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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테크 전쟁터' 된 AI 칩 시장, 엔비디아 독점 구조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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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메타·MS·인텔 등 줄줄이 '자체 AI 칩' 개발
AI 시장 참전 늦은 애플도 개발 움직임 본격화
AI 칩 시장 80% 거머쥔 엔비디아, 추후 입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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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의 빅테크 기업들이 줄줄이 'AI(인공지능) 칩' 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의 시장 독과점 구조가 AI 칩 품귀 현상을 낳은 가운데, 빅테크 업계의 시장 주도권 경쟁이 거대언어모델(LLM) 부문에서 자체 AI 칩과 중앙처리장치(CPU) 개발 부문까지 확대되는 양상이다.

빅테크 'AI 칩 경쟁' 본격화

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기업들은 적극적으로 자체 AI 칩을 개발, 독자적인 AI 생태계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선봉에 선 것은 구글이다. 구글은 생성형 AI 모델인 '제미나이'를 훈련하기 위해 만들어진 텐서처리장치(TPU) 신제품 'v5p'를 정식 출시하며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TPU는 구글의 자체 AI 전용 칩이다. 

MS는 AI 학습과 추론을 위해 설계된 칩인 '마이아100'을 선보였다. 마이아100은 5나노미터(nm) 공정으로 만들어진 MS의 AI 가속기 '애저 마이아' 시리즈 첫 세대 제품으로, 현재 MS와 동맹 관계인 오픈AI를 통해 테스트 과정을 거치고 있다. 아울러 MS는 AI 추론 전용칩 '아테나' 개발을 위해 미국의 반도체 기업 AMD와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메타도 자체 AI 칩인 MTIAv2(Meta Training and Inference Accelerator·메타 훈련 및 추론 가속기)를 공개한 상태다. MTIAv2는 메타의 자체 LLM인 '라마'와 같은 생성형 AI를 훈련하기 위해 기획된 제품으로, 메타가 운영하는 SNS의 추천 알고리즘을 만드는 데 활용되고 있다. 아마존웹서비스(AWS) 역시 AI 추론칩 'AWS 인퍼런시아(AWS Inferentia)'를 자체 개발해 데이터센터(IDC) 등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인텔 또한 신형 AI 반도체 '가우디3'를 공개하며 AI 칩 경쟁에 뛰어들었다. 인텔은 "가우디3가 엔비디아의 상용 AI 반도체 H100보다 학습과 추론 속도가 훨씬 빠르고 전력 효율성도 뛰어나다"며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해당 제품의 샘플은 현재 국내 기업 네이버 등 주요 파트너사에 전달된 상태며, 양산은 오는 3분기에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후발 주자 애플까지 나섰다

AI 분야 후발 주자로 꼽히는 애플도 최근 자체 AI 칩 개발 소식을 전했다. 지난 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 애플이 수년 전부터 데이터센터용 AI 칩 개발하기 위한 프로젝트 일환으로 내부 코드명 ‘ACDC’를 진행해 왔다고 전했다. 애플의 AI 칩 경쟁 참전 소식이 알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애플은 지금까지 산업 생태계가 AI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제품 및 서비스를 내놓지 않으면서 “기술주보다는 가치주에 가깝다”는 시장의 비판을 받아 온 바 있다.

애플이 개발 중인 칩은 AI 모델의 추론 기능에 적합한 제품인 것으로 알려졌다. 엔비디아가 그래픽처리장치(GPU) H100을 통해 AI '훈련'용 칩 시장을 장악했다는 점을 고려해 훈련이 아닌 추론 기능에 중점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MS·아마존 등 다수의 빅테크 기업이 AI 추론용 특수 칩을 자체 제작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개발 중인 ‘마하-1’ 역시 일종의 추론 특화 반도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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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 그림자 벗어나는 빅테크

빅테크 기업들이 줄줄이 AI 칩을 개발에 착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현재 AI 칩 시장은 엔비디아가 80% 이상을 장악한 상태다. 문제는 엔비디아의 AI 칩 공급 물량이 좀처럼 시장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일종의 '품귀 현상'이 벌어진 셈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엔비디아 AI 칩 가격은 개당 수천만원에 달한다"며 "큰돈을 내고 제품을 구입해도 인도가 1년 이상 지연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공급 부족은 첨단 AI 기술 경쟁에 뛰어든 빅테크 기업들에 '치명타'로 작용했다. 급변하는 AI 시장에서 주도권을 쥐기 위해서는 누구보다 빠르게 새로운 기술을 선보일 필요가 있다. AI 칩을 비롯한 제품 수급에 난항을 겪으며 개발이 지연될 경우, 순식간에 시장 경쟁력을 잃을 수 있다는 의미다. 빅테크 업계에서 본격적인 '엔비디아 견제' 움직임이 일기 시작한 이유다.

위기를 감지한 각 기업은 자체 AI 칩 개발을 통해 독립적인 AI 생태계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AI 칩 내재화에 성공한 기업은 AI 개발과 운영에 드는 비용을 획기적으로 경감할 수 있으며, 제품 수급이 원활해져 개발 속도도 대폭 앞당길 수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추후 빅테크 업계 내에서 자체 AI 칩 개발이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될 것이라는 전망마저 흘러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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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국소비에 맥 못추는 테슬라, 中 수요 부진 만회 위해 '소방관' 급파

애국소비에 맥 못추는 테슬라, 中 수요 부진 만회 위해 '소방관' 급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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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 2인자, 텍사스 본사에서 중국으로 다시 파견
애국소비 열풍에 따른 중국 시장 판매 부진 대응 차원
테슬라 'FSD'로 중국 시장 반전 기대, 업계는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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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판매 둔화에 대응하기 위해 '소방관'을 중국에 급파할 예정이다. 지난달 머스크는 중국 깜짝 방문 당시에도 그를 대동했는데 몇 주 만에 다시 중국으로 파견한 것이다. 애국소비로 인한 중국 내 부진으로 지난달 출하량마저 고꾸라진 가운데, 머스크의 소방관 카드가 반전으로 작용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집중된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2인자 중국에 급파견

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 CEO가 테슬라 2인자인 톰 주(Tom Zhu) 테슬라 수석부사장을 중국에 급파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주 부사장은 머스크 CEO, 바이바브 타네자 최고재무책임자(CFO)와 함께 테슬라 홈페이지에 이름을 올린 최고 임원 3인방 중 한 명으로, 한때 머스크 CEO의 일부 직무를 대행하기도 했다. 지난달 머스크 CEO의 중국 깜짝 방문 시에도 동행하며 리창 총리 등 중국 고위 당국자를 만난 것으로 전해진다.

주 부사장은 2014년 4월 테슬라에 입사해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 건설과 운영을 이끄는 등 중국 사업을 진두지휘한 바 있다. 2022년 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상하이가 봉쇄됐을 당시에는 직원, 협력업체와 공장에서 숙식을 해결하며 작업 정상화를 이끌었다. 또 사이버트럭 등 주요 프로젝트를 주도했으며, 생산 차질을 겪던 미국 캘리포니아 오스틴과 프리몬트 공장에 해결사로 파견되기도 했다. 2023년 자동차 부문 수석부사장에 오른 주 부사장은 문제를 해결하고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이 뛰어나 테슬라 내에서 '소방관'이라는 별칭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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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애국소비' 벽에 점유율 뚝뚝

머스크 CEO가 소방관 주 부사장을 중국으로 급파한 이유는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 입지가 갈수록 약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최근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사실상 경쟁력을 상실해 가고 있다. 테슬라의 올 1분기 매출은 213억100만 달러(약 29조545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8.7% 떨어졌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221억5,000만 달러)에 못 미치는 수치다. 영업이익도 11억2,900만 달러(약 1조5,400억원)로 지난해보다 55%나 빠졌다. 특히 올 1분기 중국 매출은 46억 달러(약 6조 2,800억원)로 2022년 4분기 수준으로 추락했다.

중국 내 전기차 출하량도 대폭 감소했다. 중국승용차협회에 따르면 테슬라의 4월 중국 판매량은 6만2,167대로 전년 동기 대비 18% 줄었다. 중국 전기차 업체 BYD가 31만2,048대를 팔아 48.97% 성장한 것과 상반된다. 4월 중국에서 생산된 테슬라 모델3와 모델Y 차량의 인도 대수도 전월 대비 30.2% 쪼그라들었다. 중국 내 전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33% 증가한 80만 대에 달했지만, 테슬라의 시장 점유율은 감소한 것이다.

테슬라가 중국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배경에는 중국인들의 애국소비(궈차오·國潮) 열풍이 있다. 실제 궈차오 브랜드들은 애국소비 열풍이 불 때마다 약진을 거듭했다. 지난 2021년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미국 기업이 중국 위구르족의 강제 노동 논란이 불거진 신장 지역의 면화는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하자, 중국 소비자들이 리닝과 안타 등 토종 스포츠 브랜드로 대거 돌아선 것이 대표적이다.

애플도 애국소비를 등에 업은 현지 기업들에 밀려 중국 시장에서 왕좌를 내줬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아이폰의 중국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하면서 3위로 추락했다. 중국 춘절 연휴에 아이폰15 시리즈 매출을 유지하기 위해 콧대 높기로 유명한 애플이 이례적인 15% 할인 행사까지 했음에도 중국 브랜드 공세에 밀려난 것이다.

국내 화장품업계도 애국소비 열풍을 피해가지 못했다. 중국 의존도가 높던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자리는 중국 뷰티 브랜드 △보차이야 △펑화 △프로야 △위메이징 등이 시장점유율을 늘리며 선전 중이다. 한때 K뷰티 제품들이 상위권을 휩쓸던 중국 최대 쇼핑 축제인 광군제도 더 이상 한국 브랜드에 있어 대목이 아니다. 알리바바 플랫폼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광군제의 중국 기초 화장품 분야에서 프로야가 20억5,100만 위안(약 3,870억원)의 누적 매출을 거두며 1위를 차지했다. 이는 매출 상위 10위권에 든 로레알, 랑콤, 에스티로더 등 글로벌 유명 브랜드 매출을 크게 앞선 수치다. 반면 LG생활건강의 '후'나 아모레퍼시픽 '설화수'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주요 순위권에 들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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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의 FSD 시스템 작동 모습/사진=테슬라

완전자율주행(FSD) 사업 청신호, 관건은 '데이터 해외 전송' 승인

한편 테슬라는 FSD 사업이 중국 내 부진을 타개할 반전 카드가 될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중국 당국이 테슬라를 대상으로 한 데이터 안전 검사에서 외자기업 최초로 '적합' 판정을 내리면서 청신호가 켜졌기 때문이다. 지난달 28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자동차 데이터 처리 4항 안전 요구 검사 상황 통지(제1차)'에서 테슬라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된 차종(모델3·모델Y)이 모두 검사를 통과했다. 그간 FSD 중국 출시에 걸림돌이었던 핵심 규제 중 하나를 통과한 것이다.

다만 관건은 테슬라가 중국 정부로부터 데이터 해외 전송에 대한 승인을 받아낼 수 있을지 여부다. 중국 정부는 국가 안보를 이유로 테슬라를 비롯한 해외 기업들이 자국 내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국외로 반출할 수 없도록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이에 따라 테슬라 차량은 중국 군사 시설, 정부 기관, 국영 기업에 진입하는 것이 금지되며 공항, 기차역, 경찰서 내 공공 주차창 진입 등은 더욱 엄격히 제한된다. 테슬라로서는 14억 명의 인구 대국인 중국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FSD 개발에 활용할 수 있는지가 성패를 가르는 열쇠인 셈이다.

FSD 사업을 두고 중국 내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도 테슬라엔 악재다. 가장 큰 잠재적 경쟁사로는 미중 갈등으로 수년간 미국의 제재를 받아 온 화웨이가 꼽힌다. 화웨이의 ADS 2.0은 매일 1,000만㎞ 이상의 가상 주행을 통해 딥러닝을 수행한다. 도로에서도 자율주행 버튼 하나만 누르면 주변 상황을 실시간 감지하며 스스로 주행할 수 있다. 특히 화웨이의 가장 큰 장점은 가성비다. 화웨이의 ADS 2.0 가격은 3만6,000위안(약 679만원)으로, 테슬라 FSD(6만4,000위안)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테슬라의 FSD 하위 버전으로 불리는 ‘오토파일럿’이 미국에서 적지 않은 사상자를 낸 점도 장애 요인으로 거론된다. 현재 미국의 안전 규제 기관인 도로교통안전국(NHTSA)은 지난해 12월 이후 발생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차량의 20건 충돌 사고에 대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이에 대한 소송도 이어지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테슬라는 내년 오토파일럿과 관련한 교통사고 관련 재판을 8건 이상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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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뉴드폰' 판매 초석 다진 삼성전자, 중고폰 시장 지각변동 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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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조직 신설하며 국내 리뉴드폰 출시 채비
지난해 국정감사 당시 '가계통신비 절감' 주문 반영
통신업계 '메기'의 중고폰 시장 참전, 업계 상황 격변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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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국내 중고 휴대폰(이하 중고폰)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낸다. 중고폰 사업을 전담할 조직을 신설, 국내 리뉴드(Re-Newed)폰 판매를 위한 '초석'을 마련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중고폰 판매가 관련 시장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야기할 수 있다는 분석이 흘러나오고 있다.

삼성전자가 '직접' 중고폰 판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MX사업부 산하 영업혁신팀 내부에 '갤럭시 밸류 이노베이션' 팀을 신설했다. 해당 조직은 국내 중고폰 사업 실무와 함께 중고폰과 신제품 간 시너지 효과를 내는 방안을 연구하는 역할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본격적으로 리뉴드폰의 국내 출시 작업에 착수했으며, 늦어도 연내 국내에서 리뉴드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흔히 '리퍼폰'으로도 불리는 리뉴드폰은 △반품된 정상 제품 △초기 불량품 △전시품 △중고 제품 등을 재정비해 정상가보다 저렴하게 판매하는 휴대폰이다. 삼성전자는 현재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일부 국가에서만 리퍼폰을 판매 중이다. 삼성전자 미국 법인 홈페이지에 따르면 갤럭시S23울트라 리뉴드폰 가격은 정상가(1,199.99달러·약 163만원)보다 23%가량 저렴한 919달러(약 124만원)이다. 갤럭시S23 플러스는 769달러(약 105만원), 갤럭시S23 일반 모델은 619달러(약 84만원)로 신제품 대비 약 35%, 11%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리뉴드폰은 엄격한 품질 검사를 기반으로 신뢰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삼성전자는 리뉴드폰 판매 이전 총 147개 항목에 대한 품질 검사를 진행하며, 부품 교체 및 단말 고유식별번호(IMEI) 부여 절차를 밟는다. 이에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국내에서 리뉴드폰을 출시해 중고 제품을 직접 관리할 경우, 갤럭시 중고폰의 가치가 전반적으로 상승하며 브랜드 이미지도 개선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정부 주문 따라 가계통신비 인하 본격화

삼성전자의 국내 리뉴드폰 출시는 정부의 '가계통신비 인하' 주문에 따른 조치로 풀이된다. 지난해 10월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삼성전자 측에 △중고폰 보상 프로그램 미비 △리뉴드폰 국내 미출시 상황에 대한 비판을 쏟아낸 바 있다. 이에 당시 강봉구 삼성전자 한국 총괄부사장은 "제조 사업부와 협의해 검토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이후 삼성전자는 이용하던 갤럭시S23 FE 기기를 반납하면 기깃값을 일부 반환해 주는 '퍼펙트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퍼펙트 프로그램은 갤럭시 단말기 구매 24개월 후 기기를 반납할 시 출고가의 50%를 보상해 주는 서비스다. 출고가가 84만7,000원 수준인 S23 FE 모델을 이용하는 고객이 퍼펙트 프로그램을 이용할 경우, 최종적인 기깃값 부담이 40만원대까지 낮아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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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갤럭시23 FE 모델/사진=삼성전자

올해 초에는 삼성전자가 배달의민족과의 협력을 통해 '트레이드인(기존에 쓰던 스마트폰을 반납하면 중고 매입 시세에 추가 보상을 더하는 서비스)' 서비스를 선보인다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배달의민족이 삼성스토어 운영사 '삼성전자판매', 중고 ICT기기 판매 플랫폼 '민팃' 등과 협력해 트레이드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이다.

삼성전자 '리뉴드폰'이 시장에 미칠 영향

업계에서는 삼성전자의 적극적인 중고폰 시장 개척으로 인해 관련 시장이 한층 활기를 띠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지난해 말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가 발간한 '국내 중고폰 시장규모 추정 및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중고폰 시장 규모는 2021년 682만 대에서 2022년 708만 대로 소폭 성장했다. 통신업계는 향후 국내 중고폰 유통 규모가 연간 약 1,000만 대(약 2조원 수준)에 달할 것이라 추산하고 있다.

이처럼 중고폰 시장이 활성화될 경우 '알뜰폰(가상 이동통신망 사업자, MVNO)' 업계가 반사이익을 볼 수 있다. 알뜰폰 업체의 고객들은 중고폰, 자급제 단말기(전자제품 매장, 오픈마켓 등에서 공기계 형태로 판매하는 단말기) 등을 구매한 뒤 알뜰폰 유심만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삼성전자가 리뉴드폰 판매를 시작하며 품질이 보증된 중고폰 공급이 늘어나면 통신비 절감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알뜰폰 유심 수요가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업계 일각에서는 삼성전자의 '출전'이 중고폰 시장 전반에 거대한 지각변동을 불러올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소상공인 중심이었던 중고 자동차 시장이 현대차그룹, 기아 등의 참전 이후 격변기를 맞이했듯, 중소기업과 개인 간 거래(C2C)를 중심으로 움직이던 중고폰 시장에도 본격적인 '대기업 시대'가 열릴 수 있다는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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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특화 'M4 칩' 공개한 애플, AI로 판매량 부진 기조 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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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앱 최적화된 M4 칩, 신형 아이패드에 본격 탑재
조만간 노트북·데스크탑 '맥' 제품에도 M4 칩 쓰인다
줄줄이 미끄러지는 주요 기기 매출, AI가 '터닝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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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애플코리아

애플이 인공지능(AI) 시장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자체 개발 칩 'M3' 등판 7개월 만에 AI 특화 차세대 칩 'M4'를 선보이고, M4를 탑재한 아이패드 신형 모델을 공개하며 시장 주도권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첨단 AI 칩과 관련 기능을 통해 기기 판매량 부진을 극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M4 칩, 아이패드에 최초 적용

7일 애플은 자체 홈페이지와 SNS 계정을 통해 온라인 이벤트 '렛 루즈'(Let Lose)를 개최, 신형 아이패드 시리즈와 자체 개발 칩인 M4를 공개했다. M4는 애플이 지난해 10월 선보인 M3의 후속 모델로, 2세대 3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기술이 적용된 첨단 제품이다. 애플 측은 "(M4는) 확장된 메모리 대역폭, CPU의 차세대 머신 러닝(ML) 가속기, 고성능 GPU 등의 특징을 갖춘 자체 실리콘 제작 능력의 역작"이라며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애플은 M4를 탑재한 새로운 아이패드 프로가 '강력한 AI 기기'가 됐다고 묘사했다. 회사 측에 따르면, M4를 탑재한 아이패드 프로는 전문 렌더링 프로그램 '옥테인(Octane)' 등을 구동할 때 M2 탑재 모델 대비 최대 4배 향상된 성능을 낼 수 있다. 또한 △음성 내용을 곧바로 문자로 바꿔주는 실시간 자막 △영상이나 사진 속 피사체를 식별하는 시각 정보 찾아보기 등 iPadOS 자체 AI 기능을 포함한 AI 작업을 보다 신속하게 수행할 수 있다.

애플의 하드웨어 기술 담당 수석 부사장인 조니 스루지는 "CPU, GPU, 뉴럴 엔진 및 메모리 시스템의 본질적인 개선을 바탕으로, M4가 AI를 활용하는 최신 앱에 최적화된 칩으로 자리 잡았다"며 "M4 칩은 아이패드 프로를 독보적으로 강력한 기기의 반열에 올려놓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조만간 아이패드를 넘어 여타 제품에도 M4 칩을 적용, 본격적으로 글로벌 AI 시장 영향력을 키워나갈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맥 라인업에도 M4 칩 탑재

실제 외신 등은 조만간 애플이 노트북·데스크탑 라인업인 맥 제품에도 M4 칩을 탑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올해 말에서 2025년 초에 걸쳐 M4 칩을 탑재한 맥 전체 라인업을 출시할 예정이다. 제일 먼저 △아이맥 △저가형 14인치 맥북 프로 △고급형 14인치 맥북 프로 △16인치 맥북 프로 △맥북 미니 등이 M4 칩으로 업데이트되고, 이어서 13인치, 15인치 맥북에도 M4 칩이 탑재될 것이라는 전언이다.

M4 칩 라인은 최소 세 가지로 분류될 가능성이 크다. 블룸버그통신은 애플이 △보급형 도넌(Donan) △중급형 브라바(Brava) △최고 사양 하이드라(Hidra) 등으로 성능을 차등화해 M4 칩을 생산할 것이라 전했다. 도넌 칩은 보급형 맥북 프로, 맥북 에어, 저가형 맥 미니에 탑재되고, 브라바 칩은 고급형 맥북 프로와 고급형 맥 미니에 쓰인다. 맥 스튜디오의 경우 아직 출시되지 않은 M3 칩과 M4 브라바 프로세서 변형 버전의 탑재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으며, 최고급 데스크톱인 맥 프로에는 새로운 하이드라 칩이 탑재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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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3 칩이 적용된 애플 멕북 에어/사진=애플

부진한 판매 실적 개선할 수 있을까

한편 시장에서는 애플이 첨단 AI 기술을 통해 소비자를 유인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애플 기기 전반의 판매량이 감소하는 가운데, M4 칩과 자체 AI 기능 탑재를 통해 시장의 주목도를 높이고 있다는 시각이다. 실제 지난 1분기(회계연도 2분기) M4 칩이 가장 먼저 적용된 아이패드 제품군의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6.6% 감소한 바 있다.

M4 칩 탑재가 예정돼 있는 맥 라인 역시 좀처럼 시장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2023년 회계연도 맥 판매량은 전년 대비 27% 급감했다. 지난해 10월 새로운 맥 제품에 탑재된 M3의 성능이 이전 칩과 별다른 차이가 나지 않으면서 판매량이 개선되지 않은 결과다. 이에 업계에서는 'AI'를 앞세운 M4 칩이 맥 판매량 개선의 열쇠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 1분기(회계연도 2분기) 매출이 10%가량 감소한 아이폰에는 새로운 AI 기능이 탑재된다. 미국 최대 규모 은행인 JP모건은 곧 탑재될 AI 기능으로 2026년에는 아이폰 판매량이 크게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애플은 오는 6월 열리는 세계 개발자 콘퍼런스 행사에서 해당 AI 기능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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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DS] 학계에 깊숙이 침투한 AI 챗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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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AI 챗봇을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문구 논문에 적나라하게 드러나
챗봇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 논문에서도 자주 사용돼
챗봇을 사용하여 논문 작성 시간을 줄일 수 있지만 '환각' 증상으로 인한 가짜 정보 조심해야

[해외DS]는 해외 유수의 데이터 사이언스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저희 글로벌AI협회 연구소(GIAI R&D)에서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chatbot misuse
사진=Scientific American

최근 연구자들이 논문 작성 과정에서 ChatGPT와 AI 챗봇을 오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과학자들이 발표한 일부 논문에서 AI 쉽볼렛(Shibboleth)으로 의심되는 논문이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논문 실적이 중요한 학계에서 AI 챗봇은 논문 작성 시간을 단축해주면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학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준다. 하지만 AI 챗봇이 가진 근본적인 문제인 '환각' 증세로 인해 실제 사실과 다른 답변을 내주고 이를 그대로 논문에 작성하여 심각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ChatGPT와 같은 챗봇이 추천한 문구 발각되어

엘스비어(Elsevier)에서 발행하는 학술지인 서피스 앤 인터페이스(Surfaces and Interfaces)의 논문에서 AI로부터 도입부를 추천 받은 문구가 실수로 포함된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되고 있다. 과학 무결성 컨설턴트인 엘리자베스 빅은 "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할 것"이라며 과학계에서 챗봇 사용이 만연하게 깔려있음을 암시했다. 하지만 AI 챗봇을 사용하여 적발된 경우는 소수이며 대부분은 AI의 개입을 명확하게 밝혀내기 어렵다. 기존에 사용되는 AI 텍스트 감지기는 논문에서 AI 챗봇을 사용했는지 감지하기에는 역부족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자들은 AI가 생성한 문장에서 자주 등장하는 몇 가지 핵심 단어와 구문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의 사서이자 연구원인 앤드류 그레이는 AI가 생성한 문장을 오래 보면 그 문장 스타일에 대해 감을 잡을 수 있어 AI가 생성한 문장 특징에 대해 언급했다.

대규모 언어 모델은 텍스트를 생성하도록 설계되었지만, 생성된 내용이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컴퓨터 과학자들이 ‘환각’이라고 부르는 대규모 언어 모델들의 단점은 사실 여부를 확인하기 보다는 텍스트를 만들어내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어 생겨난 문제다. 심지어 과학 논문에서 AI 챗봇은 존재하지 않는 인용 참조를 생성하는 오류를 범하기도 한다. 따라서 과학자들이 챗봇을 지나치게 신뢰하면 AI 챗봇이 만들어낸 가짜 정보를 자신의 연구에 포함시키는 실수를 저지를 위험이 있어 AI 챗봇을 사용할 때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챗봇이 좋아하는 단어, 학계도 좋아하나?

그레이는 데이터 분석 플랫폼인 디멘션스(Dimensions)를 이용하여 과학 논문에서 사용된 AI 유행어를 찾아냈다. 또한 ‘복잡한’, ‘꼼꼼한’, ‘칭찬할 만한’ 등 챗봇이 자주 사용하는 단어를 검색하여 챗봇을 사용한 논문들을 발각했다. 그레이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발표된 모든 과학 논문의 1%가 넘는 최소 6만 편의 논문이 대규모 언어 모델을 사용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는 모든 사람에게 공개되는 버전이 아닌 사전 인쇄 서버 아카이브(arXiv)의 데이터를 사용한 것으로 아직 평가하기에는 이르다는 의견이 나온다. 다른 연구에서는 과학의 특정 분야에 초점을 맞춘 연구에서 챗봇에 대한 의존도가 훨씬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한 조사에 따르면 최근 컴퓨터 과학 논문의 최대 17.5%가 인공지능을 사용한 흔적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추가로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자체 감지 시스템을 만들어 위 결과를 뒷받침했다. 이 감지 시스템은 디멘션스와 구글 스칼라(Google Scholar), 스코퍼스(Scopus), 펍메드(PubMed), 오픈알렉스(OpenAlex)를 비롯한 여러 과학 출판물 데이터베이스를 사용하여 만든 시스템이다. 이 시스템은 "마지막 지식 업데이트 기준"과 같이 AI 챗봇이 자주 사용하는 문구의 사용 빈도를 측정하여 논문 작성에 챗봇이 관여했음을 밝혀냈다. 4개의 주요 논문 분석 플랫폼에서 추적한 결과, 위 문구는 2020년에 단 한 번만 나타났으나 2022년에는 무려 136회나 나타났다. 하지만 이 접근 방식에는 몇 가지 한계를 갖는데, AI 모델 자체에 대한 논문을 AI가 생성한 콘텐츠라고 잘못 판단하는 오류를 범한다. 또한 사용된 데이터베이스에는 과학 저널의 동료 심사를 거친 논문 이외의 자료도 포함되어 있는 한계점이 있다.

그레이의 접근 방식과 마찬가지로 이 시스템에서도 챗봇임을 암시하는 미묘한 흔적을 발견했다. 자세히 말해 ChatGPT가 출시되기 직전과 직후에 과학 논문에서 ChatGPT가 선호하는 구문이나 단어가 발견된 횟수를 살펴보았다. 그에 따라 논문에서 사용되는 어휘의 변화를 추적하는 방식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과학적 글쓰기 어휘에 변화가 생겼으며 이는 점점 더 많이 등장하는 챗봇의 글쓰기 틱(아무 생각 없이 글을 쓰는 것)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다. 물론 그레이는 언어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일부 단어가 변화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 하지만 이 중 얼마나 많은 부분이 언어의 자연스러운 변화고, 얼마나 많은 부분이 챗봇에 의한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보였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챗봇이 논문 작성에 관여하는 징후를 찾기 위해 ‘파헤치다‘라는 단어를 파헤쳤다. 이 단어는 자체 감지 시스템이 지적했듯이 챗봇이 유행한 이후 학계에서 비정상적으로 많이 사용하게 된 단어다. 펍메드의 생의학과 생명과학 분야에서 3,700만여 건 논문의 초록과 인용에서 이 단어의 사용량을 계산한 결과, 2020년에 349회 사용되던 '파헤치다'는 2023년에 2,847회 등장했으며 1분기를 겨우 지난 2024년에는 이미 2,630회 사용되었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의 분석에 따르면, 감지 시스템이 발견한 챗봇이 생성한 다른 단어도 비슷한 증가세를 잡아냈다. 예를 들어 '칭찬할 만한'은 2020년 스코퍼스에 등재된 논문에서 240회, 디멘션스에 등재된 논문에서 10,977회 등장했다. 이 수치는 2023년에 각각 829회(245% 증가), 20,536회(87% 증가)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또한 '꼼꼼한'은 모순적이게도 2020년과 2023년 사이에 스코퍼스에서 두 배 증가했다.

챗봇이 생성한 것은 단어 그 이상

"출판하지 않으면 사라진다"는 속설이 학계에서 통용되는 현실로 챗봇을 사용하여 시간을 절약하거나 영어가 필수인 학술지에서 영어 구사력을 높이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며 저자에게 제2 또는 제3의 언어가 될 희망을 시사한다. 그러나 AI 기술을 문법이나 구문 도우미로 사용하는 것은 과학적 과정의 다른 부분에 잘못 적용될 여지가 있는 양날의 검이다. 챗봇을 공동 저자처럼 사용하여 논문을 작성할 시 주요 수치가 챗봇에 의해 인위적으로 생성되거나 가상의 동료 평가로 이어질 우려가 나온다.

이는 가상의 시나리오가 아니라 우리가 앞으로 마주할 미래다. 실제로 챗봇은 도표와 삽화를 허구로 제작하는 데 사용됐으며, 기괴하게 생긴 설치류를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실험에서 인간을 대체하는 데도 사용됐다. 또한 2023년과 2024년 AI 컨퍼런스에서 연구를 발표한 과학자들에게 피드백을 제공한 사전 인쇄물 연구에 따르면 AI 챗봇의 사용은 동료 심사 과정 자체에도 스며들었다. 윤리적 학술 연구를 장려하는 영국 비영리 단체인 출판윤리위원회의 위원인 매트 호지킨슨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AI가 내린 판단이 학술 논문에 포함되는 걸 우려하고 있다. 그는 챗봇은 분석에 능숙하지 못하며 바로 여기에 진짜 위험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경고했다.

*편집진: 영어 원문의 출처는 사이언티픽 아메리칸(Scientific American)으로 본지의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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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커머스의 국내 시장 장악 속도 '주춤', 발암물질 검출·짝퉁에 등돌린 소비자들

C커머스의 국내 시장 장악 속도 '주춤', 발암물질 검출·짝퉁에 등돌린 소비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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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해외 직구에서 중국 비중 역대 최대
유해성분·배송·짝퉁 등 소비자 민원 폭증
이용자 불만 증가, 추가 시장 확대에 걸림돌
ch_commerce_te_20240507

올해 1분기 해외 직접구매(직구)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저가 제품을 앞세운 중국 온라인 쇼핑몰, 이른바 C커머스의 국내 공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배송·반품에 대한 소비자 불만과 잇단 발암물질 등 유해성분 검출로 인해 추가 시장 확대에는 큰 장애가 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분기 해외직구 중국 비중, 57%로 급등

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1분기 온라인 해외 직접 구매액은 1조6,4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했다. 역대 1분기 가운데 최대 규모다. 국가별로는 중국(9,384억원), 미국(3,753억원), 유럽연합(1,421억원) 순으로 많았다. 작년 동기와 비교해 중국(53.9%), 기타 아시아(87%) 등은 늘었고, 미국은 19.9% 감소했다.

중국이 차지하는 해외 직구 비중은 지난해 1분기 40.5%에서 올해 1분기 57.0%로 16.5%포인트 증가했다. 관련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비중이다. 상품군별로는 생활·자동차용품(49.9%), 컴퓨터·주변기기(72.7%) 등이 증가했고, 의류·패션 관련 상품(-2.4%)에서 감소했다. 해외 직접 판매액은 3,991억원으로 작년 1분기보다 37.0% 늘었다. 국가별로 중국(71.7%), 미국(17.9%)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1분기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59조6,768억원으로 작년보다 10.7%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역대 1분기 가운데 가장 많은 수준이다. 설 연휴 영향 등으로 여행·교통서비스(23.9%), 음·식료품(15.8%), 농·축·수산물(26.8%) 등에서 증가했다. 상품군별 온라인쇼핑 거래액 구성비는 음·식료품(13.9%), 여행·교통서비스(11.0%), 음식 서비스(10.9%) 순으로 높았다.

온라인 쇼핑 중 모바일쇼핑 거래액도 44조3,606억원으로 작년보다 10.8% 늘었다. 3월 온라인쇼핑 거래액은 20조4,523억원으로 1년 전보다 9.1% 증가했다. 특히 전기차 보조금 지급이 시작되면서 자동차·자동차용품 거래액이 79.3% 뛰었다.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중국발 물품에 '군산세관' 신설도

중국발 해외직구 물품 반입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자 관세청은 중국발 소포를 전담할 물류센터를 군산항에 건립하기도 했다. 그간 군산항에는 자체 통관시설이 없어 평택·인천으로 물품을 보내야 했다. 하지만 물건을 옮겨 싣는 과정에서 물품을 바꿔치기 되는 등 부작용이 속출했다.

지난달 말 군산항에 마련된 군산세관 특송물류센터는 군산항으로 들어오는 특송화물을 통관할 수 있도록 1년간 사업비 총 18억원을 투입해 구축한 시설이다. 관세청은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신속히 사업을 완료하기 위해 건물을 신축하지 않고 전북도와 군산시의 지원을 받아 군산물류지원센터에 입주(1층, 3,153㎡)하는 방식으로 특송물류센터를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송물류센터는 연간 600만 건 이상을 처리할 수 있는 엑스레이(X-ray) 검색기(3세트), 특송화물 정보와 X-ray 이미지를 함께 표시하는 동시 구현시스템(3세트), 마약·폭발물 탐지기 등 최신 감시장비를 갖추고 있다. 관세청은 군산세관에 자체 통관시설을 갖춤으로써 입항지에서 즉시 물품을 검사할 수 있게 되는 만큼 마약이나 총기류, 불법 식·의약품 등 위해물품에 대해 보다 효과적인 위험 관리가 가능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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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주하던 중국 직구, 성장세 주춤한 이유

다만 중국 직구가 전체 직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확대되는 속도는 최근 다소 주춤하는 모양새다. 총 직구에서 중국 직구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40.5%, 2분기 46.8%, 3분기 49.9%, 4분기 54.3%, 올 1분기 57%를 기록했다. 그러나 중국 직구 비중 증가폭은 지난해 2분기 6.3%포인트로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올 1분기엔 중국 직구의 증가폭이 2.7%포인트에 그쳤고, 전년 동기 대비 중국 직구 구매액 증감율도 정점을 찍은 모양새다. 전년 동기 대비 중국 직구 구매액 증감률 역시 작년 4분기 67.5%로 고점을 찍고 올 1분기 53.9%로 내려왔다.

폭주하던 중국 직구가 주춤한 이유는 제품을 경험해 본 소비자들이 서비스와 제품, 배송에 대해 지속적으로 불만을 제기한 데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어린이 제품에서 유해성품이 다량 검출되고 있는 것도 중국 플랫폼의 확장에 제동을 걸고 있다. 최근 관세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알리익스프레스에서 판매한 어린이용 반지에서 중금속인 카드뮴이 기준치의 무려 3,026배까지 검출됐다. 뿐만 아니라 가방, 머리띠, 신발, 필기구 등에서도 기준치를 훌쩍 넘긴 유해성분이 검출됐다.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소위 중국산 '짝퉁' 제품이 많다는 점도 소비자의 발길을 돌리게 만든 요인이다. 지난해 관세청에 적발된 중국산 지식재산권 침해 물품(특송목록 기준)은 6만5,000건으로 전년(6만 건)보다 8.3% 늘었다. 지난해 국경 단계에서 적발된 지식재산권 침해 물품은 총 6만8,000건이었다. 중국에서 온 경우(6만5,000건)가 96%에 달하는 것으로 짝퉁의 대다수가 중국산이었던 셈이다.

이에 소비자 민원 건수도 크게 늘었다.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와 관련해 접수된 소비자 민원은 지난해 673건으로 전년(228건)의 약 3배였다. 2년 전(133건)과 비교하면 5배 이상으로 늘었다. 올해도 1, 2월에만 이미 352건의 알리익스프레스 관련 민원이 접수됐다. 테무 관련 소비자 민원 역시 올해 두 달 만에 17건으로 지난해 전체 민원(7건)을 넘어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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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민클럽'으로 구독경제 맞불 놓은 배달의민족, 구독 피로 넘어 시장 안착 가능할까

'배민클럽'으로 구독경제 맞불 놓은 배달의민족, 구독 피로 넘어 시장 안착 가능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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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독제로 고객 끌어모은 쿠팡, 배달의민족도 '배민클럽' 출시 나섰다
전환비용 높이는 구독제, 유동 고객의 '충성고객화' 노리는 플랫폼들
구독 포화 상태로 접어든 시장, '후발주자' 배민클럽 성공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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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의민족 앱에 노출된 '배민클럽' 광고/사진=배달의민족

배달의민족이 유료 구독제 출시를 예고하고 나섰다. 쿠팡이 유료 구독 서비스인 와우회원을 통해 공세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가운데 배민도 본격적인 구독 경쟁에 합류한 것이다. 다만 시장에선 배민의 구독제 전략이 성공적으로 안착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들어 국내에서도 구독제 과중에 따른 '구독 피로'를 호소하는 이들이 부쩍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유료 구독제 시사한 배민, 쿠팡과의 경쟁에 '맞불'

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배달앱 1위 업체 배민은 지난달 25일부터 자사 앱에 유료 구독 멤버십인 '배민클럽'을 시행하겠다는 광고를 노출했다. 쿠팡이츠가 유료멤버십 회원을 대상으로 묶음배달 무료화를 시작하자 유료 구독제 도입으로 맞불을 놓은 셈이다.

시장에선 배민이 구독 서비스를 통해 고객 락인(Lock-In) 효과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쿠팡의 유료 멤버십인 와우 회원이 1,400만 명을 웃도는 상황에서 쿠팡이츠로 갈아타는 고객을 돌리기 위해선 배민도 차별화된 유료 구독제가 필요했단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시장 관계자는 "쿠팡이츠가 공격적인 마케팅을 시작한 만큼 배민 역시 다양한 혜택을 통해 고객 이탈을 방지하려는 것이 아니겠나"라고 설명했다.

배민 측도 배민클럽을 통해 기존 고객 유치 및 신규 고객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양한 혜택이 경쟁력 강화에 큰 기반이 될 수 있지 않겠냐는 시선에서다. 배민에 따르면 배민클럽을 가입할 시 여러 집 배달을 함께하는 알뜰배달의 배달비가 무료화된다. 단건 배달인 한집배달의 경우 기본 배달비를 1,000원 이하로 낮출 수도 있다. 배민 측 관계자는 "무료 배송의 횟수 제한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할인 쿠폰 중복 사용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며 "타사와 차별화된 혜택을 제공해 충성고객층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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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멤버십 구독'으로 유동 고객 잡기 나선 배달앱 업계

배민의 사례에서 볼 수 있듯, 최근 배달앱 업계의 주안점은 무료 배달에서 멤버십 구독으로 옮겨 갔다. 유동적으로 움직이는 고객 풀에 대응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실제 배달앱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쿠폰 하나에도 갈아타는 경우가 많다. 예컨대 그동안 배달앱 업계에 부동의 2위로 자리매김하고 있던 요기요는 쿠팡이츠가 무료 배달을 선언하면서 돌연 3위로 내려앉았다.

결국 차별화된 혜택이 있다면 판도가 순식간에 뒤바뀔 수 있음이 쿠팡이츠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가시화한 셈이다. 이로 인해 현재 점유율에 안주하기보단 각사의 차별화된 혜택을 개발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업계에서 확산하기 시작했고, 결과적으로 멤버십 구독이 이를 위한 주요 전략으로 선정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멤버십 구독제가 특별히 선정된 이유로 '전환비용'을 꼽고 있다. 오프라인에서의 구매는 시간, 거리, 교통 등 다양한 요소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소비자가 단골 가게를 쉽게 바꾸기 어렵다. 반면 온라인은 물리적인 제약이 없어 소비자들이 특정 구매처에 매이기보다는 더 낮은 가격을 찾아 구매처를 바꾼다. 즉 온라인은 소비자 입장에서 전환비용이 적은 셈이다. 반면 멤버십 구독제가 적용된 온라인 플랫폼은 소비자의 전환비용을 자연스럽게 높일 수 있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동안 구독을 통해 쌓아놓은 마일리지와 각종 혜택을 한 번에 버리고 가는 게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배민 구독제에 시장은 "글쎄", 만연한 '구독 피로'가 발목 잡을 수도

다만 일각에선 배민의 멤버십 구독제 전략이 성공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최근 구독경제가 확산하며 회의론이 불거진 상태에서 후발주자로 등장한 배민 멤버십이 소비자들의 눈에 들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것이다. 멤버십 구독제는 이미 다양한 업계에서 시행 중인 대표적인 판매 전략 중 하나다.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 OTT 서비스의 경우 구독제의 대표 격으로 불리는 상황이고, 아마존웹서비스(AWS), 슬랙(Slack) 등 클라우드 서비스도 구독제로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이외 요기요 등 배달, 노벨피아 등 웹소설, 쿠팡 로켓와우 등 유통, 멜론 등 음악, LG유플러스 등 통신사,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와 같은 서비스에서도 구독제가 시행 중이다. 멤버십 구독제는 이미 만연화했다고 봐도 무방하다.

문제는 구독경제가 급성장하면서 소비자들의 피로감도 덩달아 높아졌다는 점이다. 인터넷 커뮤니티나 SNS 등지에서 구독 해지를 선언하는 이들이 속속 보이고 있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이렇다 보니 전문가들 사이에선 구독제 과중이 구독 서비스 규모 축소로 이어진 미국의 모습을 그대로 답습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미국에선 이미 구독경제가 주춤하기 시작한 모양새다. 지불·결제 분야 전문 매체 페이먼츠닷컴에 따르면 미국에서 상품 구독 서비스 이용자의 평균 이용 개수는 2021년 2월 2.5개에서 10월 5개까지 증가했다가 2022년 5월 3.9개로 줄었다. 모바일 결제 플랫폼 방고(Bango)가 지난 4월 미국 소비자 2,500명을 대상으로 집계한 설문조사에선 응답자의 72%가 구독 피로감을 느끼고 있다 응답하기도 했다. 미국과 국내 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은 시점에서 배민의 멤버십 구독제가 무난히 안착하기는 어려울 수 있다는 게 시장의 대체적인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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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빙'과 함께 끝나버린 전성기, 디즈니+ 이용자 수 감소 본격화

'무빙'과 함께 끝나버린 전성기, 디즈니+ 이용자 수 감소 본격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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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디즈니+ MAU, 국내 주요 OTT 5개사 중 최하위
'무빙' 흥행 이후 소비자 잡아둘 콘텐츠 부족했다
줄줄이 흥행 실패하는 오리지널 콘텐츠, 활로 어디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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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진출 당시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꼽히던 디즈니+가 국내 시장 영향력을 잃어가고 있다. 이용자 수가 꾸준히 감소하는 가운데, 최근 선보인 새 오리지널 콘텐츠 ‘지배종’마저 이렇다 할 시장 반응을 이끌어내지 못하면서다. 디즈니+는 올해 하반기까지 다양한 오리지널 작품을 선보이며 '부활'의 기회를 엿볼 예정이다.

디즈니+ 이용자 이탈 가속화

7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디즈니+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229만 명으로 주요 OTT 5개 가운데 최하위 수준이자, 4위인 웨이브(408만 명)의 절반 수준이다. 월별 평균 이용자수도 작년 9월 70만8,000명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뒤 10월 61만6,000명, 11월 49만5,000명, 12월 42만2,000명, 올해 1월 36만4,000명, 2월 39만4,000명, 3월 33만8,000명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신규 설치 건수 역시 지난해 9월 119만 건으로 정점을 기록한 이후 올해 3월 16만 건까지 미끄러졌다.

디즈니+는 한국 진출 당시 '부동의 1위' 넷플릭스의 대항마로 주목을 받았으나, 이후 미흡한 서비스 대처 등으로 비판을 받았다. 가장 큰 문제로 떠오른 것은 자막 문제였다. △오번역·문법 오류 △콘텐츠 시청을 방해하는 자막 인터페이스 △수시로 바뀌는 자막 위치 등이 시청 편의성을 저해한 것이다. 디즈니+에서 사용하는 한글 폰트가 사파리 등 특정 브라우저에서는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 또한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

가파른 가격 인상 정책 역시 소비자들의 반발을 샀다. 디즈니+는 오리지널 콘텐츠 '무빙'이 흥행한 지난해, 한국에서 월 이용료 가격(당시 월 9,900원)을 4,000원가량 인상한 바 있다. 이에 당시 소비자 사이에서는 “무빙을 제외하면 볼 것도 없는데 요금을 올린다”는 비판이 쏟아지기도 했다.

넷플릭스 대비 '한국산 콘텐츠' 부족해

누적된 소비자 불만은 가입자 이탈로 이어졌다. KT그룹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 기업 나스미디어의 ‘2024 인터넷 이용자 조사’에 따르면, 최근 6개월 이내에 디즈니+를 해지한 경험이 있는 이용자는 전체의 59.3%로 나타났다. 이는 여타 국내 주요 OTT 대비 18%p가량 높은 수치다. 같은 기간 각 OTT별 해지 경험자 비중은 쿠팡플레이·티빙·웨이브 42%, 넷플릭스 28%, 유튜브 프리미엄 20% 수준이었다.

해당 조사에서 디즈니+ 해지 경험 비율이 유독 높게 나타난 원인은 무빙의 종영이었다. 지난해 8월~9월 20일까지 순차적으로 공개된 무빙은 디즈니+ 내 오리지널 콘텐츠 1위 자리를 거머쥐며 세계적인 흥행을 거뒀다. 문제는 무빙을 통해 대거 유입된 신규 유료 가입자들을 붙잡아둘 만한 콘텐츠가 사실상 전무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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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디즈니+

업계 일각에서는 디즈니+가 무빙 흥행 이후 '한국 고객'을 위한 콘텐츠 확보에 더욱 매진해야 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그도 그럴 것이 한국 시장에서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는 넷플릭스는 CJ ENM과 제휴를 맺고, 지상파 콘텐츠 대거 수급하며 한국 이용자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디즈니+는 마블, 스타워즈 등 마니아층 수요가 대부분인 디즈니 오리지널 IP만을 앞세우며 한국산 콘텐츠 수급에는 힘을 싣지 않았다.

오리지널 콘텐츠 인기도 '지지부진'

무빙 이후 공개된 디즈니+ 오리지널 콘텐츠 역시 무빙만큼 흥행하지 못했다. 최근 넷플릭스의 △황야 △닭강정 △선산 △로기완, 티빙의 △이재, 곧 죽습니다 △LTNS △피라미드 게임 △환승연애3 △크라임씬 리턴즈 등 다양한 OTT 오리지널 콘텐츠가 대중적인 인기를 끈 것과는 사뭇 대조되는 분위기다.

디즈니+는 상황을 뒤집기 위해 지난달 새 오리지널 시리즈 ‘지배종’을 공개했지만, 이 역시 이용자 이탈 현상을 막지는 못했다. 디즈니+의 10부작 스릴러 드라마 지배종은 배우 주지훈, 한효주, 이희준, 이무생 등 스타 캐스팅과 ‘인공 배양육’이라는 신선한 소재 등을 앞세워 4월 최고의 기대작으로 손꼽힌 바 있다.

다만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 디즈니+는 한동안 한국 콘텐츠에 대한 투자를 이어갈 예정이다. 오는 5월 15일 오리지널 콘텐츠 '삼식이 삼촌’을 공개하고, 하반기에는 ‘화인가 스캔들’, ‘폭군’, ‘트리거’, ‘조명가게’ 등의 작품을 새롭게 선보인다. 이에 업계에서는 디즈니+ 측이 올해까지 K콘텐츠 시장 내 투자 성과를 지켜볼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투자가 성과로 이어지지 않을 경우, 디즈니+가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 철수를 검토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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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말레이시아에" 한국 직원 줄이는 SK넥실리스, 해외 생산 기지에 힘 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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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 기지 해외로" SK넥실리스, 희망퇴직 단행
비용 절감의 열쇠는 말레이시아 소재 공장
현지 정부 지원 등으로 가격 경쟁력 확보 성공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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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의 2차전지용 동박 생산 자회사 SK넥실리스가 희망퇴직을 진행한다. 국내 대비 생산 비용이 저렴한 해외로 생산 거점을 이전, 본격적으로 수익성을 제고하겠다는 구상이다. 업계에서는 말레이시아에 위치한 '쌍둥이 공장'이 추후 SK넥실리스의 동박 생산 전반을 견인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말레이시아로 생산 중심축 이동

7일 업계에 따르면 SK넥실리스는 이달부터 근속 5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 SK넥실리스 측은 “(희망퇴직을 진행하는 것은) 장기적으로 글로벌 생산 체제를 만들기 위해 국내 고정비를 선제적으로 줄여나가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해외로 생산 중심축을 옮기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셈이다.

SK넥실리스 측은 지난 3일 실적 설명회에서도 “지금 가장 큰 과제는 원가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정읍 공장의 (생산)물량을 최대한 빨리 말레이시아로 이관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부분”이라고 밝힌 바 있다. SK넥실리스는 향후 말레이시아 공장을 중심으로 동박을 양산하고, 정읍 본사는 점차 생산량을 낮추면서 차세대 제품 연구개발(R&D) 기지로 활용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SK넥실리스가 과감한 수익성 제고 전략을 펼치는 원인으로는 △얼리어답터 초기 수요 급감 △고금리·고물가 △경기 위축 등에 따른 전기차 ‘캐즘(Chasm, 초기 시장과 주류 시장 사이에 나타나는 수요의 하락·정체 현상)’이 꼽힌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전반이 위축되며 SK넥실리스의 실적 압박 역시 가중됐다는 시각이다. 실제 SK넥실리스는 지난 1분기 39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직전 분기보다 적자 규모를 소폭 키운 바 있다.

낮은 전력비, 높은 생산성

SK넥실리스 측이 수익성 개선 전략의 '핵심'으로 언급한 말레이시아 생산 기지는 코타키나발루에 위치한 두 개의 공장을 일컫는다. 현재 SK넥실리스는 말레이시아에서 1공장을 가동 중이며, 추가로 2공장을 조성하고 있다. 특히 준공 이후 상업 가동 중인 1공장은 동박 제조원가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는 전력비를 대폭 절감하며 시장 경쟁력 강화에 성공한 상태다.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1공장의 한 달 전력 사용량은 사바주(코타키나발루) 전체 사용량의 절반 수준(80MW) 규모에 달한다. 하지만 현재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공장의 전력비는 기존 대비 절반 이하, 타 동남아시아 국가와 비교해도 70% 수준인 것으로 전해진다. 현지 정부가 글로벌 기업 유치를 위해 법인세 면제, 전기 요금 인하 등 각종 혜택을 제공한 결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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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동박 공장/사진=SKC

SK넥실리스의 말레이시아 생산기지는 같은 규모와 구조를 갖춘 쌍둥이 공장 형태를 띤다. 현재 막바지 공사를 진행하고 있는 2공장이 완공될 경우, SK넥실리스 측은 5만7,000톤 규모의 생산성을 갖춘 해외 생산 기지를 확보하게 된다. 코타키나발루가 1~6공장이 운영되는 정읍공장과 함께 글로벌 핵심 사업장으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셈이다. 2공장은 올해 2분기 완공 예정이다.

말레이시아 공장의 경쟁력은?

시장에서는 SK넥실리스가 말레이시아 진출을 통해 중국의 '저가 동박' 공세에 본격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자체 동박 제조 기술력을 보유한 SK넥실리스가 가격 경쟁력까지 갖출 경우, 보다 확실하게 글로벌 시장 입지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SK넥실리스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두께(4㎛(마이크로미터))의 동박을 제조하는 기업으로, 이를 가장 넓고 길게 양산하는 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단순 제조를 넘어 자체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객사가 요구하는 다양한 두께·너비·길이의 동박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말레이시아 공장이 '친환경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점 역시 호재로 꼽힌다. SK넥실리스는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사전 확보, 전력 장기 계약 등을 통해 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할 준비를 마쳤다. RE100(Renewable Electricity 100%, 기업 활동에 필요한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자발적인 글로벌 캠페인) 달성을 위한 발판을 다지며 글로벌 시장 추세에 발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시도는 2공장의 완공을 위한 밑거름이 됐다. 지난 2월 SK넥실리스 말레이시아 법인은 그린론으로 자금을 확보했다. 그린론은 전기차·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사업 용도로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으로, 사업의 친환경성을 인정받으며 일반 기업 대출보다 낮은 금리로 자금을 빌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린론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말레이시아 2공장 건설에 투입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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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BM 큰손 엔비디아 잡아라" 삼성전자, 반도체 에이스 400명 투입

"HBM 큰손 엔비디아 잡아라" 삼성전자, 반도체 에이스 400명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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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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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반도체 에이스로 TF·개발팀 꾸려
SK하이닉스-삼성전자, 차세대 HBM 기술 개발에 총력
HBM 가격 낮추려 경쟁 유발? '엔비디아의 큰 그림' 분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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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를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위해 반도체 에이스 임직원 400여 명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가 특정 고객사를 뚫기 위해 이렇게 많은 인력을 투입한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HBM 큰손인 엔비디아를 잡아야 시장 주도권을 거머쥘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회사의 역량을 총동원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 HBM 전담 개발팀 400명 규모로 조직

6일 산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현존 최고 성능 HBM인 ‘HBM3E 12단’ 제품을 오는 3분기 엔비디아에 납품하기 위해 최근 100명 규모의 태스크포스(TF)를 조직했다. “HBM의 품질·수율을 올려 납품을 서둘러달라”는 엔비디아의 요청에 따라 해당 TF는 수율 향상에 집중적으로 매달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300여 명은 HBM4 개발팀에 배속됐다. 이들은 이르면 연말께 HBM4 개발을 완료해 내년 엔비디아 문을 두드린다는 계획이다.

삼성전자 사안에 밝은 한 관계자는 "지난 3월 초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이 HBM 개발조직 신설 검토를 지시한 뒤, 빠르게 조직 개편이 이뤄지고 있다"며 "3월 중순부터 AVP팀 등 인력들이 HBM 개발팀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개발조직 규모는 팀으로 정해졌는데, 팀은 통상적으로 400여 명 규모 조직으로 구성된다"고 부연했다.

삼성전자의 HBM 개발팀 신설은 HBM3E 시장부터 헤게모니를 되찾겠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3세대 제품인 HBM2E의 경우 D램 3사 중 삼성전자의 점유율이 가장 높았으나, HBM3부터는 SK하이닉스가 독주하고 있는 양상이다. HBM개발팀은 HBM3E 수율 안정화, HBM4 개발 등 업무를 담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HBM4는 핀펫(FinFET) 공정을 로직다이 등에 적용하고, HBM3E 대비 입출력(I/O)이 2배 늘어나는 등 HBM3E와 비교해 개발 난도가 높다.

HBM개발팀의 첫 과제는 HBM3E 수율 안정화와 엔비디아 퀄테스트 통과 등일 것으로 추정된다. SK하이닉스와 마이크론 등 경쟁사가 엔비디아에 HBM3E 제품을 상반기 내 공급하는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삼성전자 HBM3E의 경우 아직 퀄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 게임체인저 HBM, 차세대 제품 놓고 경쟁 치열

최근 HBM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SK하이닉스와 이를 바짝 추격 중인 삼성전자의 기술 경쟁이 치열하다. 5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경기도 이천 본사에서 열린 'AI 시대, SK하이닉스 비전과 전략' 기자간담회에서 이달 중으로 5세대 제품인 HBM3E 12단 샘플을 제공하고 올해 3분기 양산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SK하이닉스는 HBM3E 8단 제품도 지난 3월 세계 최초로 양산해 엔비디아에 가장 먼저 공급하고 있다. 엔비디아가 전 세계 인공지능(AI) 시장의 80%를 장악하는 만큼 AI 분야에서 SK하이닉스 영향력 또한 커지고 있다.

이에 더해 SK하이닉스는 현재 6세대·7세대 제품인 'HBM4'와 'HBM4E'를 준비 중이다. 차세대 제품들을 선제적으로 개발해 HBM 1위를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SK하이닉스는 HBM의 성능을 높이기 위해 HBM 핵심 패키지 기술 'MR-MUF'를 활용한다. 이 기술은 과거 공정 대비 칩 적층 압력을 6% 수준까지 낮추고 공정시간을 줄여 생산성을 4배로 높였다. SK하이닉스가 도입한 어드밴스드 MR-MUF는 신규 보호재를 적용해 기존보다 방열 특성을 10% 더 개선했다. 이를 16단 등 고단 적층 HBM 생산에 적극 도입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최근 낸드플래시 생산에 쓰일 것으로 알려진 'M15X' 팹(공장)의 용도를 D램으로 결정했다. HBM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다.

현재 HBM 2위인 삼성전자도 추격에 속도를 올리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달부터 HBM3E 8단 제품의 양산에 들어갔다. 또 HBM3E 12단 제품도 2분기 내 양산 예정이다. 이르면 하반기에 엔비디아에 HBM3E 12단을 공급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차세대 HBM에서 기술력 격차를 내기 위해 메모리와 파운드리, 어드밴스드패키징 등 사업부 역량과 리소스를 모두 모으겠다는 전략을 밝혔다. 전사적 차원에서 HBM 시장에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삼성전자는 또 '설계-제조-패키징'을 한 번에 하는 '턴키(일괄시행)' 전략으로 점유율을 늘려나갈 전략이다. 메모리와 시스템반도체, 패키징 등 전 공정을 모두 수행할 수 있는 장점을 살린 것이다. 아울러 올해 HBM의 출하량도 전년 대비 2.9배로 늘릴 계획이다. 연초까지만 해도 목표치는 2.5배였지만 빠른 시장 선점을 위해 이를 상향 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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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4월 24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를 찾아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대화하고 있다/사진=최태원 회장 인스타그램

SK하이닉스·삼성전자 경쟁 부추기는 엔비디아

이처럼 HBM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그 열쇠를 쥔 AI 칩 선두 주자인 엔비디아의 행보에도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특히 일각에선 엔비디아가 HBM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간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HBM 시장에서 엔비디아를 둘러싸고 나오는 각종 정보가 불명확해 의도적인 경쟁 유발에 대한 의구심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업계에선 엔비디아가 현 공급사, 잠재적인 공급사 간의 관계를 곧바로 정립하지 않고 군불을 때는 듯한 정보만 흘려 경쟁을 유도, HBM 가격을 내리려 하고 있다는 분석이 적지 않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25일 짧게라도 시간을 내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를 급히 만난 것도 이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삼성전자가 업계 최초로 개발한 HBM3E 12단 제품을 "'테스트하고 있다"며 공급 가능성을 열어둔 지 한 달 이상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공급에 대한 명확한 발표를 내놓지 않고 있다. 업계에선 이를 삼성전자를 움직이게 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한다. 삼성전자가 2분기부터 HBM3E 12단 제품을 양산하겠다고 발표하며 먼저 전면에 나선 것도 이런 엔비디아의 미적지근한 행보를 빼고는 설명이 어렵다. 엔비디아가 자사로 공급되는 HBM의 가격을 낮추기 위해 두 기업의 경쟁을 의도적으로 유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가격 경쟁의 부대효과로 기술 경쟁도 쉬지 않고 계속 발생해 장기적으론 긍정적으로 보는 평가들도 나온다. 기본적으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모두 기술력을 높이면서 HBM의 가성비에 궁극적인 목적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엔비디아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갖추면 전체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상승하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는 만큼, 자칫 불편할 수 있는 상황을 기회로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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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