회됐다. 이후 미 상무부를 중심으로 중국과 홍콩에서 발송된 우편물과 소포 내용물을 일일이 확인하고 통관 절차를 밟아 세금을 부과하는 시스템 개발이 본격화됐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1977년 제정된 국제비상경제권법(IEEPA)을 근거로 소액 면세 제도 폐지를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소액 면제 제도를 폐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이번 조치는 펜타닐 등 불법 약물의 미국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목적"이라며 "대통령이 국가비상사태가 완화됐다고 판단할 때까지 무기한 적용된다"고 밝혔다. 비과세 한도에 해당하는 수입품은 세관에 상세 정보를 제출하지 않아도 돼 불법 약물 유입의 통로가 됐다는 것이 행정부의 판단이다. 새로운 행정명령이 적용되면서 모든 중국·홍콩발 소포는 내용물에 대한 상세 정보와 관세코드를 제출해야 하며 기존에 면제되던 품목별 관세 외에도 10%의 추가 관세가 부과된다.

쉬인의 인디애나주 물류창고/사진=쉬인

中 이커머스 비용 상승, 가격 경쟁력 약화 불가피

이번 드 미니미스 폐지 조치로 중국에서 수입되는 전자상거래 상품의 가격 경쟁력은 크게 역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테무, 쉬인 등 중국의 이커머스 플랫폼은 저렴한 가격을 유지하기 위해 미국 소비자로부터 직접 주문을 받아 중국에서 해당 제품을 직배송하는 방식으로 빠르게 시장을 장악해 왔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관세 부담이 커지고 배송 지연까지 겹치면서 비즈니스 모델 자체에 크게 흔들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일부 업체들은 미국 내 물류창고를 확보해 현지 재고를 보유하는 방식으로 대응에 나섰지만, 이로 인한 물류비와 창고 유지비 등 추가 비용 발생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관세와 운영비 증가분이 가격에 반영되면서 미국 업체들과의 가격 격차가 점차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 계면신문은 "이번 관세 조정은 중국 공급망의 저비용 이점을 활용한 소포 모델에 제동을 거는 첫 번째 사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관세 정책의 변화는 중국 이커머스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미국 최대 이커머스 업체 아마존 역시 중국산 제품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아마존에서 판매되는 상품의 70%가 중국에서 생산되며, 직접 판매 제품의 25%가 중국산이다. 특히 플랫폼을 통해 상품을 판매하는 제3자 판매자의 절반 이상이 중국 기반 업체다. 미 세관에 따르면 지난해 소액 면세 제도를 통해 미국으로 유입된 646억 달러(약 92조원)로 이 가운데 378억 달러가 중국산으로 집계됐다.

Picture

Member for

6 months 3 weeks
Real name
남윤정
Position
기자
Bio
[email protected]
금융 산업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확하고 이해하기 쉬운 기사를 쓰겠습니다. 경제 활력에 작은 보탬이 되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