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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폴리시] 글로벌 무역 전쟁에서 살아남기

[딥폴리시] 글로벌 무역 전쟁에서 살아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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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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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정학적 진영 따라 ‘무역 재편’
서방 진영 1순위 과제, “핵심 분야 중국 의존도 줄이기”
무차별적 보호무역은 “답 아냐”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지정학적 갈등 속에 글로벌 무역은 그야말로 격변을 겪고 있다. 오래된 관계가 무너지고 새롭게 세워지는 무역 장벽은 국가 간 거래의 양상을 바꾸고 있다. 유럽중앙은행 시스템(European System of Central Banks, 유럽중앙은행과 유럽연합 회원국 중앙은행을 포함하는 네트워크, 이하 ESCB)은 극단적 보호무역이 아닌 데이터에 기반한 냉철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또한 유럽연합(EU) 기구들과 중앙은행, 국제기구 간의 긴밀한 협력도 주문하고 있다.

사진=CEPR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디커플링’ 본격화

지정학 쇼크로 인해 서구 경제권과 중국을 양극으로 한 무역 분야 디커플링(decoupling)이 치열하게 진행 중이다. 특히 첨단 기술 산업을 중심으로 중국 수입 의존도를 줄이는 일은 서구 경제권의 1순위 과제다. 그러나 친환경 전환을 위한 필수 산업을 포함, 중국이 글로벌 공급망을 장악하고 있는 분야에서 의존도를 줄여 나가는 일은 만만치 않아 보인다.

ESCB가 펴낸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와의 무역 관계 단절을 거의 완료한 EU에게 중국과의 관계 정리는 이제 시작 단계일 뿐이다. 여기에 제3국을 통한 우회 무역을 고려하면 디커플링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도 파악이 어려운 실정이다. 물론 2018년 대중 무역 분쟁이 격화하자마자 중국과의 간접 무역이 시작된 미국에 비해 EU의 대중국 우회 무역은 비교적 최근이고 물량도 적은 편이다.

지정학적 진영에 따른 무역 재편 현황
주: 미국 중심 진영 수입 비중 변화(%P)(좌측), 중국 중심 진영 수입 비중 변화(%P)(우측), 진영 내(청색), 중립(노랑), 반대 진영(주황), 러시아에서 유럽연합(RU to EU), 중국에서 미국(CN to US), 아시아에서 중국(Asia to CN), 유럽연합에서 러시아(EU to RU), 기타(Others)/출처=CEPR

최대 리스크는 ‘핵심 분야 중국 의존’

코로나19 팬데믹과 공급망 붕괴를 포함한 최근 사건들은 한정된 해외 공급망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어떤 위험을 초래하는지 잘 보여줬다. ESCB에 따르면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제조업체의 17~34%가 대체가 어려운 투입물들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여기서 갑작스러운 공급망 와해는 전기 장비, 화학 물질, 금속, 전자, 기계 등 핵심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

보고서는 유로존 5개국(벨기에, 프랑스, 이탈리아, 슬로베니아, 스페인)을 대상으로 한 스트레스 테스트(stress test)를 통해 중국 중심 공급망에 의존하는 핵심 자원이 50% 줄 경우의 경제적 피해 규모를 추산한 바 있다. 가장 피해가 큰 산업은 전기 장비 분야로 부가 가치 감소(value-added declines, 특정 산업이 전체 경제에 기여하는 경제적 가치의 감소) 중간값이 7%에 달해 전체 산업 중간값인 3%의 두 배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공급망 붕괴가 특정 산업 및 지역에 불균형적인 타격을 줄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

중국 및 동맹국 핵심 수입품 50% 감소에 따른 부가가치 영향(EU)
주: 전기 장비, 화학 물질, 금속, 컴퓨터 및 전자제품, 기계 및 장비, 자동차, 섬유, 고무 및 플라스틱, 의류, 가죽 및 기타(위부터), 중간값(청색)/출처=CEPR

‘높은 수준 디커플링’ 일어나면 글로벌 GDP 6% 감소

ESCB는 급증하는 무역 제재가 경제에 미칠 파급효과를 경우의 수로 나눠 분석했는데, 만약 반도체 및 첨단 기술 등 전략 산업 분야에만 디커플링이 일어난다고 가정하면 글로벌 GDP 손실은 6% 정도로 추정된다. 하지만 무역 전 분야가 영향을 받는 극단적 상황이 일어난다면 부정적 영향은 9%까지 늘어난다. 미국과 EU 등 선진 경제권은 무역 규제 수위에 따라 GDP 손실 규모가 2%에서 9.5% 사이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경우는 높은 수출 의존도로 인해 피해가 훨씬 더 클 것이다.

무역 파편화로 인한 GDP 영향
주: 글로벌 실질 GDP 영향(좌측), 주요 경제권 영향(우측), 단기 영향(Baseline effects), 장기 영향(Capital accumulation channel), 디커플링 정도 낮음(Mild decoupling), 디커플링 정도 중간(Selective decoupling), 디커플링 정도 높음(Severe decoupling), 유럽연합(EU), 미국(United States), 중국(China)/출처=CEPR

보고서는 또한 특정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무역 장벽만으로 온전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고 경고한다. 제3국을 통한 우회 무역량이 만만치 않아 현재의 무역 관계를 뿌리 뽑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무역 분쟁, ‘장기간의 인플레이션’ 초래

무역 파편화로 인한 당면한 위험 중 하나는 인플레이션이다. 무역망 붕괴로 심각한 공급 차질이 더 자주 일어나며 장기간의 물가 불안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주요 무역망 와해가 일어나면 발생 첫 해 인플레이션이 4%P까지 추가로 증가하고 안정까지 여러 해가 걸릴 가능성이 있다. 장기간 지속되는 인플레이션을 해결하기 위한 중앙은행들의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러시아가 유럽에 대한 에너지 공급을 전략적으로 이용한 것처럼 강대국들이 지정학적 주도권을 위해 무역을 무기로 삼는 행위는 인플레이션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글로벌 무역이 제공하는 다변화의 장점이 사라지고 공급망이 지역 중심으로 재편되는 상황에서, 지역 갈등에 따른 취약성도 따라서 증가하기 때문이다.

무역 파편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 및 물가 영향
주: 글로벌 공급 변동성(좌측), 과거 수준 총요소생산성 쇼크 가정(Counterfactual scenario with historical TFP shocks), 과거 수준 이상 총요소생산성 쇼크 가정(Counterfactual scenario with alternative TFP shocks), 글로벌(Global), 서방 진영(West), 중국 진영(East), 중립(Neutral) / 글로벌 투입물 가격 변동 분포 곡선(연간 증가율, 우측), 디커플링 없음(청색), 높은 수준의 디커플링(노랑)/출처=CEPR

무차별적 보호무역은 “금물”

상기 위험에 대응하기 위해 ESCB가 가정 먼저 강조하는 것은 포괄적, 무차별적 보호무역은 답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보다는 전략적이고 데이터에 기반한 접근을 통해 핵심 공급망에 존재하는 위험 요소부터 해결해야 한다. 무역 파편화로 인한 위험은 산업과 지역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범용의 해법이 존재할 수 없고 사안별로 맞춤형 정책이 적용돼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오랜 세월 동안 복잡해진 무역 관계를 고려할 때 정부는 정보 수집과 국제 협력을 통해 취약한 공급망을 우선 감지하는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각국 중앙은행은 과거의 총량적 무역 정보로 현재 상황을 제대로 파악할 수 없음을 인지하고 반도체 및 원자재 등 핵심 산업별로 세분화된 무역 흐름을 이해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정기적인 기업 설문조사 등 정보 취득을 통해 공급망 위협과 인플레이션 압력을 사전에 감지할 수 있어야 한다. 예측 모델을 개선하고 새로운 리스크 평가 방법을 개발하는 노력도 동반돼야 한다.

글로벌 무역이 지정학적 진영 중심으로 재편되며 EU는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 정책 당국은 특정 공급망 의존도를 줄여가는 동시에 자유 무역의 이점을 최대한 유지하는 쉽지 않은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경제적 혼란을 최소화하며 자생력을 키우는 작업은 전략적이고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 방안을 그 어느 때보다 필요로 한다.

EU는 기업 수준까지 포괄하는 강력한 정보 수집 체계를 마련해 현실을 반영한 세밀한 무역 분석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 EU 회원국과 중앙은행, 국제기구 간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기다.

원문의 저자는 마리아 그라치아 아티나시(Maria Grazia Attinasi) 유럽중앙은행 부총재 외 1명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Trade wars and fragmentation: Insights from a new ESCB report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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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없는 소비 한파" 카드 사용액 증가율, 물가상승률에도 못 미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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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카드 사용 증가율 1.4%
물가상승률 2%보다 줄어 들어
업계 “전례 없는 수준” 우려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 사태가 터지고 탄핵 국면이 지속되면서 개인들의 소비 위축이 심각한 수준이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개인들이 지갑을 닫으며 카드 이용 실적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도 더 적게 늘어난 것인데, 카드업계에선 이런 불황은 전례가 없는 수준이라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국내 소비 위축 '심각'

3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9개 카드사에서 개인들이 올해 2월까지 누적으로 결제한 국내 신용·체크카드 이용 내역은 147조8,406억원으로 전년 동기 145조7,804억원보다 1.4% 늘어났다. 같은 기간 물가 상승률은 2%에 달했다. 소비자물가지수는 도시가계가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구입하는 상품 가격과 서비스 요금의 변동을 종합적으로 측정하기 위해 통계청이 발표하는 지수다.

개인 카드 이용액은 물가 상승률 이상으로 늘어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비자들이 일상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기본 소비가 존재해 경기가 아무리 나빠도 물가 상승률만큼은 카드 이용액이 증가해 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카드 이용액 증가율이 물가 상승률보다도 줄어들면서 극한의 소비 침체가 왔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작년에는 2023년 대비 6.7% 늘어난 138조6,537억원, 2023년에는 2022년보다 12.9% 늘어난 129조9,796억원을 기록한 것과 비교해 보면 그 차이는 더욱 극명하다.

카드업계에서는 지금과 같은 소비 위축은 전례가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고 입을 모은다. 특히 요식업과 같은 업종에서는 물가 상승률에 대비해 오히려 마이너스 성장률을 보일 정도로 매출 감소가 두드러진다. 여신금융협회의 '2025년 2월 카드승인실적'에 따르면 지난 2월 숙박 및 음식점업 카드 승인실적은 11조2,10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320억원(3.7%) 줄었다.

취미활동과 관련된 소비 위축도 눈에 띈다. 지난 2월 예술ㆍ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 카드승인실적의 전년 동기 대비 감소율은 9.0%로 산업분류 중 가장 높았다. 숙박 및 음식업점과 마찬가지로 3개월째 전년 동월 대비 감소 중이다. 지난해 12월에는 2.7%, 올해 1월에는 1.7%, 지난 2월에는 9.0%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폭이 급증했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카드 매출이 역성장하지는 않지만, 물가 상승률이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등을 고려할 때 올해 충분히 성장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작년 12월부터 시작된 소비 위축이 올해 들어 더 심화하고 있는데, 이 정도로 개인들이 지갑을 닫은 걸 본 적이 없다”고 전했다.

신용카드 연체 2.3조 눈덩이

유래 없는 불황에 카드 연체액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전업카드사 8곳(신한·삼성·현대·KB국민·롯데·하나·우리·BC카드)의 1개월 이상 연체액은 2조3,223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말 1조2,216억원에 비해 90.1% 폭등한 숫자다. 3개월 이상 연체돼 사실상 회수가 어려워진 연체액은 1조1,335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연체액의 무려 48.8%다.

업계는 카드사 연체액 규모가 늘어난 원인을 고위험자산 취급 증가에서 찾는다. 여신금융협회에 의하면 작년 말 카드론(장기카드대출) 잔액은 42조3,872억원으로 2023년말 38조7,613억원과 비교해 8%가량 늘었다. 카드론은 급전이 필요한 취약차주들이 주로 이용하는 상품으로, 카드사 입장에선 14% 이상의 고금리로 당장의 수익을 내기는 쉽지만 그만큼 연체 가능성이 높은 고위험 상품이다.

신한카드는 카드사 중에서도 가장 많은 돈을 취약차주들에게 빌려줬다. 지난해 신한카드가 취급한 전체 카드론 잔액은 8조4,131억원이다. 신한카드 다음으로 카드론을 많이 취급한 KB국민카드와 비교해도 약 1조5,000억원 이상을 더 내줬다. 고금리로 인해 가계 상환여력이 약해지자 빚을 못 갚는 이들도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카드사들의 대손충당금 부담도 확대됐다. 카드사들이 취약차주를 대상으로 무리하게 대출을 내주면서 지난해 대손충당금 규모는 11조4,417억원으로 확대됐다. 사상 최대치다. 문제는 올해 카드론 잔액 규모가 더욱 확대되면서 연체 가능성이 더 높아졌다는 점이다. 지난 2월 기준 카드사 전체 카드론 잔액은 42조9,888억원으로 43조원 돌파를 목전에 뒀다.

할부·연회비로 버티는 카드업계

이에 카드사들은 할부 수수료와 연회비 등으로 수익을 채우고 있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전업카드사 8곳의 지난해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8조1,86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전체 카드수익(22조567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11%로 전년(38.45%)보다 1.34%포인트(p) 감소했다.

가맹점 수수료 수익 비중은 2020년 40.93%에서 꾸준히 하락해 지난해 37.11%까지 떨어졌다. 이는 14년째 이어진 가맹점 수수료 인하 정책의 영향이다. 2007년 4.5%에 달했던 가맹점 카드 수수료율은 현재 우대수수료율 기준 0.4~1.45% 수준으로 크게 떨어졌다.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 이후 금융당국은 3년 주기로 카드수수료 적격비용을 재산정해 수수료율을 하향 조정해 왔으며, 지난 2월까지 총 15차례에 걸쳐 인하됐다.

카드사는 비용 절감을 위해 카드 무이자 혜택을 줄였고, 이 때문에 할부 수수료가 증가했다. 지난해 할부 수수료 수익은 3조4,630억원으로, 2020년 1조9,338억원 대비 79.1% 급증했다. 전체 카드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11.17%에서 15.70%로 크게 늘었다. 할부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가운데, 카드사들이 수익 감소를 보전하고자 무이자할부 혜택을 대폭 축소한 영향이다.

연회비 수익도 꾸준히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카드사들은 연회비가 높은 프리미엄 카드 출시를 확대하며, 저연회비 고혜택의 ‘알짜카드’는 단종시키는 추세다. 이에 따라 연회비 수익은 2020년 1조174억원에서 지난해 1조4,414억원으로 매년 1,000억원 단위의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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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폴리시] ‘임대료 상한제’로 임차인을 보호할 수 있을까?

[딥폴리시] ‘임대료 상한제’로 임차인을 보호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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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대료 상한제, ‘주거 안정 vs 시장 왜곡’
임대 주택 공급 장기적 ‘감소 가능성’
저가 임대 주택 수요 증가로 ‘임차인 피해’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임대료 규제 정책은 논란이 많은 주제다. 임차인의 비용 부담을 덜고 주거 안정에 기여한다는 긍정론도 있지만 시장을 왜곡해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반대 의견도 많다. 최근 스페인의 카탈루냐(Catalonia)가 실시한 임대료 상한제를 통해 정부 주택 임대 시장 개입의 장단점을 살펴본다.

사진=CEPR

주택난으로 ‘임대료 상한제’ 고민하는 도시 늘어

전 세계 주요 도시의 임대료가 급상승하면서 집세 규제를 고민하는 정책 당국이 많다. 임대료 규제 방식은 임대 기간 중 집세 인상을 금하는 것과 신규 임대 시 상한선을 정하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 물론 둘 다 임차인의 비용 문제를 덜어주는 것이 목표다.

전통적 경제학 이론에 따르면 해당 정책은 장단점이 있을 수밖에 없다. 임대료 상한선은 임대인에게서 임차인으로 소득 재분배 효과를 가져오지만 임대인들의 시장 퇴출을 불러 주택 공급 감소로도 이어질 수 있다. 또한 임차인이 낮은 임대료 때문에 더 이상 만족스럽지 않은 집에 계속 거주하게 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다.

여기에 대해 일부 학자들은 임대료 규제가 특정 상황에서는 시장 효율을 높여 준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어 임대인의 가격결정력이 압도적인 시장이라면 시장 수준에 맞는 상한선을 강제하는 것이 독점적 시장 왜곡(monopoly distortions)을 바로잡는 방법이 된다. 또한 임대료 규제는 임차인들이 거주지를 찾는 시간과 비용을 줄여줄 수도 있다.

카탈루냐, ‘비교 가격’ 책정해 ‘임대 상한제’ 도입

2020년 9월 카탈루냐 정부는 주택난이 심한 자치구를 대상으로 임대 주택별 상한선을 적용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인근에서 비교 가능한 25개의 임대 물건에 기반한 참고 가격을 설정해 임대료 한계를 정한 것이다. 이 정책의 결과는 어떻게 됐을까?

평균적으로는 규제 대상 지역의 임대료가 5% 줄었다. 특히 임대료가 비싼 물건들 중심으로 상당한 하락을 기록해 정책 목표를 달성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가격이 내리며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임대 주택 공급이 함께 감소했다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임대료가 싼 물건들의 수요가 증가해 저가 임대 주택은 오히려 임대료가 올랐다.

실제로 규제 지역에서 신규 임대 계약이 10%나 줄었는데 주로 고가 임대 주택을 운영하던 임대인들이 시장에서 빠져나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저가 임대주택은 공백을 메울 만큼 증가하지 못해 주택 공급난이 심화했다.

고가 임대 주택 퇴출로 ‘저가 주택 임차인’ 손해

이는 임대료 규제가 임대인의 이익을 줄이는 대신 모든 임차인이 혜택을 보게 한다는 가정을 뒤집는 결과다. 고가 임대 주택 임차인들은 이익을 봤지만 저가 임대 주택 임차인들은 수요 증가에 따른 임대료 상승으로 오히려 손해를 봤다. 임대료 부담을 임차인 집단끼리 주고받은 셈이다.

결국 카탈루냐 사례는 임대료 규제 정책에 내재하는 상충 관계를 뚜렷이 보여준다. 임대료 상한선 도입으로 단기간의 효과가 있었지만 임대 주택 공급이 줄며 시장이 왜곡돼 특정 임차인 집단이 피해를 보는 상황으로 귀결된 것이다. 정책 실행에 있어 평균적 효과에만 매몰되지 않고 인구 집단별 소득 재분배 효과를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는 대목이다.

주택난 해소를 위해 임대료 규제를 검토하는 다른 많은 도시들도 정책 시행 전 정책 효과의 종합적인 검증이 필요하다. 각기 다른 인구 집단에 미치는 영향을 세심히 살펴야 의도치 않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주택난을 완화할 수 있다.

원문의 저자는 조안 몬라스(Joan Monras) 폼페우 파브라 대학교(Pompeu Fabra University) 교수 외 1명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The impact of rent controls: Lessons from Catalonia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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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 성희롱·횡령 등으로 ‘정직’ 징계받은 직원도 급여 지급 “도덕적 해이 여전”

공공기관, 성희롱·횡령 등으로 ‘정직’ 징계받은 직원도 급여 지급 “도덕적 해이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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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백의 세상에서 회색지대를 찾고 있습니다. 산업 현장을 취재한 경험을 통해 IT 기업들의 현재와 그 속에 담길 한국의 미래를 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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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성비위 등 징계대상 직원에 성과급
5년간 공공기관 정직 직원이 받은 보수액 61억
지방의회, 구속으로 활동 중단돼도 수당 그대로
사진=산업은행

한국산업은행이 올해부터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 처분을 받은 임직원에게는 보수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징계를 받아도 급여는 꼬박꼬박 챙기는 관행이 만연하다는 지적에 따른 조처다. 공무원보다 더 ‘철밥통’으로 불리는 공공기관 직원들은 그간 정직 처분을 받아도 기본급은 물론 성과급까지 그대로 받는 경우가 많았다. 정부가 지침을 통해 공공기관 임직원에게도 공무원과 같은 윤리의식과 사회적 책임을 부여하고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실정이다.

산은, 1월부터 정직 기간 보수 지급 않기로

4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노사 합의로 올해 1월 1일부터 특정 사유로 정직을 받은 직원에 대해 정직 기간 중 보수를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산은은 이전까진 정직 기간에도 기준급(기본급)의 40%내에서 보수를 지급해 왔다. 국가공무원법상 정직은 파면·해임·강등 다음의 중징계로 공무원이 정직 처분을 받으면 그 기간 보수 전액이 삭감된다. 하지만 공무원과 달리 공공기관은 자체 보수 및 직원 상벌 규정에 근거해 정직 처분 직원에 대해 기본급에 성과급까지 그대로 지급하는 곳이 많다. 정직 처분을 받으면 보통 1~6개월 동안 신분은 유지하되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는데, 직무 성격의 급여만 삭감하는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4 정기국회·국정감사 공공기관 현황과 이슈'에 따르면 한국토지주택공사, 국민건강보험공단, 중소기업은행 등 49개 공공기관은 정직처분 대상자의 처분 기간에도 보수를 지급한 것으로 확인됐다. 뿐만 아니라 한국전력기술, 한국해양수산연수원 등은 재산 관련 비위로 징계를 받은 직원에 성과 평가에서 S등급을 부여했으며 신용보증기금, 중소기업은행,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등 5개 기관은 성 관련 비위 징계자에 S등급 또는 A등급을 부여했다. 음주운전 관련 비위로 징계를 받은 직원에 최고 평가를 내린 기관도 있었다. 산업안전보건공단은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은 직원 1명에 S등급, 3명에는 A등급을 부여했고 신용보증기금은 1명을 A등급으로 평가했다.

정부는 '공기업 · 준정부기관의 경영에 관한 지침'에 공공기관장이 '국가공무원법'과 '공무원 징계령' 등 관련 규정에 따라 직원 징계에 관한 규정을 마련하고 소속 직원에 대한 복무관리를 할 것을 명시하고 있다. 이에 따르면 금품 및 향응 수수, 공금의 횡령·유용, 채용비위, 성폭력, 성매매, 성희롱, 음주운전 또는 음주측정에 대한 불응행위로 징계처분을 받은 직원에 성과평가 시 최하위 등급을 부여하도록 내부규정을 마련하라고 규정하고 있다. 또 '공기업 · 준정부기관 예산운용지침' 등에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 처분을 받은 직원을 처분 기간 중 직무에 종사하지 못하도록 하고 보수 전액을 감할 것을 규정한 바 있다. 하지만 다수 공공기관이 이와 같은 지침을 무시하면서 부적절한 인사 관리를 하고 있는 형세다.

금융위 산하 5개 공공기관, 정직 처분 직원들에게 보수 지급

평균 연봉이 높아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 공공기관도 마찬가지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2023년 1월 1일부터 2024년 7월 31일까지 금융위 산하 공공기관 중 정직 처분을 받은 직원에게 부적절한 보수를 지급한 곳은 총 5곳이다. 산은은 이 기간 정직 처분 직원 3명에게 1,800만원을 지급했다. 이밖에 중소기업은행은 8명에 1억4,680억원을, 신용보증기금은 3명에 2,677만원을 지급했으며, 한국자산관리공사(2명, 942만원), 주택금융공사(1명, 659만원)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중 주택금융공사는 2023년 10월 정직 기간엔 보수를 지급하지 않기로 내부 규정을 개선했으며, 산은도 올해 1월부터 바뀐 규정을 적용하기 시작했다. 이 외엔 여전히 정직 처분 직원에게 보수를 지급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기본급인 본봉의 60% 내에서 보수를 지급하고 있으며, 한국자산관리공사는 기준월액(기본급-직무급)의 80%까지 지급할 수 있다. 이는 기존 연봉의 35% 수준이다. 신용보증기금은 지급 비율에 대한 규정이 없다. 기본급에서 직무급을 뺀 금액을 모두 지급하는 것인데, 이는 전체 임금의 33% 수준이라는 것이 신보 측의 설명이다.

3개 기관 모두 내규 개정을 위해 노조와 협의 중이라고 하지만, 논의엔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기업은행의 경우 수년 전부터 ‘정직 기간 중 보수 지급 금지’ ‘중징계 처분 또는 금품·향응 수수, 횡령, 성폭력, 성매매, 성희롱, 음주 운전에 대한 징계 시 성과급 지급 금지’를 노사 협의 안건으로 올리고 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한 금융 공공기관 노조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의 지침을 준수할 경우 더 높은 경영실적평가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사측은 해당 안건을 거듭 올리고 있다”며 “취지엔 공감하나, 다른 현안과 맞물려 있기 때문에 조건 없이 수용하는 것이 쉽지 않다”고 했다.

징역 살아도 매달 367만원 받는 시의원들

이 같은 도덕적 해이는 지방의회도 예외가 아니다. 정계에 따르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 혐의로 구속된 국민의힘 조현영(연수4)·무소속 신충식(서구6) 인천시의원은 법원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아도 매달 수백만 원의 월정수당을 챙겨갈 수 있다. 그동안 시의원들이 의정활동비·여비 및 월정수당 지급기준을 손보지 않아서다.

인천시의회에 따르면 올해 시의원들에게 매달 지급되는 월정수당과 의정활동비는 각각 약 367만9,000원, 200만원이다. 매달 567만9,000원을 받는 셈으로, 연봉으로 치면 6,800만원 수준이다. 월정수당은 지방의원 직무활동에 대해 지급하는 비용, 의정활동비는 의정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거나 이를 위한 보조 활동을 위한 비용이다.

하지만 시의원들의 경우 ‘무노동 유임금’이 가능하다. 구속 또는 출석정지 징계를 받아 의정활동을 하지 못해도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을 모두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의회 운영조례 22조 6항에 ‘의원이 공소 제기된 후 구금상태에 있는 경우에는 의정활동비 및 여비를 지급하지 아니한다’고 돼 있어서다.

조 의원과 신 의원은 현재 구금된 상태지만 검찰이 기소(공소 제기)하기 전 단계다. 현행 조례에서 정한 ‘공소 제기된 후 구금상태에 있는 경우’에 해당하지 않는 이유다. 이들 의원에 대한 기소 여부는 앞으로 최대 30일, 이후 구속 또는 불구속 여부도 최대 2개월이 걸린다. 뇌물공여 혐의를 받아 구속된 시의원들의 의정 활동이 아예 중단되지만 최대 석 달간 이들은 의정활동비와 월정수당을 모두 받을 수 있다는 얘기다.

특히 현행 지급기준 규정에는 월정수당 지급을 제한하는 내용이 아예 없다. 시의원들이 구속기소되고, 재판에서 징역형이 확정돼도 매달 367만9,000원에 달하는 월정수당은 끊을 수 없다. 시의회에서는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오는 6월 열릴 제302회 정례회에서 의회 운영 조례개정안을 상정할 방침이지만, 지급기준이 개정돼도 조 의원과 신 의원의 의정활동비 및 월정수당은 매달 지급될 예정이다. 법률 불소급 원칙에 따라 조례 개정 효력이 이전 사건에 적용될 수 없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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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폭탄' 스마트폰 지형도 바꾸나, 삼성전자·애플 초비상

트럼프 '관세폭탄' 스마트폰 지형도 바꾸나, 삼성전자·애플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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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생산 90% 맡은 중국에 관세율 54% 부과
삼성 폰 만드는 베트남에도 최대 46% 관세율
높은 관세에 스마트폰 가격 인상 불가피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베트남과 중국 등 삼성전자와 애플의 주요 스마트폰 생산국을 대상으로 고율의 상호관세를 부과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미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스마트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지고, 판매 부진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선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중국산 아이폰에 관세를 면제할 경우 가까스로 1위 자리를 고수 중인 삼성전자의 스마트폰 시장 내 입지가 위협받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최대 스마트폰 생산국 중국·베트남에 관세 폭탄

2일(현지시각) 트럼프 행정부는 모든 국가에 10%의 보편 관세를 부과하고, 60여 개국에 대해선 국가별 차등을 둔 상호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정부가 공개한 국가별 상호 관세율을 보면 베트남(46%)이 가장 높았다. 이어 태국(36%), 중국(34%), 인도네시아(32%), 대만(32%), 스위스(31%), 인도(26%), 한국(26%), 일본(24%), 유럽연합(20%) 순으로 높았다. 중국의 경우 앞서 부과된 관세 20%까지 합산하면 총 54%의 관세를 물게 된다.

눈에 띄는 대목은 삼성전자와 애플의 최대 스마트폰 생산기지가 위치한 베트남과 중국의 상호 관세율이 높게 책정됐다는 점이다. IT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스마트폰의 50% 이상이 베트남에서, 애플의 아이폰 물량의 85% 이상이 중국에서 생산되고 있다. ODM(제조자개발생산) 방식의 삼성전자 저가형 스마트폰은 일부 물량이 중국에서 제조되나, 미국 같은 선진국 보다는 신흥국에 주로 수출되고 있어 이번 관세 조치로 인한 영향은 크게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애플 모두 인도에서도 스마트폰을 생산하지만, 대부분의 물량을 인도 현지에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 베트남 사업장 전경/사진=삼성전자

삼성·애플 직격탄

하지만 관세 후폭풍으로 미국 시장에서 만큼은 양사 스마트폰 가격 인상이 불가피해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양사 모두 하반기 갤럭시 Z7, 아이폰17 등 신제품 출시를 준비하고 있는데, 높은 세율이 전반적인 출고가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장 직접적 타격이 예상되는 건 아이폰의 90%를 중국(미국 상호관세 54%)에서 생산하는 애플이다. 애플은 이런 위험에 대비해 인도를 중국의 대안으로 키우려 지난 몇 년간 애썼으나, 여전히 아이폰 프로 등 고가·주력 제품은 중국에서 생산하고 인도에서는 중저가 모델을 생산한다. 중국과 인도 간 첨단 조립 기술력 격차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도리어 벌어져서다. 뉴욕타임스(NYT)는 “상호관세 비용이 애플 사업을 곤경에 빠뜨릴 수 있다”라며 “트럼프 정부가 별도의 구제 방책을 주지 않는다면 애플의 연간 비용은 85억 달러(약 12조4,800억원) 증가해 내년 수익이 7% 줄어들 것”이라고 짚었다.

삼성전자가 입을 타격도 만만치 않다. 삼성은 베트남(미국 상호관세 46%)에서 전체 스마트폰의 절반가량을 생산한다. 특히 트럼프 정부는 무역·기술 갈등 중인 중국보다도 베트남에 더 높은 관세를 매겼다. 미·중 갈등이 본격화하자 글로벌 기업들은 동남아로 제조 라인을 옮겼는데, 이번 발표는 탈(脫)중국의 반사이익을 베트남 등에 내주지는 않겠다는 의지로 분석된다.

中 업체 반사이익 볼까

일각에서는 이 같은 관세 폭탄이 중국 스마트폰 업계에 반사 이익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중국을 대상으로 사실상 54%의 높은 관세율이 적용되긴 했으나, 중국 업체의 주요 타깃 시장은 미국이 아니기 때문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기준 미국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애플 65%, 삼성 18%로 이들 두 업체가 83%를 차지했다. 화웨이·샤오미·오포·비보 등 주요 중국 업체들의 점유율은 1%에도 미치지 못한다.

그러나 중국 업체들은 북미 시장이 아닌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하고, 이외에도 유럽과 아프리카·인도·동남아 등 신흥 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이미 이를 바탕으로 삼성전자와 애플을 빠르게 추격해 오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에 의하면 애플과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18%를 나란히 차지했다. 양사 모두 전년 대비 점유율은 2%포인트 줄었고, 출하량도 1% 역성장했다.

3위는 중국 샤오미로, 중국 내수시장에서의 흥행에 힘입어 성장세를 보였다. 출하량은 전년 대비 15% 증가했고, 이를 바탕으로 점유율은 1%포인트 증가한 14%를 기록했다. 4, 5위도 중국 업체다. 지난해 트랜지션과 오포의 출하량은 각각 15%, 3% 증가했다. 한 스마트폰 업계 관계자들은 “샤오미의 최대 판매처는 중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데다, 미국이 주요 시장이 아니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폭탄 사정권에 들어가 있지 않다”며 “트럼프의 관세 정책이 유지된다는 조건 하에 샤오미가 글로벌 1위로 급부상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중국 업체의 반사이익을 트럼프 행정부가 좌시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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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상호관세로 통상전쟁 전면전 선포, 각국 대응책 마련 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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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권 2기 로즈가든 첫 발표가 관세
부과 대상 일부 품목-국가서 넓혀
아부하고 투자 확대했는데도 무용지물
미국 백악관이 소셜미디어 X(옛 트위터)에 공개한 국가별 상호관세, 노란색이 상호관세 세율/출처=백악관 X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고대로 각국에 대한 상호관세율을 발표하자 해당 국가들이 일제히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예상 밖 고율 관세 폭탄을 맞은 국가들은 강력하게 반발했고, 상대적으로 충격 강도가 낮은 나라들은 협상에 주력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는 등 온도 차가 뚜렷한 분위기다.

中, 핀셋 대응 이어갈 듯

3일(이하 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미국을 다시 부유하게(Make America Wealthy Again)' 행사를 열어 국가별 상호관세율을 발표했다. 먼저 미국의 최대 견제 대상으로 트럼프 1기(2017~2021년) 행정부 때보다 강도 높은 무역 전쟁을 벌이게 된 중국은 강력 반발했다. 미국은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원료 생산·수출을 문제 삼아 지난 2월 4일과 지난달 4일 각각 10%, 총 20%의 추가 관세를 이미 중국에 부과했다.

여기에 더해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 추가 관세 34%를 더하면서 미국이 중국에 추가로 물린 관세율은 54%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전 미국이 중국에 부과하고 있었던 관세가 평균 약 20%(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였는데, 여기에 54%가 더해져 관세가 74%로 올라가게 됐다는 뜻이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 유세 때 공언한 ‘대중국 60% 관세’를 뛰어넘는 높은 관세율이다.

중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표 뒤 “무역 전쟁에는 승자가 없다”며 반격을 예고했다.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국제 무역 규칙에 부합하지 않고 관련국들의 정당하고 합법적 권익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일방적 괴롭힘”이라며 “중국은 미국에 즉시 관세 조치를 철회하고 무역 상대국과 평등한 대화로 이견을 올바르게 해소하기를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지난 2월 미국의 첫 관세 부과 때 미국산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에 추가 관세 15%를 매겼고, 원유, 농기계, 대배기량 자동차, 픽업트럭에는 10%를 부과했다. 지난달 2차 관세 공격에 대해서는 미국산 닭고기·밀·옥수수·면화 등 29품목에 대해 15% 추가 관세를 부과하고, 수수·대두·돼지고기·쇠고기·수산물·과일·채소·유제품 등 711품목에 대한 관세율을 10%포인트 높였다. 전문가들은 중국이 앞으로도 미국의 급소를 겨냥한 ‘핀셋식 보복’에 집중하며 협상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캐나다·EU도 맞불 예고

캐나다도 보복 관세를 꺼내 들었다.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는 3일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는 캐나다와 전 세계에 반향을 일으킬 것"이라며 "그 조치는 근거가 없고 부당하며 잘못됐다"고 말했다. 캐나다는 상호관세 명단에선 제외됐지만 철강·알루미늄, 자동차 관세에선 빠져나가지 못했다. 카니 총리는 이날 발효된 자동차 관세에 대응해 미국과 똑같이 '미·멕시코·캐나다 자유무역협정(USMCA) 비준수 미국산 자동차에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고 밝혔다. 단 자동차 부품은 제외된다. 캐나다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포드와 GM 등이 미국에서 제작된 차량을 관세를 내지 않고 수입하는 것도 허용할 것이라고 했다. 카니 총리는 보복 관세를 통해 약 57억 달러(약 8조2,000억원)가 징수될 것으로 추산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직후부터 미국과 갈등한 유럽연합(EU)도 적극적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EU에 대해 20% 상호관세율이 발표되자 “매우 유감"이라며 "상호관세로 세계 경제는 엄청난 고통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관세 협상 결렬 시 우리 이익과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추가 조치를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유럽의회 최대 정당인 중도 우파 유럽국민당의 요르겐 와르본 대변인도 “친구가 깡패처럼 행동할 때 침착함을 유지하기란 어렵다”며 “이 조치는 수 세기 동안 유지되어 온 대서양 관계에 타격을 주는 일”이라며 트럼프를 비난했다.

현재 EU는 미국이 지난달 12일부터 시행한 철강 관세에 대응하기 위한 보복 조치 실행을 앞두고 있다. 이달 중순을 사실상 협상 시한으로 정하고, 협상이 무산되면 13일부터 총 260억 유로(약 42조원) 상당의 미국산 상품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했다. 이후 미국과 벌이는 협상 상황에 따라 추가 보복을 추진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 정부, 맞대응보다는 관세율 인하 협상에 주력

이시바 시게루 총리가 워싱턴으로 날아가 트럼프 대통령과 조기 정상회담을 하는 등 관세 폭탄 피하기에 안간힘을 썼던 일본은 공개된 '24% 추가 관세'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하야시 요시마사 관방장관은 “지극히 유감스럽다”며 “이번 조치를 재검토해 줄 것을 강하게 (미국에) 요청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조치가) WTO(세계무역기구) 협정 및 일·미 양자 무역협정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며 “양국 경제 관계, 세계 경제와 다각적인 무역 체제 전체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다만 보복 관세 등 맞대응 가능성에 대해선 “구체적 검토 상황을 밝히는 건 삼가겠다”며 말을 아꼈다.

지난달 세계 최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 TSMC가 미국에 1,000억 달러(약 147조원) 규모의 투자 계획을 발표한 대만도 32%라는 고율 상호관세 발표 이후 배신감에 휩싸였다. 대만 중국시보는 3일 ‘TSMC가 괜히 미국에 갔나’라는 제목 기사를 통해 섭섭함을 드러냈다. 대만 행정원은 “미국과의 경제 관계에 부합하지 않는 관세율로 유감스럽다”며 “미국과 적극 협상해 국익을 지키겠다”는 입장을 냈다.

미국의 대중 관세 장벽의 우회처로 각광받았던 동남아시아도 충격에 빠졌다. 49% 관세가 적용된 캄보디아를 시작으로 라오스와 베트남이 각각 48%, 46%에 이르렀다. 미국이 관세율 부과의 자세한 근거를 공개하지는 않았지만, 중국이 동남아를 대미 우회 수출의 주요 통로로 활용해 온 것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관측된다.

우리 정부는 맞대응보다는 관세율 인하 협상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3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 경제안보전략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통상 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가 가진 모든 역량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라며 “지금부터 본격적인 협상의 장이 열리는 만큼 대미 협상에 적극 나서달라”고 지시했다. 이어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민관 합동 미 관세 조치 대책 회의’에서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 출장 등 각급에서 긴밀한 대미 협의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질 경우 시장 안정 조처를 적극적이고 즉각적으로 시행할 것이란 점도 명확히 했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시장 상황이 충분히 안정될 때까지 관계기관 합동 24시간 점검 체계를 가동한다”며 “시장 변동성이 과도하게 확대되면 모든 시장 안정 조치를 즉각 시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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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베트남에 46% 초고율 관세 부과, 현지 한국기업 타격 불가피

美, 베트남에 46% 초고율 관세 부과, 현지 한국기업 타격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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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가전·스마트폰, 베트남 수출의 14% 차지
고율 관세는 협상카드, 후속 관세협상 지켜봐야
USMCA 따라 멕시코 관세 면제, 가전업계 안도
베트남 하노이 북부 박닌성에 위치한 삼성전자 스마트폰 생산 공장/사진=삼성전자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베트남산 수입품에 최고 46%의 상호 관세 부과하기로 하면서 베트남에 생산 거점을 둔 국내 기업들의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베트남 수출의 14%를 차지하는 삼성전자를 비롯해 '불닭볶음면'으로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삼양식품 등은 생산지 이전, 가격 조정 등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반면, LG전자 등 가전업계는 미국 수출품의 주요 생산지인 멕시코가 대상에서 제외되자 안도하는 분위기다.

삼성 등 韓 기업, 베트남 상호 관세에 대책 마련

4일 경제계에 따르면 전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을 상대로 세계 최고 수준에 해당하는 46%의 상호 관세를 발표하자 베트남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도 작지 않은 충격 속에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미 백악관이 베트남 상호 관세율은 180여 개 대상국 가운데 6번째로 높다. 베트남보다 상호 관세율이 높은 레소토(50%), 캄보디아(49%), 라오스(48%), 마다가스카르(47%) 등이 대미 무역 비중이 미미한 국가임을 고려하면 베트남의 상호 관세율은 중국을 제외하면 사실상 최고 수준이다.

그동안 한국 기업들은 중국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베트남에 대한 투자를 적극 확대해 왔다. 지난해 기준 한국 기업의 베트남 누적 투자액은 859억 달러(약 126조원)로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외국인 직접투자(FDI) 국가 지위를 유지했다. 이 중에서도 삼성전자는 그간 총 232억 달러(약 34조원)를 투자한 베트남 최대 FDI 기업이다. 지난해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생산해 미국 등지로 수출한 스마트폰·가전 등 제품 규모는 544억 달러(약 80조원)에 이르며, 이는 베트남 전체 수출의 약 14%에 해당하는 규모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미 행정부의 협상 스타일을 고려하면 이번 초고율 관세는 협상 카드일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미국이 후속 협상의 여지를 열어둔 만큼 관세율이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만약 이대로 관세가 확정된다면 기업들은 생산지 이전 등 보다 적극적인 대응 방안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의 상황도 지켜볼 필요가 있다. 중국에서 스마트폰을 생산하는 애플도 비슷한 처지다. 미국이 앞서 중국에 부과한 20% 관세에 상호 관세율 34%를 더하면 중국산 아이폰에는 54% 관세가 부과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2일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상호 관세 부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백악관 유튜브

삼양식품, 베트남 아닌 국내 공장서 생산 예정

특히 미국에 공장이 없으면서 미국향 수출 물량이 많은 기업은 비상에 걸렸다. '불닭볶음면’으로 미국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삼양식품이 대표적이다. 삼양식품은 이날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수출지역 다변화 등 다각적으로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나섰다. 당장은 베트남 생산시설이 아닌 국내 공장 3곳에서 생산한 물량을 수출할 예정이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지금도 현지 가격이 국내보다 높게 책정돼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 상황"이라며 "관세 인상분을 반영해 당장 소비자가격을 올릴도 수 없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의 희비도 엇갈리고 있다. 반도체 업계는 상호 관세 대상에서는 빠졌지만, 향후 품목 관세 부과가 예고된 만큼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이 워낙 복잡해 미 정부가 관세 부과에 따른 실익을 따져보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선제 타격’을 받은 자동차 업계는 상호 관세 부과 대상에서 비껴나면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면했지만, 여전히 앞날이 걱정이다. 미 정부가 향후 협상 과정에서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를 비롯한 무역장벽 해소 카드를 강하게 들고 나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철강업계는 이미 부과된 품목 관세 탓에 대미 수출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포스코 관계자는 "상호 관세로 전방산업 수출이 위축되면 철강업계에도 간접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화장품 업계는 프랑스 등 주요 화장품 수출국에도 비슷한 수준의 관세가 적용되면서 한국 제품이 오히려 경쟁력을 확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북미법인 매출 원가에 영향을 줄 수는 있으나 큰 타격을 주는 수준은 아닐 것으로 본다"며 "필요 시 가격 인상, 프로모션 비용 관리 등 추가 방안을 고려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美 관세정책 변동성 커 예의주시하며 대응"

반면 막대한 타격이 우려됐던 가전 업계는 주요 생산지인 멕시코가 대상에서 제외돼 안도하는 분위기다. 전날 미 정부가 미국·캐나다·멕시코 무역협정(USMCA)을 준수하는 상품에 대해서는 계속 관세를 면제한다고 밝히면서 삼성전자, LG전자가 멕시코에서 생산해 미국으로 수출하는 TV, 냉장고 등은 기존 가격을 유지할 수 있게 됐다. 현재 삼성전자는 멕시코 티후아나와 케레타로에, LG전자는 레이노사, 몬테레이, 라모스 등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4일 캐나다와 멕시코가 펜타닐 등 합성마약의 미국 반입을 막지 않는다는 이유로 25% 관세를 발표하면서 USMCA 협정 품목에 대해서는 4월2일까지 적용을 유예하기로 했다. 이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멕시코에 25% 관세가 부과될 것을 대비해 생산지를 다각화하고, 최악의 경우 미국 현지 생산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한 바 있다. LG전자도 미국 테네시주 공장의 여유 부지에 생산 라인을 증설하는 방안 고려해 왔다.

결과적으로 USMCA를 준수하는 멕시코산 수입품은 관세 면제가 지속되고, 오히려 한국·베트남산 수입품에 상호 관세가 부과되면서 기업들로서는 멕시코 생산 물량을 늘리는 것이 유리하게 됐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언제든 정책을 바꿀 수 있다는 불확실성은 여전히 리스크 요인이다. 기업들은 앞으로도 관세 정책의 변동성이 큰 만큼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미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면서 여러 시나리오에 따른 대응 방안을 준비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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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루비오 장관, NATO 수장 만나 방위지출 GDP 5% 이행계획 마련 촉구

美 루비오 장관, NATO 수장 만나 방위지출 GDP 5% 이행계획 마련 촉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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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회원국 방위비 'GDP 5%로 상향 압박
"美도 5% 기준 적용해 방위비 증액할 계획"
단기간엔 어려워도 현실적 실행계획 필요해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이 나토(NATO) 회원국들의 방위비 지출 목표를 GDP의 5%까지 확대하자며 실질적인 이행 계획 마련을 촉구했다. 미국이 나토 내 안보 부담을 유럽에 전가하려는 기조를 드러내면서, 유럽 주요국들 사이에서는 독자적 방위 체계를 구축하려는 '자강론'이 급물살을 타고 있다. 나토 내 집단방위 원칙의 지속 여부를 둘러싼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트럼프 전 대통령의 복귀 가능성과 맞물려 방위비 분담 압박은 나토는 물론 한국과 일본 등 다른 동맹국으로 확산되고 있다.

美 "집단 방위 조약 이행하지 않는 나토 반대"

3일(현지 시각)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교장관회의에 참석한 마코 루비오 미 국무부 장관은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를 국내총생산(GDP)의 5%까지 확대해야 한다"며 "모든 회원국이 이러한 필요성에 공감하고, 국방비 증액을 위한 현실적인 계획을 갖고 있음을 확인한 뒤 브뤼셀을 떠나고 싶다"고 밝혔다. 현행 나토 방위비 지출 목표는 'GDP의 최소 2%'로 돼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나토 회원국이 안보를 미국에 떠맡기고 있다'며 방위비 증액을 압박해왔다.

루비오 장관은 이어 "미국 역시 방위비 증액 대상으로 방위비 지출 비율을 늘릴 것"이라며 "미국이 생각하는 만큼 회원국들이 군사적 위협의 심각성에 인식을 같이 한다면 이에 대한 대응 역량을 갖추겠다는 완전하고 실질적 약속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나토의 방위비 지출 목표 상향을 주장한 이후, 미국 고위 당국자가 자국의 방위비 방침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미국의 방위비 지출은 GDP의 3.38%로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5%에 미치지 못한다.

루비오 장관은 또 "트럼프 대통령은 나토 자체에 반대하지 않는다"며 "모든 회원국이 나토 조약에 따라 주어진 의무를 다하지 않고 이를 이행하기 위한 역량 조차 갖추지 않는 나토를 문제 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집단 방위의 원칙을 규정한 나토 조약 5조의 내용으로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어 그는 "이 같은 입장은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에도 마찬가지였다"며 "모든 회원국이 1~2년 내 목표를 달성할 거라 기대하진 않으나,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방위비 증액 경로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럽 주요국, '자강론' 속에 국방비 지출 확대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이어진 미국의 방위비 압박에 유럽 주요국들은 향후 유럽이 미국의 책임을 대신할 있도록 독자적 안보·방위 계획을 세우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이 나토에서 부담해 온 재정적·군사적 역할을 향후 5∼10년 안에 유럽으로 이전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며 "영국, 프랑스, 독일을 비롯해 북유럽 국가들이 비공식적이지만, 체계적인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한 구체적인 계획은 오는 6월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릴 나토 정상회의 전에 미국에 제시할 예정이다.

보도에 따르면 유럽 주요국이 논의 중인 이번 구상은 미국의 나토 철수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국방비 증액과 군사력 강화에 대한 유럽의 확고한 공약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최근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원조를 중단하면서, 유럽 내에서는 미국의 전략적 이탈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지난달 공개된 트럼프 행정부의 '임시 국가방위전략 지침'에는 중국의 대만 침공을 최우선 대응 과제로 상정하고, 러시아·북한·이란 등의 위협에 대해선유럽·동아시아·중동의 동맹국에 맡긴다는 내용이 담겼다.

실제로 유럽 주요국들은 미국이 나토 조약 5조에 따른 병력이나 장비 배치를 축소하고, 집단방위 임무에서 철수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실제로 영국과 프랑스 중심으로 우크라이나 안보 보장을 위해 군 파견을 논의하는 ‘의지의 연합’도 미국을 제외하고 대화가 진행 중이란 점에서 유럽의 독자적인 군사적 역할 구상은 이미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나토 안에서도 미국의 역할이 줄거나 거의 없는 상태로 동맹을 유지하는 것이 아예 새로운 구조를 만드는 것보다 훨씬 간단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독일은 지난달 19일 향후 10년간 최소 5,000억 유로(약 797조원)의 국방 투자를 위한 법 개정을 확정했다. 이어서 영국이 매년 134억 파운드(약 25조원), 프랑스가 2030년까지 총 4,000억 유로의 방위비를 늘리기로 했고, 덴마크와 네덜란드, 스웨덴, 폴란드 등도 최근 대규모 군비 확장 계획을 발표했다. 스웨덴과 덴마크, 라트비아 등이 징병제를 재도입하거나 확대하고 있고 독일, 영국, 루마니아, 체코 등은 징병제 부활을 논의 중이다. 유럽연합(EU)은 27개 회원국의 방위력 강화를 위한 8,000억 유로 규모의 ‘유럽 재무장 계획’을 내놨다.

방위비·관세 무기로 韓·日 등 동맹국 압박

더욱이 미국의 안보 정책은 관세와도 무관하지 않다. 지난달 6일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행정명령 서명식에서 나토 회원국을 향해 "돈을 내지 않으면 나는 그들을 방어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또 미·일 안보조약을 언급하며 "일본은 엄청난 경제적 이득(fortune)을 취하고 있다"고 했다. 나토와 일본 등 동맹국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거론하면서 관세에 이어 국방비와 방위비 분담금 증액 압박을 본격화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에 대해서는 "한국의 평균 관세율이 미국보다 4배 높다”며 “한국에 군사적으로나 다양한 방식으로 엄청난 지원을 제공하지만,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일 안전보장조약은 미국이 나토나 한국과 맺은 동맹 조약과 달리 ‘유사시 자동 개입’을 의미하는 조항은 없다. 미국은 일본을 방어할 의무를 지지만 일본은 주일미군에 대한 기지 제공 의무만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반면 미 상호방위조약은 한 국가가 무력 공격으로 위협을 받으면 서로 협의해 위험에 대처하기 위한 행동에 나설 것을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유세 때도 수 차례 “부자 나라인 한국을 왜 지켜줘야 하느냐”며 안보 무임승차론을 지적해 왔다. 이 때문에 나토와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 대해서도 안보 지원을 명분으로 압박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각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를 무기로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재협상과 중국 견제를 위한 한국의 역할 확대 등을 요구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6일 뉴욕경제클럽 연설에서 "안보에 관한 분담금 증액은 우호국 사이에서는 중요한 일"이라며 관세를 동맹국의 방위비 증액 등을 압박하는 카드로 쓰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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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정산부터 기업회생까지 '신뢰도' 추락한 발란, 새 주인 찾기도 난항

미정산부터 기업회생까지 '신뢰도' 추락한 발란, 새 주인 찾기도 난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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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란 M&A 가능성 '불투명'
명품업계 불황·쿠팡 약진도 리스크
사업성 이미 훼손, 사태 장기화 우려
사진=발란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명품 플랫폼 발란이 기업회생을 신청하면서 인수합병(M&A) 계획안을 내놨지만, 아직까지 인수 의향을 밝힌 곳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메프(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 이후 이커머스에 대한 투자 감소와 버티컬 명품 플랫폼 하향세 등을 고려할 때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발란 대표 “인수의향자 아직 없어”

4일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최형록 발란 대표는 전날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회생법원에서 열린 기업회생 신청 대표자 심문기일 출석 후 기자들과 만나 “(M&A와 관련해) 물밑에서 많이 태핑하고 있지만 확실한 건 없다”고 설명했다. 최 대표는 지난달 31일 기업회생절차 신청을 공식화하면서 M&A도 병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최 대표는 이번 주 중 매각 주관사를 지정해 본격적으로 실행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지만, 아직 진전된 사항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발란의 이번 M&A 계획은 일부 재무적 투자자(FI)와 사전에 공유된 것으로 전해진다. 발란은 지난 2015년부터 꾸준히 FI로부터 투자금을 유치했다. 발란에 투자한 벤처캐피탈(VC)은 △신한캐피탈(7.45%) △SBI인베스트먼트(7.06%) △코오롱인베스트먼트(5.15%) △KTB네트워크(현 우리벤처파트너스, 4.59%) △컴퍼니케이파트너스(1.55%) 등으로, 이번 사태로 손실이 불가피해졌다. 다만 당초 계획대로 회생절차가 승인되기 전 매각에 성공하면 투자금의 일부라도 회수할 수 있게 된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M&A 옵션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이야기해 왔던 것으로 안다"며 "최근 사태에 대한 구체적인 해결 방안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합의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전략적 투자자(SI)로부터 투자를 받은 사안도 있고, 기존 FI들과 합의해서 결론을 도출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했다.

발란은 2023년 말 기준 유동부채가 유동자산을 81억원 초과하고 있고, 누적결손금은 785억원으로 재무상태가 악화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현재 기준 미정산 거래대금 규모를 15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지만 정확한 금액이 외부에 공개되지는 않았다. 유동성 위기가 가시화되면서 2022년 3,000억원이었던 기업가치 역시 10분의 1인 300억원 밑으로 떨어진 상황이다.

쿠팡의 명품 이커머스 시장 진입도 악재

M&A 추진의 또 다른 걸림돌은 명품 플랫폼업계 자체의 부진이다. 최근 업계는 매출 위축과 함께 자본시장 투자금까지 끊기면서 존폐 위기를 겪고 있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명품 관련 사업을 접은 플랫폼만 4곳에 달하며, 소비 심리 위축과 글로벌 명품 브랜드들의 직판 강화 등으로 사업 환경이 악화된 상태다.

여기엔 쿠팡이 명품 이커머스 사업에 뛰어든 것도 악재로 작용했다. 쿠팡Inc가 발표한 연결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파페치의 지난해 연간 실적은 2조2,667억원(16억5,8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파페치의 조정 상각전이익(EBITDA)은 지난해 4분기 418억원으로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앞서 파페치는 지난해 △1분기 411억원 △2분기 424억원 △3분기 27억원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김범석 쿠팡 이사회 의장은 "지난해 초 인수한 파페치는 연간 수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 있었고, 성장 지표가 하락하는 상황에 직면했다"며 "어려움 속에도 파페치의 연간 거래액이 40억 달러에 달하는 업계 리더이자 럭셔리 패션 분야의 글로벌 브랜드라는 점에서 흔치 않은 기회였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파페치 운영을 간소화하는 한편 가장 중요한 고객 경험과 운영 탁월성에만 집중하며 어려운 결정들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현재 파페치는 분기당 1억 달러가 넘는 손실을 손익분기점 수준으로 감소시켰으며 성공적인 턴어라운드를 달성했다. 파페치의 순손실 규모도 지난해 1분기 1억1,300만 달러에서 지난해 3분기(4,400만 달러), 4분기(7,800만 달러) 등 적자가 감소하고 있다.

사진=머스트잇

발란 이어 머스트잇도 매물로

사업 환경이 날로 악화하자 명품 플랫폼 '빅3'(머스트잇·트렌비·발란) 중 한 곳으로 꼽히는 머스트잇도 경영권 매각을 검토하고 있다. 투자금융업계에 따르면 머스트잇은 최근 삼정KPMG를 매각 자문사로 선정하고 관련 논의를 시작했다. 머스트잇은 매각뿐 아니라 다른 명품 플랫폼과의 합병도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M&A를 통해 돌파구를 찾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머스트잇의 최대주주는 창업자인 조용민 대표로 지분 73.78% 보유하고 있다. 2011년 설립된 이후 대부분 흑자를 내왔으나 2021년부터 영업손실을 지속해 왔다. 이때가 빅3 명품 플랫폼 업체들이 몸집을 키우면서 한창 광고선전비 경쟁에 열을 올릴 때다. 머스트잇도 이 경쟁에 참여하면서 영업 손실을 내기 시작했다. 2021년부터 2023년까지 3년 동안 쌓은 누적 적자만 257억원에 달한다.

현금창출력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2021년 마이너스(-)90억원, 2022년 -230억원, 2023년 -71억원을 기록하며 3년 연속 마이너스를 벗어나지 못했다. 반면 외부투자금은 2022년 이후 끊긴 상황이다. 머스트잇은 2020년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성공한 데 이어 매년 라운드 투자에 성공했지만 2022년 9월 CJ온스타일로부터 200억원을 투자 받은 뒤로는 후속투자를 받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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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딥파이낸셜] 인플레이션과 언론 보도가 함께 움직이는 이유

[딥파이낸셜] 인플레이션과 언론 보도가 함께 움직이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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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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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과 일반 기업 간 ‘인플레이션 예측 방식’에 차이
일반 기업, 공식 발표와 미디어 보도에만 의존
명확한 의사소통으로 ‘인플레이션 연장 효과’ 막아야

더 이코노미(The Economy) 및 산하 전문지들의 [Deep] 섹션은 해외 유수의 금융/기술/정책 전문지들에서 전하는 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담았습니다. 본사인 글로벌AI협회(GIAI)에서 번역본에 대해 콘텐츠 제휴가 진행 중입니다.

2021년 이후 선진국들은 팬데믹 이후 경제 활동 재개와 구인난, 공급망 붕괴 등으로 심각한 인플레이션을 겪었다. 2022년 에너지 가격 충격은 상황을 더욱 악화시켜 인플레이션을 전례 없는 수준까지 밀어 올렸다. 영국에서 월 단위로 발표되는 인플레이션 수치는 언론 매체의 집중 보도 대상이 됐다. 그런데 당시 상황을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금융 시장과 일반 기업들이 인플레이션을 인지하고 예측치를 조정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었다고 한다.

사진=CEPR

인플레이션 기대치 조정 방식, 금융권과 일반 기업 ‘차이’

영국의 ‘의사 결정자 패널’(Decision Maker Panel, 영국 내 기업 경영자 대상의 인플레이션 기대치 및 가격 관련 월간 설문) 결과를 분석한 연구에 따르면 일반 기업들은 소비자 물가지수(Consumer Price Index, 이하 CPI)의 변동에 근거해 인플레이션 예측치를 조정하고 전문가들의 예측치와 실제 인플레이션 간 차이(unexpected inflation deviation)에는 크게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반면 금융시장은 해당 차이에 주목하는 모습을 보였다.

CPI 인플레이션 발표 전후 기업들의 인플레이션 예측치 변화 (영국)
주: 발표 전후(시간, 0=발표 시각), 상관계수(Y축), 상관계수=0.64, 표준 오차=0.06(*비교적 정확)/출처=CEPR
CPI 인플레이션 발표와 기업 인플레이션 예측 간 상관관계(90% 신뢰구간) (영국)
주: CPI 인플레이션 변동에 대한 반응(좌측), 예측치와의 차이에 대한 반응(우측), CPI 인플레이션 예측치 변화, 연간 가격 인상 예상, 연간 CPI 인플레이션 예상(좌부터, 결과 변수, X축), 90% 신뢰구간/출처=CEPR

미디어 보도에 따라 실제 인플레이션도 ‘영향’

한편 미디어 보도는 인플레이션 자체의 움직임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인플레이션에 대한 언론의 관심이 증폭된 시기에는 기업의 인플레이션 기대치에 따른 가격 조정이 더 빈번히 일어났기 때문이다. 영국 신문에 등장하는 인플레이션 관련 용어의 빈도를 측정한 ‘인플레이션 미디어 보도 지수’(inflation media chatter index)와 CPI 인플레이션의 움직임은 놀랍게 유사하다.

CPI 인플레이션과 ‘인플레이션 미디어 보도 지수’ 추이(영국)
주: 기간(X축), 인플레이션 미디어 보도 지수(좌측 Y축, 청색), CPI 인플레이션(우측 Y축, 갈색)/출처=CEPR

하지만 이런 시기에도 기업들은 전문가 예측치와 실제 인플레이션과의 차이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미디어 보도가 기업들의 인플레이션에 대한 예측 정확도를 높이기보다는 관심도만 증폭시킨다는 얘기다.

결국 해당 사례는 월스트리트(Wall Street)로 상징되는 금융 시장과 메인 스트리트(Main Street)로 불리는 실물 시장 간 인플레이션 대응 방식 차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투자 수익률과 예측 지표의 영향을 직접적으로 받는 금융 시장은 예측치와 실제 수치와의 차이에 주목하는 반면, 일반 기업들은 예측의 근거를 언론에 보도되는 소비자 물가지수 변동에만 두는 것이다.

미디어 영향 이해 및 효과적 커뮤니케이션 “중요”

또한 기업들의 인플레이션 변동에 대한 대응은 상대적으로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된 2022~2024년 기간에 집중됐고 2017~2021년의 낮은 인플레이션 상황에서는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이는 기업들이 인플레이션이 긴급한 경제 이슈로 인식된 시기에만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으로 미디어의 영향력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해준다.

해당 연구 결과는 경제 예측 모델과 정책 수립에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전통적인 경제 모델은 인플레이션 기대치가 가능한 모든 정보를 취합해 분석하는 합리적 주체들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가정해 왔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업은 CPI 인플레이션 자체와 미디어 보도에만 의존해 기대치를 조정하고 있다. 중앙은행을 비롯한 정책 당국은 미디어의 역할을 정확히 이해하고 대중과 기업의 여론을 효과적으로 형성할 수 있는 의사소통 방식을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여기에 더해 기업들의 사후적 대응은 高인플레이션 상황에 처하면 해당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가정함을 의미한다. 과거의 인플레이션 추세가 미래 가격 결정에 작용하는 일종의 인플레이션 관성(inertia)으로 볼 수 있다. 이 역시 명확한 커뮤니케이션으로 기업들의 기대치를 관리해 인플레이션 영향이 근거 없이 연장되는 상황을 방지할 필요가 있다.

원문의 저자는 이반 요조프(Ivan Yotzov) 영국 중앙은행(Bank of England) 이코노미스트 외 4명입니다. 영어 원문 기사는 Inflation on Wall Street versus Main Street | CEPR에 게재돼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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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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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학 전공에 관리자로 일했고 재무, 투자, 전략, 경제 등이 관심 분야입니다. 글로벌 전문가들의 시선을 충분히 이해하고 되새김질해 그들의 글 너머에 있는 깊은 의도까지 전달하고자 합니다.